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태환] 그 남자, 그 남자.
02 그 남자, 모르고 보면 아메리카노 알고 보면 고소한 오곡라떼
W. 네온thㅏ인찡
그 남자의 인생은 엉망징창이었다. 그 남자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허구언날 술과 사랑을 나누고 키스하며 농도가 짙어지는 그런 주정뱅이에다가 버릇 또한 나빠 항상 그 남자의 어머니는 그 모든 추함을 남김없이 받아드렸다. 그 남자는 말렸다. 그의 아버지를, 그의 바보스러운 어머니를 떼어 놓으며 지긋지긋해하였다. 그는 자신의 조국을 경멸하였다. 심지가 그렇게 대가족이었는 데에도 호적상 올라가 있는 아이들은 겨우 그 남자까지가 끝이었다. 뒤에 많은 동생들이 있음에도, 그 남자의 아버지는 고지식하였고 조국을 위해서라면 자기 가족들의 쓸개까지 다 바쳐버릴 미치광이 대장교으로 인식되어 있었다. ‘인구가 너무 많습니다.’ 라고 고위 간부측의 누군가가 집안을 방문해 너스럽게 말하면 그 남자의 아버지는 가장 연하고 맛있는 아이들부터 차례차례 돼지 잡듯이 패죽였다. 그 소리를 들을 수록 세상은 노랗게 변했다. 그 남자는 집이 두려웠고 술을 마시든 안 마시든 아버지라는 사람을 볼 때마다 구토가 밀려왔다. 어느사이 어머니는 곁에 없었다. 그리고 웃음이 없었다. 그 많던 형제들도 얼마나 있을까. 다들 피했다, 그 남자는 여전히 조국에 남아있었다. 돈이 없어서, 그래도 조국이라서. 그 남자는 온갖 잡다한 일을 다 하며 절대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잡다한 일 속에 배운 것들은 달콤하고 씁쓸하기도 한 그 음료를 만들고 시음하면서 즐겁게 배웠다. 그 향에 취해서, 그 카페인에 매혹되서.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마시면, 딱 그렇게 되면 용기를 내어 집에 가자. 그 생각에 그 남자는 만들고 또 만들며 마시고 또 마셨다. 음주가 아닌 그저 매혹적인 카페인을 즐기며 도를 넘어가면 항상 집을 생각했다.
‘너, 나랑 같이 여기 뜨자.’
‘…뭐라구요?’
‘같이 가기만 하자, …결국에 변화가 필요한 거야.’ 너도, 나도. 제안하던 것은 바리스타 일을 알려줄 수 있었던 이름이 가물가물한, 친해진 형. 왠지 그가 말할 때 얼굴을 불켰었다-라는 생각. 그리고 알맞게 만들어진 여권. 두 명의 티켓. 그 남자는 그의 말에 순응하였다. 변해야 한다. 그런 집안도, 불쌍한 사람들도, 불쌍할 그 남자 쑨양도. 결국, 집에 가지 못했다. 그 날은 그 남자의 열 일곱번째의 생일이었다.
그 남자의 나이 스물 둘.
5년 전의 소년은 더이상 촛불을 불지 않는다, 취(取)함에 휘감겨 헛바람을 분다.
