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로 저번에 하다 만 너봉의 연애 얘기를 풀어주겠음. 아 ㅎㅎ 흑역사니까 꺼내지 말라고? 괜찮아, 어차피 석민이만 모르면 되는 얘기잖아? ㅎㅎ 때는 너봉이 고 2일 때였음.
너봉과 승철이가 18살 때였으니까, 그때 석민이는 15살 중 2, 그리고 너봉의 부모님들이 국내에 계실 때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음. 아 참고로 말하자면 석민이는 마의 중 2 때도 한번도 너봉에게 대든 적이 없음, 학교생활도 얌전했던 편 (좀 또라이 같아서 그렇지..)
여튼 석민이는 그 나이 때 남동생들치고는 정말 누나를 좋아하는 바보 남동생이었음. 그냥 가족이랑 형제를 좋아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그에 비해 너봉은 만사가 무관심하고 귀찮은 여고생이자 공부에 찌든 학생이었음. 그래서 맨날 석민이가 실실 웃으면서 '누나~누나'하고 쫓아와도 자기 할 일만 함. 고 1 때 처음 의대를 가겠다고 결심하고 난 후, 뼈 깎는 노력을 하는 중이었기에 남동생은커녕 부모님 소식도 제대로 모르고 공부만 하던 너봉이었지.
그러던 너봉에게도 유일한 하나의 관심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연애의 대상이었던 옆 남고 오빠였음.
평소 무관심에 타인에 대해 아무 신경도 안 쓰는 너봉이 연애라니, 정말 놀랄 일이었음. 심지어 너봉이 먼저 좋아해서 6개월 동안 짝사랑 후 고백해서 사귀게 된 게 연애의 시작이었음. 모태솔로에다가 남에 대해 1도 관심이 없는 너봉에게는 정말 놀라운 일이었음. 그렇게 그 오빠가 고백을 받아주면서 너봉과 그 오빠는 1학년 말 때부터 2학년인 현재까지 잘 사귀고 있었는데..
사귄 지 어느 정도 되자 그 오빠가 정말 너무 좋은 너봉은 어느 시점부터 이 오빠를 부모님께 보여드려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음.
벗뜨, 그러나. 너봉이 고 2, 석민이가 중2일 때 아버지가 갑자기 자식들한테 선언하심.
"앞으로 내 자식들한테 연애는 없다."
"네??????????"
"??????"
어리둥절한 너봉과 석민이는 갑자기 아빠가 집에 돌아오시자마자 소파에 두 명을 집합시켜서 하는 말에 놀람. 너봉과 석민이의 아버지는 놀랍게도 유명한 대학의 교수로 정말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자식들하고 아내한테 잘하는 인자한 남편이심. 평소에 자식들 생활에 관해 별말을 잘 안 하던 아빠가 두 사람한테 뜬금없이 말하니까 놀란 둘은 (특히 연애하고 있던 너봉은) 놀라서 되물음.
"아빠, 설마 그거 평생 연애하지 말라는 말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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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 파릇파릇한 중 2인데, 아빠."
"됐다. 어쨌든 너흰 학창시절에 연애 금지야."
"아니 그러니까, 갑자기 왜요??"
"글쎄, 저번에 내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앞에서 새파랗게 어린 애들이 아주 뽀뽀를 하고 난리가.......쯧쯧. 어쨌든 어린 나이에 특히 너네 같은 학생들이 연애하고 다니는 거 아빤 반대야. 둘 중 한 명이라도 연애하는 거 걸리는 사람 있기만 해. 용돈 몇 달 동안 압수에 단단히 혼을 내줄 테니."
어쩌면 그 오빠를 미리 소개 안 해준 게 다행이었을까. 평소에는 늘 다정하시지만 ,자신이 한 번 고집하신 일에는 절대 변동이 없으신 칼 같은 아버지의 성품 탓에 너봉은 지금이라도 정식으로 인사를 시키고 믿음을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은 집어 던지기로 했음.
번듯한 교수 아버지와 현모양처 어머님 밑에서 자라서 한 번도 반항해 본 적이 없었던 의대생 지망 너봉이지만. 너봉은 정말 인생에서 딱 한 번 엄마와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기로 함. 늘 큰딸로서 아빠, 엄마 걱정은 시켜본 적이 없던 너였지만, 안타깝게도 너봉은 그 당시 그 오빠에게 빠져 거의 인생 베팅을 하는 수준이었기에 가슴만 조마조마할 뿐 그 오빠와 헤어질 마음은 없었음.
석민이는 어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연애에 관심이 없던 건지 아빠의 말에 칭얼대던 건 금세 잊고 어느새 소파에 앉아 호탕하게 웃으며 TV를 보는 중이었음. (이때 이미 아빠는 밖으로 나가신 후) 갑작스러운 아빠의 선언에 심장이 쿵쾅대던 너봉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다가 조심스레 거실로 나와 석민이의 옆에 슬금슬금 앉았음.
"야."
"왜?"
"너 아빠 말씀 어떻게 생각해?"
"아아, 연애 금지령? 딱히 아쉽다는 생각만 들고 그냥 그런데?"
생각해보면 석민이는 의외로 연애를 능글맞게 잘할 것 같이 생겨선 여자에 별 관심이 없던 동생이었음. 어렸을 때부터 운동에만 관심을 써서 그런가 또래 여자애들한테 신경 쓰는 편이 아니었지.
"...너 정말 연애할 생각 없어? 아빠가 우리 연애하는 사람 생기는 거 알면 많이 혼내시려나?"
