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리 - butterfly (feat. 슬기 of smrookies)
[방탄소년단/민윤기] 우리 동네 옥탑에는 민윤기가 산다
w.꾸몽치
유독 더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과 함께 찾아온 개강은 왠지 모르게 허망감 가득히 느껴졌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방학 동안 눈에 띄게 예뻐진 여자 동기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로 떠난 남자 동기들, 그리고... 연애. 연애를 시작한 동기들. 나는 절대 부럽지 않아. 부럽지 않다. 괜스레 가슴께를 콩콩 두드리며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말을 꺼내보지만, 더욱 비참해지는 것 같은 기분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무료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다 문득 띵, 하며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반짝이는 핸드폰에 느릿하게 시선을 옮겼다. "와, 대박." 얘가, 그... 내가 알던 그 혜은이가 맞나. 알림의 정체는 다름 아닌 흔히들 하는 '얼굴 책'의 태그 알림이었다. 22일이니 뭐니 남자친구와 함께 놀러 간 사진과 함께 '자기, 사당행. ❤️' 하고 게시된 글에 보고도 믿을 수 없어 눈을 비볐다. 그러니까 내가 알던 혜은이는 강의가 오후 1시에 있어도 슬리퍼를 질질 끌고 막 일어난 차림새로 오고, 술자리 하면 빠지지 않고 술 좀 한다는 동기들을 제쳐 끝까지 살아남으며, 남자 동기들과 걸걸한 말을 나누며 pc방을 가는 게 일상이었던 친구였다. 그런 애가 지금 자기니 뭐니 사당행...? 지하철 노선을 읊질 않나... 다시 한 번 연애가 선사하는 어마무시한 변화에 입이 떡 벌어졌다. 여전히 벙찐 표정으로 간신히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다시 핸드폰 홀드를 걸어 잠그니 때마침 문에 달린 종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어서 오세요." po나는 지금 아무 생각이 없다wer. 피폐해진 정신을 위태롭게 붙잡다 아직 입구에서 제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옮겼다. "..." "..." 알 수 없는 침묵과 함께 어색함이 흘렀다. 뭐, 엄마의 협박 아닌 협박으로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라지만 명색에 가게 주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니 애써 입꼬리를 당겨 웃으며 카운터에서 나와 남자 쪽으로 느릿한 발걸음을 옮겼다. "어떤 꽃 찾으세요?" 제 물음에도 아무 대꾸 없이 멀뚱멀뚱 눈을 깜빡이고 있는 남자를 보고 있자니 당장 속이 펑 터질 것 같았다. 내 목소리가 작았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목을 가다듬고 입술을 열려는 찰나 2층에서 트레이를 들고 내려오던 엄마가 반가운 목소리를 낸다. "어, 아들 왔어?" 나는 오빠가 없다. 남동생도 없다. 그런데 엄마가 아들이라고 칭하는, 머리털 나고 처음 보는 남자가 나타났다. 혜은이의 연애 이야기에 충분히 혼란스러웠던 머릿속을 다시 한 번 왈칵 뒤집는 상황에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 서니 엄마를 발견한 남자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숙인다. 망부석처럼 서 있는 내가 보이긴 하는 건지 남자와 시시콜콜 안부를 주고 받던 엄마가 익숙하게 해바라기 몇 송이를 들어 예쁘게 포장하기 시작한다. 아직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 멍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힐끔이다 때마침 울리는 벨소리에 후다닥 도망치듯 2층으로 향했다. 어... 나무로 된 계단을 오르던 중에 문득 남자와 눈이 마주쳐 뭐라도 훔친 것 마냥 피한 건 안 비밀. 처음엔 꽃 집, 그리고 2층에 카페를 두어 같이 운영한다는 엄마 아빠의 아이디어에 오, 하는 감탄사를 뱉었었다. 참신하고 좋... 