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로맨스 03 여.아
[홈런]님 ♡
기홍의 등이 이렇게 넓은 줄은 몰랐다. 또 달리는 속도가 이렇게 빠른 줄도 몰랐다.
가만히기대서 눈을 감고있으면 기홍의 심장이 쿵쿵쿵 뛰는 소리까지 다 느껴졌다.
그럴수록 배가 되는 민망함에 하마터면 입술을 씰룩일뻔했다. 제발제발제발
"조금만... 조금만 더."
급박해 보이는 민호가 중얼거렸다 아마도 쓰러진 내게 전하는말이겠지? 나는 사실 쓰러지지 않았다.
어이없게도 올림픽에 나간 체조선수처럼 가뿐하게 2층의 높이에서 착지를 했다. 나 조차도 당황스러워서 이 놀라운 사건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멀리서 민호가 내가 쓰러진줄 알고선 헐래벌떡 달려오고있었다. 그래서 쓰러진 척을 한 것뿐이지.
아까부터 몸 어느곳 하나 쑤시는 곳이 없다.
"크흠...!"
달싹. 손가락부터 움직였다. 왜 의학드라마에서 혼수상태인 환자가 그러던것 처럼.
그리고 막일어난듯한 목을 긁어대는 소리.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슬쩍 다리도 움직여가면서 기홍이 알아차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은거야?"
놀란나머지 다리가 풀린건지는 모르겠지만 날 내려놓고
마주한 기홍의 얼굴을 보고선 내가 한 쇼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파도처럼넘쳐들어왔다.
첫째론 얼마나 달리면 여기까지 뛰어올 수 있는건지 곧 보이는 시내병원이보였기 때문이었고,
둘째는 땀에 정신없이 눈알을 굴려대며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기홍의 모습때문이었다. 허탈했다.
이런 애를 두고 입술이나 씰룩대고 있었던거야 이익인? 나를 자책하고 난뒤에는 진심으로 기홍이 걱정 되기 시작했다.
나를 업고 오느라 울긋불긋해진 얼굴도 그렇고 많이 무거웠을 날 감당한 팔과 허리가 안쓰러웠다.
"미안. 정말 미안..."
"뭐가? 토마스! 이리와봐.
2층에서 떨어졌더니 맛이갔나봐"
"일단 드록아저씨한테 데려가자"
야 이 나쁜년아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 너? 머릿속에 천사가있다면 뭐라도 들고선 쿡쿡 내 머리를 쑤셨을 것이다.
그 만큼 난 죄책감을 느끼고있었다. 도로 한 복판에서 토마스 , 기홍을 꽉 끌어안곤 속으로 눈물을 삭혀야만했다.
"오. 오 오 안돼. 미쳤나봐."
그 행동때문에 기홍이는 정말 내가 미친줄 알고선 사색이 되어서 다시 날업고 뛰었다.
결국 인근 시내병원에서 의사를 기다리고 있는 내 꼴.
"나 괜찮아 진짜..."
"할 수 있는 모든 검사 다 해주세요.
돈은. 돈은'
온 몸을 뒤적이면서 돈을 찾으려는 기홍일 막으면서 부르르떨어가며 소리쳤다.
"아 나 괜찮다고!!"
"일단 묶어주세요. 당장이요!!!"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1/19/73e7aae8660d3ee27870480c2271556b.png)
알량한 환자 신분인 나는 그렇게 기홍이의 요구대로 묶어졌다.
.
중상 찰과상등 꽤나 피가 나는 환자들이 양 옆으로 앓는 소리를내고 있는데 난 그 흔한 기브스 하나 없이 멍하게 침대위에서 누워있다.
민망해서 몸을 틀어 다리를 내리고 눈치를 보면서 일어났더니 그 사이웬 중년의 남자가 내 팔을 붙들었다.
흰색 의사가운을 입은것으로 보아 내 담당 의사인것 같았다.
"...헐"
"고양이?"
"고양이요?"
"저,아니 그게 아니라
저 이렇게 멀쩡한데..."
