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성 / 열종 팬픽 입니다 ※
W. 혜야
성종이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을 저를 조그마한 눈으로 내려다보고있는 남자였다. 남자가 눈꼬리를 휘어보이며 웃었다. 깨어났다. 성종은 바닥에 누운채로 남자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깨어났다니. 누가? 내가? 남자가 성종의 팔을 잡고 반강제적으로 일으켰다.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풀썩 주저앉을 뻔한 것을 가까스로 남자의 어깨를 잡고 버텼다. 성종은 복잡미묘한 기분에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성종은 남자의 어깨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러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다. 아스팔트 위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핏자국. 망연자실한 표정의 명수. 정신을 잃기 전에 보였던 구급차.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신이 아찔해졌다. 핏기 없는 손등으로 이마를 짚은 성종의 표정이 더더욱 미묘해졌다. 그러고보니 지금 남자와 서있는 곳은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쌩쌩 달리는 도로 위다.
"내 이름은 김성규야."
성종의 앞에 서있던 남자가 손을 내밀며 말한다. 성종이 멍한 표정으로 남자의 손을 맞잡았다. 맞잡은 남자의 손이 비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차갑다고 생각했다. 성종이 조심스럽게 성규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왜 저희가 도로 위에 서있는 거에요? 근데 왜 사람들이 저희를 보면서 도로에서 나오라고 소리를 치지않는 건가요?"
성규가 손등으로 성종의 머리를 살짝 툭치며 말을 끊었다.
"한 가지씩 천천히 질문 해. 하지만, 한 가지 말해 줄 수 있는 건 말이야."
성종이 마른침을 힘겹게 삼키며 성규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성규가 샐쭉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우린 이미 죽었어. 아니, 죽었다는거에 가깝다고 하면 되겠다."
* * *
알싸한 소독약 냄새. 그리고 미미한 죽음의 냄새. 성종은 병원 침대 위에 편안히 누워 산소마스크에 의존한채 겨우 숨을 이어가고있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이미 몸 여기저기에는 밴드와 붕대가 어지럽게 붙여져있었다. 보호자용 간이 의자에 앉아 근심 어린 표정으로 제 손을 만지작 거리는 명수를 내려다 보았다. 정확히는 빈껍데기를 만지고 있는 거지만. 명수의 눈앞에서 가만히 제 손을 흔들어 보았다. 아무 미동도 없다. 보지 못하는건가. 한숨을 내쉬고는 침대 위에 편안하게 앉았다. 정말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지 궁금해서 이리저리 포즈도 바꿔 보았다.
명수의 얼굴 가까이 제 얼굴을 들이대기도 했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툭툭 쳐보기도 했고, 이상한 표정이나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문득, 예전에 명수가 리모컨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책상 모서리에 손을 부딪쳐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툴툴거리는 저를 보고, 무심한 목소리로 툭 내뱉은 한마디가 생각이 났다.
「 너, 앞으로 인상 찌푸리지 마. 」
「 왜? 」
「 넌 웃는게 제일 예쁘거든. 」
그 말을 듣고 푸하하 웃으며 명수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양갈래로 묶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아쉽게도 그 사진은 곧바로 삭제가 되었지만. 성종이 자신의 몸 위로 엎드려 턱을 괴고 명수를 쳐다보았다. 정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니? 난 바로 네 앞에 있는데. 명수가 고개를 들었다. 성종이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켜 후다닥 침대 밑으로 내려가 숨었다. 아니. 내가 왜 숨은거지. 명수가 정말 나를 본 것일 수도 있잖아. 성종의 기대와는 달리 명수의 시선은 조용히 눈을 감은채 미약한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있는 성종의 몸 쪽으로 고정되어 있다. 명수는 메마른 목소리로 힘겹게 말했다.
"내가 다 미안해…."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주저리)
음. 제목과는 달리 성종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정확히 <식물 인간>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성종이나 명수의 기억 회상 쪽으로 연재 될 거 같아요. 성열이는 음.. 뭐.. 어.. 어...으... 그러하다(?)
어쨌든, 다음편에서 뵙죠!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인피니트/엘성/열종]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b/c/dbcaca65fce10f6bd4c52515dc94a65b.jpg)
조카 봐줬는데 새언니가 화났어요.. 이유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