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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18

written by. 여내

 

 

 



 

, 이제 다해가네

 

 

경수는 마지막 상자에 담긴 옷가지들을 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작은 원룸으로 이사하는데 이삿집센터 부르기는 거창하고 간단한 가전제품은 원룸 내에 구비되어 있던 터라 상자 몇 개에 담아 옮긴 짐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혼자서 다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아무도 부르지 않고 낑낑대며 하루 종일 쓸고, 닦고, 정리한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바라는 듯 경수의 집은 새 주인에 맞게 반질반지 윤이 났다. 경수는 자신의 새 집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 깨끗하다. 먼지 한 톨 없이 광이 나는 바닥에 벌렁 드러누운 경수의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스물여섯. 군대도 다녀오고 어렵지 않게 좋은 성적으로 대학도 졸업했다. 100만 실업시대니 뭐니 하며 다들 골머리를 앓는 지금,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직도 성공했다. 큰 대기업은 아니지만 탄탄하게 굴러가는 작지 않은 중소기업이었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첫 출근이다. 벌써 시간은 일요일. 싱글싱글 기분 좋은 웃음을 짓던 경수의 표정이 갑자기 시무룩해졌다. 경수는 사실 회사생활이 어떨지 속으로 많이 걱정 중이었다. 본디 말이 많지 않은 성격이라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대화를 주도하기보다는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네는 사람과 친해졌다. 자신의 주위 친구들만 보더라도 자신과 다르게 시끌시끌, 말이 많았다. 그래서 경수는 새 직장 생활에 대한 걱정이 무엇보다도 컸다. 적응 못해서 직장 내 왕따 되는 거 아니야? 직장인 아웃사이더가 급증한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걱정돼... 경수는 옆으로 몸을 돌린 후 동그랗게 몸을 감쌌다.

 

 

꼬르륵-

 

 

.. 배고프다. 경수는 아무리 혼자라도 괜히 머쓱해지는 기분에 배만 매만졌다. 벽에 걸린 시계를 흘끗 보니 벌써 시간은 저녁 11. 짜장면이라도 시켜 먹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고 다른 배달음식들도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운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경수는 사실 밥 생각 보다는 술 생각이 조금 더 났다. 하루 종일 청소 한다고 쏘다녀서 그런지 갈증이 심했다. 집 앞에 편의점 있던데. 마침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니까 편의점 가서 맥주랑 프링글스 사와야겠다. 내일 첫 출근인데 마셔도 되려나.. 한 캔 정도는 괜찮겠지. 경수는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트레이닝 바지 뒷주머니에 넣었다.

 

 

 

어서오세요-”

 

 

 

문에 걸린 종이 달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 켠에서 들리는 인사소리에 경수는 계산대를 흘끗 보았다. 뭐야. 만화책 읽고 있잖아? 아무래도 인사는 문 열리는 소리에 자동으로 한 것 같다. 손님이 왔는데 한 번 보기라도 하지.. 경수는 불친절한 알바생에게 코웃음을 한 번 쳐준 후 편의점 뒤쪽으로 향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이는 맥주들이 나란히 진열돼 있는 냉장고에서 아사히캔 하나를 집어 들고 프링글스 오리지널과 컵라면 하나를 고른 후 계산대에 올려두었다.

 

요즘 알바생들은 다 저렇게 근무태도가 태만한가. 방금까지 벽에 기대 만화책을 보고 낄낄거리던 아르바이트생이, 탁하고 맥주 캔을 내려놓는 소리에 만화책에서 눈을 뗀 후 맥주 캔 한 번, 경수 얼굴 한 번 이렇게 번갈아 보았다. 경수는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선이 마냥 불편하기만 했다. 눈도 쌍꺼풀이 진해선 인상이 깊어 보이는 게, 저렇게 치켜보니 꼭 자신을 꿰뚫어보는 것만 같아 경수는 자동으로 피하려는 시선을 애써 자신도 고정시켰다. 피부도 까맣고 그냥 인상이 사납다. 알바생은 여전히 경수를 꿰뚫을 듯 보더니 다시 시선을 보던 만화책으로 옮겼다. 뭐야 얘??

 

 

 

애기야, 벌써부터 술 마시고 그럼 안 돼.”

 

 

 

얘 뭐래니. 경수의 표정이 순간 팍 일그러졌다. 아니 누구보고 애기래 지금.

 

 

 

누구보고 애기라는 거 에요


.”

 

 

 

너는 이렇게 큰 애기 봤냐. 사실 경수는 자신의 작은 체구와 어려보이는 얼굴이 상당히 콤플렉스였다. 어려서부터 당해온 애 취급, 여자 취급은 경수가 딱 질색하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 본, 그것도 방금 본 웬 모르는 남자가 자신을 애 취급 하는데 경수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상남자라고.

 

 

 

아무리 봐도 제가 애기처럼 보이지는 않네요. 계산이나 하죠?”

 

안 그러게 생겨선 되게 그러네. 민증 가져오면 계산해 줄게.”

 

 

 

아니 넌 스물여섯 먹은 남자가 집 앞 편의점에 술 사러 민증 들고 다니는 거 봤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지갑을 들고 오는 건데 괜히 만 원짜리 한 장 들고 나왔다.

 

 

 

나 스물여섯인데


푸핫- 너무 뻥튀기한거 아니야? 애기야, 술 몸에 안 좋아. 다 크면 먹어요.”

 

 

 

아 나 저.. 경수는 가까스로 올라오는 욕을 삼키며 실실 웃으면서 자신을 희롱하는 재수탱이 알바생을 찌릿하고 쏘아 본 후 그냥 편의점 문을 힘껏 열고 나왔다. 잘 가. 문이 닫히는 틈새로 들리는 목소리가 얄밉다. 완전 짜증난다. 뭐야 저 재수탱이는. 기껏해야 대학교 3,4학년 정도로 밖에 안 보이는데. 내가 스물여섯 먹고 내 돈 주고 술도 못 마셔 엄마. 경수는 혼자 다짐이라도 하 듯 고개를 끄덕거리며 생각했다. 다신 안가야지 저기.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 경수의 총총거리는 발걸음에 한껏 힘이 들어갔다. 경수는 통통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

 

 

 

 

그러니까 어제 다신 안갈 거야! 라고 다짐했던 편의점 앞에 경수가 24시간도 되지 않아 다시 서있는 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경수네 집이 사람이 그렇게 많이 살지 않는 작은 동네에 있는 탓에 큰 마트나 다른 슈퍼들은 경수네 집과 꽤 멀리 떨어져있었다. 거기다가 경수네 집으로 오는 하나 있는 버스 정류장은 그 재수탱이가 있던 편의점 앞이지, 편의점은 경수네 집과 도보 2분 거리. 그러니 경수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어쨌든 편의점 하나뿐이라는 거다. 생각해보니 경수는 냉장고를 가득 채우는 엄마표 반찬과 달리 쌀이 한 톨도 없는 상태라는 걸 오늘 아침 출근 직전에 깨달았다. 그 덕에 첫 출근을 공복상태로 한 경수는 점심시간 전까지 혹여나 꼬르륵 하는 소리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커피믹스가 든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한다.


