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백현아빠37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3/a/43afd81ada5d6f70edb5f0ceecc33b85.jpg)
백현아빠37 |
[EXO/백도]백현아빠37 w.샐리비
핸드폰 문자에 적힌 아윤이의 병실을 보며 걷던 민석이 걸음을 멈추었다. 여기가 812호니깐, 다음 방인 저기가 813호인 아윤이의 병실이였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그 병실 안에서 나오는 누군가와 두 눈이 마주쳤다. 루한이였다. 어제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보내온 그 사람이였다. 약간은 놀란 듯한 눈으로 민석을 쳐다본다. 그리고는 민석의 한쪽 손에 든 무언가를 쳐다본다. 민석도 말 없이 그런 루한을 쳐다보고 있었다.
ㅡ루한삼촌!!
병실에서 칭얼거리는 아윤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민석에게서 시선을 거둔 루한이 열었던 병실 안으로 잠깐만! 이라고 외친다. 루한과 아윤이가 아는 사이인가. 아, 그러고보니 저번에도 아윤이네 집에서 내려오던 그 주차장에 서 있었지. 그 때는 단순하게 민석을 쫓아온줄 알았었는데 그게 아니였나보다. 아마, 제수씨였던 아진과 아는 사이인가보다. 말 없이 민석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루한이 민석이 든 종이백을 가리켰다.
ㅡ어? ㅡ아윤이꺼야? 백현이 대신 보낸다는 사람이 김민석씨였나보네.
빠오즈, 민석도 아닌 김민석씨. 친했던 사이도 아니였는데도 호칭을 빼고 이름을 불렀었던 그가 김민석씨라고 호칭해오는 루한의 무표정에 민석은 이유없이 가슴이 따끔해왔다. 몇 날 몇 일을 생각하던 민석이 내린 결론은 아마 맞는 듯 싶다. 그러나, 아직 확신하고 싶지는 않았다. 돌이킬 수 없는 그 강을 건너기에는 아직은 불확실했으니깐.
ㅡ어? 아저씨이!
루한을 따라 병실 안으로 들어서자 링겔을 꽂고 있는 아윤이가 아는체를 해왔다. 아빠는요? 라고 묻는 아윤이의 시선이 약간은 불안해보였다. 그런 아윤이에게 다가가 백현이 챙겨준 아윤이의 토끼인형을 아윤이의 품 안에 안겨주었다. 아빠, 집에서 씻고 밥 먹고 올꺼야. 그동안 아저씨랑 놀자? 라는 민석의 말에 그제서야 얼굴에 불안함이 가신 아윤이가 씨익 웃는다. 그게 또 귀여워서 아윤이의 볼을 살짝 꼬집자 머리를 살짝 흔든다. 밥은 먹었어? 라는 민석의 말에 나름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ㅡ물 좀 떠올게
토끼인형을 꽈악 끌어안은 아윤이가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한쪽 소파에서 앉아있기만 한 루한을 향해서 민석이 입을 열었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루한의 표정은 전과 다를게 없이 차갑기만 하다. 늘 민석에게는 웃어주면서 왔었던 그의 바뀐 태도에 씁쓸함을 느낀 민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꽈악 닫혀있던 문을 살짝 열자, 병실 안에 돌기만 했던 그 어색한 분위기와 다른 약간 선선한 바람이 병실 안으로 들어오면서 민석의 머리카락을 흔들어놓는다.
복잡해왔다. 귀찮게 하지 말라고 했던 건 자신이였는데, 저런 루한의 태도는 썩 달갑지가 않다. 이상한 마음을 안고는 정수기를 향했다. 아마 소아과 병동이라 그런지 작은 아이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닌다. 아윤이를 위한 텀블러에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을 담던 민석이 저쪽에서 손을 잡고 미끄럼틀을 타고 있는 아이들을 보았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귀엽게 웃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민석의 팔을 누가 붙잡는다. 동시에 정수기에 닿았던 텀블러의 물이 출렁거리며 민석의 손을 적셨다.
ㅡ아, 뜨거워.
