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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 전체글ll조회 1744l 1




Sweet Love

w.클레오파리스크




















한 두 시간이면 윤곽이 잡힐 것 같던 회의가 다섯 시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어찌나 말을 많이 했던 지, 촬영을 할 때에도 쉬지 않던 목이 쉴 것 같았다. 따끔따끔 아파오는 목을 매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태프들은 자리를 뜬 지 오래 전이었다. 뭐가 그리도 바쁜 지, 여기까지 하자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카페를 빠져나갔다. 그렇게 지루하고 힘들었나. 뻐근한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제 옆에 서서 저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 호원을 힐끔 쳐다봤다.






“ 뭐 해? ”
“ 뭐가. ”
“ 여기 서서 뭐하냐고. 차 가지러 안 가? ”






이 매니저가 왜 이런데. 알 수 없단 얼굴을 하고 가만히 바라보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호원이 혀를 차며 카페를 급하게 빠져나갔다. 자신이 데리러 들어오기 전까지 카페에서 나올 생각은 하지 말란 신신당부를 하며. 누가 먼저 나간다나. 호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호원의 신신당부와는 다르게 카페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동글동글 강아지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었으니까. 카운터로 향하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제 예상과는 다르게 벌써 퇴근을 해버린 것인지, 아니면 잠시 어디에 간 것인지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머리카락 한 올 조차.






“ 아, 진짜…. ”






되는 일이 없네. 손을 들어 머리를 헝클이려 하다 손을 내리며 이를 악 물었다. 여기저기 자신을 보는 시간들이 느껴졌기 때문에. 카페 한 가운데에 멀뚱히 서있는 자신을 향해 다가와 팬이라며 사인 요청을 하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자꾸만 시선이 가는 카운터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









사인을 해주고 있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호원에게 이끌려 집에 도착했다. 카페 안에 있던 사람 그거 몇 된다고, 그렇게 생색을 내는 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어깨를 으쓱였다. 아니한 말로 내가 사인하지, 자기가 하나. 동글동글한 알바생을 보지 못해 아쉽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하는 사인이라 들떴던 마음을 한 번에 짓밟아버리는 호원이 괘씸했다. 사장님의 명이라고 하는 하지만, 어떻게 그 노트랑 펜을 거절하느냐고 따져 묻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호원에게 있을 알바생 연락처 때문에. 그것마저 없었으면 순순히 끌려 나오지 않았으리라 호언장담했다.






“ 매니저. 내가 부…. ”
“ 자. 가져가라 가져가. ”
“ 곱게 좀 주지. ”






무튼 감사.

제 가슴팍에 맞고 떨어지려는 수첩을 겨우 손에 잡고는 호원을 향해 들어보였다. 약이 올라 죽겠다는 호원의 표정은 보이지도 않는 것인지, 값비싼 보물을 손에 쥔 것 마냥 두 손에 조심히 들고 소파에 앉았다.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가 나지 않아 궁금한 마음에 명수의 뒤로 다가간 호원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얘가 지금 뭐하는 거야. 호원이 본 명수의 모습은 딱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었다.






“ 찌질하게 뭐하냐. ”
“ 그게 지금 네 배우한테 할 소리? ”






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 같은 명수를 향해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떤 게 본 모습인지, 같이 일한 지 오래된 지금도 알지 못해 빌빌 거릴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제 배우님이셨으니. 저처럼 월급이 오가는 빌빌거림이 아닌 고작 종이한테 빌빌대는 꼴이 보기 싫어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찌나 제 욕을 하는 것인지, 한 쪽 귀가 마구 간지러웠다. 욕 좀 그만하래도. 대체 연락처를 적어놓은 페이지는 언제 나오는 것인지,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전부 다 속에 있는 것을 게워낼 정도로 힘들게 했던 스케줄뿐이었다. 혹시 못 받아온 건 아니겠지. 이제 슬슬 불안하기까지 했다. 자신을 데리고 장난을 치는 것이라면 단 번에 잘라버리겠다고, 그간의 정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과감한 짓을 저지르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이를 갈며 조금 전과 달리 거칠게 수첩을 넘기던 중에 보이는 전화번호와 이름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 이성열. 이성열. 성열이라…. ”






동글동글. 이름마저 입에 착착 달라붙었다. 어찌나 생긴 것과 똑같이 이름마저 간지러운지. 제 가슴 언저리를 벅벅 긁으며 제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성열의 연락처를 바라보며 실실 웃었다. 그러기도 잠시, 탁자 위에 휴대폰을 내려놓고 소파 위에 놓아 둔 카메라를 손에 들었다. 오늘 찍은 사진들을 골라 내야했으니까.