신입사원이라고 이리 불리고 저리 치이고 하루 종일 쏘다니던 경수는 신입사원도 왔는데 회식을 하자는 부장님 말씀에, 아직 이사를 다 못 끝냈다고 핑계를 대며 회식마저 미루었다. 그리고 마트에 들리려던 계획도 잊고 버스에 타자마자 바로 곯아 떨어졌다. 가까스로 집 근처 정류장에 도착하기 직전에 잠에서 깨 부랴부랴 버스에서 내린 경수는 자신의 앞에 불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을 보며 혼자 갈등 중이었다. 들어가? 말아? 겨우 햇반 하나 사면되는 건데 뭘.. 근데 타임이 다르지 않을까? 어제는 11시가 넘은 밤늦은 시간이었으니 아마도 6시 반 쯤 되는 지금은 다른 알바생이 있을 거란 생각에 경수는 굳게 마음을 먹고 편의점 문을 열었다.

 

 

 

어서오세요-”

 

 

 

그리고 경수의 기대는 여전히 만화책에서 얼굴을 들질 않는 까만 피부를 보자마자 와장창 깨졌다. 알바생은 어제나 오늘이나 손님이 누가 왔던 관심이 없다. , . 경수는 그냥 이렇게 된 김에 어제 못 샀던 맥주를 당당하게 사보이겠어 라고 생각하며 햇반 하나와 아사히캔,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경수의 친구 프링글스 오리지널을 품에 담았다. 계산대에 탁하고 맥주캔을 내려놓자 어제와 똑같이 맥주캔 한 번, 경수 얼굴 한 번을 보는 알바생이었다.

 

 

 

? 어제 그 애네?”

 

 

 

아니 넌 내가 정장 입고 온 거 안보여? 누가 애야 대체!

 

 

 

뭐야, 진짜 스물여섯?”

 

 

 

경수의 옷차림을 한 번 스윽 훑은 알바생이 정장 차림의 경수에게 꽤 놀란 듯 물어온다. 그래 나 진짜 스물여섯이다 이 깜댕아. 그나저나

 

 

 

알았으면 반말 그만하죠? 아는 사이도 아닌데

 

 

 

언제 봤다고 자꾸 반말이야. 아무리 봐도 마음에 안 드는 남자다. 알바생은 실실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니 근데 역시 생각만큼 키가 컸어. 경수는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에 괜히 더 작아지는 기분에 시선을 깔고 맥주캔 겉에 방울방울 맺힌 물방울들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것보다 되게 어려보이시네요? 전 어제 정말 고등학생인 줄 알았어요. 우와

 

 

 

아 예.. 경수는 실실 웃으며 말하는 알바생의 시선을 피하며 계산이나 하라는 의미로 맥주캔을 알바생 쪽으로 밀었다. 그제 서야 알바생은 아아-하며 바코드를 찍기 시작했다.

 

 

 

정장 입으니까 되게 다르네요. 어제는 티셔츠에 그냥 트레이닝이라 그런가 정말 고등학생 같았어요. 그런 말 많이 듣죠, ?”

 

 


재잘재잘 말이 많은 남자다그리고 언제 봤다고 형 이래 형은. 7600원입니다, 손님-. 경수가 지갑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건네주자 만 원 받았습니다, 손님-. 하며 또 실실 웃는 알바생이다. 정말 실실 웃는다. 나 그 쪽 되게 별론데 그렇게 계속 웃으면서 말하니까 또 미워할 수도 없잖아. 그리고 어제는 반말 찍찍 쓰면서 버릇없이 굴었으면서 나이를 알자 또 깍듯하게 존댓말도 써준다. 경수는 그 실실거리는 얼굴을 보지 않으려 계산대 위에서 손가락으로 탁탁 손장난을 쳤다.

 

 

 

그나저나 술 좋아하나 보네요? 술 잘해요?”

 

잘 못해요.”

 

 

계속 그렇게 웃으면서 말하면 씹을 수 도 없잖아. 그만 웃어. 아니 그냥 말을 걸지 마. 경수는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간 대답에 놀래 더욱더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깎은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길어버린 손톱이 눈에 들어온다. 손톱깎이를 어디다 뒀더라.

 

 


, 왠지 그럴 거 같아요. 저는 잘하는데.”


 

 

거스름돈 2400원이요, 손님-. 여전히 목소리에서 실실 웃음이 베어 나온다. 경수가 손바닥을 피자 백 원, 이백 원, 하며 손가락에 하나하나 동전을 올려주는 알바생이다. 여전히 애취급을 하는 것 같아 경수는 기분이 이상했다. 이상해..! 알바생이 건네주는 거스름돈을 꾸깃꾸깃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검은 봉투를 꺼내 물건을 담는 알바생의 행동이 왜 이렇게 느려 보이는지 모르겠다. 검은 봉투 안에 물건을 다 넣자 알바생이 꽤 다정한 손길로 건네준다. 쓸모없는 잡담과 같이.

 

 

 

다음에 같이 한 잔해요.”

 

 

 

제가 왜요. 경수는 대답을 속으로 꾸욱 눌러 담았다. 경수는 알바생이 건네주는 봉투를 힘을 주어 건네받고 빠르게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닫히는 문 사이로 들리는 잘 가요-. 하는 소리가 멀어진다. 역시 이상한 알바생이야. 아니 생각보다 그렇게 이상한 거 같지는 않고.. .. 아 몰라! 경수의 총총거리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리고 다시 점점 느려진다. 음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닌 거 같단 말이지. 느린 걸음에 맞춰 팔을 휘적휘적 크게 젓자 함께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 하며 검은 봉투가 달랑거렸다.

 

 



*




 

시간은 꽤 빠르게 흘렀다. 회사에서의 첫 주가 내일이면 끝이다. 언제 목요일이 된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눈치 잘 봐가면서 생각보다 잘 지낸 것 같아 경수는 마음속으로 엄청 뿌듯해 하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아침 일찍부터 눈을 뜬 경수는 꽤 가벼운 마음으로 회사 갈 준비를 했다. 와이셔츠는 여러 벌 사두길 잘 한 것 같다면서 출근 이후로 손도 대지 않은 쌓여있는 빨랫감들을 보며 경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밀린 빨래를 좀 해야겠다. 더러운 건 딱 질색이니.

