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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x경수] 눈의꽃 조각 | 인스티즈






아. 눈온다. 

 

 

나는 바르작 떨리는 손을 내밀어 가만히 하늘을 응시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랜만의 바깥 내음새였다. 바깥으로 손을 내미는 내 모습을 보던 승수형은 들고 있던 죽을 내려놓고 제법 무서운 표정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창문을 거칠게 닫았다. 놀라 목을 움츠리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짐짓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바깥은 안 된다고 했지." 


 

나는 입을 부루퉁하게 내밀었다. 형은 죽을 들고 와 조심스레 상을 펴고 한 숟가락 떠서 내게 내밀었다. 간이라곤 하나도 되어 있지 않은 허여멀건한 미음. 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것을 응시하다 말 없이 그것을 받아먹었다. 내 처지에 무언가를 가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은 약화되었던 장기 기능들이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학교에도 나갈 수 있을 거라고. 형은 죽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는 걸 보고 나서야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어냈다. 

 


"의사 선생님이 다음주엔 퇴원해도 된다고 하셨어. 학교도 다시 나갈 수 있을 거라고. 그래도 병원엔 꼬박꼬박 나와서 진찰 받아야 한다고 하셨고, 겨울이니까 찬 눈은 조심하라고 하시더라. 그러니까 조금만. 응?" 

 


형의 표정이 금세 애원하는 투로 바뀌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차마 엄마와 형을 거스를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일어설 수 있게 해 준 건 형과 엄마의 덕분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죽 통을 바깥에 가져다 놓으러 갔다. 다음주면 퇴원이었다. 올해 내리는 첫 눈. 나는 미소지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이었다. 갑자기 장기들이 제 기능을 못하는. 그건 나를 끝없이 괴롭게 만들었다. 물리적 고통 뿐만이 아니었다. 나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괴로움을 보는 것이 나를 하염없이 두렵게 만들었다. 의사선생님은 하루가 다르게 회복하는 내 몸을 기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악착같이 살길 희망했는지. 나는 조심스레 양 팔로 다리를 모아 끌어안았다. 비식비식 웃음이 비져나왔다. 이제, 회복 할 수 있을거란 희망이었다. 

 


"오빠 이제 퇴원해?" 


 

눈을 깜빡거리며 나를 응시하는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아이도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해진 동료였다. 살길 갈망하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아이는 실망스러운 표정이 되더니 주머니를 뒤져 색종이를 꺼냈다. 구깃구깃한 꽃이었다. 눈송이를 닮은. 그것을 내 손에 전해 준 여자아이는 수줍게 웃으며 멀어졌다. 나는 그것을 창가에 두고 무심코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눈을 크게 떴다. 눈을 닮았다. 무심코 든 생각이었다. 남자아이는 입을 크게 벌리더니 벙긋거렸다. 노래를 하는 모양이었다. 조금, 더. 크게 듣고 싶었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작게 새어들어오는 노랫소리. 나는 가슴을 붙잡았다. 쿵쾅쿵쾅 가슴이 뛰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세상에 엄청좋네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아.. 더보고싶어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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