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캐묵은 먼지가 목안으로 들어오는 기분. 딱 그 기분이었지. 어정쩡한 너를 두고 나는 생각했지, 쟨 뭔데 저러나. 뭔데 저렇게 나대나. 그렇게 생각했어. 항상 너를 보면 거슬렸거든. 시끌벅적하게 애들 사이에서 웃고 떠드는 너를 나는 항상 거슬려했었지. 그 기분과 감정은 나로 하여금 항상 신경이 쓰여서 짜증이 나게 만들었었어. 그래서 내가 그때 너를 싫어했던것도 같아.
"시끄러워."
사실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게 시끄럽지도 않았거니와, 쉬는시간이라 괜찮았지만 괜히 올라오는 짜증에 결국은 신경질을 내며 시끄럽다 말했고, 너는 머쩍은 듯한 얼굴로 미안. 이라고 말하고는 애들과 함께 복도로 나갔지. 왠지 교실에 혼자 동떨어진 듯한 기분에 나는 고개를 푹 숙였었어. 미친. 이승현. 미친. 그렇게 곱씹고는 말이야. 그 날 이후로 나는 신경질적암고양이 라는 수식어가 붙었었어. 나도 모르게 말이야. 내가 걸어다닐 때 다들 그렇게들 불렀었다고 나는 이후에 알게 되었었지. …그 당시 내 이미지가 어땠었는지 지금도 난 잘 모르겠어.
울고 싶었던 날
w.글쓴이얌
"…미안, 정말 미안하다."
정말 미안한듯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이다. 하지만, 나는 짜증이 머리 끝까지 차올랐고, 결국은 너의 말을 무시하고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미안하다고? 미안해? 그걸로 끝인가? 진부한 사과에 나는 어이가 없었고. 이미 깨져버린 나의 안경은 되돌릴 수 없었다. 저 멀리서 나를 욕하는 듯한 다른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나는 오로지 나의 길을 걸었다. 세상은 홀로 살 수 있어. 저딴 찌끄레기들 없이도.
실은 외로웠다. 관심 받고 싶었다. 암만 노력을 해봐도, 성적을 올려봐도 애들은 나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오히려 놀고 먹는 녀석들에게 더욱 관심을 쏟았고, 선망했다. 그 나이의 치기를 부리는 녀석들은 더더욱 존경의 대상으로도 삼기도 했다. 나는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바른 생활을 고집하며, 성적만을 올리기 바쁜데 왜 저딴 쓰레기들을 선망하는 것이냐.나 같은 녀석이 있는데 왜? 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의문이 항상 도달하는 지점엔 권지용. 저 쓰레기가 있었다. 놀고, 먹고, 자기만 하는 저 새끼. 저 새끼가 항상 거슬렸다. 공부는 뒷전, 땀나는 저질스런 지들끼리의 제대로된 규칙없이 치루는 야구,축구 등등의 운동을 밝히고 쉬는시간엔 항상 소음을 일으키고 놀고 먹기만 하는 저 권지용. 정말 거슬린다. 자리에 앉고는 노트의 여백에 '권지용' 쪼끄맣게 샤프로 쓰고는 누가 볼새라 지우개로 지웠다. 그 흔적이라도 남을까 아예 그 부분을 찢었다. 정말 싫어. 권지용. 입으로 종알 거리며, 손안의 종이를 동그랗게 구기고는 앞에 앉아 시끄럽게 떠드는 권지용의 뒷통수에 날리고는 모르는척 눈앞의 문제집을 풀었다.
"어, 뭐냐."
"왜 그러는데?"
"어?…아니다."
뒷통수를 긁적이고는 다시 옆에 앉은 놈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권지용.
정말 싫어.
-
사실 나는 잘 모른다. 내가 왜 이렇게 까지 권지용을 싫어하고 거슬려 하는지. 딱히, 나에게 피해를 준적은 없다. 안경을 부순 일 말고는 딱히…. 안경값도 물러주었었고, 딱히. 그래 딱히. 없다. 나는 그런데도 권지용을 싫어한다. 그것도 무지. 나혼자 괜히 이러는 것 같아 혼자서 괜히 쪽팔려 한적도 많았었다. 자기 전 내가 왜이러는걸까 하고 고민하고 그러면서도 또 권지용을 싫어한다 라고 단정지었었다. 사실은 나도 몰래 권지용에 대한 무언가의 감정에 싫어한다 라고 단정을 지어 박아놓은게 아닌가 생각한다. 나도 내 마음을 내 감정을 잘모르겠다. 정말. 그래서……알 수 없는 권지용이 싫다.