 

옷까지 잘 갖추어 입은 경수는 냉장고 문을 열다가 깨달았다. 또 먹을 게 없다. 사실 간다, 간다, 맨날 생각만 하고 아직 마트에 가지 못한 경수는 편의점에서 햇반을 여러 개 사서 먹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어제 밤에 똑 떨어져 버려 결론은 또 경수는 먹을 게 없다는 말. 경수는 이제 막 7시 반을 넘어가는 시계를 보며 시간을 계산했다. 9시 까지 출근인데 집에서 회사까지 버스로 10분 거리. 시간이 꽤 남으니 회사 근처 베이커리에서 빵이라도 사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경수는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벤치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오지 않는 버스에 경수는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아니 왜 안와... 지루함에 가방을 끌어안고 발만 까딱 거리던 경수는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경수는 아침부터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알바생에게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해주었다. 아니 저 알바생은 하루종일 편의점에서 사나.. 무슨 저녁에도 있고, 밤에도 있고, 아침에도 있어? 경수는 가방을 더욱 꼭 끌어안았다. 언제와... 경수는 자신의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가 또 실실 웃는 알바생 얼굴을 확인하고는 다시 고개를 반대로 돌렸다. 편의점 알바생은 어찌나 친화력이 좋으신지 이틀 전 햇반을 사러 한 번 더 들린 경수에게 무슨 어릴 적 알고 지내던 형이 온 듯 자신에 깍듯이 존댓말을 써 가며 햇반은 몸에 좋지 않다며 귀찮더라도 밥을 지어먹으라는 잔소리까지 늘어놓으셨다.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그렇다고 안 이상한 사람도 아닌 거 같아. 경수는 끌어안고 있던 딱딱한 사각형의 가방이 불편해 알바생이 앉은 방향을 피해 왼편에 두었다. 경수는 여전히 오른편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발끝만 바라보았다. 맨질맨질 구두에서 나는 광에 기분이 좋았다. 그 때 갑자기 경수의 다리 옆에 쫙 펼쳐지는 긴 다리. 경수는 순간 자신이 다리를 쭉 뻗지 않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경수는 대체 이 긴 다리를 뻗은 이유가 뭔지 자신의 옆에 앉은 깜댕이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경수는 과묵했다.

 

 

 

출근해요?”

 

 

 

경수는 또 자신도 모르게 고분고분 튀어나간 대답에 눈을 꽉 감았다. 도경수 이 바보야 왜 대답해 왜! 경수는 자꾸 알바생 질문만 받으면 자동으로 튀어나가는 대답에 자신을 원망하며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도사원이네, 도사원

 

 

 

그놈의 도사원 소리 회사에서도 질리도록 듣는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다 누구누구씨~ 이러면서 왜 나는 도사원인건데..! 이게 다 망할 부장이 출근 첫날 도경수? 그럼 도사원이네! 도사원~ 하며 자신을 부른 덕분에 모두에게 도사원 소리를 듣고 사는 경수였다. 아 근데

 

 

 

도사원이요?”

 

 

 

알바생은 내 이름을 어떻게 알고 도사원이래. 경수는 순간 혹시 이 알바생이 아무래도 자신에게 매일같이 실실 거리는 의심미 가득한 웃음을 짓는 것도 그렇고 혹시 정말 자신을 좋아하는 스토커가 아닐까, 그래서 매일 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경수는 본능적으로 알바생의 반대쪽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도경수? 이름 예쁘네요. 도씨 처음 본다.”

 

 

 

역시 그런 거였어. 엄마야.. 경수는 엄마 생각이 간절했다. 왜 버스는 안 오는 거야 진짜. 경수는 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버스가 빨리 오기만을 다리를 달달 떨며 바랄 뿐이었다. 엄마, 엄마 아들이 이렇게 인기가 많아. 오른쪽에선 계속 느껴지는 알바생의 시선에 경수는 습관적으로 손톱을 입에 가져갈 뻔 했다. 어떻게 고친 습관인데. 경수는 주먹을 꽉 쥘 뿐이었다.

 

 

 

사진 잘 찍혔어요.”

 

 

 

뭐래 이 스토커 자식은. 사진은 무슨 사진이.. . 경수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목에서 달랑거리는 회사 출입증을 쳐다보았다. 큼지막하게 나와 있는 자신의 얼굴 밑에 가지런히 잘 적힌 이름, 도경수. 경수는 출입증을 보던 시선을 알바생에게 옮겼다. 출입증에 향해있던 알바생의 시선이 경수와 마주쳤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나은 거 같아요.”

 

 


그렇게 싱긋 웃으면서 말하지 말래요? 아 정말. 경수는 얼굴이 빨개진 채 어.. .. 하는 말만 입에서 웅얼거릴 뿐이었다. 그 때 그토록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 문이 열림과 동시에 경수는 알바생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선 순식간에 버스에 탔다. 경수는 좌석에 앉자마자 빨개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이게 웬 쪽이야.. 엄마야.. 괜히 호들갑 떨어선.. 알바생은 경수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경수 본인은 잘 알지 않는가. 어디든 숨고 싶은 경수였다. 알바생이 경수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알바생이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봤다면 분명 자신을 비웃었을 거다. 예의 그 실실거리는 웃음으로. 경수는 자신의 양 볼을 잡고 있던 손을 조금 이동해 자신의 눈을 가렸다. , 난 몰라..

 

경수는 어떻게 회사에 도착해서 자신이 지금 종이컵에 물을 붓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만큼 정신이 없었다. 경수는 계속해서 나는 아까의 기억에 복사를 하다가도, 커피를 타다가도, 타자를 치다가도 얼굴이 계속 빨개졌다. 지나가던 시끄럽고 말 많은 여상사들이 어머, 도사원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호호호호하며 자신을 놀릴 때 아니.. .. 그게.. 하며 어버버거리던 경수는 사실은 좀 바보 같아 보였다. 하루종일 알바생 생각에 멍을 놓고 있던 경수는 5시를 향해가는 시계를 보며 유독 하루가 늦게 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창 타자에 삘을 받고 집중해서 문서를 써내려가던 경수의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 다들 수고가 많습니다. 퇴근까지 한 시간 남았으니 조금만 더 힘내시고.”

 

 

 

김준면 부장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장 자리를 꿰찰 만큼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었으나. 굉장히 사람이 눈치가 없었다. 잘생긴 외모 때문에 여기저기서 채갈려고 한다는 1등 사윗감이니 뭐니 라는 데 그냥 경수의 눈에는 똑똑하고 착한데 눈치는 없고 웃는 건 꼭 엄마가 할머니한테 용돈 줄 때 뭐 이런 걸 다... 하고 말하면서 할머니가 지을 것 같은 웃음이랄까. 여튼 경수는 준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꼭 이렇게 자신이 집중할 때 마다 흐름을 끊어서. 저렇게 타이밍도 못 맞춰요. 하며 속으로는 엄청난 욕을 퍼붓는 경수였다. 경수는 과묵했다.

