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 persona 07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4/d/44d09e8ba9cd3707a6ece01dc9786d6c.jpg)
[인피니트/현성] persona 07
W. 나날
07. 이거, 얼굴이 완전 놀랄 노자로구만?
"성규씨, 지금 뭐하자는거야? 연습 안 했어? 저번이랑 달라진 게 전혀 없잖아!"
"..."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될 때까지 하랬잖아. 이래서 가수 어떻게 할래?"
"죄송합니다.."
"슬픈 곡은 그렇게 잘 부르면서 밝은 곡은 대체 왜 이래? 예전에 연애했던 감정을 살려서 노래해 봐. 아님 좋아했던 사람이나.
제일 좋은 건 지금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거고."
"네.. 다시 해볼게요."
반주가 흘러나오고 성규가 다시 입을 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들려오는 지겨운 소리.
"다시."
"하.."
요즘 성규는 머리가 복잡했다. 예전 감정을 떠올려 보라는 선생님의 말에 명수와의 추억을 떠올려봤지만 달라지는 게 없었다. 분명 서로 사랑했을 당시를 생각한건데.
지금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제일 좋다는 말에 방금 전에는 명수를 생각하고 노래를 했지만 그대로였다. 자신은 분명 명수를 좋아하는데.
얼마 전 명수가 그 때는 미안했다며 자신도 정말 어쩔 수 없었던거라며 거짓말이었으니 다시 시작하자고 고백했고 미련한 김성규는 긍정의 대답을 했다.
그래서 지금은 마치 2년전처럼 다시 연애를 하는 중이라서 명수 생각을 하면 될 줄 알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난 분명 명수를 사랑하고 있는데..'
하지만 그 때마다 뭔가가 목구멍에 걸린 듯이 막막하고 답답했다. 마음 속에서 덜그럭거리는 정체모를 무언가가 자신을 괴롭혔다.
"됬어, 안 되겠다. 성규씨. 이거 되기 전까지, 레슨 수업 받을 생각하지마. 나 부르지도 말고."
"..네?!"
"분명 말했어. 성규씨 이거 극복 못하면 가수 못해. 나 갈테니까 가수 되고 싶으면 연습해서 되게 만들어."
결국 화가 난 레슨선생님이 며칠 전과 똑같이 가버렸다. 멍하니 서있던 성규가 정신을 차린 건 얼마 후 스케줄이 끝난 명수가 레슨실로 들어와 말을 걸고 나서였다.
"뭐해, 멍하게."
"명수야.."
"응?""
"나 어쩌지? 나, 레슨수업을 못 받게 됬어."
"무슨 소리야?"
"목소리가 안 나와. 밝은 노래는 부를 수가 없어."
"..."
"..명수야."
"어?"
니 생각을 해도 안 나와.
"아니야.."
지금 내 감정은.. 뭘까?
**
소식을 들은 동우가 성규를 불러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말했다.
"성규야, 너 집에 가서 쉬어."
"뭐?"
"일단 하라는 대로 해. 지칠대로 지쳐있는 사람데리고 달달 볶아봤자 얻는 건 없어. 그냥 내가 연락할 때까지 좀 쉬어."
"..아예.. 연락 안 할건 아니지?"
"푸핫- 걱정마, 그런 일은 없어. 나도 너같은 애 놓치기는 싫으니까. 자, 그럼 가서 쉬고 와. 꽤 늦었는데.. 데려다줄까?"
"됬어, 걸어갈께. 음.. 그럼 다녀올게. 고마워."
사장실을 나와 성규가 명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집에서 며칠 쉬게 됬어. 음.. 미안한데 그동안 연락하지마. 나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서 그래. 미안.'
머뭇거리다 보낸 문자내용에 성규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으로 걸어가다 집 근처 벤치에 앉아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려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런데 잠시 후 자신 앞에 그림자가 지는 느낌에 눈을 떴다. 앞을 보니 한 남자가 캔커피를 건네고 있었다.
성규가 의아한 표정으로 일단 캔커피를 받아들고 그 남자를 쳐다보다 물었다.
"누구세요?"
"무슨 생각해?"
"저 아세요?"
"일 많이 힘들어?"
"누구시냐니까요?"
"힘내."
"아, 누구신데 자꾸 반말이세요!"
자꾸 동문서답만 늘어놓는 남자에 짜증이 난 성규가 소리를 빽 질렀고, 그에 남자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사회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
"...?"
"..."
"..설마, 너."
"..."
"..남우현?"
"안녕, 성규형."
"...헐"
"왜?"
"대-박. 이때까지 얼굴 왜 안 보여줬냐?"
"응?"
"너..잘 생겼어.."
"알아."
"취소."
"하하하-"
우현의 얼굴을 멍하게 보던 성규가 손에 들고 있던 캔커피를 따서 마셨다. 웃는 우현의 모습에 갑자기 더워지는 것 같아서였다.
