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식이와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요즘들어 원식이가 재환이 형에게 귀엽다는 말을 자주 하고, 둘이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재환이 형이 애교가 많고 내가 봐도 귀엽기는 하지만 둘의 사이가 점점 가까워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뒤에서 재환이 형을 노려보고 있던 적이 많다. 원식이랑은 동갑이라 마음이 잘 맞아서 데뷔 전부터 항상 붙어지내던 친구인데.... 재환이 형은 그저 우리 팀의 멤버고 나도 그냥 그 멤버일 뿐인데....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데. 난 항상 너를 보고, 넌 항상 재환이 형을 보고 있다. "진짜 귀엽다, 그치?" 가끔 네가 나에게 물어올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졌다. 연습 후 땀을 뻘뻘 흘리며 앉아 있는 재환이 형을 보면 누구보다 빨리 차가운 물을 갖다주며 팔이 빠져라 부채질을 해주는 너를 볼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졌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서로를 쳐다보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난 아무 말 없이 연습실을 나서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냥 저 둘은 친하게 지내는 것 뿐인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혼자 방에 들어가 물을 급하게 마시며 땀을 식혔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에 너는 항상 즐거워 보인다. 바로 옆 자리인 나 대신 고개를 있는 힘껏 빼고서 앞에 있는 재환이 형에게 말을 건다. 둘의 대화에 내가 낄 틈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옆에 네가 있으니까, 네 웃는 모습 보면서 서운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본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재환이 형을 쳐다보면서 톡톡 건들고, 머리를 쓰다듬고, 귀엽다는 듯 웃음을 터뜨린다. 난 그저 반대쪽으로 고개룰 돌리고 잠에 들려고 노력했다. 언젠가부터 밥 먹을 시간이 되면 넌 자연스레 재환이 형 옆자리에 가서 앉는다. 이상한 기분에 아무자리나 앉아 밥을 먹으면 자꾸 옆에서 너와 재환이 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자꾸 보인다. 맛있는 반찬을 재환이 형에게 다 덜어주는 바쁜 너의 젓가락 질을 보며 내 젓가락은 힘을 잃고 점점 내려간다. 깨작깨작 반찬을 집어 먹다가 결국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다. 왜 그만 먹냐고, 어디 아프냐고 묻는 학연이 형의 걱정어린 말을 들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 너는 내가 가던 말던 밥 먹기에 바쁘다. 포근하고 따뜻한 이불 위에 지친 몸을 내려 놓아도 전혀 행복하지가 않다. 거실에서는 피곤하지도 않은지 실실 웃고 있는 너의 웃음 소리가 들린다. 물을 먹는다는 핑계로 부엌에 가서 거실을 내다보니, 숨 죽여 얘기를 하는 재환이 형과 너의 뒷모습이 보인다. 물컵을 내려놓고 한참동안 둘을 바라봤다. 나는 느리게 눈을 깜빡거리면서 재환이 형의 등을 두드리는 너의 손을 쳐다봤다. 전에는 네가 날보며 항상 귀엽다고 해줬는데, 너와 꼭 붙어지내던게 나였는데. 전에는 네가 보고 있던게 나였는데, 내 흐르던 땀을 닦아주는 사람이 너였는데. 귀엽다며 내 볼을 톡톡 건드리는게 너였는데, 너의 어깨에 기대서 얘기하고 잠에 들었던게 꿈만 같은데. 항상 너는 천천히 먹으라며 날 챙겨줬는데, 한가득 입에 담고 오물거리던 나를 보며 웃어줬는데. 옛날엔 너를 이렇게 뒤에서 보지 않았는데. 너의 안마를 받는 사람이 옛날엔 나였는데. 네가 웃으며 손 꼭 잡아주던 사람이 옛날엔 나였는데. 네가 귀엽다며 머리 쓰다듬던 사람이 옛날엔 나였는데. 지금 네 옆에 나란히 앉아있는 사람이 옛날엔 나였는데. 지금도.. 나여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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