 

 


다름이 아니고 저희 부서에 새 식구도 생겼는데 아직도 회식을 미루고 있어요. 도사원 환영회를 이렇게 그냥 보낼겁니까, 여러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니요, 안되죠 하는 소리에 경수는 그저 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하하-, 그쵸?”

 

 

웃지마, 당신은. 경수는 부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럼 오늘은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내일 퇴근 후에 도사원 환영회 어때요?”

 

 


제 환영회를 왜 당신이 정합니까. 또 여기저기서 좋아요~, ~ 하는 소리에 경수의 멋쩍은 웃음은 한층 더 어색하게 변했다. 허여멀건 피부부터 맘에 안 들어. 까만 머리도 맘에 안들어. 경수는 준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도사원은 어때요? 괜찮아요, 내일?”

 

?”

 

 


당연히 자신이야 시간은 언제든 남아도는 것이었다. 경수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생각했다. 어짜피 언제든 치러야 하는 환영식 그냥 빨리 끝내는 게 나았다. 괜찮아요. 경수의 목소리에 준면은 그럼 내일 퇴근 후입니다 다들이라고 모두 들리게 큰 소리로 말을 전한 후 자리에 앉았다. - 경수의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

 

 

 

 

경수는 아까부터 초조하게 째깍거리며 잘만 돌아가는 시곗바늘을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왜 오늘따라 유독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지? 하루 종일 환영회걱정만 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530. 30분 뒷면 퇴근인데.. 그러면 나는 으악.. 경수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제발 오늘 적당히만, 적당히만 취해주세요 경수야. 경수는 자신에게 부탁했다. 머리를 들고 다시본 시계의 분침은 32를 가리키고 있었다. , 분명 이건 누가 시곗바늘을 더 빠르게 감고 있는게 분명해. 마침 화장실에 다녀오던 준면은 시계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경수를 보고 방긋 웃었다.

 

 


하하-, 도사원 눈알 떨어지겠네. 우리 도사원이 환영회를 빨리 가고 싶어 하는 눈친데 우리 오늘은 이만 퇴근할까요?”

 

 

 

넌 끼지마 제발. 경수는 자신의 할머니처럼 웃는 준면을 보며 속으로 울었다. 준면은 이상하게 간질간질하는 귀를 몇 번 긁은 후 지갑에서 무언 갈 꺼내며 외쳤다.

 

 

 

오늘은 제가 쏩니다!”

 

 

 

넌 빠지라고!!!

 

 

 

 


회사 근처 고깃집-

 

 

 

경수는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부장을 살기를 가득담은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준면은 그런 경수를 보며 허허-하는 아저씨 웃음소리를 내며 사람 좋은 웃음으로 바라보았다. 준면은 아저씨 웃음 소리를 내는 할머니처럼 웃는 사람이라고 경수는 생각했다.

 

 


, 일단 우리 부서 이번 프로젝트 성공적으로 끝내자는 파이팅 건배 한번, 도사원 입사 축하 건배 한번 씩 하죠?”

 

 


준면의 말에 따라 부원들은 서로서로 잔을 따라주기 시작했다.

 

 


도사원은 내가 따라줘야지

 

 


안 그래도 되는데. 제발 그러지 말아요.

 

 


감사합니다, 부장님

 


 

경수는 과묵한 성격이었다. 경수의 잔에 가득 맥주를 채워준 준면이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잔 들고-, 준면의 말에 부원들 모두 잔을 들었다. 경수도 어설프게 잔을 들었다. 첫 잔은 원샷 인거 아시죠 다들? 원샷.. 잔을 든 경수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 우리 부의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하여-”

 

위하여!”

 

그리고 도사원의 성공적인 환영회를 위하여!”

 

위하여!”

 

 

준면의 우렁찬 소리에 맞추어 부원들의 잔이 두 번 맞부딪히고 모두들 깨끗하게 잔을 비웠다. 눈치만 살피던 경수는 에라 모르겠다하며 잔을 입에 대었다. 경수의 손에 들려있던 잔도 깨끗하게 비워졌다. 난 모르겠어. 경수는 웃으며 여기저기에서 채워주는 잔을 마셨다. 사회 생활이란게 뭐 이런 거지 하하하하.

 


 

아유 우리 도사원 술도 잘마시네!”

 

 


아니 그니까 부장님은 빠지세요. 경수는 어느덧 10번째 잔을 받으며 생각했다. 안녕 정신아. 나중에 만나자. 준면은 자신의 앞에서 웃으며 여기저기 오는 잔 가는 잔 마다않는 자기 부서의 막내 귀염둥이를 보았다. 자신은 경수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냥 귀엽잖아. 준면은 귀여운걸 좋아했다. 준면은 술을 잘 받아 마시다 어느순간 눈이 탁 하고 풀린 경수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오 입질이 오고있어! 

 

그래 준면의 바램대로 경수는 갔다. 완전 뻑. 이리저리 몸을 흔들거리는 경수를 보며 준면은 뿌듯하게 미소 지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도 무르익었겠다. 준면은 식당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론 우리의 술에 쩔은 강아지 같은 도사원은 직접 어깨에 매달고 데려가셨다. 집에 갈 직원은 집에 가고 몇몇 직원이 참석한 상태에서 2차가 진행되었다. 여직원들이 분위기를 돋우려 부른 걸그룹 노래를 시작으로 꼭 회식 분위기 깨는 발라드부터 최신 가요, 트로트 까지 준면을 향한 재롱을 떠는 자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준면의 얼굴은 마냥 즐거워보였다. 준면은 정말 할머니 같은 구석이 있었다. 준면은 그렇게 흥을 즐기다 자신의 옆에 앉은 경수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걸 발견했다.

 

 

 

! 도사원이 한 곡 뽑아야지!”

 

 

 

경수가 정신을 차렸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져 경수의 손에 마이크를 쥐어주던 준면은 경수의 중얼거림에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머야.. .. 우유에 쩔은 꼴뚜기.. 같은.. 부장니임......”

 


 

, 그러니까.. 도사원. 그러니까 혹시 그 우유에 쩔은 꼴뚜기가 혹시 난가..? 준면의 안면근육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경수의 술주정은 이랬다. 술에 취한 채 본 상대에게 평소에 쌓인 말을 다 하는 것이었다. 경수가 유독 환영회를 기뻐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에 있다. 부장님 당신한테 쌓인 게 너무 많아서 무슨 말을 뱉을지 모르겠거든..

 

 


웃는건 할머니.. 같은게 아저씨.... 아저씨........ 아음..”