그냥 몰래 가려는 심산이었는데 이왕 들킨거 멀쩡한 거라도증명하고 가야겠다 싶어서 멀쩡히 두다리로 섰지만,의사는 그것엔 관심이 없어보였다. 아는사람을 본 것마냥 내 얼굴에 시선이 오래도록 멈춰있었다. 내가 두 발로 콩콩 뛰면서 증명하니까 그제서야 차트를 열며 내 눈을 손전등 같은것으로 비추었다.
"아. 좀 어때요?"
내 두 발목을 만지는 서늘한 손끝이 꼭 나를 2층에서 떨어뜨린 놈을 연상시킬 정도로 시리다. 흠칫 떨며내가 물러나자 살며시 웃는것도 소름돋는다. 얼핏 보기에는 차트에 열중하는 것 처럼 보였지만, 샛눈으로 나를 실험대상이라도 보는듯이 관찰하고있었다. 나 또한 그를 관찰했다.
데인을 연상시킨다 싶었더니 그의 가운에 촘촘히 정갈하게도 박혀있는 데인 드록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부자끼리 쌍으로 뭔 짓거리라도 꾸미는건가? 난 어서 기홍이나 토마스가 오길 바라면서 얼어붙은 몸이조금이라도 움직여주길 바라고 있었다.
"좀 괜찮은거야?"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3/21/7abf73d636ef21ac0b3b54eaff6c712d.png)
그때 거짓말처럼 딱 기홍이 나타났다. 내 팔을 붙들고 의사라도 된 듯이 손가락 하나를 펴곤 뭐로 보이냐고 묻길래 웃으면서 하나라고 말했더니
불안한지 몰래 의사의 차트를 기웃대면서 보기도했다. 하여간 장난기는 많아가지고 사람 웃게 하는데 재주가 있다니까.
불과 몇분 전에는 긴장했었던 상황이 이젠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어갔다.
"몸 상태도 좋고,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 되겠어요.
다음에 또 봐요 ##익인 학생?"
곧 온 토마스까지 걱정이 되는지 의사의 말을 얌전히 듣고있다가 다른 환자를 보러가는 의사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내 쪽으로 돌았다.
기홍과 토마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다신 뵈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가자. 차 가지고 왔어"
"너 운전도 해?"
"..."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0/20/c1cc3554fd066813a9bba40aa7c09d9e.gif)
"그럼. 나중에 가르쳐 줄게"
"어...아, 나 화장실 좀"
사실 이렇게 어색한 표정으로 갑자기 화장실을 가고싶을리는 없지만, 순진한 내 친구 두 명은철썩같이 믿고선 조심하라며 날 보내줬다.
난 아까부터 멀리서 데인이 손짓하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안녕 고양이"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2/0/b27c08b3edafb4b47de7a058abbe906f.jpg)
"역시 있었구나. 이 미친자식아!"
당연히 다리가 다치지 않을거라 확신했는지 놈은 내 손을 빠르게피했다. 덕분에 허공에 맴돌게 된 내 손을 잡으면서 반동으로놈이 내 몸을 돌렸다. 쳐다본 놈의 얼굴은 아까보다 더 싸늘했다. 하지만 뭔가 화나보이기도 했다.움츠려 들지 않고 손을 빼내 놈의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꼼짝못하는 놈의 발을 있는힘껏 밟아줬다. 으스대며 웃는 내 모습이 미친년 처럼 보일거다. 병원팔찌를차고 이 짓거리를 하다니.
"이건 몰랐지?"
"난 네 정체성을 알려준 사람이야.오히려 니가 빚을 지고있는상황이라고."
"그 미친 고양이란 소리 좀 그만해.
네 아빠가 의사면 나한테 이럴시간에 제발 정신검사 좀 받아보지그래?"
놈의 말대로 난 정말 고양이의 특성과 꼭 닮아있었다. 높은곳을 보면 뛰어내리고 싶은 욕구를 품는 모습도,
흙과 모래를 좋아해서 몸을 부비는 모습도, 그리고 호기심에 처음 데인에게 다가갔을때의 모습도 고양이와 비슷했다.
그래서 더 짜증이 났다.
"글쎄..."
