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맞다, 우리 공연 순서 정해졌더라? "
" 언제로? "
" 스무팀중에서 딱 마지막. "
" 헐, 우리가 피날레야? "
" 우리가 무대 서는거 마지막이라서 일부러 그렇게 해준 듯. "
" 오 우리 학교 센스 짱이네. "
마지막 무대라는 수정이의 말에 곰곰히 생각해봤다.
아저씨 오라고 할까? 못오시겠지 너무 바쁘셔서?
그래도 한번 물어볼까? 아저씨한테 처음으로 마지막으로 보여주고싶은데.
너무 오지랖인가, 축제 오라고 하는거?
아저씨는 엄청 유명하잖아.
아마 선글라스 하나만 써도 다 티날껄, 하정우라는게?
" 박여주 멍때린다. "
" 놨둬, 쟤 특기잖아. "
" 얼굴 커질텐데 "
" 에휴 연습이나 더 하자. "
그래 그냥 연습이나 더 하자.
누워있던 수영이와 슬기를 일으키고 노래를 틀고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
" 아 피곤해! "
" 그래도 내일이 토요일인게 어디야 "
" 그러게. 내일은 오랜만에 치킨이나 먹어야겠다 "
" 헐. 내일 한강갈래? "
" 어, 좋다. "
역시 우린 단순하다.
내일 푹 쉬려고 했더니만 갑자기 잡혀버린 약속에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내일 오후라는게 다행이긴 해.
" 잘가 쟈기들 "
" 잘가 내일 봅세 "
" 박여주 가서 잠이나 자라! "
" 으응~ "
나뉘어지는 길에 수정이와 슬기와 헤어졌다.
오늘따라 더 빡세게 한 연습때문인지 피곤해하는 수영이의 어깨를 주물러줬더니만
아프다며 소리를 지른다. 안마해줘도 난리야, 기집애.
" 아 그러고보니까 너네 집 안간지 한달 넘었다. "
" 그런가? 축제 끝나고 와. "
" 아싸. 가면 보검오빠도 있는거지? "
" 참나. 너 작은오빠 보러 우리 집 오냐? "
" 당연하지. 보검오빠의 그 샤랄라한 모습을 보러 가는거지. "
역시나 작은오빠 빠순이 아니랄까봐.
하긴 동생인 내가 봐도 잘생기긴 했어.
" 근데 큰오빠는 언제쯤.. "
" 글쎄? 요즘 맨날 바쁘던데.
그래도 내일은 오프라고 하더라. "
" 그럼 내일 한강가지말고 너네 집이나 갈까. "
" 내일 와도 큰오빠 자느라 보지도 못할껄? "
" 아, 아쉽다. 그럼 보검오빠나 봐야지. "
" 너 언니한테 이른다. "
계속 보검오빠만을 찾는 수영이의 모습에 언니에게 이른다고 하니
나한테 먹히지도 않는 애교를 피우는 수영이다.
우리 언니가 얼마나 너를 이뻐했는데!
그렇게 한동안 자잘한 얘기들을 하곤
나보다 조금 더 큰 수영이의 팔걸이가 된 채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했다.
저 바람에 노을 빛 내 맘을 실어 보낼게♪
***
[ 여주 어디야? ]
" 나 지금 골목길 들어왔어 "
[ 알겠어, 조심히 와. ]
" 응. 큰오빠는? "
[ 오늘 회식 있대. 누나는 씻고있어 ]
" 알겠어 좀있다봐 "
평소보다 더 늦은 시간이라 걱정되었는지 작은오빠가 전화를 했다.
암튼 맨날 나만 챙긴다니까. 덜렁거리는 언니 좀 챙기지.
오른쪽 귀에 꽂은 이어폰 사이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부르며 걷기 시작했다.
" 이제 와? "
" 어, 아저씨? "
" 못 볼걸 본 듯한 표정인데? "
" 아니.. 아저씨 왜 또 여깄어요?
또 밥 라면으로 때웠어요? "
" 너 기다렸어 임마. "
" 저요? 날 왜.. "
편의점을 그대로 지나가려는 차에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을 보고 놀랐다.
분명 나한테 어제 또 촬영 가야한다고 하던 사람이 왜 여깄지?
의자에 일어서 나에게 다가오는 아저씨에게 질문을 내뱉으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날 기다렸다는 아저씨다. 아니 날 왜 기다려요, 응?
" 왜 이렇게 늦게 오냐 위험하게.