주방에 들어가서 조금 전까지 보였던 명수의 만행을 곱씹었다. 그렇게 좋을까. 어떻게 생각하면 이렇게 한 번에 반응이 온 것도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다. 김명수가 한 번에 빠져버린 대상이라. 마음 같아서는 제 배우님이 힘들지 않게 한 번에 넘어오면 좋겠지만, 그럴 리가 없지. 순해 보이는 인상이어도 꽤나 강단 있을 것 같단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며 유리잔에 오렌지 주스를 부었다. 항상 오렌지 주스로 피로를 씻어 내리는 명수로 인해. 콸콸. 유리잔을 채우는 주스 소리가 꽤나 경쾌했다.

유리잔을 들고 거실로 나오자, 심각한 일이 있는 것인지 카메라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명수의 모습이 보였다. 혹시 오늘 찍었던 사진들이 전부 다 날아갔다거나, 마음에 드는 사진이 한 장이라도 없는 건 아닐까 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명수의 뒤로 가서 섰다. 그리고는 고개를 살짝 숙여 카메라 화면을 보자마자 손에 들어있던 주스를 카메라에 부어버릴 뻔했다.






“ 야. 너 이거 언제 찍었어? ”
“ 아까 네가 음료 가지러 갔을 때. ”
“ 허. ”






내가 스토커를 배우라고 데리고 다녔네.

호원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고는 유리잔을 낚아챘다. 저를 위해 부어온 주스를 단숨에 원 샷을 하고 다시 카메라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꼭 자신에게 보라는 듯, 일정한 시간동안 한 사진에 머물러 있는 명수의 손가락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성열과 대화하던 제 모습이 담겨 있었다. 물론 솔직하게 말하면 자신의 모습은 뒤통수 밖에 나오지 않고, 성열의 얼굴만 선명히 보였다.






“ 근데 이 사진 보면서 인상을 왜 찌푸렸는데? ”
“ 어떻게 이렇게 생길 수 있나 싶어서. ”






뭐 이런. 인상을 찌푸리며 명수를 위아래로 훑었다. 고작 그것 때문에 심각했다는 사실에 뒷목을 잡았다. 이런 걸 제 배우라고 데리고 있자니 답답했고,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기에는 제 목숨이 위태롭고. 이를 악 물고 뒷목을 잡았던 손으로 명수의 어깨를 아프게끔 꾹꾹 누르며 말했다.






“ 작품을 그렇게 진지하게 해봐. ”
“ 하고 있잖아. ”






당당해도 너무 당당한 제 배우님의 눈빛과 말투에 할 말을 잃은 호원이 입을 꾹 다물었다.









* * *







요새 아주 죽을 맛이었다. 복학 했답시고 술자리를 만들어 저를 부르는 통에 위에 구멍 날 것 같았다.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은 우현과 성규 그리고 동우 때문이었다. 술을 잘 하지 못하고, 좋아하지 않는 자신을 동기들이 부르지 않으려고 하면 저 세 명이 악착 같이 저를 불러냈다. 그리고 양 옆에 앉아 정신을 놓기 직전까지 먹인 뒤 내버려두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아예 정신을 잃기라도 하면 그 다음 날은 힘이 들겠지만, 술에 취한 그 순간만큼은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자도 좋으니 정신을 놓고 싶었다.






“ 이것 봐. 성열이 피부 요즘 엄청 좋아졌다? ”
“ 그게 다 우리 덕이지. ”
“ 그렇고말고. 소주로 독소를 배출해서 그런가, 혈색이 더 좋네. ”






차례대로 한 마디씩 한 친구라고 칭하고 싶지도 않은 것들의 말을 들으며 헛웃음을 뱉었다. 피부가 좋아지기는커녕 얼굴이 뒤집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어딜 봐서 좋아 보인다는 건지. 오늘은 그나마 네 명이서 가지는 조촐한 술자리였기에 망정이지. 며칠 전처럼 학년 전체를 끌어 모은 자리였다면 당당히 도망을 갔을 지도. 물론 이 술자리가 좋은 자리인지, 전체 모임이 좋은 자리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네 명이서 가지는 술자리면 술을 뺄 수 있었으니까.