이름 참 간단하고 외우기 쉬울 듯 하다. ‘愛’ -라니 사랑하고 있는 사람치고는 퍽이나 퍽퍽한 사람이고 사랑을 나누기에는 무언가가 살짝 이미지상 맞지 않는 그런 사람이라고 그 남자는 생각했다. 그리고 섬 사람들의 수근거림에 알고보니 그는 자신보다 두살이나 어렸던 것 이었다. 그러면서 키는 왜이리 크는 건지, 그 남자는 그에게 질투심이 났다. 그는 무심하면서도 할 걸 다 하는 그런 이상한 사람이며 옷 입는 폼은 정말 활기차 대학생같았다. 하지만 본인이 활기차지 않아서 뭔가 엇물리면서도 잘 돌아갔다. 딱 형용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 그 남자는 모호한 건 딱 질색이다. 단순한게 무식하다고 할 지는 몰라도 모두들 그 남자의 해맑은 웃음에서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 그 남자는 스킨 스쿠버 다이빙을 마치고 젖은 머리카락과 말라가고 있는 웨트슈트. 묵직한 *웨이티드 벨트(weighted belt) 만 있는 가벼운 차림으로 다시 서귀포로 돌아가는 길 이었다. 직접 모든 장비들을 들고가려 했는 데에도 노씨가 그 남자에게 ‘이거까지 들면 정말 웬수여 웬수’ 하고 홱-가져가 버려서 조금 손이 심심한 그 남자였다. 노아빠 미워, 라고 중얼거리면서도 입가에서는 웃음이 피어오른다. 귀여운 구석도 있다니깐, 생각할수록 그 남자는 자꾸 웃음이 흘러 넘쳤다. 누가 보면 미쳤냐고 슬쩍 물어볼 정도로. 하지만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다. 시선에 신경쓰이기 전에 그 남자만의 매력으로 모두를 수긍할 수 있게 만든다. 슬쩍 흐르는 입가에 미소가 번지면 모두들 알아서 사랑스럽게 그가 자신들을 봐주길 원했다. 하지만 그는 지독히도 무관심하며 선심을 쓰듯 하여도 그의 입장에서는 묵묵하다. 그래서인지 여성들은 더욱 그 남자에게 호감을 더해갔다. 그리고 제곱해가며 나누고 뺄 생각이 없었다. 이미 푹- 빠져버렸기 때문에 그들은 불나방처럼 모여들었으며 가끔 그 모습에 이제는 익숙한지 어깨를 이용하며 어쩔 수 없다는 과장된 표현도 가끔 하였다.
“목 마르다.” 그 남자, 소금기 한 가득인 바다에서 입술이 곧 시퍼렇게 질릴 정도로 잠수하였으니 당연한 갈증이 날 것 이다. 하지만 그 남자는 매우 귀찮아하였다. 자신의 특정한 일이 끝나면 곧바로 건어물남처럼 되곤 했지만 그 모습에도 반하는 여성들이 슬쩍 훑어보기에도 많았었다. 맨발로 저벅저벅 걸어오니 발이 까슬까슬하다. 물론 그 남자에게는 굳은살이 박혀있다. 그 땀흘린 부활동과 열정적인 꿈의 행보로 만들어온 발들이 슬며시 움츠려졌다가 다시 부드럽게 펴진다. 툭툭 튀어나온 마디마디들이 그 남자의 키와는 다르게 귀여움이 베어있었다. 남자의 머리는 지금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그 심해속의 빨려들어가지 않으려 애쓰는 위기의 사람처럼 머릿속은 팽팽돌아가며 후욱후욱하고 안개가 튀어나온다. 이미지상이지만 그만큼 남자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 남자의 혈액형과는 상관없이 그는 당당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좋게 말하면 매너있는 사내, 나쁘게 말하면 (주로 남자들의 시기어린 질투였지만) 이상한 성격의 남자. 라고 칭할 수 있는데 사실 그게 그거다, 라고 그저 단순하고 직구같은 그 남자는 생각했다. 그런 그가 지금 최대의 고민을 하고 있다.