 

 

준면은 심성이 여린 사람이었다. 도사원.. 너무하네.. 혼자 중얼중얼 도사원, 도사원, 도사원을 부르며 앓던 준면은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떴다. 준면은... 심성이 너무 여린 사람이었다. 경수는 시끄러운 주변이 싫었다. 시끄러운 거 실헝. 경수도 실헝을 중얼거리며 용케 자신의 옆에 있던 가방을 쥐고 유유히 룸을 빠져나갔다. 한 편 눈이 빨개진 채 룸으로 돌아오던 준면은 자신의 가방을 꼬옥 안고 총총거리며 노래방을 나가는 경수를 보며 얼마나 자신이 싫었으면... 하는 실의감에 빠져 다시 화장실로 돌아갔다. 한 편 노래방 밖으로 나간 경수는 어디서 생긴 정신인지 택시 타는 것에도 성공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손님?”

 

으음.. 편의점..!”

 

?”

 

.. 수만동으로 가주세요..”

 

 

경수를 태운 택시가 출발하고 경수는 반 쯤 눈을 떠 창 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곧 익숙한 골목이 보이고 저기 멀리 보이는 익숙한 불빛. 우리 편의점이네.

 

 

 

여기서 내랴주세여

 

 

 

경수는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꼬깃꼬깃 택시기사에게 건낸 후 잔돈은 대써요. 하고 간지나는 말을 건네고 차 문을 쾅 닫았다. 경수는 스멀스멀 기어 편의점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우리 편의점.. 우리.. 알바생... 깜댕이..

 

 


!! 깜짝이야

 


 

마침 편의점 알바 김종인은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만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종인은 계속 앉아있으니 뻐근한 허리며 몸에 잠시 바람이나 쐴 까하고 나오던 참이었다. 근데 자신의 편의점 앞에 놓여있는 테이블과 의자에 누가 덩그러니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안 그래도 사람도 잘 안다니는 동네에 지금 누구 놀리나. 종인은 그 까만 형체가 자신을 가누지 못하고 왼쪽 오른쪽 흔들리는 걸 보고 술 취한 사람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 취객은 딱 질색인데. 종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 까만 형체에게로 다가갔다.

 

 

저기요, 여기 계시면 안 되거든요

 

으음..”

 

 


종인은 가까이 다가가서 본 얼굴에 깜짝 놀랐다. ? 도경수다. 경수는 어느덧 종인의 머릿속에 도경수라는 이름으로 꽤 깊게 각인되어 있었다. 종인은 술에 깊게 취한 듯 눈도 못 뜨고 이리저리 몸을 흔들거리는 경수가 꽤나 귀여워서 살풋 웃음이 났다. 아니 저 작은 몸으로 엄청 마셨나보네. 종인은 경수의 말을 빌리자면 실실거린다는 웃음을 흘리며 경수의 몸을 흔들었다.

 

 

 

도사원, 술 좀 깨죠?”

 

 

 

종인이 이리저리 몸을 흔들자 경수의 눈이 게슴츠레하게 떠졌다. 종인은 게슴츠레하게 눈을 뜬 경수를 보며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일어났네? 술 좀 깨요. 술이 어느 정도 깼을 거라 생각했던 종인의 생각과는 달리 실제로 경수는 딱 알맞게 주정을 부릴 정도로 취해있는 상태였다. 경수는 다 풀린 눈으로 종인을 보자마자 뭐야. 하고 차가운 말을 뱉었다.

 

 

 

너 머야

 

 

물론 혀는 다 꼬이고 발음 다 줄줄 새면서.

 

 

 

아 완전 웃긴다. 미치겠네.”

 

 

종인은 눈도 다 풀리고 얼굴도 빨개져선 인상을 잔뜩 찌푸린 경수가 마냥 귀여웠다. 스물여섯이라더니 요즘 스물여섯은 다 이렇게 귀엽나? 종인은 경수를 조금 더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경수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으음... .. 이상한 알바네..”

 

 

이상한 알바? 자신을 말하는 건가? 종인은 경수의 말에 나요? 하고 물었고 경수는 그래 너! 하며 꽥 소리를 질렀다. 경수는 술을 마시면 목소리가 커졌다.

 

 

 

나 이상한 알바 아닌데. 내 이름은 김종인이에요, 도사원

 

 

 

물 먹은 솜 마냥 축 늘어진 어깨며 온 몸통이 왜 그렇게 웃긴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작은 몸이 축 쳐져선 더 작아 보이잖아. 경수는 김조닌.. 김조닌.. 하며 이상한 이름을 웅얼거리기만 했다. 김종인인데라고 종인은 마음속으로 말했지만 김조닌하는 발음도 나쁘지만은 않아 그냥 웅얼거리는 경수를 쳐다보았다. 역시 작다. 쪼끄맣다. 처음부터 웃기던 사람이다. 기껏해야 고등학교 2학년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애가 와서는 술을 달라고, 스물여섯이라고 찡찡거리던 생각이 났다. 스물여섯인걸 알고는 엄청 놀랬다. 스물여섯이 뭐 저렇게 귀엽고 쪼끄만지. 흥미로운 사람이었고 그만큼 관심을 보였다.

원래 나 취객 안 좋아하는데 도경수는 괜찮은 거 같다. 종인은 눈치가 빠른 사람 인 만큼 꽤 빠르게 경수를 파악했다. 그렇게 쪼꼬맣고 귀여우면서 의외로 애교도 별로 없고 무뚝뚝한 편이며 친화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딜 가서든 사랑을 받을 사람이라고 종인은 생각했다.

 

 

야 김조닌

 

, 크큭.. 왜 경수야

 

 

아무래도 좋았다. 종인은 그냥 자신의 앞에 펼쳐진 이 광경이 즐겁기만 했다. 맨날 그렇게 친하게 굴어도 단답만 고수하며 뚱한 표정으로 제 눈을 피하기 일 쑤던 도경수가 먼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잘 부리지도 않는 애교를 부리는 건, 그래 충분히 즐거운 일이지.

 

 

 

넌 인마.. 왜 사람이 말이야아.. 착각하게 하냐고 이 멍청아.”

 

 

 

종인은 뜬금없는 경수의 소리에 내가 뭘? 하며 반문했다. 아니 그니까아...

 

 

 

너는 왜 말을 그렇게 해가꼬.. 으흑.. ... 난 니가 나 조아하는 줄 흐윽.. 알고오...”

 

 

 

무슨 소리야 이건. 종인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자신의 앞에 앉은 경수가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도경수 울린건가? 그냥 우선은 경수를 달래야겠다는 생각뿐.

 

 

 

아니.. 도경수. 정신 좀 차려 봐. 울지 말고. ?”