“ 걱정 마, 걱정 마. 내가 오늘은 성열이 한 잔만 줄게. 알았지? ”
“ 남우현. 네가 젤 나쁜 놈이야. 알지? ”






입 다물고 먹기나 하시죠. 우현의 입가에 소주병을 갖다 대자,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눈꼬리를 접어가며 웃기 바빴다. 병나발 불라고 했던 게 그렇게 좋은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아이라 생각했다.






“ 야, 이성열. 전화 오는 것 같은데? ”






정말 병나발 불려고 하는 우현을 뜯어말리려할 때, 저를 향하는 성규의 말에 테이블 위를 쳐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휴대폰이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안 받아? 전화가 끊어질까봐 불안했던 것인지, 동우가 발로 제 발을 툭툭 찼다. 안달이 난 동우와는 달리, 별로 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에 전화가 끊어지기만을 기다렸다.






“ 야, 끊겼잖아. ”
“ 나중에 또 오겠지 뭐. ”






전화가 끊어진 뒤에야 휴대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했다. 역시나 또 찍혀있는 익숙한 번호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모르는 전화는 절대 받지 않는 저로서는 궁금하기는커녕 무섭기만 했다. 이렇게 부재중 통화가 남을 때면 언제나 그랬듯 문자도 왔다. 문자를 보면 전화 달라고. 통화 목록을 쭉 올리자 알 수 없는 번호가 통화 목록을 도배하고 있었다. 이렇게 될 때까지 전화를 받지 않는 자신도 자신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전화를 하고 문자를 하는 상대방도 참 대단하다 생각했다.






“ 뭐야. 이 무수한 부재중은. ”
“ 나도 몰라. 너네 이 번호 알아? 좀 찾아봐. ”
“ 잠시. 번호 불러봐. ”






혹시나 아는 사람일까 하고 기대를 했지만, 연락처에 없다는 말만 들려왔다. 그렇구나. 이 쯤 되니 모르는 사람 전화는 받지도, 걸지도 않는 자신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체 누구기에 자신에게 무서울 정도의 집착을 보일까 하고.






“ 이번에 전화오면 받아봐. ”
“ 안 그래도 그럴…. ”
“ 어! 전화 왔다! ”






제 귀에 대고 크게 말하는 우현 때문에 깜짝 놀란 성열이 인상을 찌푸렸다. 전화가 오는 건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어찌나 큰 소리로 말을 했으면 메아리가 울리는 것처럼 귀가 멍멍했다. 여느 술집처럼 음악소리가 큰 곳이 아니기 때문에 우현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 것일 지도. 전화부터 받아. 성규의 말이 아니었으면 또 우현에게 정신이 팔려 전화를 받지 못할 뻔 했다.






[ 여보세요? ]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 하지만 누구라고 한 번에 말하기가 힘들어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네. 여보세요. ”
[ 이성열씨 휴대폰 아닌가요? ]






제 이름까지 알고 있는 상대방에 눈이 크게 뜨였다. 그런 성열의 큰 반응에 성열만 쳐다보고 있던 세 사람의 눈도 커졌다.






“ 맞는데 누구세요? ”
[ 김명수라고 하는데요. ]
“ 김명수? ”






자신이 김명수라고 밝힌 상대방이었지만, 제 머릿속에서 누구라고 단 번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어디서 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워낙 남에게 관심이 없고, 친한 사람의 이름만 아는지라 이렇게 기억도 안 날 정도면 별로 인연이 깊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여보세요? 성열씨? 한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있자, 다급한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귀에 대고 있던 휴대폰을 떼어 내고 저를 바라보고 있는 세 사람을 향해 물었다.






“ 혹시 김명수라고 알아? ”






그런 성열의 물음에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우현이 제 가슴팍을 내려쳤다. 아무리 주변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성열이라지만, 물론 김명수라는 사람이 성열의 주변 사람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기억을 못할 줄은 몰랐다. 옆에서 그렇게 울부짖어도 귀담아 듣지 않는 친구라니.






“ 신몰남! 내가 말했던 완벽한 사람! ”






우현의 격한 반응에 동우와 성규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흥분할 정도면 대단한 사람인 것 같은데. 휴대폰을 귀에 대고 곰곰이 생각했다. 우현이 자신에게 신몰남이라고 외쳤었던 사람을 생각해내기 위해서. 하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제 옆에서 답답하다고 가슴팍을 내려치는 우현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 그런 우현 못지않게 자신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무척이나 답답했다.