밑에는 차가운 물 위에는 뜨거운 물을 붓고 있던터라 뜨거운 물이 민석의 손을 적셨다. 뜨거움에 눈을 찌푸리자 민석의 손에 들고 있던 텀블러가 다른 사람의 손에 들렸다. 이 낯이 익은 향수에 민석이 고개를 돌리자, 심각한 표정의 루한이 서 있다. 뜨거운 물인데 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어떡해? 라며 다그치듯 민석에게 짜증을 부리던 루한이 뜨겁지도 않은 건지 그 텀블러를 덥썩 잡아서는 한쪽으로 치웠다. 그리고는 그대로 정수기의 냉수에 민석의 손을 넣는다. 차가운 물이 민석의 손을 타고 흘렀다. 나 데인 정도는 아닌데. 혼자 중얼거리는 민석의 말을 들은건지 루한이 그제서야 정수기에서 민석의 손을 빼냈다. 그리고는 머쓱한 듯 큼큼 하며 뒤로 물러선다. 그런 루한을 본 민석이 말 없이 루한과 시선을 마주쳤다.
ㅡ아니. 나는 그냥 나왔는데. 아, 그러니깐. 화장실가려고. 아니, 그게. ㅡ...루한, 있잖아. ㅡ오해하지마! 너 괴롭히려고 나온거 아니야! ㅡ응, 알고있어. 루한.
당황한 듯한 루한의 행동에도 민석은 루한을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오는 민석이 생소한듯 아까의 그 무표정과는 달리 이상한 표정을 짓는 루한이 자신의 뒷목에 자신의 손을 가져다댔다. 그게 아니라 나는 그냥. 이라며 말을 얼버무리며 자리를 뜨려는 루한의 팔을 민석이 서둘러 붙잡았다.
ㅡ루한. ㅡ..어? ㅡ나 괴롭혀도 괜찮아. ㅡ응? ㅡ나 쫓아다녀도 나는 괜찮다고.
어리둥절한 듯한 루한의 얼굴을 보며 입꼬리를 한 번 올리는 민석이 먼저 루한을 지나쳤다. 한참을 멍한 표정의 루한이 그제서야 민석의 말을 이해한 듯 환하게 웃음을 띄었다. 그리고는 앞서 걷는 민석을 그 긴 다리로 휙휙 나아가더니 민석의 옆에 선다. 그리고는 몰래 웃고 있던 민석과 두 눈이 마주쳤다.
* * * * *
ㅡ밥은 먹었어?
샤워를 하고 나와보니 언제 온건지 경수가 앞치마를 두른 채 부엌에서 분주하게 서 있었다. 어떻게 왔어? 라는 말에 민석이 형이 밥 좀 먹이라고 해서. 라며 말 끝을 흐리는 경수였다. 그런 경수를 향해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한 번 털던 백현이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대로 경수를 품 안에 안았다. 가끔 끼니 때마다 도시락을 싸오면서 잠깐 보던 경수였다. 보고싶었어. 라고 낮은 목소리로 백현의 말이 울리자 경수가 나도. 라며 맞받아쳤다.
ㅡ면접은 잘봤어? ㅡ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ㅡ네가 누군데? ㅡ..음, 잘난 도경수? ㅡ잘난 변백현님 애인이겠지
장난스러운 백현의 말에 백현의 어깨에 묻은 얼굴을 빼내면 백현을 살짝 흘겨보았다. 그런 경수의 행동에 백현이 피식 웃더니 어? 된장찌개 끓는다. 라는 말을 하자 아, 맞다! 하며 서둘러 가스레인지에 가서 불을 껐다. 하지만, 끓어 오른 된장찌개가 이미 가스레인지를 점령한 후였다. 일이 또 늘었네. 라며 투덜거리는 경수가 백현을 향해 우선 자리에 앉아. 라고 말을 해온다. 경수의 말에 자리에 앉은 백현이 된장찌개를 식탁 위로 올리는 경수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ㅡ내가 그렇게 잘생겼냐?
툭 말을 걸어오는 경수의 말에 백현이 피식 웃었다. 너 지금 비웃었냐? 라는 경수의 발끈에 백현이 밥이나 먹자. 라며 경수의 말을 삼키면서 밥 한술을 들었다. 오랜만에 먹는 집밥이였다. 찌개에 숟가락을 한 번 들어올리며 마신 백현을 경수가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간은 맞지? 라고 물어오는 폼이 어쩔 줄 몰라하는 새색시같다. 장난끼가 도진 백현이 경수의 말에 흐음?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짠가? 라면서 허둥지둥 자신의 숟가락을 찌개에 담갔다가 뺐다.