 

 

 

울지 말라는 종인의 달램에 경수의 울음소리는 더욱 서럽게 변했다. 아니 내가 뭘 잘 못 했는데?? 종인은 우물쭈물하다가 반대편의 경수 쪽으로 가서 경수의 등을 토닥였다.

 

 

 

울지 말고.. 아니 왜 울어요, 진짜? 나 억울하다 진짜. 내가 뭘 잘 못했는데 나한테 그래. 말해봐 도경수. 나 뭐 잘못했어요?”

 

아니 이 미친놈아 으어엉.. 니가 그렇게 흐윽.. 말해서 흑.. 니가 나.. 흐엉... 좋아하는... 흐읍.. 너 때문에 으허어엉 난 흐윽.. 쪽팔리고오... 너 때문이잖아!!”

 

 


경수가 한 말을 대충 해석하자면 야 이 미친놈아. 니가 그렇게 (스토커처럼) 말해서 니가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너 때문에 (오해해서) 쪽팔렸다. 결론은 김종인 너 때문이야 이 개객기야.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리고 종인의 해석을 보면 야 이 미친놈아. 니가 그렇게 (관심있게) 말해서 니가 날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너 때문에 (남자를 좋아하는 자신이) 쪽팔렸다. 결론은 김종인 너 때문이야 나 책임져 이 개객기야.

 

아니 어떻게 이렇게 해석을 하지?? 종인은 경수의 말을 드디어 해석 사실은 오역-하고 꽤 진지하게 표정이 변했다. 그랬구나.. 우리 도사원이 나를 좋아했어.. 종인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마음이었다. 경수가 사실 남들보다 귀엽고 관심이 조금 있는 건 사실이나 사귀고 싶다거나.. .. 아니 도경수면 괜찮을 거 같기도 하고.. 종인은 매일 자신을 보면 뚱하고 시선을 피하는 경수가 사실은 자신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 근데 사실 이런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니... 전문용어로 이걸 츤데레라고 하던가?

종인은 여전히 자신의 품에서 서럽게 우는 경수의 작은 등을 토닥이며 생각했다. 남자랑 연애하는 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생각해 보는 것도 이상하지. 나는 여자가 좋은데. 그렇다고 도경수가 싫나? 그건 아니지. 종인은 슬슬 잠이 들려는지 점점 작아지는 울음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외모와 달리 은근 고집 있는 성격이며 낮은 목소리. 매일 같이 뚱한 표정으로 큰 눈동자를 이리 저리 굴리며 피하던 시선. 꼼지락거리던 작은 손. 조금 더 알고 싶은 사람은 맞았다. 종인은 어느덧 자신의 품에서 잠이 든 경수를 내려다보았다.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그나저나 이렇게 잠들면 어쩌자고... 종인은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친구 세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 . 맹맹한 목소리가 전화 반대편에서 들려왔다.

 


 

나 알바 대타 좀 뛰어줘

 

시른뎅

 

뭐 쳐먹냐

 

 

“6시간에 4만원

 

 

빨리 와

 

 

종인은 전화가 끊긴지 1분 정도 지나자 저기 골목에서 슬금슬금 걸어 나오는 세훈을 확인하고 경수를 들쳐 업었다.

 

 


..”

 

 

 

..무겁네. 느릿느릿 걸어오던 세훈은 자신의 친구가 웬 술에 떡이 된 남자를 업고 낑낑거리며 어딘가로 기어가듯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무심하게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세훈은 종인에게는 매정했다. 한 편 경수를 업고 기어가듯 걸어가던 종인은 자신의 집이 1층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힘들게 비밀번호를 눌렀다. 편의점이랑 집이 가까워서 망정이지. 종인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경수를 한 번 들쳐 업은 후 자신의 방 침대에 내려놓았다. 어우 진짜 물에 빠진 강아지 같다. 종인은 경수의 몸을 잘 감싸고 있는 저 정장들을 벗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20분 동안 갈등한 결과.

 

 

 

난 아무 짓도 안했어.”

 

 

 

그냥 벗겼다. 그리고 차마 자신의 옷을 입힐 용기는 나지 않아 경수의 몸 위에 이불을 꼼꼼히 덮어 주었을 뿐이다. 내일 놀랠 거 같은데.. 종인은 경수를 보며 머리를 긁적거리다 자신의 옷을 갈아입은 후 방문을 닫고 나갔다. 소파에 누운 종인의 심장이 두근두근 큰 소리를 냈다. 나는 저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가벼운 연애를 즐기던 종인에게 남자와의 연애라는 무거운 연애는 충분히 갈등될만한 요소였다. 근데...

 

 

 

도경수가 내가 좋다잖아

 

 

 

내가 좋다면서 저렇게 서럽게 운 사람한테.. 종인의 단단한 착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드디어 하나의 결론을 낳았다.

 

 


시작정도는 해봐도 되겠지.”

 

 

 

종인은 눈을 감았다. 마음을 먹으면 모든 일은 쉬웠다.

 

 

 

 

*

 

 

 

 

으악!!!!!!!!!!!!!!!”

 

 

 

종인은 자신의 집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저음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 그래 도경수. 종인은 부스스한 머리를 대충 정리한 후 자신의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종인도 놀랬다. .. 뭐야 저 똬리는... 종인은 침대위에 돌돌 말려있는 이불똬리와 빼꼼 튀어나와있는 머리를 보며 헛웃음을 쳤다. 아 진짜 도경수 미치게한다.

 

 

 

일어났어요?”

 

 

 

익숙한 목소리에 경수의 눈이 빼꼼하고 나왔다. 아니 목소리는 익숙한데,

 

 

 

, 누구세요..?”

 

 


목소리는 알바생 같은데 왜 얼굴은 아닌거 같지.. 원래 저렇게 찐빵.. 같았나.. 종인은 경수의 반응에 자신 나름대로 또 당황했다. 설마 기억상실일 리는 없고.. 종인은 방을 휙휙 둘러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고 지져스를 외쳤다. 뭐야 저 빵떡은.

 



, 저에요 저. 편의점.”

 


 

이렇게 못생긴 얼굴을 지금.. 종인은 창피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김조닌..? 경수는 그렇게 말을 내 뱉고 깜짝 놀랐다. , 뭐지.. 나 왜 쟤 이름을 아는거지.. 대체 어제 무슨 일이.. 엄마야.. 이게 무슨 일이야.. 그제 서야 종인은 픽 웃으며 숙인 고개를 들었다.

 


 

김조닌 아니고 김종인.”

 


 

, 그러니.. 그나저나 나 왜 여기 있는지나 좀 가르쳐 줄래요 김종인아.. 그리고 옷..은 왜 벗겨져.... 종인은 이불에 돌돌 싸인 경수에게 서랍에서 자신의 티셔츠와 바지를 건네주었다.

 

 

 

, 옷은 저기 개어놨어요. 어제 너무 답답해 보이 길래..”