"아빠 성격상 가만히 계시진 않을 것 같은데? 근데 그건 왜?"
"아...아니 아무것도"
평소 하던 대로 다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너봉이었지만 누나를 바라보는 석민이의 표정이 미묘해 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근히 눈치가 빠른 남동생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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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어?"
"누나, 남자 생겼냐?"
"설마.."
평소처럼 무표정을 띈 너봉은 심장이 막 쿵쾅쿵쾅 두근두근 거려. 최대한 태연하게 얘기했는데 석민이 표정이 왜 그렇게 심상치 않은지.
"누나, 남자 생기면 아빠한테 일러야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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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남자 사귀지 말라고."
왜 갑자기 저렇게 진지해? 너봉에게 은근한 (아니 꽤 심한) 시스콤이 있는 석민이를 너봉만 모름. 이건 너봉이 둔한 것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이 얘기는 나중에 풀도록 하겠음.
하여튼 남동생을 떠봐서 조금이라도 지지와 편을 만드려고 한 너봉은 그냥 얘한텐 들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함. 왠지 동생한테 들키면 정말 아빠한테 다 말할 것 같아서. 그렇게 너봉은 가족들을 모두 속이는 비밀 연애를 시작함.
원래 비밀번호 걸어 놓는 성격이 아닌데 문자함도 다 비밀번호로 걸어 놓고 (그때는 카톡 세대가 아니었으니까) 원래 셀카도 잘 안 찍는데, 그 오빠랑은 놀러 갈 때마다 같이 커플 셀카도 찍고 커플템도 샀어. 석민이가 원래 너봉이 쇼핑 잘 안 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거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는 거야. 애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물어봤는데 괜히 제 발 저린 너봉만 깜짝 놀라서 그때 이후로 사는 족족 비밀 상자에 넣어 놓고 감춰 둠. 눈물겹도록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너봉은 나름대로 비밀 연애를 잘 이어나갔어. 들킬까 봐 집에선 전화도 아예 한 번도 안 함. 그만큼이나 숨겨가면서 연애할 정도로 너봉이 그 오빠를 너무 좋아했으니까. 근데 그렇게 잘 숨겨오던 너봉의 연애 사실은 어느날 예상치 못한 전개로 예상 외의 인물에게 들켜 버림.
오늘 오빠네 학교 앞으로 올래?
학교가 끝나고 문자함을 보니 그 오빠의 문자 한 통이 덜렁 남겨져 있어. 원래라면 둘 다 학원을 가거나, 야자를 했을 시간이지만. 오늘 너봉은 학부모 회의 때문에 학교가 일찍 끝나고, 그 소식을 들은 오빠가 야자를 뺀 거야. 너봉이랑 놀려고. 평소 같았으면 오빠가 만나자고 했을 때, 신나서 달려갔을 너봉이지만, 너봉은 엄청난 고민에 빠져. 이유인즉슨, 너봉은 고2 때 여고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오빠는 시내 근처의 너봉 학교와 걸어서 20분 차이 나는 거리의 남고에 다니고 있었어. 근데 그 고등학교는 부속 중학교가 있어서 고등학교 옆에 바로 중학교가 있어.
내가 무슨 소리 할지 알겠지???
바로 그 중학교에 석민이가 다니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상가상 중학교 끝나는 시간이 두 사람 만나기 바로 직전 시간이라, 불안감은 가증됐지. 뒤늦게 너봉은 오빠에게 오빠가 이쪽으로 오시면 안 되겠냐고 전화를 막 하지만, 오빠는 핸드폰을 아예 보고 있지 않은 건지, 연락이 없어. 이대로 바람 맞출 수도 없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너봉은 오빠네 학교 앞으로 감. 계속 혹시 남동생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발걸음을 옮기는 너봉이었음.
"꽤 일찍 왔네?"
"네, 오빠도 미리 나와 계셨네요?"
다행히 오면서 석민이는 마주치지 않았음. 중학교는 이미 끝나고 하교가 대부분 이루어졌나 봐. 계속 걱정하던 너봉은 미션 클리어를 한 기분으로 행복하게 오빠와 마주치게 됨. 너봉은 그 당시 그 오빠에게 여성스러움을 어필하기 위한 po 내숭 wer을 시전 중이었기에 행복함을 마음속으로 숨기곤 수줍게 오빠를 반기며 웃었어.
그렇지만 그렇게 좋게 끝나면 얼마나 좋겠어? 내가 아까 말했지...ㅎㅎㅎ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인물한테 걸렸다고.
"그럼 우리 오늘 같이 노래방이나 갈까?"
"저 노래 잘 못 부르는데...ㅎㅎㅎ"
"괜찮아, ㅇㅇ가 노래도 충분히 잘할 것 같은데?"
"야 ㅋㅋㅋㅋㅋㅋ최승철, 그래서 오늘 너 야자 짼다고? 담임이 빼 주겠냐?"
"어쨌든 빼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학교에 있기 너무 지루..어?"
"왜????"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야, ㅇㅇㅇ??"
".........최승철?"
"...너 왜 여기 있냐??"
".........아니 나는."
"......그쪽은 남친?"
"......"
![[세븐틴] 덜떨어진 동생(및 친구들)과 함께하는 바보 같은 라이프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27/0/e43f2e03757614f779ab2f54366b68e8.jpg)
한 번 더 말하지만, 승철이는 그 당시 너와 불알친구로서 서로의 집안에 관해서도 모르는 게 1도 없는 사이였음. 그리고 그런 승철이를 보자마자 든 너봉의 생각.
에라이 시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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