“ 누구신지 잘 모르겠는데, 저한테 무슨 용건이라도…. ”
[ 저번 주 토요일에 우리 봤었잖아요. 저 기억 안나요? ]






아, 카페. 작게 읊조린 제 말을 듣기라도 한 것인지, 투덜거리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척이나 섭섭한 어조였다. 하긴 그럴 만도. 우현이 저토록 울부짖을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연예인인 것 같은데, 한 번에 알지도 못하고 기억의 꼬리를 물 듯 한참이나 지나 알았으니 속상할 법도 했다. 그런 자신에게 이 남자가 왜 자신에게 전화를 했을까. 일단 미안하다는 말을 짧게 하자, 기다렸다는 듯 영양가 없는 말을 늘어놓는 남자 때문에 얼굴 근육이 경직됐다. 끊고 싶어 죽겠네. 지루함에 다리를 달달 떨고 있을 때,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가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 제 이름도 모르고, 여태 연락도 제대로 안 받았으니까 내가 밥 살게요. ]
“ 네? 원래 그건 저한테 사라고 하는 거 아닌 가요. ”
[ 그래서 성열씨가 저한테 밥 살 거예요? ]
“ 아니요. ”






그러니까 내가 산대도.

당당한 명수의 말에 성열이 헛웃음을 뱉었다. 언제 봤다고 반말까지 하지. 아까부터 머릿속 가득 물음표가 둥둥 떠다녔다. 매니저에게 휴대폰 번호를 넘겼던 것을 까맣게 잊고 있던 탓에 제 연락처를 어디서 알았는지, 그것부터가 의문이었다. 대답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숨만 쉬고 있는 자신이 답답했던 것인지 그 짧은 침묵을 기다리지 못하고 명수가 다시 성열을 불렀다.






[ 내일 학교 가죠. 몇 시에 마쳐요? ]
“ 3시에요. ”
[ 다행이네. 그럼 내일 다시 연락할게요. ]






내일은 전화 꼭 받아야 돼요. 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 제 통화를 엿들은 우현이 제 팔을 아프지 않게 때리며,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캐물었지만 딱히 뭐라 답해줄 수가 없었다. 그냥 잠시 카페에서 만났던 알바생과 손님의 관계라고 하면 이해하려나. 저를 향해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고 있는 세 사람의 시선을 애써 피해 고개를 숙이며 휴대폰을 쳐다봤다. 대체 이 사람의 정체가 무엇일까 하고. 왜 이렇게 당황스럽지. 괜히 나지 않던 식은땀이 흐를 것만 같았다. 앞에 놓인 물 잔을 들어 목을 축이고 나자, 기다렸다는 듯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 김배우라고 저장해줘요. -김명수- 」






뻔뻔하기는. 우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알 수 없는 남자를 향해 혀를 찼다.









* * *









자신을 기억 못하는 성열이어서 잠시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그건 앞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도록 세뇌를 시키면 되니까. 일단 그토록 기다리던 성열과의 통화에 성공한 명수가 시익 웃으며 휴대폰을 두 손 가득 쥐고는 몸을 배배 꼬았다. 생각보다 목소리가 더 예뻤다. 모르는 사람을 향하는 경계의 목소리도 이렇게 예쁠 줄이야. 며칠 째 저기압이던 명수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웃고 있는 모습에 커피를 사오던 코디가 뒷걸음질 쳤다.






“ 이 오빠가 왜 이래…. 이 오빠 오늘 미쳤나봐. ”






호원에게로 쪼르르 달려가 일러바치는 코디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 듯, 항상 가지고 다니던 수첩을 꺼내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코디의 말에 명수를 바라보자마자 고개를 저었다. 저게 진짜 미쳤나. 실실 웃으면서 수첩에 무언가 쓰고 있는 모습이 꼭 데스 노트에 죽일 사람을 쓰고 있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집중해서 수첩에 무언가 적고 있을 때, 스탠바이 하라는 말이 들려왔다. 이제 그만 현실 세계로 나올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고 마음먹고, 명수에게 다가간 호원이 명수의 어깨를 두드렸다.






“ 너 스탠바이하래. 가자. ”
“ 아, 뭐를 사주지. ”
“ 저기요. 김명수씨? ”






이미 자신이 깨우지도 못할 만큼 먼 세계에 가있는 명수였다. 어찌 보면 좋았던 명수의 집중력이 지금은 독이 된다는 사람을 깨닫자마자 혀를 찼다. 정말 손이 많이 가는 김배우님이었다.






