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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얌 전체글ll조회 425


 

 

  

아찔한 마음은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가지고 싶은 소유하고 싶은 이 마음은 이루어지지 못해 안타깝기만 하다. 못내 바라보기만 하며, 스스로를 위안하며 나는 입맛을 다신다. 그래 어쩔 수 없는 거야. 입 꼬릴 억지로 끌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어쩔 수 없는 거…. 가련히 잠든 너를 쳐다보며 나는 눈을 감는다. 이렇게 곤히 잠든 너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래, 이 정도로만 이것으로만 만족해야 겠지? 그래야 되는 게 맞는 것이겠지? 웃었다. 어이없는 현실에, 비참한 현실에 나는 실소가 터졌다. 비집어 나오는 웃음을 나는 자제를 하며 잠든 너의 앞에서 마치 너를 따라하듯 두 팔을 얹고는 그 위에 머리를 놓았다. '이러니까…왠지 커피향이 나는 것 같만 같아' 조용히 말을 내 뱉고는, 너무나도 평온한 공간에 나는 곤히 잠에 빠져들어 간다. …씁쓸하고도 달콤한 그 향.

 

 

 

-

 

 

 

"최승현." 

 

 

바라던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지금 당장 일어나 목소리에 답을 해주고 싶지만, 무거운 눈꺼풀은 가벼워지지가 않는다. 누군가가 마치 눈꺼풀에 풀이라도 붙여 놓은 듯 그렇게, 대답 없는 나에 바라는 그 사람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더니 어깨를 톡 하고 치고는 멀어져 간다. 꼼지락 거리며 조금은 시린 공기에 나는 얼굴을 더욱 팔속으로 묻었고, 답답함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눈물이 나는걸 숨기기엔 이 자세가 제일 적합하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이미,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나는 그의 물음에 대답을 할 수 가없다, 차마 그를 보며 욕정을 품고 사랑을 품고 내 속은 이미 검게 물들어 가 더는 너의 앞에서 나설 수 가 없다며, 나는 시린 주변을 핑계 삼아 고개를 더욱 내린다. 그리곤 숨는다.

 

 

도망가고 싶다.

 

 

 그의 흔적이 멀어진 뒤 한참이 지났을까, 발갛게 부어버린 두 눈을 훔치면서 의기소침하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심하다, 나답지 못하다는 걸 알지만서도 눈물이 난다. 이 평화로운 나날을 깰 수 없어서, 너를 계속 두고 옆에 있고 싶어서…바라는 그 감정을 이룰 순 없지만 다른 이름의 그 모습으로도 남고만 싶어서 나는 이렇게 숨긴다. 숨기고 또 숨겨서 그 마음을 꽁꽁 싸매어 강가에 버리고 싶다. 하지만……어쩔 수 없다.

  

 

 코를 훌쩍이고는 교실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더욱 서늘한 공기가 피부 안으로 스며드는 것 같아 몸을 떨었다. 이제, 나는…친구 최승현으로, 친구야. 친구. 그냥 친구. 둘도 없는 친구. '친구' 참 아프게 날아드는 그 쓴 단어에 나는 주먹을 쥐었다. 친구라…. 발걸음을 학교 옥상 쪽으로 돌리며 꽉 진 주먹을 풀었다 쥐었다 반복을 하였다. 마지막이야, 이게. 더 없이 아찔한 마지막에 나는 숨을 쉬었다 내뱉는걸 잠시 멈췄다. 그리곤 시작했다. 친구, 그리고 마지막. 또…어쩔 수 없다.

 

  

 

-

 

 

  