놈은 내 위에 서있는 척을 해댔고, 이 상황자체를 즐기고 있었다.열 받은 내 모습을 조롱하면서속으로 즐겁게 웃어대고 있었다.
짜증스럽게 멱살을 잡았던 손을 놓았다. 밀려나면서도 단정한 셔츠차림을 고수하면서 구겨진 주름들을 펴고있는 모습이 가증스러웠다.
"누가 미친 소리를 하고 있는건지."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3/23/46cadf1b65a621bf595ed65128a2c631.jpg)
"넌 사람을 죽이려고 했어!"
"누가 봤어? 그리고 넌 죽지 않았잖아."
"토마스가 다 봤을거야."
나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내가 아는 영어단어를 모두 조합해어설프게라도 놈을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라도 안 하면 놈이 날 더 우숩게 볼 것 같았고, 내 속이 답답해서 곧 터져버릴 것 같았기때문이다.
"그럼 이번엔 걔를 떨어뜨려야겠네"
"걔는 건들지마"
아무래도 토마스에게 입 단속을 시켜야겠다. 그런게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면을 걸어서라도 기억을 잃게 만들고 싶었다.
방금 놈의 발언은 꽤 위험했다.
"그럼 너는 건드려고 되고? 정말 기쁜데? 내가 바라던 거잖아."
이번 발언은 더 위험했다.
무슨 말을 하던 옆에서 위에서 아래에서 치고 들어오는 놈의말재간에 주먹을 꽉 쥐고 아쉬워 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은그럴수 밖에 없었다.
이틀 만에 일어난 이 거짓말 같은 상황에 나는 머리가 아프다못해 짜증났고 화가났으니까. 놈을 보고 서있자니 눈물도 났다. 핑 도는 머리를 내색하지 않으려 입술까지 꾹 물며 참았다.
"한국에 이런 고양이가 있을 줄 몰랐네."
"..."
"난 널 증오해."
굳이 나를 이렇게까지 찾아와서 번거롭게 증오한다는 얘기를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얘기를하면 할수록 왜 이런 얘기를 하는지 의문이었다.
보통 상대를 싫어하면 뒤에서 뒷담화를 까거나 상대를 안 하려고 하지 않나?
"그 증오 너나 혼자 실컷하세요."
"혼자 하면 재미가 없잖아."
그 놈의 웃음은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데 뭐가 있었다. 그래서 내 안에서 나도 모르는 뭔가를 끓어올리는데도 한 몫했다. 점점 몸이 더워졌다. 몸에서 이상신호를 보내는게 틀림없었다. 그게 이 자식과 더는 이야기 할 이유도 없다는거고. 생각을 정리한 내가 벗어나려고 뒤를 돌았을때 놈은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무서우리만큼 강한 힘으로 다시 나를 되돌렸다. 사실 놈은 아까부터 쭉 화가 나 있는 상태였지만, 그걸 왜 스스로 억누르는지에 대해선 모르겠다. 이 복도엔 우리밖에 없고, 또 밖은 시끄러웠다. 하지만 데인은 아까부터 조심스러웠다.
아까부터 그렇게 증오한다면 죽여보시지? 치대면서 까불어볼까.
"하. 난 누굴 증오할 생각 같은거 없어."
"난 니가 얼마나 처참한 종족인지 알려줄거야
그게 널 옥죄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옴짝달싹 못한다는걸 알려줄게."
"살아줄게. 더 거칠게 움직이고. 니 앞에 설거야."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시도해봤다. 난 한 음 한 음 내면서 점점 다가갔고 데인의 코 바로앞에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아쉽네. 잘 기면 내 발끝에 우유라도 던져줄 생각이었는데"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2/0/061f28350dd33364db584da8759b4cf9.jpg)
"엿이나 드세요."
나름대로 까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제 행동이 경솔했다는걸 깨달은듯 확 성질을 죽였다.
나는 목이탔다. 알수없는 갈증에 답답했다. 자꾸만 목이탔다. 하지만 이 정도일로 발끈하는건 하수다.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 데인에게 보여주곤 쿨하게 뒤돌아섰다. 아니 애써 쿨한척하며 뒤돌아섰다.