“ 뭘 좋아하려나. 파스타? 스테이크? 음, 분식…은 안 먹이고 싶고. ”






이게 진짜. 수첩 가득 적혀있는 메뉴들을 가만히 지켜보다 그 수첩을 뺏어 들었다. 수첩을 뺏어 들자, 그제야 고개를 든 명수가 호원을 바라봤다. 물론 곱지 않은 시선으로. 팬들이 말했던 것처럼 무릎 꿇게 만드는 그 눈빛에 잠시 움츠러들 뻔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 안 내놓을래? ”
“ 일단 너 네 분량 촬영하고 와. 그럼 줄게. ”
“ 아, 내 차례야? ”






그럼 다녀와야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름 진 제 바지를 손으로 곧게 폈다. 매번 찍는 제 분량이었지만, 찍을 때 마다 긴장이 되는 것인지 오늘 또한 제 입술을 가만히 놔두지 못하고 잘근잘근 씹는 탓에 코디가 소리를 빽 질렀다. 오빠, 입술 좀! 옥타브 높은 고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먼 산을 바라보며 코디의 잔소리를 흘려들었다.






“ 시간 없어. 대충 하고 가자. 아니면 기다리면서 하던지. ”
“ 뭐가 이렇게 급해. 천천히 하자. ”
“ 네가 지금 네 상황을 보고 말해. ”






내가 뭐. 뻔뻔스럽게 되묻는 명수의 물음에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성열인지 뭔지 하는 그 알바생에게서 연락이 올 때, 자신이 촬영을 하고 있어서 받지 못하면 어떡하느냐고 하는 얼토당토 않는 말에 기가 찰 노릇이었다. 어르고 달래서 눈치 봐 가며 겨우겨우 한 장면씩 찍고 있는 열악한 이 상황에 뭐가 어째. 그래도 양심이 아주 없지만은 않은 것인지, 뚫어져라 쳐다보던 시선을 옮기며 또 다시 허공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할 말이 없거나, 피하고 싶은 것이 있거나,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되면 나오는 버릇 중 하나였다. 제발 저 행동의 의미가 제 잘못을 알아서 하는 행동이면 좋을 텐데.






“ 뭘 그렇게 중얼거려. ”
“ 내가 뭐라는 지 들려? ”
“ 안 들리니까 묻자나. 대사 읊어? ”






마음대로 생각해.

그 말을 툭 던지고는 긴 다리로 앞서 걸어가는 명수의 뒷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다리 길어서 좋으시겠어요. 궁금하게 제대로 된 말을 해주지 않고 가버리는 명수의 뒤를 바짝 뒤쫓았다. 혹시라도 곧 찍을 제 장면 대사 연습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그 또한 헛된 기대였고 괜한 에너지 소비였다. 한참 중얼거리던 것은 다름 아니라 수첩에 적혀 있던 메뉴들이었다. 그럼 그렇지. 네 놈이 대사를 되새길 리가 없지. 누가 보면 명배우 납셨다고 하겠다며 이를 아득 갈았다. 명수의 옆에서 나란히 걸으며 미어지는 제 마음을 감추는 장난삼아 말을 툭 던졌다.






“ 네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 빌려서 프러포즈라도 하시던지. ”
“ 그건 너무 일러. 시간이 좀 지난 뒤에. ”






뭐야, 이건 또.

자신의 말을 끝으로 제 분량을 찍으러 가는 명수의 뒷모습을 보며 벙 찐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니까 저 말의 뜻은 언젠가는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가. 하루라도 사건 사고를 안겨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하루하루가 새로워서 그 기쁨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고생길이 훤했다. 누구의 고생길인 지는 정확히 전부 확정지을 수 없었으나, 딱 한 명은 확정지을 수 있었다. 훗날 두 사람이 잘 되어서 세상에 둘의 관계가 알려지면, 알아가고 있는 단계라고 당당히 말할 명수로 인해 머리가 아플 인상은 좋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 알바생 성열이었다.


















[인피니트/수열] Sweet Love - 02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클레오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왔죠?!

스윗럽...이게 얼마만인가봉가......다들 잊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T^T

늦은 제 잘못이지요. 스윗럽 다시 시작합니다!! 네!! 1주일에 한 편은 꼭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에요~ 오랜만에 암호닉 읊고 가겠습니다.