"형, 근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었던거야? 무슨 일 있어?"
"아.."
갑자기 시무룩해진 성규에 우현의 얼굴도 걱정스럽게 변했다.
"레슨선생님이 가버렸어. 밝은 노래를 못 부르고 있어서. 될 때까지 자기 부르지 말래. 화 많이 났거든."
"아.."
"좋아하는 사람이나 예전 연애했을 때의 감정을 떠올려서 불러보라고 하시길래 그렇게 했는데도 안 돼."
"언제부터 그런거야?"
"어? 그러니까..2년전부터.."
그러고보니 2년 전 명수와 헤어지고 나서 부터 그랬다. 그때 당시 성규 자신은 무너질대로 무너지고 망가질대로 망가졌었기 때문에 처음엔 거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살았다.그래서 활발하고 장난끼 넘쳤던 모습도 다 사라지고 담배도 피게 되었다. 그리고 가면 뒤에 자신을 꽁꽁 숨겨버렸었다.
그러다 지금 명수를 다시 만났고, 성격도 많이 예전같아졌다. 근데 딱 하나. 노래, 노래가 안 된다. 명수와 다시 만났으니까 모든게 다 원래대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명수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아니야..?"
"뭐?"
"아..아니야."
"성규형."
"응?"
"힘내."
"어?"
"힘내라고. 형은 노래 잘해. 밝은 곡, 그것도 곧 부를 수 있을거야."
그러더니 천천히 손을 올려 머뭇거리다 이내 성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눈을 접고 웃고 있는 우현의 모습을 마주보던 성규는 갑자기 온 몸이 짜릿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뭔가에 홀린 듯 대답했다. 어..고마워.. 성규의 가슴께가 간질거렸다.
**
집으로 돌아온 성규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엎드려 베게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빼꼼히 들어올려 머릿 속 복잡하게 엉켜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음,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밝은 목소리가 나오지않고 있고, 그래서 명수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도 밝은 노래를 부를 수가 없었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감정이 정말 사랑이 맞긴한걸까? 혹시.. 지난 2년동안 너무 그리워했던 마음이 커서 그걸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성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니다, 이건 절대 아닐거다. 아니어야만한다. 아.. 더 복잡해진 기분이다. 일단 pass.
그럼.. 방금 전 우현을 만났을 때. 아까 우현이 웃는 걸 볼 때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주보고 웃어주었을 때. 그때 느꼈던 감정. 그러니까.. 이건 마치..
"2년 전..?"
...에이, 그건 진짜 아니다. 그럼..
"대체 뭐야!!"
아씨! 다시 베게에 얼굴을 묻으며 성규갸 발을 동동 굴렀다. 혼란스러워서 미쳐버리겠네, 정말. 가만히 누워있던 성규가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헐, 형!!!
"안녕."
-뭐? 안녕? 그게 지금 몇 주일만에 연락해서 할 소리냐?
"푸흐- 잘 지내고 있어? 바는 잘 되고?"
-형 없으니까 사람들이 난리였어. 이젠 좀 지나서 괜찮은데.. 간혹가다 아직 미련 못 버린 사람들이 있긴해. 그나저나 형 안 힘들어?
"약간 힘든게 있긴한데.. 그래도 재미가 있어서 괜찮아."
-그래?
"응. 윤강아, 지금 괜찮으면 바에 가도 되?"
-당연하지, 지금 와.
"그럼 갈게."
-어, 끊어.
통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비적비적 걸어나온 성규가 소파에 걸쳐져있는 후드집업을 손에 들고 집을 나왔다.
**
"여어-"
"형!"
"헬로우?"
"에이씨, 연락 한 통 안 해주고.. 너무하다."
"미안해. 바빳어."
"아니야, 됬어. 와인 줘?"
"고맙다."
윤강이 건네는 와인을 받아 한 입 마신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야."
"응?"
"그러니까 내가, 아니 그.. 우리 회사에 나 말고 다른 어떤 가수 연습생이 나한테 얘기해줬는데."
"엉."
"자기가 노래가 안 불러진대. 그래서 레슨선생님이 사랑노래니까 연애시절때의 감정이나 지금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데.
그래서 그 애가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했거든? 근데도 그대로래. 왜 그런걸까?"
"음.. 그럼 그 사람을 좋아하는게 아닌거 아냐?"
"..어?"
"그렇잖아. 레슨쌤이 그렇게 해보라고 했다는 건 진짜 효과가 있다는 소린데. 생각하면서 불러도 안 불러지는 거면 그 생각한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닌거지.
그냥 좋아한다고, 뭐랄까, 착각..하고 있는거고."
"착각..?"
"뭐, 그런 게 아날까하는 생각이옵니다."
와인 더 줘? 성규 앞에 놓여진 빈 와인 잔을 들고 가며 윤강이 물었지만 성규는 대답하지 못했다.
착각이라니.. 명수야. 우리 정말.. 사랑이, 아닌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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