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클찬]누나한테 돈받고 소개팅대타 나감.(여장물) 박찬영은 나의 쌍둥이 누나이고,여자임에도 불구하고 키도 비슷하고 얼굴도 닮았다.내가 남자판 박찬영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였다.박찬영이 친구가 꼭 나가보라고 만들어준 약속자린데,딱 이번 한번만 못가는거니 대신 나에게 대타뛰라고 부탁했다.그래서 나는,밀린 용돈까지 다 합해서 박찬영에게 돈 오만원을 받기로했다. [ 넌 박찬열이 아니라,박찬영임. 알간ㅡㅡ? ] 그 카톡을 본것으로 끝으로 핸드폰은 저멀리 소파쿠션 위로 던져버렸다.벽시계의 시간을 확인해보니 약 한시간이 남았다.서두르지않으면 늦을것 같았다.박찬영의 방문을 열고들어서자 화장대 위에 각종 화장품들이 가득히 보였다. 꼼꼼하게 화장을 하고 눈에는 진하지않게 아이라인을 그려넣었다.나는 알레르기가 있어서 렌즈는 사용하지못했고,이내 화장대 의자에서 일어났다. 굳건히 닫혀있던 옷장문을 활짝 열어보았다.박찬영이 이틀전에 샀었다는, 가격표도 그대로 붙여져있었던 새티셔츠와 멜빵치마를 입어보았다. 전신거울 앞에 가까이 섰는데 밋밋한 내 가슴에 눈에 들어왔다.작년 학교축제때 여장대회에서 쓰고 버리지도않고 소장중이던 뽕브라를 찾아내 입었다.티셔츠안으로 쏙쏙 뽕을 더 집어넣어 가슴을 볼록하게 채웠다.다소 부자연스럽긴했지만,없는것보단 낫겠지 싶었다. 다시 휴대폰을 집어들었고,신발은 내 운동화로 신어도 될것같아 내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섰다. “ 안녕. ” 나를 발견하자마자 먼저 크리스가 인사를 건넸다.몇번 소문을 타서 들어본적도 있는 크리스의 이름이라서 낯설지는 않았다.다만,내가 남자인게 들키지않도록 유의하고 긴장을 해야만했다. 내 목소리는 보통 또래들보다 더 굵직한 보이스를 자랑했었고,최대한 말은 삼가하도록 해야겠다. 크리스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서 인사를 하였다.마주편에 앉았고,테이블쪽으로 다가온 웨이터에게 메뉴판의 토마토치즈스파게티를 말없이 손가락으로 가르켰다.내 주문을 받아적은 웨이터는 크리스의 주문도 받고난뒤 물러갔다. “ 고개 좀 들어봐. ” “ ... ... . ” “ 내가 밥도 사주는거니깐,오늘 하루는 시간 비어놔. ” “ ... 왜? ” “ 박찬영,감기걸렸어? ” 나는 얼른 입술을 다물었고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차라리 목감기 걸렸다고 하는편이 좋겠다 싶었다.크리스의 표정은 살짝 입꼬리가 당겨져있는것 외엔 변함이 없어서 안심했다.다행히 크리스가 날 의심쩍게여기는 눈치는 보이지않았다. 주문한 음식이 테이블 위로 놓여졌고,크리스도 나도 수저를 들어 식사를 하기시작했다.서로 오가는 대화없이 몇번의 수저질 소리만 들려왔다. 식사를 한지 이십분채도 안됬는데,음식을 먹다가 만 크리스가 날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었다.낯뜨겁도록 와닿아서,내가 먹고있던 스파게티가 코로 들어가는지 목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분간조차 되질않았다.사방에서 에어컨 바람도 맞고있는데 등골을 타고 식은땀이 주륵주륵 흘렀다. “ 음식이 입에 잘 안맞아? ” “ 아니... ... . ” “ 표정이 어둡고,안색도 안좋아. ” 크리스는 걱정하는 기색이 가득한 얼굴을 하였다.찬 얼음물이 담긴 유리잔을 내 손에 쥐어주었고 나는 그것을 입에 가져다대어 한모금 들이켰다. “ 천천히 먹으면서 내 얘기 들어. ” “ ... ... . ” “ 사실 내가 너랑 만나자고 한것도,박찬열-... ” “ 아!... . ” 그만 손에서 힘이 탁 풀렸고 얼음물이 그대로 내 무릎위에 쏟아졌다.옷에 얼음물들이 스며들었고 차가워서 목소리를 냈다.의자에서 엉덩이를 뗐고,크리스가 냅킨으로 바지를 닦아주었다.갑작스레 내 다리의 맨살을 더듬는 손길에 화들짝 놀랐다.몸이 뒤로 기울여져서 쓰러지려 했는데,크리스가 내 허리에 팔을 둘러서 잡아주었다. “ 사실 박찬영 만나자고 했던건,박찬영 쌍둥이 동생 박찬열때문이거든. ” “ 박찬열? ” “ 어. 이전에 만난적도 있었는데,나만 기억하나봐. ” “ 대체 언제... ... . ” 렌즈,렌즈를 어디에 두었더라?두 눈은 질끔 감은채,손을 이리저리 더듬어보았지만 렌즈가 도무지 손에 잡히질않았다.열심히 찾고있는중이였는데 화장실안으로 들어오는 사람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혹시 렌즈통 좀 주시겠어요?불쑥 앞으로 손을 내밀었는데,내 손바닥 위로 가볍게 렌즈통이 놓여졌다.슬며시 눈을 떴었는데,나보다 키는 훨씬 컸고 다른 고등학교의 교복의 남자가 앞에 서있었다. 그때가 파라노말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크리스의 첫만남을 떠올리게 되었다. “ 토끼눈,박찬열. ” 그리고 내게 입술을 겹쳐오는 크리스. 렌즈를 껴서 눈이 붉게 충혈되었었는데,크리스에겐 토끼눈의 박찬열로 기억되고있었다.내가 그렇게 기억되고있을줄이야... .정말 꿈에도 몰랐다.아니 그것보단,귀신같이 나를 알아보는 크리스가 신기했다. 결국엔 크리스가 나를 다시 만나고싶어서 박찬영이 필요했던것뿐이였으니,소개팅으로 착각한 박찬영이 안쓰러워졌다.불쌍하긴해도 오만원은 간드시 받아내야겠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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