 

 

 

경수는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이불에서 힘겹게 팔을 꺼내 옷을 건네받았다. 고맙습니다... 종인은 벽에 걸린 시계와 벽에 걸린 교복을 한 번 보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 지각이네.”

 

 


그리고 그 소리에 놀란 경수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종인에게 물었다. -사실 우리 모두 놀랐다-

 

 


뭐야 너 고등학생이었어요??”

 

. 몰랐어요?? 진짜??”

 

 

 

니 얼굴을 봐요 그게 고등학생인가. 과묵한 경수는 또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아니 너 저번에 나보고 술 잘 마신다고.. 같이 마시자더니.. 이 망할 고딩..

종인은 그런 경수를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 몸에 이불을 돌돌 말고 얼굴만 빼꼼 내밀고 보는 모양새가 사랑스러워서 종인은 이 쑥스러운 감정에 괜히 머리를 긁적였다.

 

 

고등학생? 몇학년인데.....?”

 


 

경수는 존댓말을 써오던 종인에게 갑자기 말을 놓으려니 어색하고 이상한 느낌에 존댓말도 아니고 반말도 아니고 이상한 말투를 구사했다. 종인은 그런 경수가 마냥 귀엽고. 시작한다고 마음먹은 감정이 커지는 건 쉬운 일이었다. 종인에게 도경수라는 콩깍지가 한 꺼풀 씌워지는 순간이었다.

 

 


삼 학년.”

 


 

경수는 종인이 아무래도 좋으니 아까부터 자신을 왜 사랑스럽고 귀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지 묻고 싶었다. 내가 어제 무슨 실수했나? 경수는 할 수 있다면 이 이불안으로 얼굴마저 쏘옥 집어넣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니 계속 그렇게 쳐다보니까.. 부끄럽잖아.. 아윽.. 경수는 정말 숨고 싶었다. 아까부터 얼굴이 홧홧해서 달아오르는 게 아직 술이 덜 깼니. 종인은 경수에게 옷 갈아입고 부엌으로 와요. 하곤 방을 쌩 나가버렸다. 쟨 왜 저렇게 얼굴이 빨갛데. 이 집이 좀 더운건가... 경수는 자신이 여기서 뭐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밖에서 들리는 그릇이 놓이는 소리에 조심스레 이불을 빠져 나와 빠르게 옷을 팔다리에 끼워 넣고 부엌으로 향했다. 경수가 있던 자리엔 이불이 돌돌 말려 똬리처럼 틀어져 있었다. 경수는 접시가 놓아져 있는 자리에 앉았다. 어색한지 주위를 휙휙 둘러보던 경수가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학교는 어쩌고 알바해..

 

학교는 야자 안하고 바로 편의점 와요.”

 

 


종인은 경수의 앞에 노릇노릇 잘 구워진 빵 두 조각을 놓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내가 요리를 못해서. 해장국 같은 거 못 만들어요. 말끝을 흐리며 우물쭈물 하는 종인의 모습에 경수는 크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 아니야! 나 숙취 별로 안심해..! 괜찮아요

 

 

 

미안해하던 종인의 눈과 놀래서 두 손을 흔들던 경수의 눈이 마주쳤다. .. 이 이상한 기류는 뭐래? 둘 다 얼굴이 빨개져선 경수는 자신의 앞에 놓인 빵을 소리 없이 먹을 뿐이고 종인은 큼큼 거리며 우유 한 컵을 비워냈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쑥스러운 기류가 흐르는 건지. 경수는 왠지 모르게 콩닥거리는 가슴에 혼자 속으로 수를 세고 있었다. 하나.. .. 뜨리.. ... 아 왜 갑자기 영어가 나와!! 왠지 저 둘이 있는 주변의 온도는 2도 정도 더 높은 거 같달까. 종인은 시계를 한 번 더 보더니 경수의 맞은편에 앉아 입에 토스트를 물었다.

 

 

 

학교 안가도 돼..여?”

 

, 괜찮아요. 아프다고 하면 되요

 

 

 

불량고딩이구나 너. 그 말을 끝으로 둘의 테이블엔 정적이 흘렀다. 아니 이 어색한 멜랑꼴리한 기류에 종인도, 경수도, 나도 답답했다. 종인의 콩깍지는 정말 제대로 씌었는지 입가에 빵가루를 잔뜩 묻히며 먹는 경수의 모습이 이쁘기만 했다. 종인은 어제 일을 다 잊은 것 같은 경수를 보며 자신이 적극적이 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게 되겠다는 생각해 굳은 결심을 했다. 종인은 손을 뻗어 경수의 입가에 묻은 빵가루들을 털어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의 도사원은 그냥 얼음.

 

 


다 묻었어요.”

 

 


토마토 얼음 되셨다. 아니 자신 앞에 앉은 고딩은 아까부터 자신에게 왜 이러나 싶다. 종인은 수줍음에 붉어진 경수의 얼굴여전히 착각 중-을 보며 조금더 용기를 얻었다.

 

 

 

저기요, 경수야

 


 

아니 이 고딩새기가 뭐래. 경수는 화들짝 놀람+빡침에 눈을 크게 뜨고 종인을 보았다. 종인은 이런 경수의 반응에 심장은 더 요란을 떤다. 아니 침착해. 상대는 나를 좋아하는 도경수야. 종인은 마음속으로 최면을 걸었다

 

 

 

내일 뭐해요?”

 

 

 

경수는 패기 넘치게 자신을 경수야-하고 부르고선 존댓말로 묻는 종인을 보며 어떻게 해야할지 우물쭈물 거렸다. 아니 질문은 또 왜 저렇게 멜랑꼴리하냐.. 자꾸 아까부터 진짜..

 

 

 

그냥 집에..”

 

 

 

경수는 아무래도 생각했다. 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아무래도 대답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을 거라고. 김종인은 초능력자 일지도 모르겠다. 아까부터 저렇게 뚫어질 듯 자신을 보는 것도 경수는 충분히 미칠 지경이었다. -그리고 작가도 미칠 지경이었다. 커플 갓댐-

 

 

 

그럼...”

 

 

 

말 끝을 흐리는 종인의 목소리에 빵만 먹던 경수의 시선이 종인의 눈을 향했다. 마주친 시선이 끈덕지게 서로를 잡아끌었다. 시작은 괜찮죠?


 

 

우리 만날래요?”

 

 

 

경수는 자신의 앞에 앉은 대담한 고딩을 쳐다보았다. 빵다을 쥔 두 손이 간지러웠다온 몸이 간지러웠다경수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둘의 얼굴에 작게 웃음이 피어올랐다크큭.. 작게 시작된 웃음이 금방 얼굴에 가득 퍼졌다마주보고 웃는 둘의 모습 뒤로 새롭게 피울 사랑이 막 새싹을 틔웠다.








