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닉 신청, 신알신 모두 감사합니다!
브금과 같이 하시면 더 생생하게 보실 수 있어요..☞☜
다음편부터는 스토리가 제대로 전개 될거예요 헝ㅇ헝.. 쓰는 저는 하나도 안 무서운데..
저보고 금손이라 하신 분 어디계세요!! 격하게 감사해요!! 스릉스릉.. 하트.
이따 늦은 저녁에 또 한 편 가지고 돌..아올까요?
02
"도경수."
"왜."
"아, 도경수."
"아 왜!"
종인이 얼굴을 찡그렸다가 투덜거리는 경수의 모습에 입꼬리를 올렸다. 아- 능글맞아. 김종인. 경수가 종인을 흘겨봤다.
왜 불렀냐니깐? 경수가 재차 물었다.
"좋으니까."
"아...그래...응? 뭐?"
종인의 진지한 표정에 경수의 눈이 동그랗게 번쩍 뜨였다. 도경수 눈 튀어나오겠다. 종인이 입꼬리만 올려 살짝 웃었다.
농담하지 말라고 경수가 종인의 등짝을 때리기 시작했다. 종인의 장난기 어린 웃음은 그치질 않았다.
"좋아해."
*
교탁 밑 발 끝을 따라 올라가보니 사람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교탁 밑이 어두워서 이게 사람인지 인형인지도 구분이 가질 않았다.
종인이 다가가 핸드폰 불빛을 비추어보았다. 그와 동시에 익숙한 사람 얼굴이 비춰지면서 백현이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경수와 종인과 같은 반 친구, 민석이였다. 함께 다니는 무리 중 한 명이였다.
하지만 민석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가끔 무리에 끼어 놀곤 할 뿐, 항상 붙어다니지는 않았다.
민석의 얼굴에는 맞은 건지 긁힌 건지 모르는 잔 상처들과 함께 목 부분에는 푸르스름한 멍이 들어있었다.
..숨은 쉬는거야? 백현이 진정하고 다가가 물었다. 종인이 코 밑에 손을 슬쩍 대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 경수는 찬열과 종인이 민석을 들어 교실 중앙까지 옮기는 것을 멀뚱히 지켜보고 있었다.
"도경수. 가만히 보고만 있지말고 책상 좀 붙여봐. 김민석 눕히게."
"아, 이 새끼 은근히 무겁네."
경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쪼르르 달려가 책상을 길게 붙여놓고 의자를 가져다가 앉아서 눕혀진 민석의 얼굴을 보았다.
왜 이렇게 다친 거지? 그 해답은 민석이 깨어날때까지 찾을 수 없었다.
계속되는 당황스러운 사건의 연속으로 치져있던 6명은 어지러진 책상을 벽쪽으로 밀어버리고 교실 가운데에 털썩 앉았다. 다들 피곤한 모습이였다.
이게 무슨 상황일까 대체. 꿈은 아니지? 경수가 특유의 멍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하자 옆에 앉아 있던 종인이 경수의 볼을 주욱 잡아 늘렸다.
"아악! 김종인!"
"정신차려."
"아, 종인아 이거 꿈이였으면 좋겠다. 그치?"
"..."
"응? 누가 장난치는거겠지?"
경수가 장난스럽게 웃어보였다. 종인도 그러기를 바랬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종인은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장난이 아니야 이건.
입을 꾹 다물고 경수를 바라보니 경수의 눈동자가 이리저리로 굴러다녔다. 항상 저런 모습을 보면 귀여워서 죽을거 같았는데. 종인이 씁쓸하게 웃었다.
경수는 복잡한 심정으로 종인의 눈을 피해 딴 생각을 하려고 애썼다.
잠시 정적과 함께 다들 약속이나 한 듯이 누워있는 민석을 쳐다봤다.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
내가 김종인을 만난건 중학교 때 였다.
처음에는 어렸을 때 부터 알고 지내던 찬열과 다녔는데 오지랖 넓은 찬열이 혼자 다니던 종인까지 껴서 같이 놀기 시작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김종인은 변한게 없다. 아, 하나 빼고.
이국적이게 깊게 잡힌 쌍커풀과 까무잡잡한 피부, 두툼한 입술, 눈을 힘 없이 뜨고 무심하게 쳐다보는 표정까지.
처음에 그 표정으로 나를 무심하게 쳐다볼 뿐, 내 말에는 대꾸도 않는 종인이 싫었다. 이상하게 나한테만 더 말을 아꼈었다.
