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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누나!!내 트레이닝 복 못 봤어?"



너봉은 오랜만의 공강이라 기분 좋게 집에서 쉬고 있었음. 약 몇 십분 전에 석민이에게서 다급하게 누나 어디냐고 묻는 카톡이 왔길래 간단하게 집, 이러고 보냈는데 어느새 잠에서 깨니 집에 돌아 온 이석민이 여기저기 쏘다니며 집안을 헤집고 있었음.





"이석민!!누나가 뛰어다니지 말랬지! 여기 가정집이라고-오!"


"아파!!!!"






막 일어난 너봉이 한껏 짜증을 담아 석민이를 때리자 석민이는 온몸으로 아픔을 호소했음.
뛰어다니지 말라고 했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건지. 






"이석민 근데 너 왜 여기 있냐? 학교는."

"강의 끝나고 왔지, 당연히. 이따 연습 있어서 또 빨리 도장으로 가봐야 돼."

"밥은?"

"아직 안 먹었..아니 그게 아니라 ㅠㅠㅠㅠ나 빨리 트레이닝복 찾아서 나가야 돼, 코치님이 기다리고 계시는데 늦었다가는 몽둥이로 두드려 맞을지도 몰라.."







운동을 배우는 만큼 코치한테 참 많이 두드려 맞아 본 석민이임. 공포심에 쪼그라 든 동생을 보다가 너봉은 자신이 찾아주겠다며 옷장을 뒤적이기 시작함.





"아침에 안 챙겨서 나갔어?"

"깜빡했어ㅠㅠㅠㅠ"

"잘하는 짓이다, 진짜."




엄마에 빙의한 너봉은 석민이를 향해 폭풍 잔소리를 시작함. 잊지 않고 등짝도 몇 번 두드려 가며 주니 아프다며 몸을 배배 꼬는 석민이를 보며 너봉은 참 모자라다, 생각하며 한숨을 내쉼. 그래도 우리 동생 내가 안 챙기면 누가 챙기나 싶어서 조용히 옷장에서 트레이닝복을 챙겨 종이백에 넣어주는 너 봉임.





"안 늦었어?"

"늦었어.....ㅠㅠㅠ"

"아 그러게 아침에 챙겨서 나가지 왜 이제 와."

"강의 끝나고 연습하러 갈 때서야 가방 보니까 안 가져온 걸 깨달았어."

"도장까지 갈려면 많이 걸려?"

"버스 타면 10분인데 지금 내려가면 최소 15분은 앞에서 기다려야 돼..정류장에서 내려서 도장까지 걸어 가는 시간 또 5분. 20분 안에는 가야 되는데."

"안 되겠다."





어쩔 수없이 너봉은 석민이를 도와주기로 결심함. 왜냐하면 이번에도 지각하면 개 맞듯이 맞을 동생의 미래가 떠오르기 때문임. 내가 때리는 건 참아도 밖에서 맞고 오는 건 못 참아. 어느새 정말 엄마가 된 것 같은 너봉의 생각이었음. 말로는 맨날 개새끼, 말새끼, 몹쓸 놈. 이렇게 말하지만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동생인데 어쩌겠음. 석민이는 너봉에게도 미워 보이다가도 곧잘 예뻐 보이는 동생임.





"어쩌게??"

"차 타자."




[세븐틴] 덜떨어진 동생(및 친구들)과 보내는 바보같은 라이프 01 | 인스티즈

"??누나 차 없잖아."

"차 가진 놈은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 거야."






너봉은 자신만만하게 석민이의 손을 잡고 이끌어 나가다가 익숙한 단축 번호를 눌러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음.










"최승철 나와."

-아씨...뭐야...

"야 너 오늘 학교 감?"

-안 갔어, 자다 깬 목소리 들으면 모르냐. 집에서 자고 계시다, 왜.

"잘 됐다, 집 앞으로 나와."

-아 뭔지는 알려줘야 될 거 아냐.

"나랑 내 동생 캐리 좀."

-학교 안 갔냐?

"난 오늘 공강이고 지금 석민이가 급하게 학교 가야 되는 일이 좀 생겼는데 네가 아는 형으로써 좀 챙겨주면 안 되겠니."

-끊는다.

"끊으면 너 학과 단톡에 너 술 마시고 꽐라 된 사진 풀어버린다.

-아 왜!!!

"아 그냥, 이미지 사수하고 싶으시면 알아서 나오시라고~"









그렇게 뒤로 들리는 친구 승철의 절규를 무시하고 전화기를 꺼 버리는 너봉임. 옆에서는 너봉과 승철이의 대화를 듣던 석민이가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음.