<작가 의견>


 

*이 글의 포인트*

 

1 애취급 싫어한다면서 계속 엄마찾는 마마보이 도경수

2 사실은 옴므파탈 캐릭터였던 김종인은 그냥 의도하지 않게 자상한 김종인이 되었다

3 작가의 하루 만에 휘갈겨 쓴 막 글 + 다시 읽어보지도 않음 (=막장)

4 왜 제목이 편의점 18시냐면 18은 어감이 좋잖아요 십팔

 


 

어 번외도 생각하고 있는데 반응보고.. 쓸게요 아무래도 이건 너무 막 쓴거라 되게 부끄럽다.. 되게 어줍잖은 개그물도 아니고 연애물도 아니고 이게 뭔가 싶네여 그냥 제 손가락을 잘라야.. ㄱ 죄송합니다 되게 저근데 정말 막썼어요ㅜㅜㅜ 으앙ㅠㅠㅠㅠ 

원래 경수는 안귀엽게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경수는 역시 귀여워야 경수죠. 어떻게 경수를 안귀엽게 만들까요

번외는 아마 우리의 카디가 알콩달콩 잘 연애하는 내용이 되겠져, .. 이거 저 브금 들으면서 계속 썼어요. 노래 좋죠? 커플갓댐을 외치는 작가는 쓰면서 참 눈물이 났답니다.

아니면 도사원으로 리맨물 조각을 쓸까도 생각중이에요 신입사원 경수는 정말.. 귀엽겠다. 김종인만 없으면 내가 채가는 건데 참 아쉽네여. 그리고 도사원은 어감이 참 좋아요.

저 사실 비밀인데 엄청 못쓰면서 되게 혼자 소재는 많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아마 텍파로 받아서 보심이 아마 더 보시기 편할 거에요!

텍파로 보셔도 댓글 꼭 달아주세여 ☞☜

카디는 처음 쓰는 거라 되게 떨리는 작가입

음.. 다음에 다시.. 올 수 있으면 올게여.. 감사합니다 읽어주신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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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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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먼저선으로덧글달고 쓸게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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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ㅋㅋㅋㅋㅇ헝ㅇ아너무늦엇죠죄송해요왜제가덧글을쓸때마다밧데리가방전되는지몰라하하호호호 아작가님저깜짝놀랏잖아여 구독료없는줄알고계속읽고잇엇는데 갑자기나타나서..!! 분량쩔어서 없는줄 작가님 이런쩌는분량에 이런저렴한구독료라니 말도안됩니다 제포인트를 어서더거두어가시길.. 어휴카디참달달하네여 제목그대로 멜랑꼴리해 제마음이두근사ㅐ근네근~~^^도키도키 경수는 참 안귀엽게쓸래도귀엽죠 종인이가정확히봤네요어딜가든 사랑받을사람이라고 매의눈김종인..! 경수는귀엽다 그것은 우주진리죠 허허 그런경수를 ..그런경수와...만나다니..부러운김종인..(부들부들) 종인이말한마디한마디에 반응하는경수가 참귀염ㅅ습니다 귀엽다는말을몇번이나하는건지 하지만몇백번을해도모자를경수♥ 그나저나 준면부장님 참불쌍하네요껄껄 괜히 경수건드렸다가쿠크깨지셨엌ㅋㅋ유리멘탈김부장..☆★ 도사원도사원어감참좋죠 도대리도부장도차장도사장도회장 다좋네참 도씨는바람직합니다 어쨌든결론은 너무좋다구여^^~~~~~ 편의점일팔시 제목부터 내맘을 이끈 글.. 작가님 필력주겨줘여~~ 분량도쩔어요 정말 무슨연재픽모아놓은거보는줄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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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이런걸어떠케하루만에쓰셧ㅅ어요 저에게 손가락기부좀 ㅁ번외까지써주신ㅁ다면야아주감지덕지합니다 절가져요자까님 후후.. 전솔로라 커플세륜이지만 카디같은커플은..환영..대환영..매우환영..S2 너무조아요껄껄 리맨물조각도벌써부터기대됨여 작가님의 소재들을 빵빵터뜨려주세여~~제가지켜보게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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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어감이 좋잖아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요 둘이 행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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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 쩌네요 금손님 헉헉헉헉 신알신이요ㅠㅡㅠ 팬될거얌 ㅠㅡㅠ 자까님 짱ㅇ 학헉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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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작가님 대박이다; ㅠㅠ,,ㅠㅡㅜㅡㅜㅡㅜ진짜 보다가 갑자기 끊겨서 머지? 했는데 구독료!!! 전혀 아깝지 않아여 ㅠㅠㅠㅠㅠㅠㅠ진짜 분량 쩐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책 한권 읽은 느낌 ㅍ ㅠ작가님 글 진짜 잘쓰시네요 저 신알신 눌렀어요 ㅠㅠ 이 글 말고 그냥 작가님이 올리시는 거 다 볼꺼에여 ㅠ 사랑해여 ㅠ ㅠ요즘 팬픽이 가뭄인데 진짜 ...하...토할 것 같아 작가님..왜 이러세요진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넘잘쓰셔 ㅠ_ㅠ_ㅠ_ㅠ_ㅠ_댓글이 별로 없어서 정말 아쉽네요 이런게 초록글에 가야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ㅇㅇㅇㅇㅇㅇㅇㅇ엉어어어아ㅓ아ㅣㅓ이ㅏㅓㅁㅇㄴ리ㅏㅓㅁ라ㅣ;ㄴ어;ㅣㅏㄴ러민아리 번외 꼭 올려주세요 그리고 다른 글도 제발 올려주세여 ㅠ ㅠ ㅠ ㅠ앙 보고시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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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으어융쩔어여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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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ㅠㅠㅠㅠㅠㅠ아미치겟다 거진짜 ㅊ햘저겨규ㅠㅠㅠㅠㅠㅠㅠ아너무좋아ㅠㅠㅠㅠㅠ이런건초록슬에갸야돠는대ㅠㅠㅠㅠㅍㅍㅍㅍㅍ어떡랴요ㅠㅠㅠㅠㅠㅠ유ㅠㅠ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달달해ㅠㅠㅠㅠㅠㅠㅠ나도푠의저뮤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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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자까님금손인증이시네요ㅜㅜㅜ하루만에쓰셨다니;대다나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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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재밌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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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사랑해요ㅠ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ㅠ카디역아고라니ㅠㅠㅠㅠㅠㅠ정주행 할께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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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ㅋㅋㅋㅋㅋㅋㅋㅋㅋ밑에포인트로짚어주신게넘웃긴..ㅋㅋㅋㅋㅋㅋ전번외편을보러달ㄹ려갑니당ㅇ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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