“…가, 말어?” 음 그래도 분명히 내가 처음에 간다고 말했었고 지금의 나는 배가 고픈데. 그 남자는 자신의 매끈한 배를 슬며시 만지작 거렸다. 아, 하고 새어흘러나오는 탄식에서는 톡톡튀는 레몬이 나올 만큼 한숨 조차 상큼하게 보이는 그 남자의 발걸음이 조바심이 나 보였다. 어떻하지 어떻하지, 차라니 답이 여러개였으면 좋겠어. 큰 거 하나보다 작은거 여러개가 좋을 텐데. 더 많은 선택이 없는 것에 실망한 그 남자는 잠시 다리를 구부려 생각한다. 짧은 머리가 슬슬 말라간다. 그리고 바다내음이 몸에 붙어가며 사라진다. 체온도 적절하게 떨어지는 것 같고…
“그래, 가자!” 남자의 얼굴에는 어렵사리 결정했다는 듯이 조금 씰룩거리는 귀여운 눈썹을 볼 수 있었다. 그 남자는 다시 다리를 툭툭 치고는 일어났다.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키는 더욱 돋보였으며 적당히 탄 밀빛피부가 매력적이었다. 그의 최대의 무기인 상큼한 웃음을 지으며 그는 까슬한 돌들 위로 발을 올려 걸어간다. 태환의 발에는 이미 굳은살이 촘촘히 잘 박혀있기 때문에 딱히 아플 필요도 없다. 그 어린 시절에는 시멘트에서 달리기 기록까지 쟀던 자신인데, 그 남자는 예전 생각에 다시 한번 웃어보이며 타박타박 걸어갔다.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발들에는 가끔 찰박찰박거리는 소리도 난다. 바다에 대한 것들을 사랑하는 그 남자의 모습은 참으로 갓 스물을 넘겼을 것 같은 느낌 그대로였다. 그 남자는 변하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도, 의지도, 생각도. 그대로 멈춰져 있으며 끊임없이 직구로 모든 것들을 날린다. 좋든 나쁘든, 그게 그 남자의 방식이다. 그 남자의 기억대로라면 이 얼룩덜룩한 돌들 위에 조금 깔려있는 모래들이 있는 곳으로 조금만 더 직진하면 새로생긴 카페가 보인다고 얼핏 들은 것 같았다. 그 남자는 간판의 색과 인테리어를 생각하기로 했다. 눈감고도 알 수 있는 이 서귀포에는 벌써 오년이다. 눈을 감으면 동물의 소리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고 바다의 내음에 어디쯤 왔는지 또한 구분할 수 있다, 태환은.
“찾았다!” 그는 너무 기뻐서 방방 뛸 뻔했다. 어린애 같이. 그는 무의식적에 흘러나오는 자신의 어린모습을 알아채고는 조금씩 자제하려 하지만 그게 자신의 뜻대로 안 되던 날들이 더욱 많았다. 그는 방방 뛰는 대신 더욱 더 활짝 웃었다. 큰 웃음으로 보이는 그 모습에 얼마나 기쁜지 상상이라도 가는가.
“…뭐야- ‘愛’ 라고 했더니. 핑크빛 분위기가 아니네.” 전체적인 색은 brown&beige 의 색으로 맞춰져 있었다. 왠지 한입 베어물면 달큰하게 나오는 그런 쉬폰 크림같은 사랑이 아닌 조금 밋밋하고 오래된 연인들의 분위기일 것 같은 카페는 분명 새로 지어진 건 아닌 것 같았다. 태환은 조금 갸웃거리며 나무로 된 문을 바다를 머금은 손으로 열었다.
“…어…”
“안녕!” 보자마자 태환은 쑨양에게 말을 곧바로 놓았다. 쑨양 또한 갑자기 온 손님에게 놀랐다가 아까 보았던 노씨의 그 ‘놈’ 이라 칭하던 사람을 이렇게 다시 보니 조금 새롭기도 하였다. 쑨양은 우선 예의를 차리며 그에게 의자를 놓아주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또 보게 되었네요, 그런데 옆에 계시던 아버님은?
“노아빠? 아, 진짜 우리 아빠는 아니야.” 성도 다르니까, 그럼 내가 노태환이겠어? 태환이 싱긋 웃자 쑨양은 그런 그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쑨양은 도무기 그가 자신보다 두살이나 더 많다니. 두살이나 더 세월의 선배라니. 순간 쑨양은 자신의 얼굴을 매만졌다. 나, 많이 늙은 것 같아 아니면 이 사람이 심하게 동안인가봐. 그는 잠시 태환이 부러워졌다. 한껏 사랑받고 자라왔다는 사실이 솔솔 풍겼다, 그것도 아주 강렬하게. 그에게 질투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렇게 순수하게 보이는 두살이나 많은 고작 두번째밖에 안면을 익히지 못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역시 쑨양의 철칙에 맞지 않는다.