"대체 언제 찍은 사진을 몇 년 동안 우려먹는 거야..?어휴..그 형도 참 불쌍하다. 어쩌다 누나 같은 사람하고 친구여서.."

"3년. 야, 석민아. 근데 그거 알아?"

"왜? 화났어? 아니지?"







"사실 나한테 그 사진 없다."

"어...?"

"1년 전에 핸드폰 바꾸면서 싹 다 날아갔어. 물론 내가 말 안해서 최송철은 모르지."





그럼 누나는 있지도 않은 사진을 가지고 약 1년 동안 승철이 형을 머슴 부리듯이 부려 먹은 거네...?고개를 끄덕이자 석민이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음.






"동생이어서 다행이다..."

"뭐라고?"

"아니야.."





그렇게 너봉과 석민이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승철이를 기다림. 어느 정도 기다리자 아파트 주차장 쪽에서 익숙한 차가 매끄럽게 나오더니 둘의 앞에 멈춰섰음.



[세븐틴] 덜떨어진 동생(및 친구들)과 보내는 바보같은 라이프 01 | 인스티즈




"야, 타."

"오 최승철 방금 좀 멋있었다."

"승철이 형 차 진짜 좋아 보인다, 형 출세한 것 같아."

"출세는 무슨, 어차피 다 지 아버지 돈인데."






너봉과 석민이가 차에 타면서 떠드는 얘기에 울컥한 승철이었지만 반박할 수 없기에 승철이는 조용히 운전대를 몰았음. 승철이는 너봉과 같은 의대생에 같은 학과인데, 부모님이 엄청 부자시고 개인 병원까지 운영하는 분들임. 승철이는 저번 생일에 아버지를 졸라 간신히 차 하나를 얻었고, 너봉에게 신나게 자랑하다가 지금은 운전기사의 꼴로 누락되었음.





"아씨...휴일인데 너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뭐 어때, 방구석에만 폐인처럼 쳐박혀 있지 말고 좀 나와라, 너는. 주말에도 햇빛을 보고 살아야 할 필요성이 있어."

"아 몰라, 귀찮아. 집이 최고야."





네 실체를 모든 학과생들이 알아야 할 텐데!....순진한 여자 후배들은 뭐가 그렇게 좋다고 얘를 쫓아다니는 건지..ㅉㅉ







같은 학과인 너봉은 학교에서는 완전 여 후배들에게 멋지고 잘생긴 대학 오빠로 유명한 최승철이 집만 오면 얼마나 폐인이 되는지 알고 있었기에 혀를 쯧쯧 찼음. 밖에서는 엄청 댄디하고 젠틀한 척 하지만, 사실 최승철은 나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찡찡대는 애다. 라고 생각하는 너봉임. 근데 사실 진짜 승철이가 너한테 의지를 많이 하는 면도 있어서 그럼. 두 사람은 올해로 11년지기 친구임, 11살 때 최승철이 놀이터에서 장난감 비행기 모형 잃어버리고 울던 거 너봉이 찾아줬을 때부터 쭉 친구였음. 승철이는 성인이 되서 혼자 자취하는데 아무래도 혼자 사는 남자다 보니까 맨날 너봉이 찾아가서 밥도 해 주고 청소도 해 줌. 그리고 너봉은 또 해준만큼 승철이를 부려먹지..(아니 사실 더 심하게...)








"너 내가 해 주는 빨랫감, 그거 다 생각하면 그 말 못한다. 알간??"

"........"

"왜 꿀 먹은 벙어리가 됐어, 솔직히 나한테 고맙지? 나 없었으면 너 집안일이나 제대로 했겠냐. 집안이 그냥 돼지 우리야. 석민이 방 같아."


"아 누나 나는 또 왜 끌어 들영."






차 얻어 타는 주제에 양심도 없이 뻔뻔하게 왕처럼 굴며 편안하게 타는 이씨 남매였음. 그렇게 조용해진 최승철을 무시한 채 너봉과 석민이는 한참을 그런 모습을 보고 깔깔대며 웃다가 어느새 석민이가 다니는 도장 앞에 도착해서 석민이가 내렸어.





"누나, 나 갈게!!! 형 고마워요! 우리 누나 때문에 항상 고생이 많아요!"

"그래, 알면 됐다 새꺄."

"이석민 잘 가! 또 뭐 잘못해서 기합 받지말고!"