기는 무슨. 인적이 드문 주택가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손님들에 매년 일을 도우며 느끼는 거지만 진짜 딱 죽을 것만 같았다. 장사가 잘 되는 건 좋지만 무급에 이정도 일은... (울컥) 마지막 테이블 정리를 마친 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1층으로 내려오니 여유롭게 콧노래를 부르며 꽃을 정리하는 엄마가 보였다. 터덜터덜 걸어 의자에 앉은 뒤 꽃잎을 만지작거리다 문득 생각난 남자의 얼굴에 엎드렸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엄마." "응, 왜." "아까 그 남자 누구야?" "아, 윤기?" 윤기가 그 남자 이름이구나. 동그란 눈을 데구르르 굴리며 아까 마주한 얼굴과 이름을 매치시켜보다 다시금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몇 달 전에 저기 뭐야, 골목 안 쪽에 큰 집 있잖아, 거기 옥탑으로 이사왔어. 근데 다 큰 남자애가 일주일에 두 번은 꽃을 사 가더라?" "왜?" "엄마도 그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그냥 꽃이 좋다네. 아무튼, 애가 말수는 적어도 싹싹하고 예뻐." 흐뭇하게 웃던 엄마가 문득 손에 쥔 분무기와 내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테이블에 답싹 엎드려있는 내 얼굴에 물을 칙칙 뿌리기 시작한다 "아, 차가워!" "기집애야, 너도 엄마 말 좀 잘 들어 봐." "내가 뭘!" "윤기 같은 아들 있으면 소원이 없겠네!" 엄마의 말에 그럼 데려다가 키우던가! 하고 외쳤다. 무서우니까 목소리는 작게. 입술을 비죽 내민 채 한참 씩씩거리다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나 먼저 갈래. 되는대로 꾹꾹 눌러담아 빵빵해진 가방을 등에 짊어매곤 삐친 것을 광고라도 하듯 발을 쿵쿵 구르며 가게를 나섰다. 제법 쌀쌀해진 밤공기가 몸을 감싸는 느낌이 나쁘지 않아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집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도심 속 작은 풀밭 안에서도 찌릉찌릉 우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문득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민윤기, 민윤기... 머릿속에 흐뭇하게 웃던 엄마의 모습과 남자의 얼굴이 오버랩 돼 고개를 갸웃거렸다. 막 싹싹하게 굴 것 같은 얼굴은 아닌데. 한참 생각에 빠져 걷다보니 아까 엄마가 말했던, 민윤기의 보금자리로 추정되는 옥탑이 보이기 시작했다. 입을 헤 벌린 채 깔끔하니 보기 좋은 나무 대문을 한참 바라보다 뭐 하는 짓인가 싶어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아, 뭐야!" 별안간 하늘에서 쏟아진 물은 비라고 하기엔 나 혼자 전생에 잘못이라도 한 듯 내 주위로만 동그랗게 떨어져있었고 그 물벼락을 고스란히 맞은 몸이 점점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어, 허엉... 엄마." 괜히 삐친 척 먼저 뛰쳐나오지 말고 엄마랑 같이 왔으면 물을 안 맞을 수 있었을까. 울상을 지은 표정으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꾹 눌러 짜고 손을 올려 어깨에 묻은 물방울을 툭툭 털어내는데 내가 방금까지 멍하니 보고 있었던 나무 문이 벌컥 열린다. "죄송합니다." "...씨이, 저기요!" 옳타구나, 멀쩡히 지나가던 나한테 물을 내리쏟은 장본인. 욕이라도 한 바가지 끼얹어줄 심상으로 표정을 팩 찌푸린 채 고개를 번쩍 드는데, 눈앞에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민윤기였다. 한 손에는 수건, 다른 손에는 물뿌리개를 든 채 급하게 뛰어내려왔는지 숨을 몰아쉬는. --@@--@@--@@--@@-- 잠은 오고... 글은 올리고 싶고... 그래서 모티로 올리다 보니 꼬질꼬질한 글이 연성되었습니다... 헤헤... 2편은 또 언제 쓰죠! (허공) 암호닉도 받습니다. 아무도 안 계시겠지만...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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