“그럼요?”
“우리 아버지 친구.” 근데 솔직히 아버지 보다는 노아빠가 더 편하긴 해, 하하. 그가 잠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러고 보니 중간에 ‘친구아들래미’-라고. 쑨양도 수긍해버렸다. 태환의 분위기에는 어쩔 수 없이 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더욱 져 주고 싶어지는 그런 심리도 있고. 이 사람, 은근히 이렇게 해서 많이 빠뜨리게 하는 구나. 하고 쑨양은 잠시 태환의 보이지 않는 끈에 묶일 뻔한 자신을 칭찬했다. 잘했어, 잘했어 쑨양. 확실히 보니 노씨와 ‘민트 초코칩 여름소년’ 이 서로 닮았다면…
“응? 내 얼굴에 뭐 묻었어?” 근데 사람이 별로 없네. 태환이 다리를 조금 가볍게 흔드며 말했다. 나무로 된 원형탁자 아래에는 맨발이 태환의 발이 보인다. 길쭉길쭉하고 툭툭 튀어나온 마디와 함께 딱히 타지도 않은 흰 발. 나 배고파- 하고는 그가 쑨양에게 조금 투정부리듯이 말했다. 그는 스물넷이나 먹었음에도 불과하고 이런 모습이 잘 어울린다고 쑨양은 생각했다. 아니, 정신 차려야 돼! 보이지 않는 끊에 묶이지 마 쑨양! 이라고 외치면서도 그는 잠시 희고 차가울 것 같은 그의 발이 걱정되었다. 그러고 보니, 물 속에서 있다 보면 조금, …아니 많이 차가울 텐데. 그는 다시 태환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해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입술이 시퍼렇고 조금 덜덜 떨리는 데에도 그는 무엇이 즐겁냐는 듯이 흥얼흥얼거리고 있었다. 응? 뭘 보고 있어?
“우선 따뜻한 걸로 목을 좀 축이는 게 낳겠죠? 그리고 몸도 차가울 것 같네요.”
“아, 그래보여? 사실 조금 추웠었는데. ” 그렇게 많이 추워보이나? 태환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쑨양이 끄덕이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쑨양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주방쪽으로 가서 정리가 되지 않은 박스들을 뒤적거렸다. 그리고 나온 귀여운 바다생물들이 그려진 담요와 함께 따뜻한 분홍색의 노란 도트무늬 슬리퍼를 들었다. 태환은 쑨양이 무엇을 하는 지 궁금해 일어나 기웃기웃거리다가 자신보다 더 큰 키에 가려진다는 사실에 조금 분하다고 느끼고는, 다시 의자에 털썩 앉았다.
“여기, 추워보입니다. 이거 두르시고 신으세요”
“슬리퍼를 몸에 두르고 담요를 신어?”
“…아니 그게 아니라” 알아 알아, 고마워. 하고는 태환이 쑨양의 손에 있었던 담요와 슬리퍼를 받았다. 순간 맞잡은 손에 쑨양은 확실히 물 속에 오래있었으니 많이 차갑구나. 라는 생각으로 그를 조금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몸은 사리면서까지 일을 하다니, 투철한 사람이다. 이 민트초코칩 여름소년은 나름대로 세상과 잘 마주하는것 같아보였다.
“그럼, 내가 첫번째 손님?”
“…우선은요. 그리고 우리 아직 초면인 걸로 기억하는데요?” 에이 무슨 초면이야, 서로 통성명 하고 나이 알면 다 친해지는거야. 형이라고 어서 불러봐~ 쑨양은 태환의 이런 모습에 적잖게 놀라고 있었다. 조용하고 개구쟁이일 것 같은 사람이 조금은 능글맞아지기도 한다. 휙휙 바뀌는 카멜레온 같다는 생각에 조금 웃음이 들었다. 이렇게 귀여운 카멜레온도 없을 것 같아서.