.
나오자마자 토마스가 차에 기댄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은 척을 하려고 웃으면서 얼른 가자고 토마스의 어깨를 짚었던게 독이 됐다.
토마스는 몸이 뜨겁다면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내 이마를 짚었다.
"너 왜그래 몸이 뜨거워"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21/08/24/b/b/3/bb32d3b6ae0f4da0257063f5229cd2f4.jpg)
그 녀석때문에 열받아서 그런거다. 분명 그런거야 난 이상한 짐승일리가 없어. 그 놈의 말처럼 내게 고양이가 보인다거나 내 안에 고양이가 있다거나. 무언가가 있을리는 없다. 뱀파이어마냥뭐에 물린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그냥 그런 짐승이었다니? 아냐. 휘둘리는거야.
분명히 놈의 계략에 넘어가는거라고. ...난 너무 지쳤다. 그 놈을 대하는건 내 인생에서 손 꼽을 위기 중 하나로꼽힐 것이다.
데인에게 휘둘리지말자. 데인에게 휘둘리면 안 돼.
"집에가자... 몸이 좀 안 좋아."
내 안색을 살피던 토마스는 곧 아무말 않고 날 차까지 태워다주는데 부축했다. 데인은 정말로 토마스를 헤칠까?
내가 시도때도없이 붙어다니면 막을 수 있을거야. 고작 놈이 할 수 있는거라고 싸이코패스처럼 사람을 죽인다는 생각을 하는 것 뿐.
상황은 내게 더 유리하다. 그냥 놈은 좀 이상하다고. 싸이코패스처럼 날 죽이려고했다고 말하면 피할거다.
"날 쳐다봤던 그 선배는 대체 뭘 하는 사람이야?"
"데인선배? 그 선배는..."
앞자석을 집고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데인을 만나고 오고부터 예민해졌다.
빠른 반응을 보이는 내 모습에 토마스는 왜 그러냐는듯 인상을 찌푸렸다.
뭔가 맘에 안들어 하는 듯 보였지만 그것또한 날 걱정하는 마음에 나온 행동이겠지.
"왜 그래. 불안해보여 너"
"언제부터 여기에 산거야?"
"나하고 기홍이 오기 훨씬 전부터."
대체 어떤 대답을 원하는거야? 불편한 안색을 내비추며 내가 물어보는 것에 딱딱 대답을 해줬다.
그리고선 토마스는 쓸데없는 말을 덧붙였다. 내 신경을 긁어대는 소릴.
"드록 아저씨 말로는 아무런 외상이 없어도 정신이라던지 환청환각 같은게 보인데
아무래도 조심하는게..."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21/08/24/1/0/d/10d6aae83df77f6175ec950cc6a8ced3.jpg)
"뭐? 난 멀쩡해!"
화가 났다. 토마스에게 처음으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어리석은 행동이란 걸 알았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얘기다. 이게 고작 이틀만에 일어난 일이라니.
나한테 관심있는 줄 알았던 선배는 사실 날 죽이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인지 뭔 짐승이었고, 이젠 그걸 본 친구까지 죽인다고 말한다.
난 그 놈이 제일 싫어하는 어떠한 부류였기때문에 초라해지고 비참해져야 되는 운명인거고, 그러니까 고양이라느니 뭐라느니 그거.
내가 이 살떨리는 상황에서 말도 안통하는 남의나라 언어를 제대로 말이나 하고 온건지 의문이었다.
"좋은사람들이야, 특히 드록아저씨께서 병원비는 안 받으시겠다고 하셨어."
"뭐?"
토마스가 씩 웃었다. 아마도 그 드록아저씨는 이 동네에서 평판이 아주 좋은 의사인것 같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니 뒤집힐지도.
이렇게 되면 아무리 데인에 대해서 안 좋은말을 한다고 할 지라도 지금처럼 내가 머리를 다쳐서 헛 소리를 한다고 치부해버릴지도 모른다.
남은 방법은 놈이 대중의 앞에서 그 사악한 이빨을 드러내도록 유도하는 수 밖에없었다.