별 다른 소리없이 유난히 잘 열리는 옥상문은 여길 밥먹듯이 자주 드나드는 사람 때문일까, 그 장본인이 옥상 난간에 팔을 기대며 담배를 뻐끔 피고있다. 우리 지용이 날라리네, 날라리. 픽 하고 별 감정없이 말을 뱉고는 곁으로 다가갔다. 빨갛게 물들인 머리가 너무나도 예뻐서 잠시 멍하니 쳐다보다, 똑같이 고층빌딩 사이로 빨갛게 문든 해가 저물고 있다. 그 모습이 뭔가 웃겨 또 한번 픽 하고 웃었다. 빨간 머리의 지용이는 담배를 피우다 담배가 짜증이 났는지 담배를 휙 난간 밖으로 던졌다. 요즘들어 생리를 하는지 괜히 신경만 자주 부리는 지용이가 너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뭐야, 최승현. 왜 그런 눈으로 봐? 너 요즘 들어 이상해.' 그러자 날카롭지만 둥글고 맑은 눈으로 날 쳐다보며 수상하다는 듯이 말을 내뱉는 지용이. …눈치 채고 있었어? 나 요즘 이상하다는 거. 그랬구나…하하. 의뭉스레 취하는 지용이가 참으로 아리따웠다. 뭘 하든 무슨 짓을 하든 너 다운게 좋아 지용아. 너 답다. 나는 지용이의 말에 답해주는 걸 잊고는 한참동안 그렇게 지용이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진지해진 분위기 속 나는 간절한 무언갈 담은 눈으로 앞에 있는 빨간 머리의 지용이를 바라봤다. '이상해, 이상해. 으, 최승현. 존나 이상해. 씨발 토 쏠려, 웩' 연신 이상하다면서 웩하고 모션을 취하는 지용이.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는 마이 위에 입은 패딩에서 작은 팩으로 포장된 소주를 꺼냈다. 그러자, 지용이는 헐? 하며 눈을 빛냈고 나는 망설임없이 소주를 뜯어 빨대를 꽂고는 쪽쪽 맛있게 빨아먹었다. 옆에서 지용이가 '나도 한입만 줘 최승현!' 라고 하였지만 무시하고는, 팩안의 소주가 다 떨어졌다는 걸 알리는 골골한 소리가 울려퍼졌고 나는 만족스레 빨대에서 입술을 뗐다. 약간의 취기가 도는 것에 알딸딸함을 느끼고는 작은 잔기침을 했다. 쿨럭, 쿨럭. 묘하게 어색한 잔기침에 나도 지용이도 침묵하였다. 무언가를 암시하듯 동시에 딱 맞춰, 입을 닫았다.

 

 

 

"지용아."

 

 

"알아."

 

 

"뭘 아는데?"

 

 

"몰라, 근데 알아. 아니까 말하지마. 씨부랄 새끼야."

 

 

"미친놈."

 

 

 

패딩을 벗고 마이를 벗었다. 그리고는 옥상 난간위에 올라갔다. 올라가는 동안 지용이는 날 빤히 바라봤다. 낄낄. 씨발, 존나 이쁜새끼. 귀여운새끼.

 

 

……내가 조온나 좋아하는 새끼.

 

 

미친소리를 내뱉으며 다가오는 저녁의 공기를 마셨다. 밑을 내려보니, 아찔했다. 안녕, 지용아.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지용아. 아 씨발! 존나…눈물난다. 갑자기 벅차오르는 눈물에 나는 손등으로 눈가를 휙휙 닦았다. 쪽팔리게…. 갑자기 왜 이러는지, 아. 나는 아슬아슬한 난간에서 뒤돌아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 지용이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했다.

 

 

 

"권지용…, 너 담배 작작 피고. 또 술도 그만 마셔. 여자는 뭐 안만나니까 상관은 없겠네. 이 새끼야. 진짜 너 잘살아야 된다. 어? 씨발 내가 니 놈 새끼 병신 되가지고 별 지랄 다 떨고 있음 내가 니 놈 한테 찾아가서 인생 하직하게 해줄거야. 알아 쳐먹었냐? 엉? 낄낄낄. 그럼 잘있어라."

 

 

 

  

망설임 없이 나는 뛰어내렸다.







-



작가의 말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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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돼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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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얌
헐 작가의 ㅁ말에 탑형은 안죽는다는게 함정이라고 적어놨는데 안보이네염......그렇스무니다...ㅠㅠㅠㅠ안죽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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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ㅋㅋㅋㅋㅋ아작가의말이안보여섴ㅋㅋㅋㅋㅋㅋㅋ끈질긴우리탑형!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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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탑눁티아 ㅏㅂ뇽 ㅠㅠㅠㅠㅠㅠㅠ탑뇽사랑해요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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