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 오세훈 2
Written by. 지박령
교복에 묻은 초코아이스크림은 점점 녹아 뚝뚝 흐르기 시작하며 교복을 더욱 적시고 있었다.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나와 그대로 굳어 서있는데 옆에 있던 주현이가 경악에 찬 얼굴로 오세훈과 나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야,야...여,여주야 괘, 괜찮아?”
주현이가 내 교복 주위로 손을 왔다 갔다 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튀어나오려 하는 걸 간신히 참고 눈을 치켜뜨고 오세훈을 쳐다보았다.
“왜?”
“...”
“니가 저번에 그랬잖아.”
생글생글 웃는 얼굴을 한 모양새가 얄밉기 그지없었다.
“사과하면 넘어갈 문제라고.”
“...”
“사과했으니까 괜찮지?”
오세훈 주위에 있던 녀석들의 무리들이 나를 바라보며 킥킥 웃기 시작했다. 후아.. 그래 사과했으니까 넘어가는 거야. 그래. 나 정말 무서워서 쟤네 피하는 거 아니고 오세훈이 사과했으니까. 그래. 진짜 전혀 저 오세훈 여자 무리들이 무서워서 내가 이렇게 말 못하는 벙어리가 된 게 아니라고.(자기합리화)
나는 양껏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래...하하. 고,고맙네 사과도 해주고.”
“...”
“옷은 빨면 되는 거니까. 하하.”
기계음이라도 된 듯이 일정한 톤으로 말하자 오세훈이 피식 웃더니 내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순간 큰 키의 오세훈이 다가오자 나도 모르게 주춤 뒤로 물러나니 오세훈은 씨익 웃어 보이며 목표를 달성했다는 듯 자기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내 손에 쥐어주고는 무리들을 이끌고 지나쳐가며 하는 말이,
“먹고 많이 커라.”
덤으로 오세훈 무리의 여자애들이 어깨빵을 치고 감으로써 나는 실감했다.
잘못 건드려도 존나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
아무래도 지금 잘해줄 때(뭘 잘해준건지는 모르겠지만) 알아서 기라는 오세훈의 경고인 것 같다. 아이스크림 테러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오세훈과 엮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몸을 사리기로 했다. 사실 길에서 덩치 큰 애들만 보여도 집가는 길을 돌아서 갈 정도로 핵쫄보인 내가 하필 왜 오세훈한테 덤벼서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것인가. 나에게만 피해가 오면 다행이겠지만 혹시나 주현이에게까지 피해가 갈까봐 그게 무서운 거다.
“여주야 쟤네 오세훈 무리 아니야?”
“...”
“..도, 돌아갈까?”
점심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주현이와 매점에서 점심을 때우기 위해 매점으로 갔더니 오세훈네 여자 무리가 모여 있었다. 순간 주현이와 나 둘 다 걸음을 멈칫하고 그대로 다시 뒤돌아 매점을 벗어나려는 순간,
“안녕.”
매점 문에 기대어 날 내려다보고 있는 오세훈이 보였다. 뒤돌자마자 바로 보인 오세훈에 너무 놀라 악! 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개쪽팔린다......
“뭐 사먹으러 온거 아니었나. 왜 다시 가려고?”
내 속을 훤히 쳐다보고 있다는 듯이 말하는 저 입을 정말 한 대라도 치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이내 어색하게 하하 웃으며 입을 열었다.
“생각해보니까 오늘 점심이 맛있겠더라고. 그, 그래서 급식실 다시가려고.”
“흐응.”
“그, 그럼 이만.”
오세훈을 지나쳐 매점을 빠져나가려는데 문에서 비켜주지않고 버티는 오세훈 때문에 제자리걸음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점심 존나 맛없는 거던데.”
“...”
“내가 또 친구한테 맛없는 건 못 먹여서.”
니가 언제부터 나랑 친구였냐....
순식간에 일은 벌어졌다. 오세훈이 내게 어깨동무를 하며 매점 안으로 날 이끌자 매점 안에 있던 아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시발 이건 또 무슨 핵똥을 주려고. 안면근육이 절로 굳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오세훈에게 어깨를 내준 채 끌려갔다.
“세훈아 쟤 저번에 그년 아니야?”
그래, 내가 저번에 그년이다. 이년아.
오세훈네 여자무리들도 나와 오세훈을 발견했는지 그 중 한 여자애가 눈빛으로 날 뚫어 죽이려는 작정인지 무시무시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불우이웃돕기.”