그러고서 너봉이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석민이가 문을 안 놔주더니 차 안을 한 번 쓰윽 보고 말을 외치고선 문을 닫음.







[세븐틴] 덜떨어진 동생(및 친구들)과 보내는 바보같은 라이프 01 | 인스티즈



"아무리 친해도 남자 조심!"




""설마 나?(너?)""





석민이가 그렇게 내리고서 한참 동안 승철이랑 너봉이랑 마주 보고서 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봉이 어이없어서 한마디 흘림. 이석민, 갑자기 왜 저래. 석민이는 사실 너봉이랑 승철이 친한 거 다 아는데 그래도 남자랑 여자 사이라서 뭔가 둘이 잘 어울리는 거 보면 꽁기함.... 고나리 하고 싶은데 둘이 워낙 자기 어렸을 때부터 오랫동안 친해서 진지하게 말하진 못 하겠고 저렇게 장난식으로라도 말하고 싶어하는 편임. 물론 누나가 걱정 되는 남동생 석민이의 마음을 털털의 끝을 달리는 누나는 알 리가 없음.




그냥 갑작스런 동생의 잔망에 웃음이 나오는 너봉임. 어유 이석민, 그래도 남동생이라고 누나 걱정도 다 해주고(뿌듯) 근데 걱정해 줄 대상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네. 최승철이랑 나랑은 아무 사이도 아닌데.






"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석민 뭔데 너랑 나 사이 걱정하냐. 아무 일도 없을 텐데."

"너무 자신만만하다 너? 야 나도 남자임."

"건들기만 해봐, 손모가지를 날려줄 테니까." 

"농담이야........건들 생각도 없거든, 이 조폭 마누라야."







초딩 때나 들어봤을 법한 별명을 부르는 최승철을 보며 너봉은 헛웃음을 들이킴. 저런 인간이 우리 학교 킹카라니........ 너봉은 웃으면서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고 승철이도 차 안 거울로 너봉이 웃는 걸 확인하고 따라 웃다가 '밥이나 먹자' 하고 차를 움직였음.









쎄봉
음....분량이 늘었..?(돌을 피한다) 죄송합니다. 여러분, 제 분량의 한계에요...ㅎㅎㅎ 그냥 이거는 제가 현재 가벼운 맘으로 편하게 쓰고 싶기 때문에 딱히 분량에 제한 받지 않고 쓰고 싶습니다. 이해...좀..부탁 드릴게요 (돌을 맞는다), 앞으로도 아마 이 작품은 편안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일상물이 될 것 같아요.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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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봄봄이에여!
여줔ㅋㅋㅋㅋㅋㅋ뭔가 저랑성격이 비슷한...?(망상)
ㅋㅋㅋㅋ오늘도 잘보고갑니당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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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어머...... 나도남자임.............. 저는 잼처럼 발렸습니다....(기절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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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일공공사 / 석민잌ㅋㅋㅋㅋㅋㅋ 1092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석민이 같은 남동생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ㅋㅋㅋㅋㅋㅋ 진짜 보면서 흐뭇해가지고 엄마미소를 장착하고 봤습니다! 그 보다 승행설은... 정말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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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석민잌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여워욬ㅋㅋㅋㅋㅋㅋㅋ승철이는 역시 승행설....ㅠㅠㅠ글 잘 읽고 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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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악마우에요! 승철이는 여주의 셔틀?ㅋㅋㅋㅋㅋㅋㅋㅋ 승철이가 불쌍해요ㅋㅋㅋㅋ 여주 못됐어ㅋㅋㅋㅋ 잘 읽고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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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네네 좋습니다♡ 이석민 너무 귀여워요ㅠㅠㅜㅜㅡㅠㅜㅜㅜㅠ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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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어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남자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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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지유에요!! ㅋㅋㅋㅋㅋㅋ승철이를 그렇게 마구 우려먹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석민이 마지막에 쫌 설렌다..?ㅋㅋㅋㅋㅋㅋㅋ잘 보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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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안 해 놔서 몰랐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라도 봐서 다행이다 안 그랬음 못 볼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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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 작가님 설레는데요 대박 승철이 웃는거 나도 모르게 영상지원이... ㅏ아하아 심쿵... 누나 챙기는 석민이도ㅠㅠㅠㅠㅠ심쿵ㅠㅠㅠㅠ사랑해 승철이 ㅠㅠㅠ석민이ㅠㅠㅠㅠㅠㅠ엉엉...좋아... 감사해요ㅠㅠㅠ이런 글 작가님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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