여자얘가 밤길 무서운 줄 몰라요. "
" 오늘 춤연습 있다고 했잖아요..
아니 근데 왜 진짜 아저씨 여깄어요?
어제 나보고 오늘 또 영화촬영하러 가야한다면서. "
" 폭우내린다해서 취소됐어. "
" 아… "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긴 다리로 걸어가는 아저씨를
쫄쫄쫄 강아지 마냥 쫓아가자
다리가 왜 그렇게 짧냐고 구박하는 아저씨다.
아니 내 다리가 짧은게 아니라, 아저씨가 긴건데..
" 춤 연습은 잘 했어? "
" 그냥 연습이 그렇죠 뭐. "
" 근데 갑자기 연습은 왜 하는거야. "
" 축제 얼마 안남아서요. 마침 오디션도 얼마 안남았고. "
" 오디션? 진짜 꿈이 가수인가보네. "
" 맞다니까요. 아, 아저씨 혹시 다음주에 시간있어요? "
" 다음주? 글쎄. "
혹시나, 해 아저씨에게 다음주에 시간있냐는 질문을 내뱉자
애매하게 글쎄라고 대답한다. 아 역시 시간없겠지?
괜히 물어본건가.
" 다음주는 왜. 축제야? "
" 어... 아니예요 아무것도. "
" 참나. 말해보지 그래. "
" 아 됐어요- 아저씨 어차피 바빠서 못 올거 뻔히 아는데. "
" 잘 아네. "
" 아이, 진짜. "
또 놀린다.
나 놀리는 맛으로 지내는 거 같아 아저씨는.
아주 조금은 섭섭한 마음에 입술을 쭈욱 내밀고 더디게 따라가니
뒤돌아 ' 병아리, 삐쳤어? ' 라고 묻는 아저씨다.
그에 아니거든요! 라고 외치니 웃으며 사과하는 모습에 조금 더 다가갔다.
" 아주 애기네 애기. 삐치기나 하고. "
" 안 삐쳤다니까요- 그러는 아저씨는 맨날 나 놀리기나 하고. "
" 귀여워서 그렇지, 귀여워서. "
투덜투덜거리며 옆으로 붙으니 귀여워서 그렇다는 아저씨의 말에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 화악 들었다.
부끄러운 마음에 시선을 멀리 하고 빨리 걸으니 같이 가자며 손을 잡는다.
아 이러지 마요 아저씨.
갑자기 훅 다가오고 그러면 착각하게 된단 말이예요.
진짜 팬으로서가 아니라 남자로서 좋아할거 같단말야...
*'ㅅ'*
▶ 여러분 딱 일주일만이네요!
일주일동안 잘 지내셨는지 'ㅅ'
전 바빴어요 8ㅅ8
금요일에 축제라 축제준비하고, 즐기고,
DDP 가서 대도서관님이랑 윰댕님도 보고왔어요.
그리고 토요일엔 한강 갔다왔어요!
껄껄 이 저녁에 여러분께 한강과 치킨사진을 투척합니다.
진짜 재밌었어요 여러분들도 꼭 저녁에 친구분들과 함께 가셔서 치콜 or 치맥하시길!
▶ 점점 아저씨를 팬으로서가 아닌 남자로서 좋아하게 될거같은 여주
그런 여주를 놀리고 반응이 귀엽다고 좋아하고 또 챙겨주는 아저씨 하정우.
크으 오늘 벌써 사귀기도 전에 손을 잡았네요.
한달동안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 라는 썸을 타는 이 두사람입니다.
사실 저렇게 늦게 온다고 걱정하고 기다리는 사람이 어딨어요 그쵸?
썸이라서 가능한거죠. (눈물)
▶ 내일 벌써 또 지긋지긋한 월요일이네요.
우리 독자분들 으쌰으쌰하고 아저씨 글로 힐링했으면 좋겠어요.
부족한 필력에도 불구하고 신알신 신청해주신 분들,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그리고 비회원인데도 불구하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싸랑합니댜.
▶ 요즈음 또 새로운 작품들이 떠올라서 미치겠어요 8ㅅ8
♥암호닉 신청해주신 우리
꽃반지 부리 쓴설탕
똥꼬발랄 커피 남융
블루 이불킥 미니
707 낙월 봉봉두봉
님 감사하고 또 사랑합니다♥
항상 글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우리 독자님들도 감사하고 또 사랑해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