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현성] Persona 0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2/e/d2e6b4f11f454a888f0d7f7d19e7818c.jpg)
[인피니트/현성] Persona 08
W.나날
08. 방청객 남우현, 불청객 남우현 - 놀러가자
집에서 쉬게 된지 이틀. 명수와 성규가 연락을 안 한지도 이틀. 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성규는 쉬러온건데 뭔가 더 피곤해지는 것 같았다.
명수는 연락하지말라는 말에 정말로 연락을 하지않았다. 그때, 이틀동안 조용하던 성규의 휴대폰이 울렸다.
"으아아, 누구야아-"
침대에 누워있던 성규가 굼벵이 기어가듯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들어 수신자도 확인않고 전화를 받았다. (누운채로 휴대폰을 귀에 올려놓기만 한 포즈였다.)
"여보세요?"
-여보아닌데요.
성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뭐야, 이 쌍팔년도 개그는. 귀에서 휴대폰을 떼 액정을 확인해봤지만 모르는 번호였다.
"누구세요?"
-푸흐, 나야. 우현이,
짜증섞인 성규의 목소리에 우현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아, 너구나. 왜?"
-형, 아직 집에서 쉬니까 시간 많지?
웃음기가 묻어있는 우현의 말에 뜨끔한 성규가 툴툴대며 말했다.
"그래. 쉬느라고 시간이 넘쳐난다, 왜!"
-나랑 놀자.
"놀러? 어딜?"
-그냥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너 휴게소는?"
-괜찮아.
"니가 쏘는거지?"
-.....
"응?"
-알았어. 지금 얼른 준비하고 휴게소로 나오심.
"뉘예뉘예-"
전화를 끊은 성규가 흐흥 하며 웃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갔다.
"머리나 비우고 오지, 뭐."
준비를 끝마친 성규가 전신거울 앞에 서서 앞머리를 정리하곤 집에서 나왔다. 휴게소에 가까워지자 우현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왜 이렇게 늦어?"
성규가 대답없이 우현의 위아래를 훑었다.
"오오- 너.. 꽤 입는다?"
"형도."
우현이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리곤 야상 주머니에서 티켓 두 장을 슥 꺼내 성규의 눈 앞에서 흔들어보이며 말했다.
"가시죠."
**
영화관에 도착한 둘은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했다. 주로 성규의 한숨섞인 푸념이었지만.
"아, 쉬고 있으래서 쉬고는 있는데 마음이 안 편하다. 마음이."
"그냥 아무생각없이 지내. 아예 안 부르는 것도 아니라며. 이럴 때 쉬어야지."
"그래도. 난 아직 일개 연습생일 뿐인데."
"어이구, 그냥 좀 좋게 생각하고 쉬어. 뭐 그렇게 걱정이 많아?"
"야, 너가 내 입장되봐. 마음이 놓이나. 너, 니 일 아니라고 쉽게 말한다?"
성규가 우현을 밉지않게 째려보며 말했다. 그에 우현이 성규의 이마를 살짝 툭 밀치며 웃었다.
"내 말은 오늘 하루만큼은 기분좋게 즐기란 말이야, 이 아저씨야."
"에이씨, 머리! 그리고 너랑 나랑 한 살 차이거든? 이게 어디서 아저씨래."
우현이 미는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를 두 손을 이용해 슥슥 정리한 성규가 시계를 보곤 우현을 툭툭 건들며 말했다.
"팝콘은 단 맛으로, 콜라는 스몰. 나쵸는..됬어. 갔다 와."
"형!"
"어여 갔다오세요, 아.저.씨."
씩 웃은 성규가 우현의 등을 두드리며 팝콘과 콜라를 파는 쪽으로 떠 밀었다. 우현이 가고 혼자 남은 성규가 고개를 숙이고 다리르 흔들거리며 우현을 기다렸다.
그러다 성규는 갑자기 간질거리를 느낌에 가슴께를 벅벅 긁었다. 그래도 가시지 않는 간질거림에 성규가 다리를 흔들거리는 걸 멈추고 고개를 들어 우현 쪽을 쳐다보았다.
혹시나 영화상영시간에 늦을까 손목시계를 보며 줄을 기다리고 있는 우현의 모습이 보였다. 간질거림이 더 심해졌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분에 성규가 눈을 꾹 감고는 가슴께를 살짝 말아 쥔 주먹으로 탁탁 쳤다.
"뭐해?"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성규가 감았던 눈을 삭 떴다. 한 손엔 팝콘을, 한 손엔 콜라를 든 우현이 성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멍하니 우현을 보던 성규가 입가에 퍼지는 웃음을 모른 척 하지 않고 헤실 웃었다. 우현이 팝콘과 콜라를 든 자신의 양 손과 성규를 번갈아 보다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좋냐?"
"흐흐- 가자. 시작하겠다."