"야. 김종인."
"..."
"야! 듣냐? 김종인!"
"..."
"아, 박찬열 얘 귀머거리인가봐."
"아 미친. 웃겨죽겠네. 얘 니 싫은가봐."
박찬열은 우리를 보며 비웃었다. 나쁜 새끼. 도움은 되지 못할 망정.
나는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종인에게 귀가 들리기는 하는 거냐며 쏘아붙였다. 종인은 항상 무표정하게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 종인은 눈을 내리깔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항상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싫나.
"박찬열! 나 고백받았다!"
영영 그렇게 나와 대화를 안 할줄 알았던 종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찬열과 대화를 하고 있던 종인은 내 말을 듣고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 수학시험지처럼 구깃구깃. 나는 그런 종인을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헐. 박찬열. 김종인 표정봐. 드디어 내 말이 들렸나봐. 찬열이 병신. 하며 배를 잡고 웃었다.
"근데 고백? 니가?"
"왜 그런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쳐다보는건데? 기분나쁘다?"
"아잉, 새삼스럽게. 빨리 말해봐."
"아... 토나와. 그, 3반인가? 여자애가 나 좋다고 와서 편지주고 갔어."
"헐. 왠일이래.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야."
"받아줄꺼나고-"
나는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받아줄 이유도 없고, 마음도 없었으니까.
애초에 걔한테 관심도 없었는데 뭘. 걔가 우리학교인지도 오늘 알았어. 근데 좀 미안하다... 어떡하지?
나는 고민하는 표정으로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찬열이 배 부른 소리하네. 완전 별로인거 아니면 그냥 한 번 잘 지내봐라. 하며 핀잔을 줬다.
사귀다가 좋아질지 누가 알아? 원래 그렇게 사귀기 시작하는 거야.
찬열은 나보다 연애경험도 많고 여자도 많고, 어장과 허세를 갖춘 문어발이였다. 그래, 넌 여자 사귀는게 쉬운 일이겠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 몰라-
"안 돼."
"...헐... 김종인 지금 나한테 말한거야?"
"어. 안 돼."
"왜? 뭐.. 뭐가 안되는데."
"받아주지마. 좋아하는 거 아니면."
나는 생소한 종인의 태도에 한 번, 알 수 없는 감정에 또 한번 놀랐다. 쟤가 말 한 번 해줬다고 이렇게 기분이 좋은건가?
종인이 저렇게까지 말을 한 걸 보면 진짜 받아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종인의 표정이 제법 단호해 보였다.
솔직히 그 때 설마 김종인 그 여자애를 좋아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그 생각까지 미치자 기분이 확 나빠졌다.
난 혼란스러운 감정에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그 대화를 피해버렸다. 그리고 찬열이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다시 다른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갔으나,
나는 그저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다가 흥미를 잃고 자리에 돌아와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잤다.
종인의 말이 계속 귓전에 맴돌았다. 안 돼. 받아주지마, 좋아하는 거 아니면.
그 이후로 종인과 내 사이는 점점 발전해갔다. 처음에는 말도 안하더니 응, 아니. 로 대답을 하기 시작하다가 내 말에 웃고, 화내고, 즐거워했다.
무표정할 때가 더 많았지만, 나와 대화를 할 때는 표정이 더 다양해지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히려 찬열보다 편한 느낌이였다.
찬열이 거의 모든 말에 장난처럼 대답할 때, 종인은 분위기에 따라 달랐다. 난 그런 종인이 더 좋아졌다.
그래서 종인과 더 붙어다녔고, 둘이서 잘 놀러다니는 편이였다. 시험기간에는 등급 높은 사람이 피자를 사기로 하고 도서관에 가서 마주 앉아 머리에 불이 나도록 공부했다.
종인은 항상 나보다 성적이 높았다.
종인과 항상 붙어다닌다는 이유로 불리는 내 별명은 김종인의 몸종이라는 뜻을 줄여서 '김종인종' 이라던가, 밥셔틀, 루저 등이였다.
음...아마도 루저는 다른 이유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긴한데 말이지.
어쨌든 나는 별명이든 뭐든 항상 옆에 종인이 있었다.
"야, 김종인종. 이번에도 졌냐?"
"어. 새끼야. 저리가 심란하니까. 그리고 그딴식으로 나 부르지말라고 내가 왜 김종인종이냐?"
"어쭈, 이게 한강에서 뺨 맞고 종로에서 눈 흘기네? 김종인보다 공부도 못하는게 똥폼은."