ㅡ맛있어, 경수야.
아 씨 놀랐잖아! 라며 백현을 다시 한번 흘긴 경수였다. 하여튼 장난은 박찬열을 뛰어 넘는다니깐? 이라고 투덜거리는 경수의 볼이 오물오물 밥이 가득 찼다. 어째 나를 한 밥상이라고 하면서 네가 더 잘먹는 것 같다. 피곤함 때문에 눈 한쪽이 풀린 백현이 한참이나 잘 먹는 경수를 바라보았다. 답답하기도 할텐데 말 없이 자신을 위해서 그 자리에 서 있는 경수가 고마웠다. 그리고 미안했다. 밥 하나를 쓱싹 비운 경수가 언제 사온건지 사과를 깎는다며 쇼파로 백현을 몰아냈다. 야무지게 과도를 들고서는 백현의 옆에 앉은 경수가 이리저리 과일을 깎다가 흠칫 했다.
ㅡ줘봐. 내가 깎게.
이상하게도 도경수는 칼질을 못했다. 특히 과일을 깎을때마다 손을 베고는 했던 경수가 생각이 나서 백현이 경수의 손에서 과도를 빼앗았다. 그러자 잠자코 경수는 백현이 과일을 깎는 것을 바라보기만 했다. 껍질을 다 자른 사과가 때묻지 않게 깨끗했다. 조금씩 조각을 내서 경수의 입 안에 넣어주자 달달하다며 씨익 웃는다. 웃을 때마다 도경수는 오른쪽 입꼬리가 먼저 올라가고는 했다.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뒤늦게 왼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도경수.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작은 도경수.
톡. 톡.
사과를 조각내는 소리가 빈 접시위로 울렸다. 조각난 사과를 하나 들어 백현의 입 안으로 쏘옥 집어 넣어준 경수가 또 다시 웃어보인다. 너 오늘따라 왜이렇게 잘 웃냐? 라는 말에 그으냐앙! 하며 말꼬리를 늘리는 경수였다. 기분이 좋은 듯 웃어보이는 경수가 과도를 내려놓은 백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환하게 웃던 목소리가 아닌 약간 낮고 슬픈 목소리로 백현의 이름을 부른다. 알 것 같았다. 도경수가 저런 표정을 지으며 슬프게 나의 이름을 부르는 이유를.
ㅡ우리 말이야. ㅡ..응 ㅡ정리가 필요한 것 같아, 그치?
경수의 말에 말 없이 경수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경수가 다시 한번 백현을 보며 웃어보였다. 아까의 해맑은 미소가 아닌 약간 힘 없는 미소로.
ㅡ모든게 정리가 되고 나면 ㅡ... ㅡ그 때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ㅡ..경수야 ㅡ우리 때문에 죄없는 아이의 인생까지 망치는 거 싫어.
죄없는 아이. 아윤이를 가리키는 말이였다. 그 말에 백현이 말 없이 경수의 손을 잡아왔다. 원인이 어찌되었던 그 과정 속에서 나오는 결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기 싫었다. 따뜻하게 자신의 손을 잡아오는 백현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갠 경수가 다시 한번 겨우 입을 연다.
ㅡ헤어지자는 건 아니야, 백현아. ㅡ... ㅡ기다릴게. 모든게 정리될 때까지.
뜨거웠던 그 여름과는 다르게 차가워진 바람이 부는 겨울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다시 한번 기약없는 이별을 택했다.
하지만, 7년 전의 작은 소년들이 서로를 위해서 절벽의 끝에서 손을 놓은 이별이였다면, 이번에는 아니였다. 몰라볼 정도로 큰 소년들은 주변 사람들과 얽힌 서로를 위해서 그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들의 순정으로 피해보는 사람이 없을 것을 전제로 하는 잠시동안의 이별.
사람들은 모두가 이별을 슬프고 아프고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들의 이 이별은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칭하고 싶다. 기다릴게, 백현아. 긴 시간들이 벌려놓았던 일들이 한순간에 정리가 되지 않을테니깐. 그걸 깨달은 나는 계속해서 너를 기다릴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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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에는 완벽한 헤어짐이였다면, 이번의 헤어짐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잠시 동안의 공백기라고 보셔두좋아요. 다음편이 바로 완결입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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