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방에서도 올렸던 글이라 이건 구독료가 없어여
저 글잡에 글 쓰는거 처음인데..(부끄) 앞으로 자주 봐요 우리ㅋㅋㅋ
제목 그대로 끌리는 엑소 멤버를 상대로 생각하고 빙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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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관을 나서며 접혀있던 우산을 펼쳤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우중충한 하늘을 불만스럽게 올려다보며 우산을 든 손에 힘을 주는데, 갑작스럽게 울리는 벨소리가 심장을 덜컥 들었다 논다. 나는 액정에 뜬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목소리를 몇 번 가다듬은 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금 어디야?] “집! 이제 막 나왔어.” [하여튼 느려터졌다니까.. 10분 안에 여기까지 올 수 있냐?] “음.. 막 뛰어가야지. 넌 벌써 영화관?” [당연하지.]
나는 그와 계속 통화하며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흐른건지, 그냥 어떻게 해야 좀 더 예뻐보일까 싶어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이렇게 됐다.
“미안해, 최대한 빨리 갈게.” [아냐, 괜히 뛰어오다 넘어지지 말고 천천히 와.]
비가 꽤 오래 내리는 바람에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를 피하며 아슬아슬 걷는데 여간 힘든게 아니다. 괜히 굽을 신었나.. 구두와 다리에 흙탕물이 튀기지 않도록 조심해서 걸음을 옮기는데 울컥 짜증이 치민다.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건데 날씨가 이게 뭐야. 어제만 해도 해 쨍쨍하니 좋았으면서.
한숨을 푹푹 쉬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시간만 더 일찍 일어나는건데. 영화관에서 혼자 인상쓰고 앉아있을 너를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설마 막 여자들이 번호 물어보러 다가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차 조심해.]
여자들이 멋대로 내 남자를 넘볼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더 급해져서 앞도 제대로 안 보고 크게 한 걸음 나섰는데, 잘못했음 오토바이에 치여서 그대로 저세상 갈 뻔했다.. 놀라서 딱딱하게 굳어있던 나는 문득 든 생각에 뒤를 돌아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
“너, 영화관 맞아?” [맞다니까.] “와.. 너 무슨 신기있어? 나 방금 오토바이에 치일 뻔했다.” [너 조심성 없는게 하루 이틀이냐? 제발 앞 좀 똑바로 보고 걸어. 특히 오늘은 비 오는데.] “응..”
어느새 버스정류장이다. 나는 때마침 도착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대로면 한 15분 안에는 도착하겠네. 얼른 가서 내 남자 지켜야지.
“나 버스탔어.” [그래, 버스 탔으니까 전화 끊자. 넘어지지 말고 천천히 와.] “응응.”
통화를 종료하고 핸드폰을 가방에 대충 집어넣었다. 날씨가 이 모양이라도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나는 사람들 틈을 지나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산을 바닥에 잘 놓아두고 손잡이를 잡고 섰다.
그렇게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갸우뚱 갸우뚱하며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내 뒤로 바짝 붙어선다. 버스에 자리가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가려던 나는 허리 부근에서 피어오르는 낯선 느낌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뭐야, 지금.. 나 성추행 당하는 거?!??
당황해서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하던 나는 낯선 손길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느낌에 두 눈을 질끈 감고 그 손을 꽉 잡아챘다. 그리고 재빨리 뒤를 돌아 상대의 발을 구두 굽으로 밟아버렸다. 정신이 없어서 내가 밟고 있는게 범인의 발이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악!”
일단 이 고통스러운 목소리는 남자가 맞긴 한데.. 나는 서둘러 내가 잡은 손의 주인을 올려다보았다. 대체 어떤 놈이..
“야..너.. 너 뭐야?”
..나한테 잡힌 손을 가볍게 흔들며 실실 웃고 있는 이 녀석이, 나는 왜 내 남자친구로 보이는걸까. 밟힌 발이 아프긴 아픈 듯 미간은 잔뜩 찡그리고 있으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바보같이 웃고 있다.
“나 더듬은 거 너야?” “더듬은 게 아니라 넘어질까봐 잡아준거지.” “..맞을래? 나 얼마나 놀란 줄 알아? 그보다 너 왜 여깄어, 영화관이라며!” “너 바보같이 걸어가는거 구경하려고 기다렸지.”
아니, 이 놈이. 나는 얄밉게 웃는 녀석을 바라보다가 녀석의 발 위에 있는 굽에 체중을 더 실어서 꾹 눌렀다 뗐다. 그러자 많이 아픈지 입을 딱 벌리며 인상을 잔뜩 찡그린다. 헹 쌤통이다.
“아오.. 살 좀 빼라, 내 발바닥 뼈 다 부서질 거 같아.” “그 입 다물어.” “..네.”
나는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소리없이 웃으며 발을 제자리에 뒀다. 그리고 다시 손잡이를 잡고 아까처럼 똑바로 서 있는데, 녀석이 한 팔로 천천히 내 허리를 감아온다. 다른 한 손은 손잡이를, 또 다른 손으로는 내 허리를 단단하게 안으며 일종의 백허그 자세를 취한다. 그 상태로 내 어깨에 얼굴을 올려놓고 작게 중얼거리는데, 귓가와 허리가 간질거리는 느낌에 나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비 와서 날씨 추운데 왜 짧은 거 입었어.” “예쁘잖아.” “진심이야?”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에 나는 머리를 뒤로 살짝 밀어서 그의 어깨를 한 번 가볍게 콩 때렸다. 그러자 그가 작게 웃으며 내 허리를 더 강하게 껴안는다.
“오늘 이 영화 꼭 볼거야?” “응? 당연하지. 얼마나 보고싶었는데.” “아.. 난 보기 싫은데.” “갑자기 왜? 너도 이거 재밌을 것 같다며.” “음..”
내 물음에 잠시 음, 하며 뜸을 들이던 그가 뜬금없이 내 목덜미에 입술을 꾹 눌렀다 뗐다. 갑작스런 스킨십에 깜짝 놀라서 고개를 살짝 돌리자 씩 웃는 얼굴로 날 바라보더니 다시 가볍게 내 입꼬리에 입을 맞췄다 떨어진다. 그리고서는 능글맞게 한다는 말이,
“우리 그냥 다시 집 갈까? 영화보다 급한 일 생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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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얘기 원하시면 자기가 누굴 생각하고 읽었는지 알려주세여 근데 신청만 받고 빙의글 안 풀 수도 있어욬ㅋㅋㅋㅋ기대는 하지마시떼.. 그럼 전 이만 슈키라 음성 들으며 자러갑니다 굿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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