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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표본실의 변백현


쭉 불면증에 시달렸다. 조금 아프기도 했다. 아마 이별통이 이런 거라면 이런 거겠지, 싶었다. 

짝사랑을 떼어내는 것도 ‘이별’이라 부를 수 있으면 말이다. 아플 때 혼자 잠이 드는 것만큼 서러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 

서러운 기분에서 잠이 드는 건 어렵다. 아무리 피곤해도 잠 들 수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숫자를 자주 세아렸다. 

거꾸로 흘러가는 그 숫자들이 나에게 들리지 않는 자장가를 불러 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드는 잠들이 내겐 어느 샌가 위로를 주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 위로에 매달리게 되었다. 

잡을 게 지푸라기 밖에 없어서 그 지푸라기를 잡았다, 이 말이다.



 “백현씨, 오늘은 뭐 하고 싶어요?”


 “글쎄요.”



나는 히죽, 웃으며 박찬열을 쳐다보았다. 우리는 팔짱을 낀 채였다. 

가까이서 보건 멀리서 보건 얼굴이 흐릿한 건 매 한가지였지만 이렇게 붙어 있으면 좀 더 잘 보이는 것 같았다. 

잠깐… 그러고 보니 어제보다 콧대가 좀 더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나는 무의식중에 손을 뻗어 찬열의 얼굴에 대 보았다. 

안개처럼 축축할 것 같은데 의외로 말랑하고 따뜻한 살이 만져졌다. 

좀 더 더듬어 보기도 전에 찬열이 얼굴을 피했다.



 “얼굴 만지는 거 안 좋아해요.”


 “아, 그렇구나. 미안해요.”


 “괜찮아요.”



찬열이 웃는 모습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나는 그가 웃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의 크고, 반듯하고, 듬직하고, 따뜻하기 까지 한 손을 잡았다. 

‘우리 오늘은 놀이공원에 가요!’ 내가 그렇게 말 하자마자, 내 눈앞으로 용인 에버랜드가 펼쳐졌다.

이게 꿈이란 생각이 들려던 찰나에 재빨리 다른 생각을 했다. 몇 번의 경험에 따르자면, 

내가 꿈이란 걸 자각 할수록 찬열이 흐릿해지고,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면 나는 잠에서 깬다.

눈을 깜빡였는데 우리가 있던 곳이 사라지고 어느 새 나는 어둑한 내 방 침대에 고이 누워있을 뿐이라 

잠에서 깬다는 표현이 어울리진 않지만, 어쨌든 그랬다. 나는 찬열을 끌어 바이킹에 탔다. 

평소라면 무서워서 근처에도 못 갔을 텐데, 무섭긴 개뿔. 동네 그네 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난 무섭다고 은근슬쩍 찬열에게 안겼다. 여우가 된 기분이었다.




사실 첫 날에 나는 이런 꿈이 스쳐가는 꿈 이겠거니, 하고 잊었다. 

기억 해 보려고 했지만 기억하려 할수록 손 안에 가둬 둔 물처럼 빠져나갔다고 하는 게 옳을 거다.




 둘째 날에도 나는 박찬열과 데이트 하는 꿈을 꿨다.


 셋째 날에도.


 넷째 날에도.



일주일을 꼬박 박찬열으로 채우고 나서야 나는, 

일전에 철없던 중학생 시절 오컬트에 한참 매료되어 살던 경수가 해줬던 얘기가 생각났다.



 ‘꿈은 현실의 반영이래. 지구 반대편에 사는 자신의 도플갱어가 하는 짓을 들여다보는 거라는 얘기도 있어. 

그래서 꿈에선 절대 거울을 볼 수 없다나 봐.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볼까 봐 몸이 알아서 피하는 거래. 

그리고 같은 꿈이 계속 된다면 한번쯤 의심 해 볼만도 해. 정말 일어나는 건 아닌지, 어떤 의미가 있는 건 아닌지.’



그때의 도경수는 맨날 마늘을 가지고 다녔다. 드라큘라가 자신의 비밀을 아는 자기를 물러 올 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는 마늘 냄새를 풍기며 그런 말을 진지하게 하던 도경수의 눈이 잠깐 붉게 빛나는 것 같다는 오싹한 경험도 했었다. 

그래서 그 말이 더 머리 깊숙이 박혀 있었나 보다. 

생각해보니 그래서 내가 마늘 냄새를 조금 무서워하는 걸지도…….




나는 실험을 했다. 박찬열이 내 꿈에 마음대로 침범해서 ‘백현씨~ 하하하하~’ 하고 

왕자님처럼 나타나 나와 데이트 해 주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 것 같았다. 

분명 평소에 그냥 잠들었을 땐 찬열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왜?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생각 해 보았다. 

찬열이 나타나던 때와 나타나지 않을 때 나의 차이를. 

결과는 간단했다.




 100, 99, 98, 97, 96, 95…….




나는 눈을 떴고, 나는 나도 모르는 어느 곳에 나 혼자 앉아 있었다. 

체감하기로 10초 정도 기다렸더니 저 멀리서 박찬열이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 뛰어오고 있었다.




 “백현씨, 헉헉, 오늘은 되게, 헉헉, 빨리 오셨네요.”



 높낮이가 불규칙한 목소리로 말 하는 게 좀 섹시했다.



 “찬열씨가 보고 싶어서요.”



나는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뱉는 내가 놀라웠다. 

찬열의 부드러운 눈매가 강아지처럼 일순 선하게 둥그래 졌다. 그러고 보니, 이젠 눈 색깔도 보인다. 

대개가 그렇듯 흐리멍텅한 검정색이 아니라, 고혹적이고 깊은 느낌의 검정색 이었다. 

이 사람이 이런 눈을 가지고 있었구나, 나는 새삼 감탄했다. 내가 꿈속에서 만들어 낸 허구의 남자라지만…… 

너무 잘났잖아-!!!!!! 목소리도 이만하면 훌륭하고, 키도 훈훈하고, 콧대도 높고. 

무엇보다 눈이 멋졌다. 나는 수술 100번 해도 저런 눈 안 나올 거야.




 “오늘은 어디로 갈까요?”


 “오늘은 어린이 대공원에 가요, 찬열씨 닮은 동물을 알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치타 닮았다고들 하던데.”


 “그러고 보니까 찬열씨 눈매랑 좀 닮은 것 같기도 해요.”




야성미 넘치는 눈빛이. 나는 속으로 그 말을 삼켰다. 

그리고 오늘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내 눈앞엔 코끼리 사육장이 펼쳐졌다. 절반밖에 소화되지 않은 코끼리 똥내까지 완벽했다. 

‘치타 사육장은 저기예요.’ 내 맘을 어떻게 읽은 건지 찬열이 날 알아서 에스코트 했다. 

나는 한 손으론 코를 막고, 한 손으론 찬열의 손을 잡고 그를 따라갔다.



실컷 데이트를 하며 그와 눈을 맞추다 이내 꿈에서 스르르 빠져나갓다.



난 잠에서 깨자마자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내가 꾸는 꿈을 정의 할 수 있는 단어를 찾아 냈다.


학명으론 루시드 드림(Lucid Dream). 우리말로 하면 자각몽(自覺夢). 그게 지금 내 증상과 딱 들어맞았다.











저 ㅂㅈㄷㄱ예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암호닉하셧던분들이

다 사라지셧어..

뷰티풀보이연재하던 ㅂㅈㄷㄱ맞아요..

아무튼 이번편도 그저 재미로봐주시기바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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