성규가 팝콘을 받아들고는 몇 개를 쥐어 입 안으로 넣곤 씹었다. 바삭바삭 입 안에서 단 맛을 내며 부서지는 느낌에 한 번 더 헤실 웃었다.
성규는 모르겠지만 두 번째 웃음은 무엇인지 모를 어떤 것에 대한 행복한 웃음이었다.
****
"야, 근데 어째 콜라가 스몰이라기엔 좀 크다? 빨대는 왜 두개야?"
자리를 찾아 앉은 성규가 별안간 생각났다는 듯이 물었다.
"스몰은 무슨. 중간 사이즈야. 난 뭐, 입도 아닌가?"
우현이 팝콘을 집어먹으며 답했다.
"아니, 그럴거면 따로 두개 사지, 왜 하날 사왔냐 이 말이지. 야, 팝콘 자꾸 먹을래?"
"우리 사이에 뭘. 흐흐흥."
"그렇게 웃지마, 새꺄!"
"아!"
징그럽다는 듯이 몸을 떤 성규가 빠른 손놀림으로 우현을 퍽 쳤다. 그와 동시에 영화가 곧 시작될 거라는 신호로 광고가 나왔고,
성규가 휴대폰을 꺼내 무음으로 바꿔 주머니에 넣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성규와 우현도 조용히 영화에 집중했다.
영화가 중반부에 들어서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여자들의 비명소리에 성규가 주위를 둘러보며 인상을 지푸렸다. 공포영화인데도 성규는 지루해 미칠 것 같았다.
엄청 무섭다더니 한 개도 안 무섭다. 그래서 그냥 팝콘이나 먹으며 스크린을 쳐다보다 옆을 힐끗 봤는데 우현도 딱히 무섭진 않은지 영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다시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려 영화를 보다 콜라를 집어 빨대를 입에 물고 한 모금 쪽 들이켰다. 무심코 돌아본 우현이 눈을 크게 뜨곤 작은 소리롤 말했다.
"형, 그거 내 빨대.."
"컥- 콜록콜록.."
갑작스런 말에 성규가 콜록댔고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자 민망해진 성규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우현이 건네는 콜라를 마셨다. 물론 이번엔 자신의 빨대로.
"큼큼.. 뭐, 그..그럴수도 있지."
헛기침을 한 성규가 아무렇지 않은 척 대꾸하고는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그걸 본 우현이 쿡쿡대며 스크린으로 눈을 돌렸다. 성규의 귀가 빨갛게 달아올라 후끈거렸다.
**
"으아- 지루해죽는 줄 알았네. 무섭지도 않구만.."
성규가 다 먹은 팝콘 통과 콜라 컵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기지개를 폈다. 뒤따라 상영관에서 나온 우현이 배를 문지르며 말했다.
"난 아직 배 별로 안 고픈데. 형은? 배고파?"
성규가 고개를 도디도리 저으며 아니.. 했다. 이제 어디가지.. 하고 고민하던 우현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 성규를 찾아 눈을 굴렸다. 그러자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악세서리점에서 구경을 하고 있는 성규가 보였다. 귀에 이리저리 대보는 것을 보아 피어싱을 고르고 있는 듯 했다. 우현도 악세서리점으로 들어가 성규 옆에 섰다.
"사려고?"
"응. 근데 뭐 살지 모르겠다."
니가 하나 골라줘. 성규의 말에 우현이 어디보자.. 하며 진열대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눈으로 쭉 훌ㄷ다가 발견한 마이크 모양의 피어싱.
언뜻 보면 별로였지만 성규 귀에 대보니 꽤나 잘 어울렸다.
"에이- 이건 별로네. 다른거.."
말은 이렇게 한 우현이 성규 몰래 마이크 모양의 피어싱을 손에 쥐고 다른 모양의 피어싱을 하나 더 골랐다. 그리고 뒤에 고른 피어싱을 성규에게 건넨 뒤 계산대로 밀었다.
성규가 계산을 끝내고 먼저 나가자, 우현이 피어싱을 하나 집어 마이크 모양 피어싱과 함께 계산을 했다.
"마이크 모양은 포장해주세요."
"네, 16000원입니다."
포장된 작은 상자 하나와 자신이 고른 피어싱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온 우현이 피어싱 상자를 야상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
"넌 뭐 샀어?"
"이거."
"와- 예쁘다."
"형, 꼈어?"
"응. 괜찮아?"
"괜찮네. 잘 어울린다."
방실방실 웃는 성규를 보다 우현이 어디 갈까? 하고 묻자 성규가 아직은 배가 고프지 않으니 좀 더 돌아다니자며 우현의 손을 이끌었다.
우현의 손을 잡은 성규도, 성규의 손에 이끌려 걸음을 옮기는 우현도 얼굴엔 환한 웃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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