“아, 뜨끈해. ” 근데 입이 심심하네- 태환이 태연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 우물우물 씹는거 아니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거 없으려나, 응? 첫번째 손님인데.
“잠시만 더 기다려주세요.” 쑨양은 정리되지 않은 박스들과 큼지막한 모 여배우가 선전한 냉장고에 무언가를 뒤적이시 시작했다. 태환이 보기에는 한 웅큼 쥐어진 무언가들을 섞더니 그 위에 희뿌연 액체를 넣었다. 그리고 물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스푼.
“몸도, 마음도 따뜻한게 좋은 거 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다섯개의 곡식으로 따뜻하게 만들어 냈으니까 맛있게 먹어요. 하고 쑨양이 조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부끄러웠다. 자신의 첫 손님이 남자인 것에 치고 불만이 없는 자신의 태도에, 이상한 쑨양. 스스로 쑨양은 그렇게 생각하며 심플한 찻잔과 고소한 향기. 다음부턴 돈 내야되요, 하고 퉁명스럽게 말하는 쑨양이 왠지 태환은 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뭔가가 웃음이 번졌다. 아주, 환하게.
“고소하다. ”
“오곡이니까요.”
“오곡이라서 그런가.” 아마도 그럴 거에요. 하고 쑨양이 태환을 보며 방긋, 웃었다. 어, 그러고 보니 웃었어. 사람이 웃는거 처음 보는 건 아니잖아요. 아니아니 나는 처음 보는 건데. 왜 처음인데요. 너는, 처음이잖아.
“네?”
“니 웃음은, 처음이라고.” 그러고 보니 나 엄청 운이 좋네. 처음 보는 사람에 초면에 친해지고, 웃는 모습도 보고. 더 친해진 것 같아. 나름 태환이 뿌듯하게 웃으며 부드러운 라떼를 슬며시 입가에 가져간다. 너도 보면 은근히- 태환은 말을 흐린다. 아, 따뜻하고 부드러워. 그리고 맛있네.
“실력은 좋아, 인정해주지!”
“소물리에 입니까, 인정도 해주고.”
“몰라? 바다 사람은 후각과 시각에 뛰여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 나도 가지고 있고.” 태환은 조금 거만한 듯한 말을 날렸지만 절대 거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청명한 눈동자와 슬쩍 말라가는 푸석한 물기어린 손. 쭈글쭈글한 어머니의 손이 떠올랐다.
“…맛있어”
“네?” 맛있다고 순식아, 하고 태환이 쑨양을 조금 우스꽝스럽게 불렀다. 우리 순식이- 하면서.
“누누히 말하지만 저는 쑨양이라는 어엿한 제 이름이 있답니다.”
“섬에서 그런 걸 신경쓰는 사람들은 없어. 단지 좀 더 여유로우면서도 바쁘게 살아가는 거지.” 그러니까 어떻게 부르든 간에, 이 곳 사람들은 이해하고 용서해줘. 도시처럼 매정하게 버리지 않고 서로 쓸어모으고 주으면서, 그렇게 여유부리는거지.
“그런 고로, 딱히 쑨양이라 부르기에는 어려우니. 너는 순식이!” 역시 우리 노아빠, 센스 죽이지 않아? 엄청나게 폼나잖아 순식이라니, 뉘집 개 이름보다는 조금 높네. 그래조 말똥이나 말년이가 안 된게 어디야. 태환은 자기가 한 말에 죽을 듯이 웃었다. 주름이 생길 정도로 크게.
“…순식이가 그렇게 좋은 이름입니까?”
“물론 좋지.” 태환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친근하고, 가볍지. 그 이상이 뭐가 필요하겠어? 기억만 나고 깊숙히 꼭 들어가야할 필요는 없잖아. 안그래?
“제주도는 좋은 곳이야.” 특히 서귀포는. 누가 모릅니까 그거 알아서 여기 온 건데. ‘순식’이 투덜거리며 태환에게 슬며시 눈초리를 주었다. 그래, 그런 거 겠지. 태환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정말 좋은 곳이야, 라고 계속 말하면서.