생각만해도 오래 걸릴 것 같은일에 내가 도대체 왜 이러고 있어야 돼 억울했다. 내가 도대체 뭔 종족이길래 그 지랄이시냐고요!
"늑대인간을 찾는일은 잠시 미뤄야겠다."
달리는 차 창밖의 시커면 개새끼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토마스도 내 몸 상태를 보면 그러는게 좋을 것 같다면서 부드럽게 차를 돌렸다.
개는 차를 타고 가는 내내 눈을 피하려는데도 나를 졸졸졸 쫒아오는가 싶더니 차가 달리면 함께 달렸다. 그렇게 집 근처까지 따라온 개는 갑자기 어디에선가 사라졌다. 토마스가 부축해준다고 했지만 괜찮다고 수차례 거절한 뒤에야 돌아갔다.
토마스가 가면서 꼭 보라고 내게 주고 간 비닐봉지를 열다가 누군가와 부딪혔다.
"죄송합니다 아, 아니. 죄송해요"
라고 괜히 사과했나. 여태 나를 기분나쁘게 만들었던 형씨. 딜런. 굳은 내 표정에 딜런은 처음으로 다정한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괜찮아?
표정이 꼭 날을 세운 고양이 같잖아."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3/23/446d3f25007d6a493adce7627648eebb.png)
"그 놈의 고양이란 소리 좀 그만할래?"
날카롭게 받아쳤다. 물론 딜런은 고양이란 소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지. 조금 미안해졌다.
그래서 난 볼 일 없어. 차갑게 말하곤 바로 망설임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딜런은잡지않았다. 하지만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홈스테이 아줌마가 막을것이분명했다. 그리고 까뒤집어지겠지. 발랑까져서 유학 온 기집애가 첫 등교하자마자 남자를 낚아오다니 바로 엄마한테 다이렉트로
연락할 일임이 분명했다. 난 그래서 눈짓으로 계속 그렇게 경고했다. 현관을 넘어오지마. 녀석은 겉으로 보이기에도 그러겠다고 하는 것처럼 보였으므로 더이상 신경 쓰지않았다.
"...켜져라..."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 날 괴롭혔던 궁금증과 데인이 했던 찝찜한 말들에 대해 검색해 볼 예정이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한국에서 들고 온 노트북부터 꺼냈다. 안 꺼내게 될 줄 알았는데...
급하게 먼지를 털어내곤 한국보다 느린 인터넷 속도에 다리를달달 떨면서 기다렸다.
인터넷을 어떻게 연결 해야되는거지? 투닥대다가 알아서 연결이 됐길래 기다렸다가 초록창에 고양이인간 동물인간 이런걸 쳐대고 다시 로딩될때까지 기다리는 내 모습이 우스웠다. 내가 지금 뭘 하는거야... 이래가지고는 데인에게 완전히 휘둘린 모습이잖아.
아까보다 전투적으로 키보드를 쳐댔다. 얼마나 세게 쳐댔는지 하마터면 키보드를 교체할뻔했다. 고양이가 인간이 될 수 있나요. 인간이 고양이.
에라이! 아까부터 말도 안 돼는것들만 검색하고있잖아! 노트북을 때려칠려는데 창문 밖으로 컹컹 짖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왠 떠돌이갠가?
"컹컹!!"
"..."
미안하지만 개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고, 시끄러워서 창문을 닫아버렸다. 잠시 쳐다본 창문 밖엔 더이상 딜런이 서 있지 않았다.
나는 무의미한 검색을 더 해야하나 말아야하나의 기로에 놓여져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선 키보드위에 손가락을 움직였다.
"제발제발..."
이번엔 늑대인간에 대해 쳐 봤다. 지식인에 쏟아지는 수준이하의 댓글들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결국 구글로 가서 검색해보기로했다.
하지만 너무 방대한 자료들이 쏟아져서 전부다 훑어보지는 못하고 사진이 같이 걸려있는 블로그위주로 돌았다.