오세훈 특유의 얄미운 모양새로 씨익 웃으며 한다는 말이 불우이웃돕기란다. 쓰블스끄...
오세훈은 이것저것 먹을 것을 고르고 계산을 하더니 빵빵하게 채워진 과자봉지를 뒤적뒤적 거리고는 하나를 빼더니 내 손에 쥐어주었다. 손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져 뭔가 쳐다보니 내가 평소 좋아하던 바나나우유와 같은 회사에서 나온 딸기우유였다.
오세훈은 내게 딸기우유를 쥐어주며 내 전신을 한번 훑더니 입을 열었다.
“친구야, 보니까 넌 딸기우유가 시급해 보인다. 많이 먹고 알겠지?”
얄밉게 웃는 모양새가 정말 빙썅새끼가 따로 없다.
내가 오세훈을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오세훈은 생각보다 더 치졸하고 뒤끝도 쩌는 유치한 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게 남녀 공학이지만 남녀 분반인 우리학교에서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바로 체육시간이었다. 일주일에 한번은 남녀 합동 체육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원체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합동체육시간이건 뭐건 살짝 꾀병을 부리며 항상 체육시간에 참여를 잘 안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어- 친구야 안녕.”
악연도 이런 악연이 있을까. 하필 이번에는 오세훈 반과 합동 체육시간이었던 것이다. 실실 웃으며 내게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오세훈에 억지웃음을 지으며 안녕 하고 맞인사를 해주었다.
“이번 시간에 짝피구 한다던데.”
“...”
“내가 낯을 많이 가려서 그런데 너희 반에 친한 애가 너 밖에 없네?”
“...”
“친구야 잘해보자?”
친한 애가 없긴 개뿔. 김고은 있잖아. 니 잘난 무리애들. 김고은은 저번에 매점에서 내게 년년 거리던 년이었다.
짝피구가 시작되고 하나둘씩 짝을 지은 남녀 애들이 선 안에서 우왕좌왕 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살짝 돌려 날 한번 쳐다본 오세훈이 꽉 잡으라며 웃음기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그냥 빨리 죽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오세훈 체육복 끝자락을 살짝 잡으니 딱딱한 말투의 오세훈 목소리가 들려왔다.
“놓으면 뒤진다.”
진짜 핵싫다.....
진짜 자기를 놓기라도 하면 죽여 버릴 기세로 말한 오세훈 때문에 잔뜩 쫄은 내가 살짝 잡았던 오세훈 체육복을 꽈악 쥐며 버틴 결과 우리 팀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 쌍이 나와 오세훈이었다. 운동 신경도 남다른지 요리조리 잘 피해가며 상대팀을 하나둘씩 쓰러트리는데 뒤에서 내가 죽을 맛이었다. 운동신경이 1도 없는 내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도 기적인데 오세훈한테 끌려가는 듯이 몸을 움직이니까 체력이 점점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드디어 상대팀도 한 쌍만 남았는데 하필 그게 김고은이다. 김고은은 눈빛으로 욕을 하는 것 마냥 째려보는데 그것도 죽을 맛이었다.
나는 오세훈한테 티끌만큼의 감정도 없으니까 걱정 마시라고요......
“오빠 운동신경 존나 죽이지.”
“....그래.”
“야 친구야 쟤네만 죽이면 되니까 진짜 놓치면 뒤진다.”
그래 쓰블스끼야. 언능 끝내라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며 얼른 게임이 끝나기를 바랐다. 오세훈이 상대팀을 향해 공을 던지고 상대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오세훈이 몸을 확 트는 바람에 몸을 휘청휘청 거리던 내가 결국 잡고 있던 오세훈 체육복에서 손을 놓쳐버렸다. 그 반동으로 바닥에 무릎을 쿵 하고 찧고 넘어져 인상을 찌푸리며 아픈 무릎을 손으로 비비며 일어나려는 순간 오세훈이 던졌었던 공이 체육관 벽을 맞고 김고은 쪽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미 게임은 끝나는 순간이었지만 김고은은 자기 쪽으로 굴러오는 공을 집어 들고 바닥에 넘어진 내 쪽으로 무시무시하게 공을 던졌다.
“여주야!”
김고은이 던진 공에 얼굴을 직방으로 맞아버린 나는 비명 섞인 주현이의 외침을 끝으로 기절을 하고야 말았다.
+)
허허..비축분이옵니다 비축분...언제 올지 모르는 나는 비축분을 내놓으며 이만 사라지겠소.
재미없는 글이라...반응 별로 일것 같소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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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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