“그러니 푹 쉬도록-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니까.”
“……”
“도시와는 다른 곳이잖아. 여기는?” 나는 도시가 싫었어. 삭막한 모래바닥을 바스락거리며 것는 것 같아. 오아시스는 적고 너무 멀고 또 짜서 몇번을 걸러서 먹어야 하는 물들인 것 같아서 도망쳤어. 그리고 여기에서 나는 편안함을 느끼고 안락함과 내 꿈을 찾았어.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나도 태환처럼 꿈을 꾸고 안락함에 취해서 안정된 삶으로 이 곳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여기서 영원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때요?
당신의 마음은.
“걱정마요.”
“왜?”
“멋대로 떠나진 않을테니까.”
슬며시 식어가는 찻잔의 아래쪽을 잡아 태환은 향기를 음미했다. 바다의 향과는 전혀 다른 향이다. 들어가 있는 성분으로는 바다와 전혀 다른 땅의 곡식물들의 향기가 태환의 주위에 맴돈다. 그리고 연기를 만들며 뿌옇게 흝어져간다. 어쩌면 자신이 착각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 남자는 들었다. 알고보니 너무 차가운 게 아니라 차가울 것 같다고 착각한 것일지도, 그 심해의 첫 추위가 아닌 갈수록 따스해져가는 해상의 햇살들. 그리고 곡식들이 맞부딛쳐 자라나는 향기. 어쩌면 그는 차가운 남자들의 독한 스킨들 보다는 평범하게 배어나오는 그 향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이 식어가는 찻잔의 향기처럼.
오곡의 향, 어쩌면 그는 오곡보다 더 많은 향들을 가지고 있을 지 모른다. 그래서인가, 왜 웃어요? 하는 이 사람에게 자꾸 좀 더 놀리고 싶어지는 건.
“순식이가 떠나면, 나는 우리 집 개 죽을 때 처럼 엉엉 울어야지.” 그래도 차이점이 뭐냐고 물으면, 더 오래 기억할 거-라는 거.
“어쩐지 우리, 기묘하네요.” 오늘 처음 만났는데. 그러네.
“그게 이 태환형님의 매력이다, 몰랐어?” 갑작스럽게 커진 떠나갈 듯 웃어대는 이 웃음은 태환의 웃음이 아닌 ‘순식’의 웃음이었다. 오곡라떼의 향을 가진 그 남자가,
환히 웃었다.
| 더작가's 토킹토킹 보시라유!!!!!!!!!!!! |
하.... 우선 여러분. 힘들어 미쳐뿔것는 줄 알았슴니더. 사실 쟈가 제쥬도 태생이 아닌지랴 자료때문에....그라고 독쟈님들과의 폭풍 용량때문에...(많이 아닌가유?) 우선 *웨이티드 벨트(weighted belt) : 납으로 만든 추를 단 벨트로, 부력을 0으로 하기 위한 것. 무게는 1개 1kg이다. 웨트 슈트를 입었을 경우 성인은 5∼6kg이 필요. 드디어 이 그 남자들이 만났스유 으헝헝헝헝헝헝ㅎ어헝!!!!!!!! 쑤냥의 과거는... 저으...음.....그저 한번 지어냈심니더먼.... 쭝구기 인구가 디럽게 마나가지고 이런 일도 있지아늘까 허여 함 만들어봤는데 혹시 억지스러웠다면...저를 매우 치세유!!!!!!!!!!!!!!!!!!!!!!!!!! 본격적으로 풀어나가리라 노력하겠그유 기다리신분 사랑하구유 암호닉분들도 다 사랑하구유 십몇일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유!!!!!!!!! 알라뷰 쏘마취!!!!!!!!!!!!!!!!!!!!!!!!!!!!!!!!!!!!!!!!!!!!!!!!!!!!!!!!!!!!!!!!!!!!!!!!!!!!11모두사랑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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