'보름달, 혹은 밤이 되면 인간에서 늑대로 변해서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괴물'
'최초의 늑대인간 전설은 동유럽에서 시작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의 노여움을 사 늑대로 변한 뤼카온을 최초의 늑대인간으로 칭하기도 한다. 또한 성서 다니엘서에 나오는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7년간 늑대처럼 살았다는 기록도 있다.'
출처: 나무위키
설명과 같이 게시된 사진을 클릭했다가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의자가 꽤나 기울었고, 바닥에서 떨어진 상태인데도 내 몸은 안전하게 비스듬이의자에 기대있었다. 그리고 이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 점점 공포를 느끼고있을때 내 옆으로 얼굴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악!!!"
"늑대인간.."![[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3/23/8ef0fac736ff3f4cdefff12ca084023f.jpg)
"어떻게 들어온 거야?!"
"아줌마가 잘생긴 청년이라고 들여보내주시던데?"
아까 그렇게 쏘아붙였는데도 날 보면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농담을하는걸 보면 놈은 꽤 뻔뻔하다.
나는 펄쩍 뛰면서 침대까지 피신을 했다. 웅크려 앉아서 말도 안되는 소릴 하는 딜런을 노려봤다.
"...그걸 지금 믿으라는건 아니겠지?"
"진짜야! 나 꽤 먹히는 얼굴이었나봐."
글쎄... 그건 그냥 자기를 너무 사랑한 박애주의자가 아닐까. 아까 나를 스물스물 덮쳐오던 공포감은 떠나버린지 오래였다.
그 주인공이 내가 싫어하는 딜런이었으니까. 내가 고개를 저으며 나가라고 딜런을 밀었다. 그런데밀리기는커녕 손 대면 댈수록 꺼림직한 기분이 들었다.내가 이 사실을 또 잊었었네. 여태껏 놈만 만지면 난 기분이 이상하고 무섭기도 하고 하여간 나빴기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물어봤다.
"넌 뭐야?"
"이름 말야? 딜런 오브라이언."
"아니 그거말고."
딜런은 내 노트북을 가져가더니 이렇게 쳤다. '들개' 촤라락 서치해 나오는 설명들을 읽을 정도로 뛰어난 영어실력을 가지진 않아서 마우스 휠을
어색하게 굴리니 다시 노트북 화면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나에 대해 알고싶거든 언제든 쳐도 돼"
"들개를? 지금 장난하는거야?"
"세상에 늑대인간은 없어. 단순한 픽션에 불과하지"
![[메이즈러너/기홍톰생딜런] 아메리칸 로맨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10/13/23/3ec2e348ea074501f1b6facb3c9b5a20.gif)
그 장난 한 번은 받아주겠지만 두 번은 받아줄 수가 없겠다고 뒷붙이는 딜런.
오히려 나보고 장난하지 말라는듯이 쳐다본다. 어린애같은 사고는 버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확신할 수 있어.
엽기적이고 별난 것들 다 봐왔지만 적어도 내가 살아가면서 본 적이 없다는 뜻이야."
마치 잘난 것이라도 되는마냥 나를 무시하고 정신이상자로 보고있었다. 혹은 공상세계에서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한 유치원 꼬마애정도로.
나는 티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욱 하는 마음을 감출 수 는 없었다. 날카롭게 쏘아부치며 딜런을 향해 껄렁하게 몸을 틀었다.
"그러는 넌 얼마나 대단한 뭐길래?"
"..."
"말해봐. 날 고양이라고 말했잖아. 너도! 빌어먹을 데인과 같이!"
결국 잊지못하고 또 데인과의 일을 머리에 담은 나였다.
흥분한 내 모습에 당황하는 딜런이었지만 곧 침착하게 무언가를 쳤다. 흥분한 나를 달래려는 임시방편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여서 기분이 안 좋았다. 아무말 없이 딜런은 노트북을 내밀었다. 난 딜런에게 아직까지 나와 장난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내 눈에 비춰진 화면은 거칠게 사냥을 하는 들개들의 사진이었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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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 이틀에서 10분이나 지났네요! 죄송합니다...
암호닉분들. 댓글 달아주시구 재미있게 보고있다는 분들 모두 힘이 됩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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