"병신아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거거든? 우리 반 뒤에서 3등주제에."
"흥, 난 용의 꼬리가 될 바에는 뱀의 머리가 되겠어!"
종인이 한심하다는 듯 찬열을 쳐다보다가 울컥한 찬열이 왜 그런 눈으로 쳐다보냐며 둘이서 티격태격 싸웠다.
그나저나, 김종인은 언제 이겨보냐. 나도 뭐 좀 얻어먹고 싶다. 나는 멍청한 내 머리를 탓하며 종인을 슬쩍 흘겨봤다.
찬열과 싸우던 종인이 내 눈길을 느꼈는지 박찬열을 때리면서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 때 잠시, 아주 잠시.
세상이 멈추고 우리만 있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많이 이상했다. 나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
민석이 깨어났다. 잠시 머리를 움켜잡고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 멍하게 우리를 쳐다봤다가 정신이 탁 터졌는지 아. 하는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준면이 민석에게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고 이유를 묻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가 민석이 조근조근 이야기 했다.
"어제 저녁에 담임이 문자로 오늘 등교가 일찍 앞당겨졌다고 했어요. 무슨 행사있다고. 뜬금없이 무슨 행사냐고 물어보니까 잔말말고 오라고 하더라구요.
애들한테도 물어보니까 다 그 문자 받았다 그러고... 그래서 반 친구 몇 명이랑 만날 시간을 다시 정하고 등교했어요. 근데 반 애들이 거의 찼을 때 담임이 아닌 이상한 검은 색 복장을 한 남자 여러명이 들어오더니 공중에 이상한 스프레이같은 걸 뿌리더라구요. 우리가 정신이 잠시 멍해지니까 개패듯이 패더니, 어디론가 데려갔어요.
눈을 떴을 땐 어둡고 축축한 방에 밧줄로 묶여서 갇혀있었어요. 마치 무슨 영화에서 나올 것 같이."
말을 여기까지 마친 민석이 숨을 한 번 깊게 토해내고는 교실을 한 번 둘러본 뒤 말을 이어나갔다.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됬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각자 다른 곳에 갇힌거 같아요.
갑자기 누가 들어오더니 '너도 있네.' 라고 중얼거렸던거 같아요. 그리고 저를 끌고 나갔어요. 하... 저항도 못하고 힘 없이 긴 통로같은 곳을 지나 어디론가 끌려갔는데... 그 이후로는 정신을 잃은 것 같아요."
모두들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말을 잃었다. 숨을 푹 하고 내쉰 준면이 얼굴과 인상착의를 물어봤지만 민석은 생각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답답하고 막막했다. 오고 가는 한숨 소리와 함께 또다시 고요함이 깊게 깔렸다.
적막 속에 경수가 눈을 돌려 백현에게로 향했다. 백현이 점점 더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백현아- 괜찮아?"
"하... 어지러워. 피가 잘 안 멈추나봐."
"야 변백, 따라와. 보건실 가보자. 열려있나..."
찬열이 안되겠다는 듯 백현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백현이 끙, 하는 앓는 소리를 내더니 어지러운 듯 비틀거리며 걸어갔고, 그 모습을 본 경수가 도르르 달려가 백현을 한 쪽에서 부축했다. 이미 지혈용으로 쓰였던 커튼 조각은 아예 제 색을 잃어 붉은 천으로 변해 있었다.
찬열이 백현의 위태로운 모습을 보고 업히라고 등을 내밀었다. 백현이 고개를 저었다. ...싫어. 찬열이 한 번 더 업히라고 딱딱한 목소리로 말하자 그제서야 안되겠다는 듯 한숨을 쉰 백현이 찬열의 등에 업혔다. 그리고 찬열이 빠르게 게단을 내려가 1층에 있는 보건실로 향했다.
경수도 따라 가고 싶었으나 뒤에서 종인이 말렸다. 됐어. 박찬열이 알아서 할꺼야.
경수가 자리로 돌아와 종인의 옆에 앉아 종인에게 기댔다. 졸려, 종인아. 종인이 경수의 눈을 손으로 살짝 눌렀다. 좀 자라. 깨워줄게.
경수가 불안하다는 듯이 종인의 손을 꽉 잡았다. 꼭 옆에 있어야해. 알겠지? 어. 알았어. 꼭 있어야해 종인아. 어디가면 안돼? 알겠으니까 어서 자. 눈 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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