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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지색의 시간 제3장 바람을 타고온 우연 

붉은색 용포를 걸쳐입은 왕의 눈빛에 감히 시선을 내리 깔 수도 그렇다고 계속 쳐다보고 있을 수도 없었다.

결국 난 한참 머리를 굴리다 다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문제는 저 왕이었다. 

왕은 한참 이쪽을 바라보더니 이내 무언가 잡으려는 듯 몸을 숙였다.

그 모습에 모든 신하가 무릎을 꿇었다 





[엑소] 경국지색의 시간 제3장 | 인스티즈

"네가 왜 이곳에 있어?"



왕이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내 옆에 있는 연이의 옷자락이었다.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 뭐야 왕하고 연이하고 아는 사이인 건가? 괜히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데 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던 내관이 왕에게 조심스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전하...! 그아이는!

"입 다물어."



순식간이었다. 궁 안에 찬바람이 분건. 

왕의 눈빛이 뒤틀렸다. 그 모습을 본 신하들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왕의 눈매가 자신을 향해 무릎을 꿇고있는 신하들에게로 돌려졌다.

그렇게 한참동안 침묵을 지키던 왕이 하- 하고 실소를 내뱉었다. 그 모습에 분위기는 더욱 살벌해졌다.



"왜 후궁의 복장을 하고있어야하는 이 아이가 아직도 궁녀로 있는지 어서 설명해보거라."

-저...전하.. 그것이.

"짐이 우스운게로군? 질문을 하사했으면 답을 내놓아야 할것이 아니냐."



조롱하듯 말을 하던 왕의 말이 끝나자, 모두가 짜기라도 한듯 한입을 모아 '죽여주시옵소서!' 라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한명한명 훑어보다가 왕의 시선이 한곳에서 멈췄다. 바로 자신의 바로 뒤에서 통촉하고있는 한 중년의 내시었다.

그 내관을 한참이나 빤히 쳐다보던 왕은 이내 무릎을 굽혀 내관의 턱을 움켜잡았다. 왕의 손길이 닿은 내관에 눈에서 눈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왕이 실소를 내뱉었다.




[엑소] 경국지색의 시간 제3장 | 인스티즈

"내가 저 아이랑 하룻밤을 보냈을때 밖을 지키던 내관은 자네였지...."

-죽여주시옵소서 전하!!! 

"그래. 그렇게 죽고 싶다면야... 못할건 없겠지."





그 말을 끝으로 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관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극도의 공포감이었다.

왕은 이내 용포 안에서 단도(短刀)를 꺼냈다. 그리고 왕은 가차없이 중년의 내관을 찌르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피가 튀기고 그저 날카로운 칼질의 소리만이 울러퍼졌을뿐이다.

보다못한 옆에있던 왕의 측근(좌의정의 아들로 왕의 어려서부터 동무)인 백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왕을 말리기 시작했다.



[엑소] 경국지색의 시간 제3장 | 인스티즈

"전하. 그만 가시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백현의 말에 왕의 행동이 멈췄다. 왕이 싸늘하게 주검이된 내관을 빤히 바라보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모두 들으라는듯 크게 소리쳤다.



[엑소] 경국지색의 시간 제3장 | 인스티즈

"한번만 더 짐의 심기를 건드리는 자가 있다면 그게 누구든 목숨을 끊을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왕은 연이의 손을 잡고 궁을 빠져나갔다. 그런 왕의 뒤로 백현과 다른 궁녀, 내관들이 속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남아있는 몇안되는 궁녀들이 울음을 그치지 못한채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피를 닦기 시작했다.

난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뿐이다. 어제까지만해도 이건 고작 꿈이라며, 현실이 아니라며 좋아하곤 했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았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공포감과 처음보는 누군가의 죽음... 어쩌면 난 지옥을 피해 더 깊은 지옥에 온게 아닐까 생각했다.






***







[엑소] 경국지색의 시간 제3장 | 인스티즈




그 사건이 있고 일주일이 흘렀다. 모두가 아무것도 보고 듣지 못한것처럼 생활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밤 자기전, 눈을 뜨면 동천사일까?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잠들었지만 무색하게도 변하는건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간 나는 대전궁녀였지만 왕의 얼굴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왕은 자신의 처소에도 머물러있지 않았다. 어느날은 후궁의 처소에서.. 어느날은 중전의 처소에서... 또 .. 연이의 처소에서........

난 그저 대전상궁마마의 잡심부름을 하는 나인일뿐이라, 소문으로만 왕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오늘도 상궁마마의 심부름을 받고 수랏간으로 향했다. 주상전하께서 후궁마마와 함께 드실 야참(夜참) 을 대령하라했으니 수랏간 나인들이 음식을 만드는동안 감시하라는 명이었다.

그래서 이 한밤중에 홀로 수랏간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밝게 빛나고 있는 보름달을 쳐다보며 천천히 걷고있는데 미처 앞을 보지 못한 내탓에 누군가와 부딪혔다.




"앗... 죄송합니다."

-… …



상대방은 아무말이 없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남성인지 부딪힌곳은 상대방의 가슴팍이었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였지만 상대방은 나를 빤히 쳐다보기만 할뿐이었다.

밤이 어두워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이 내 얼굴에 꽂혀있다는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말을 하던가.... 왜 쳐다보기만 하는거야....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있기가 계속됐을때 그제서야 닫혀있던 상대의 입술이 열렸다.



"...넌 어디 소속 나인이냐."

"..예? 어....."



생각치도 못한 질문에 어버버하고 있는데 상대의 뒤에서 칼을 차고 있던 남자가 어서 대답을 하지 못할까 라며 언성을 높혔다.

그 말에 깜짝놀라 숙였던 고개를 들었고 그제서야 난 남자의 얼굴과 마주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정말 놀라운 인물이 서있었다.














[엑소] 경국지색의 시간 제3장 | 인스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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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훈이도 넘어온 건가요...? 아니면 모를까요ㅠㅠㅠㅠㅠ다음편시급...넘재미ㅆ어요
3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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