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같이 잠을 설치는 새벽이면 종종 그애가 떠올라.
지금은 남이 되었지만 내 어렸을 적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줄게.
내가 그애를 만난건 새 교복과 함께였어.
새 학교, 새 친구, 새로운 시작.
3월의 초봄은 이렇게 설레이는 감정들로 시작되었지.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때의 나는 많이 활발하지 못 했어.
그래서 점심시간이면 도서실에 가서 하루종일 책만 붙들었지.
며칠이 지났을까, 난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옆에서 훈훈하게 생긴 남정네가 이것저것 꺼네보는거야.
딱히 닮은 사람이 없어서 예로 들기는 애매하네.
굳이 설명하자면 걔를 보면 쌍커풀 없는 눈에 되게 귀엽고 소년스러운 풋풋한 이미지였어.
그런 훈남이가 옆에 있으니 내 시선은 저절로 옆으로 향하게 됐고
걔도 내 따가운 시선을 못 느꼈을리 없는지라 나와 눈이 마주치게 됐지.
근데 걔가 밝게 웃어보이더니 나한테 인사를 하는거야.
어리둥절해 하는 나에게 ㅇㅇ초 맞지? 나 기억안나냐? 며 쉴 틈 없이 물어오는데
얼핏 이름만 생각날 뿐, 걔가 얜지 솔직히 좀 헷갈렸어.
아무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그렇게 얘와 재회 아닌 재회를 하고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
애가 되게 밝고 붙임성이 좋아서 낯가림이 심한 나하고도 그동안의 시간이 무색해질 만큼 금방 친해지더라.
그후에도 비록 반은 달랐지만 점심시간이면 도서실에서 만났다가 같이 밥을 먹곤 했어.
이런 지루한 전개는 이만하도록 하고
이제 머리에 정리도 끝났으니까, 이제 너네들이 흥미있어 할 만한 이야기로 금방 찾아올게.

인스티즈앱
다들 사랑해 만원 받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