그래, 정말. 엄청. 싫다.
.
"야, 이승현. 너 왜 그러냐."
권지용이 나를 불러 나를 끌고 학교 운동장 벤치로 끌고 갔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1분 전이라 운동장은 매우 황량했고, 정적 속에 휩싸여 있었다. 그 가운데 우리 둘은 냉랭했다. 나는 불쾌하다는 듯이 권지용이 잡은 손목을 문질렀고, 권지용은 어이없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고, 기분 나쁘게."
"뭐가."
"…뭐가? 이때까지 니가 나한테 이유없이 기분 나쁘게 짜증 부리는거 기억 않나? 그래놓고 뭐가? 너 진짜 짜증난다."
"……."
"사내새끼가 뭉친거 있음 말로 하면 될걸, 왜 그러냐고. 여자애도 아니고."
"…니가 싫어, 니가 싫다고."
"뭐?…."
쉴새없이 쏟아지는 말에, 싫다고 답했다. 난 너가 싫어. 멍하니 입을 벌린 채 날 바라보는 권지용이 싫었다. 점심시간이 끝나는 소리가 나는데 운동장에 있게 만든 권지용이 싫었다. 자꾸만 거슬리는 권지용이 싫었다. 자꾸만 이상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권지용이…싫다.
아무말없이 종이 치는 가운데, 권지용은 계속 멍하니 날 바라봤고, 나는 울었다. 눈물이 나왔다. 교복 소매로 눈물을 닦았건만 눈물은 나를 약올리는지 계속 해서 흘러내렸다. 오기스럽게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난 너가 싫어 권지용. 권지용은 가만히 나를 바라봤고, 나는 고개를 숙이고는 학교를 빠져나갔다. 지금 하는 행동이 무단이탈 이라는 걸 인지 하면서도 나는 학교를 빠져나갔다.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
그 다음날 나는 이틀내리 고열에 시달리며, 침대에 앓아 누웠었다. 이게 모든게 다 권지용 때문인 것만 같아 나는 악독스레 입숩을 깨물었고, 권지용이 싫다며 뇌리에 박았다. 열에 시달리면서도, 나는 권지용을 생각했다. 난 너가 참 싫다.
-
이틀내리 결석을 하고는, 학교에 첫 등교를 했을 때 권지용은 보이지 않았었다. 아마, 지각일 것 이다. 개새끼. 씨발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욕들은 다 끄집어 내며 속으로 곱씹고 있을 때 권지용이 뒷문을 열고 들어왔다. 넉살좋게 웃으며 선생님한테 죄송하다 말하며 자리에 앉은 권지용의 뒷통수를 바라봤다. 정말…개씨발놈. 수업시간 내내 권지용의 뒷통수만을 바라봤다. 내 생애 처음으로 수업시간에 딴짓을 한 날이었다. 권지용 너는 참으로 나한테 처음인 놈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이토록 누군갈 싫어한 적도 없었고, 딴짓을 하게 만든적도 없었고…묘한 감정을 이끌어 낸 적도 니가 처음이었다. 권지용은 뒷통수가 따가운지 슬쩍 뒤돌아 나를 바라봤고, 나는 마주쳐 바라봤다. '난 니 가 싫 어' 입모양으로 크게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자. 권지용 슬쩍 웃더니 '나 는 니 가 좋 아' 라고 한다. 미쳤다.
권지용은 수업시간이 끝나자, 내 옆자리로 와서는 자리에 앉은 남자애에게 슬쩍 비켜달라 말을 하고는 지가 앉더니 나에게 말을 했다.
"이승현, 미안하다."
"뭐가 미안한데, 니가."
"…그냥, 다 미안하니까. 나 그만 좀 싫어해라."
어이가 없는 말이었다. 정말. 자기를 그만 싫어하라고 한다. 다 미안한게 뭔데. 너를 그만 싫어하면 이 감정은 어떤 말로 표현해야 될지 잘 모르겠어서. 정말…곤란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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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본격 츤데레 돋는 이야기작가의말씀이긩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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