암호닉

케헹 바카루 무럭자라 규잉 구염 꾸꾸미 파비 사과맛규 감성 월백 라우 김난 렝도찡 테라규
남군 또모또모 석류 사과맛규 까또 쑥 우현성규 사모 잉피 소금 키세스 오백원 31 카카라
익명인 불맠 타라 혁거세 테라규 몽몽몽 윤얀 규지지 설륜 복자 허니 열총버섯 오일 눈누난나
쭈롱 여리 장자녀 폭연 팥 구름 데헷 국밥 테디 흥



암호닉 신청은 상시 받고 있구요. 예전에 신청했는데, 빠졌다! 라고 하는 분도 말씀해주세요~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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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테라규입니다!! 이제 그사세가 다 삭제되었군요..ㅠ 너무 너무 재밋었느데 이거도 진짜 최고인듯요.. .. !!!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을게여ㅠㅠ
10년 전
클레오
테라규님 오셨어요~ 스윗럽 올리고 나서 바로 삭제를 했답니다. 흑흑. 그사세 텍파는 제게만 있는 걸롴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스윗럽과 함께 하실게요!!!S2 빠른 시일내로 오겠습니다 사..사...사탕드릴까여?
10년 전
독자6
사...사...사탕 먹겠슴돠..! ㅎㅎㅎ
10년 전
독자2
오일이에요!!기다리구잇엇어요!!!!
10년 전
클레오
오일님 오랜만이에요~ 기다리고 있었다니ㅠㅠ감사해여
10년 전
독자3
허니에요! 클레오님 이제서야 오시면 어떡하나요ㅠ33.. 기다리고있었어요! 오셔서감사합니다(굽신굽신)... 그사세를 이어 스윗럽도 같이달릴게요...!! 완전재밌네요ㅠㅜㅜ
10년 전
클레오
허니님 오셨어여~~ 완전 오랜만이죠ㅠㅠㅠ제가 정말 ㅠㅠㅠ 나빴습니다ㅠㅠㅠ네ㅠㅠㅠ이제 정말 자주올게요! 우리 함께해요!!
10년 전
독자4
국밥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자까님ㅠㅡㅠ!!! 요즘처럼 수열 가뭄에 이런 달달하고 소소한(?) 소재가 정말 저에겐 한 줄기의 희망입니다ㅠㅠㅠㅠㅠ 중간에 성열이의 통화목록에 모르는 번호로 도배되어 있다고 했을 때 설~마 김명수겠어 했는데 역시나 김명수였네요 ㅋㅋㅋㅋ 에르꾼의 집착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네요 앞으로 어떻게 명수와 성열이가 친해질지 궁금해요 명수가 너무 무작정 다가가면 성열이가 부담스러워할 것 같은데... 알아서 잘 하겠져 ?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이번 편 너무 잘 읽고 갑니다. 그리고 너무 연재텀에 대해 부담 갖지 마세요ㅠㅡㅠ
10년 전
독자5
그런데 자까님!! 오타난 것 같아요! 이번에 전화하며 받아봐 이 부분 이번에 전화하면 받아봐 아닌가요..? (소금) 제가 괜한 참견을 했다면 죄송합니다ㅠㅠ
10년 전
클레오
국밥님!!! 오랜만입니닼ㅋㅋㅋㅋ연재텀...너무 오랫동안 오지 않는게 문제지요ㅠㅠㅠ스윗럽 마음 먹고 쓰기 시작하면 한달도 안 되어서 끝날 소설인데 제가 게으른 탓이에요ㅠㅠㅠ그리고 국밥님께서 가르쳐주신 것!! 참견이 아닙니다~ 으흥. 확인한다고 했는데 저건 고치지 못하고 갔네요! 완전 감사드린다는여ㅠㅠㅠ사랑합니다!
10년 전
독자7
테디여요(훗)ㅋㅋㅋㅋㅋㅋㅋㅋ신알신온지는좀됫는데학원에서3g로잠깐인티하고있었던상황이라서읽질못했었는데이제서야읽게됬네요 ㅎㅎ오랜만이에요!!명수가...좀당돌하몀서도 뻔뻔하지만...이런캐릭터참좋군요바람직스러워요bb오늘도잘읽고갑니다!!감사해요(찡긋)
10년 전
클레오
테디님!!! 오셨습니다!! 내사랑 ㅠㅠㅠ 흡흡. 당돌하면서 뻔뻔한게 인 캐릭터 완전 사랑하지요S2 제가 더 사랑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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