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김 주의
경수는 8살
W. 킹콩
07
"아빠...흡..아빠..."
어두운 공간 안에서는 그 어떤 것도 볼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경수는 불안했다. 분명 아까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차 안에서 나비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뿐이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경수야. 아빠 목소리가 들리자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재차 경수를 부르자 경수는 그 소리를 따라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숨이 턱 끝 까지 차올랐지만 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친듯이 달렸다. 달리고 또 달리다 보니 저 끝에서 희미한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더이상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빛을 향해 미친듯이 뛰었다.
"아빠!"
"선,선생님! 환자가 깨어났습니다!"
"아..빠?"
주사를 놓던 간호사가 경수가 소리치는 소리에 황급히 의사를 불렀다. 의사는 청진기를 가져와 경수 몸에 대보며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빠!!!!! 경수는 아까부터 아빠가 보이지 않자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팔에 꽂혀 있던 주사바늘을 뽑고는 난동을 피웠다. 주사바늘을 뽑자마자 팔에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어머, 이러시면 안돼요! 개의치 않고 경수는 침대에서 내려와 맨발로 온 병동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당황하던 간호사들이 말리려고 했지만 엘레베이터를 타버려 놓치고 말았다.
종인은 최근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골치가 아픈 상태였다. 특히 백현과 파트너가 되어 피곤함은 배로 됬다. 어찌나 말이 많은지 한시도 쉬지 않았다. 먹을때만 빼면. 수사를 하기위해 병원으로 들어가 유일한 생존자이자 피해자를 만나기 위해 막 입구문을 열었을때 였다. 익숙한 형체가 다가와 종인에게 폭삭 안겼다. 뭐, 뭐야. 백현의 이야기를 흘러 듣던 종인은 누군가 자신을 안는 느낌에 놀라 밑을 보자 익숙한 머리가 보였다. 경수씨? 옆에서 보던 백현이 놀라 수첩을 떨어뜨렸다. 경수라는 말에 얼굴을 확인하려 하자 더욱더 종인을 끌어안았다. 종인이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데 지친기색으로 쫒아온 간호사들이 종인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싫어!!!싫다구!!!! 간호사들이 데려가려 하자 필사적으로 싫다며 종인에게 더욱 매달렸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인은 양해를 구해 자신이 데려다 주겠다며 위치를 물었다. 그럼 부탁드릴께요. 간호사들은 한숨을 쉬며 위치를 알려주고는 자릴 떠났다.
"경수씨, 다 갔어요."
"...."
"얼굴 좀 보여 줘요."
"아빠가 없어."
"네?"
"나비야, 아빠가 없어. 어떡해?"
경수가 눈물이 가득찬 얼굴로 고개를 들자 종인은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우는 것도 이ㅃ... 아, 이럼 안돼. 훕훕. 자신을 추스리던 종인은 문득 아빠가 없다는 말에 의문이 생겼다. 실종인가? 골똘히 생각하던 종인은 일단 데려다 줘야겠다는 생각에 백현에게 일을 부탁하고는 경수를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
링거와 함께 핏자국을 치우는 간호사들을 보니 응급실에서 한바탕 난리가 있었긴 잇었나 보다.경수를 데리고 들어가니 잔뜩 움츠러든 어깨가 안쓰러워 감싸주웠다. 괜찮아요. 종인이 기분좋게 웃어주자 경수는 그제서야 안심했는지 조심스레 발걸음을 옯겼다. 한 간호사가 여자랑 애기를 하다가 종인을 발견하고는 여자에게 환한미소를 응답했다. 여자가 뒤를 돌아보자 경수는 종인의 뒤로 숨어들었다. 왜 그런가 싶어 여자를 보니 경수를 데리고 간 엄마였다. 여전히 빨간머리였다. 여자의 얼굴에는 작은 상처들과 함께 진한화장들이 눈물과 피로 얼룩덜룩 덮혀있었다. 잠자코 경수를 노려보던 여자는 분노에 찼는지 눈물을 글썽거리며 다가왔다. 짝-. 경수의 고개가 돌아가는 것과 함께 시끄럽던 응급실이 잠시 정적이 흘렀다. 너가 진짜 아주 날 엿먹이니? 어? 제발..흑..그러지 말자!! 진짜 쫌!! 우아아악!!! 여자는 성에 안차는지 바닥에 주저앉아 땅을 치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종인은 놀랐는지 경수의 뜨거운 볼을 감쌌다. 괜찮아요? 종인이 걱정스레 물어보자 경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나비노래를 흥얼거렸다.
"너, 너가 죽였어!!!! 너가... 니 아빠를...흑.. 내 남편을 죽였다고!!!!"
"나비야..나비야...이리 날아오너라.."
"니가 뭔데!!! 내 인생을 망치냐고!! 살인마 새끼!!"
"호랑나비..흰 나비.."
"넌 죽어야돼."
