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Fantasy
어느새 꽃이 피어난 방안은 더이상 하얗지 않았다. 문은 활짝 열려 방처럼 꽃이 피어있는 들판을 보여주었고 침대끝에 가만히 앉아 문밖을 바라봤다. 나가고 싶었지만 겁이났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바닥을 바라봤다.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던 바닥엔 작은 신발한켤레가 놓여있었다. 익숙한 디자인, 작게 새겨진 이니셜.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어린날에 민규가 제게 선물했던 신발이였다. 처음으로 다정하게 구는 민규에게 마음을 열었던 그날, 자신이 직접 만든 신발이라며 건네던 그 미소가 다시 한번 머릿속에 피어올랐다.
"민규야.."
차라리 그때 너한테 마음을 열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냥 늘 그랬듯이 널 무시했어야 했는데. 눈물이 투툭하고 떨어져 신발위에 묻어있던 물감을 적셨다. 옅은 하늘색으로 퍼져나가던 물감을 바라보다 신발을 신은채 한걸음씩 걸음을 옮겼다. 발목을 잡아오는 잎들을 손으로 떼어낸채 한걸음씩 천천히. 지나온 길을 돌아 보면 어느새 꽃은 시들어 고개를 숙이고 있고 문밖으로 몇걸음 더 걸어나오자 방문은 단단히 닫겼다. 다시는 열어주지 않을것처럼.
"...."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햇빛이 부드럽게 나를 감싸 안았고 어렴풋 들려오는 민규의 목소리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내가 잠에서 깨어나면 너는 나를 반겨줄까. 너는, 나를 용서해줄까. 주춤 걸음을 멈췄다. 바람이 긴 풀잎들을 지나쳐가며 솨아아하는 소리를 만들어냈다. 입술을 살짝 깨물고 앞을 바라보면 저멀리에 민규가 날 향해 웃어보이고 있었다. 김민규...
"이지훈! 빨리 안오면 너 두고 간다!"
하얀색 와이셔츠, 남색빛이 도는 바지. 그리고 손을 흔들며 웃어보이는 너는. 그 어느날 내가 반했던 영락없는 고등학생 김민규였다.
차라리 저때 너에게 고백을 했었다면, 우리는 조금 달라졌을거라고. 나는 생각해 민규야. 돌리기 어렵지만 돌려야겠지.
한걸음 두걸음. 너에게 달려갔다. 과거의 내가 되어, 너에게 울면서 달려갔다.
이게 현실이길, 바라고. 또 바라면서.
* * *
한솔이 욕을 중얼거리며 핸드폰을 집어 던지자 민규가 입술을 느릿하게 깨물었다. 이석민이 도대체 왜. 머릿속이 복잡했다. 원우와 승철 두사람 사이만으로도 충분히 어지러웠는데 이석민까지. 민규가 의자에 앉아 가만히 생각을 정리했다. 승관을 데려갔다, 석민이. 어디로? 이어지지 못할 문장들이 머릿속에 떠다닐때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방안에서 들려왔다. 민규가 급하게 일어나 방안으로 들어서자 침대위에 멍하니 앉아있는 지훈이 보였다.
"지훈아.."
"....."
"일어났네?"
입술을 꾹 깨물다 떨리는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어보이는 민규를 가만히 바라보던 지훈이 일어서 비틀거리며 민규에게 안겼다. 서늘함이 오히려 따뜻함이 된것만 같았다. 어제아리기만 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는걸 느낀 민규가 지훈을 꽉 끌어안았다. 지훈아, 지훈아 미안해. 미안해. 민규의 말에 지훈이 가만히 민규의 등을 토닥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민규야 내가 더 미안해. 어깨를 적시는 민규의 눈물에 살짝 웃어보인 지훈이 팔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얘긴, 우리 나중에 하자 민규야"
"...."
"누가, 문 열었어?"
"..문.. 부승관이"
"...."
"어떻게 열었는지는 모르겠어 그냥, 내가 내려가니까 문 열려있더라"
부승관이. 열었구나. 지훈이 피실 웃음을 지었다. 꿈속의 그목소리가 지금의 너였니 승관아, 아니면 아주 어렸을적 나와 함께였던 너였던거니. 이어지지 못할 물음이 입안에서 머물다 방 밖으로 나온 지훈이 한솔을 바라봤다. 살짝 수척해진 얼굴로 지훈을 보던 한솔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지훈아, 승관이.. 승관이 좀 찾아줘. 울먹거리는 한솔읨 말에 고갤 갸웃한 지훈이 한솔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붉어진 눈시울로 지훈을 올려다 본 한솔이 다시금 말을 이었다.
"부승관이 없어졌어."
"...."
"승관이 좀, 찾아줘 지훈아"
절박함, 불안함. 모든것이 뒤섞인 얼굴로 지훈을 보는 한솔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던 지훈이 옆에 놓여있던 승관의 핸드폰을 손에 쥐고 눈을 감았다. 세세한 기억들이 지훈의 머리 속으로 입력되고 가장 최근 기억에 도달했을 때 숨을 헙하고 몰아쉰 지훈이 눈을 떴다. 핸드폰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고 잠시 휘청하는 지훈을 민규가 끌어안았다. 떨리는 지훈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한솔과 민규를 번갈아 보던 지훈이 눈을 살짝 감았다 떴다.
"우리 예전에 나온 고등학교 무용실이야."
"...."
"전원우, 죽었던..곳"
싸늘한 공기가 내려앉았다. 말없이 서로를 보던 아이들 사이에서 민규가 입을 열었다.
뭐해, 부승관 구하러 가야지 얼른.
어제ㅠㅠㅠㅠ아부지께서 자꾸 보시려고 하는 바람에 오늘에서야 올리네요 (별) 진짜 얼마 안남았어요 곧 마지막.
아 마지막을 슬프니까...... 그냥 방학식으로 하죠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로운 작품을 들고올까요..말까요.. (고민)
암호닉 ; 화상 하리보 밍구리 송송이 구피 샤넬 뿌뿌뿌
내님들 모두 싸라해여ㅠㅠㅠㅠㅠㅠㅠ 아낀다! 하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