여자는 간호사가 들고가던 주사기를 들어 경수에게 돌진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종인이 여자의 손을 잡아 비틀었다. 하지만 마지막 발악으로 여자가 조사기를 휘두르자 볼을 스치고 말았다. 아, 따거. 인상을 지푸리던 종인이 다시 여자를 제압하자 간호사들이 불렀는지 경비원이 달려와 여자를 제압해 데리고 갔다. 저런걸 참아요? 지금 어떤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치료 열심히 해요. 그래야 빨리 나아요. 알았죠? 종인은 멍해있는 경수를 향해 기분좋게 미소를 짓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응급실을 나갔다. 뒤늦게 온 백현이 종인의 볼에 상처를 보고는 물어보려 했지만 표정이 안 좋아보여 입을 다물었다. 복도를 걸어가던 종인은 누군가 자신의 옷자락을 잡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빠가 없어, 나비야. 울먹거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경수를 보자 안되겠다는 듯 백현에게 눈짓을 해왔고 백현은 오케바리를 외치며 응급실로 들어갔다.
**
"얘, 아빠 돌아가셨대."
"뭐? 아,야. 조용히 해. 얘 듣겠다."
백현의 애기를 듣고 놀란 것도 잠시 자신의 무릎 위에서 자고 있는 경수가 듣겠다 싶어 목과 다리에 팔을 넣어 들고는 침대 위에 눕혔다. 성인남성 치고는 의외로 가벼운 것 같다라고 놀라는건 지금 상황에선 우스운 애기였다. 다시 거실로 돌아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대답은 똑같았다. 경수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다시 말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도로에서 큰 화물트럭과 부딪혔다고 한다. 현장에 도착했을때는 아빠는 운전석에서 죽어있고 엄마는 도로에 앉아 기절해 있는 경수를 붙잡고는 울고 있었다고 했다. 운전석으로만 부딪혀 더이상의 피해가 없어 다행히기도 했지만 문제는 거기서 부터였다. 운전석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화물트럭에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이건 뭐 뺑소니라고도 하기 뭐한 그냥 범죄자는 도주한 상태인거다. 아니, 뭐 이런 엿 같은 경우가 다 있지? 애기를 듣던 종인은 자신의 일인 마냥 분노를 주체 할 수 가없었다. 하지만 순간 머리속에 스쳐지나가는 한 사람때문에 분노를 삭힐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장례식이랑 다 하겠지?"
"그렇겠지, 아마?"
"아빠 돌아가셔도 엄마랑 계속 같이 살겠지?"
"당연한거 아ㄴ...왜?"
"...아니야."
너 같으면 빨갱이한테 보내고 싶겠냐. 엄마에게 맞고는 아무 반응없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경수를 보면 평소에도 지속적인 구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호랑이 굴 같은 그런 곳에 들어가서 산다니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다. 생각에 잠기던 종인은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에 액정을 보니 빨리 복귀하라는 준면의 문자였다. 왜, 무슨 일이야? 어두운 종인의 표정을 본 백현이 걱정스레 묻자 아무것도 아니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귀하라는데 경수씨 있으니까 너가 좀 잠깐 봐줘. 얼른 갔다올께. 걱정스레 쳐다보는 백현의 얼굴을 본 종인이 안심하라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수고해라, 갈께. 종인은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밖으로 나갔다. 삐릭-. 잠금소리와 함께 다리힘이 풀리는 느낌이 들어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백현은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껴 얼굴에 연신 부채질을 했다. 아, 왜이래. 진짜. 부채질을 하면 할수록 종인의 웃는 얼굴이 떠올라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 미치겠네. 백현은 숨을 고르며 자신의 가슴을 움켜 쥐었다. 왜, 그러지?
**
보고가 늦어 꾸중을 들었다. 경수가 걱정되긴 했지만 그건 뒷 애기였다. 난 들어온지 얼마안된 신입이다. 내 일 부터가 급급한데 이거 저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럼, 나가봐. 내 자신에게 답답해 서둘러 밖으로 나와 버렸다. 그런데 내 발걸음은 머리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내 집으로, 경수가 있는 내 집으로 이끌려 갔다. 너무나 보고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웃음으로 나의 답답함을 날려줄 것만 같았다. 종종 거리던 걸음은 점점 빨라져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만큼 뛰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가까워 지자 종인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달려가던 종인은 걸음을 늦출 수 밖에 없었다. 익숙한 빨간뒷모습과 함께 차에 올라타는 경수를 보았다. 마음 같아선 잡고 싶었지만 자신과 연관된 사람은 아니기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멀어져 가는 차를 보다 뒤늦게 쫒아가보았지만 빠른 속도를 내며 사라졌다. 종인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걸 느꼈는지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이제는 볼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 보고싶다. 경수씨. 아니, 경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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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오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터지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알신과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꼐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그리고 프롤로그 내용 첫부분에 경수가 사고를 당하는것은 암시하는 내용이었어요. 그니까 종인이부터가 이야기 시작인 셈이죠...하하
헷갈리게 죄송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댓글보면서 아리송해가지고 글쓰다가 잠깐 헷갈리더라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죄송죄송
++ 금보님 비비빅님 링세님 비둘기님 됴경수역님 이불익이니님 킁킁님 밥줘님 구운감자님 얌냠냠님 아이엠벱님 됴짜님 키세스님 김형사님 감사감사 드립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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