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드ㅡ]님과 [한재호]님께 감사드립니다.*
열일곱의 봄 13 Written by. 여우 |
휴대폰 홀드 버튼을 지긋이 누르자 하얀 액정위로 커다란 시각이 눈에 들어왔다. 우현은 오랜만에 교복을 입지 않은 성규를 볼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댔다. 교복을 입은 모습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마 그 매끈한 다리로 긴 청바지를 걸친 모습은 상상만해도 괜히 아랫도리가 고개를 드는 느낌이었다. 헐… 마이 존슨,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해요…. 우현은 급하게 고개를 내저으며 다른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래, 그럼 간단하게 성규가 무슨 옷을 입었을까 생각해보자…. 우현은 떨리는 한 숨을 내뱉고는 성규의 옷자락을 상상해보았다. 그렇다면…, 아아악! 다시 우현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고 있었다. 옷을 입히려면 맨몸이어야하잖아! 우현은 음란한 마귀가 지배해오는 자신을 탓했다. 순수한 성규를 데리고 내가 대체 이 무슨 음탕한 생각이란 말인가…. 우현은 잡은 머리를 싸매며 지난 시간에 배웠던 안무를 열심히 떠올렸다. 아마 김성규가 춘다면 얼마나…얼마나…, 아악! 결국 우현은 멍한 눈빛으로 그것을 상상하기에 이르렀다. 원래 인간은 포기가 빠른 동물이니까-. "야! 남우현!" 우현은 멍하니 떠오르는 성규의 몸짓에 초점을 맞추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성규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오오-, 역시나 성규는 우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올린 머리에 깔끔한 흰 티-, 게다가 자신이 방금까지 상상하던 잘 빠진 다리라인의 청바지. 그래…, 암- 그렇고말고, 누구 다리인데…. 우현의 턱으로 침이 한 방울 떨어지기 직전, 시선을 맞추지 못한 채 얼굴을 붉히고 있는 성규가 우현의 앞에 바로 섰다. 저렇게 시원하게 앞머리를 올린 모습은 처음보는 것 같은데 왜 이리도 잘 어울리는 것인지 우현은 도무지 꿀꺽 넘어가는 침을 막을 방도가 없었다. 아씨…, 나 이상해? 게다가 저렇게 팔자눈썹을 만들고서 자신의 모습이 이상하냐며 묻는 성규를 보니 더욱이 미칠 것만 같았다. 아…아니! 우현은 걱정된다는 투로 묻는 성규에게 손사래까지 쳐가며 아니라고 말했고, 성규는 그런 우현때문인지 혹은 부끄러운탓인지 더욱이 발갛게 얼굴을 달아올렸다. 큼큼- 영화 몇 시야? 할 말이 없었는지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잇는 성규는 애꿎은 영화시간만을 물어보았다. 두…두시 반. 사실 둘 모두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지난 번 입맞춤 이후로 우현의 연습생생활 때문에 제대로 된 만남은 커녕 이렇게 얼굴을 마주보는 것조차 처음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일주일이나 지나고 나서 만나다니-, 먼저 다가갔어도 백 번은 먼저 다가갔을 우현조차 성규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것을 보아 둘의 수줍음은 극에 달했을 것이다. "버…버스 온다…." 성규는 또 귀신같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버스번호를 읽어냈다. 우현은 악착같이 버스번호를 찾아내는 성규를 보니 또 웃음이 나왔다. 우리 성규…, 왜 이리 귀여워? 뭐, 뭐? 성규는 우현의 말에 다시 얼굴을 붉히나 싶더니 귀까지 붉게 물들였다. 하- 하지마! 성규는 괜히 미간을 찌푸리며 우현에게 짜증을 냈지만, 이내 우현의 손가락이 톡톡 쳐대는 귀때문에 크게 숨을 들이마셔야만 했다. 버스에 타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창가를 바라보는 성규의 옆에 딱 달라붙은 우현은 실성한듯 뿜어나오는 웃음을 혼자 참아내고 있었다. 뭔데… 뭐가 그렇게 웃긴데! 성규는 괜히 찔리는 지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에이씨…, 꼴뚜기는 분명 예쁘다고 해줬는데….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성규에게 우현의 시선이 와닿았다. 크…흑, 아…아니, 그게…, 풉-. 이씨…. 결국 기분이 상한 성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성규는 매의 눈을 하고서 우현을 노려보다싶더니 아예 시선을 창가쪽으로 돌려버렸다. 아니…너무 귀여워서 그렇지…. 우현의 애교섞인 말투에도 성규는 이미 단단히 마음이 상한 듯 시선 한 번 우현쪽으로 돌릴 줄 몰랐다. 머쓱히 입을 삐죽이던 우현은 성규의 어깨에 살짝 얼굴을 올려놓았지만, 성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강하게 어깨를 흔들었다. 충격에 깜짝놀라 고개를 들어올린 우현은 요리조리 성규의 얼굴을 보기위해 몸을 움직였지만 꿈틀꿈틀 잘도 피하는 성규탓에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일주일만에 만난 성규인데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는 데이트라니, 우현은 서서히 자괴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하아… 어찌하면 저 귀여운 성규가 자신을 향해 활짝 웃어줄 것인지…, 머리에 쥐가 날 무렵- 버스 차창 새 저 멀리 영화관이 눈에 들어왔다. * 팔로는 팝콘을 껴안고 두 손으로는 콜라를 바싹 쥐고 걸어가는데도 성규는 한 번 돌아볼 줄을 몰랐다. 좌석을 찾아 앉을 때도 성규는 저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서 털썩 앉아버렸다. 표를 성규가 가져가버리는 바람에 혼자 성규를 찾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우현은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에 기분이 나빠질만도 한데, 또 저렇게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해맑은 성규의 모습에 화조차 가라앉고 말았다. 예쁘다…. 응? 우현은 스크린을 바라보는 성규의 입에서 나온 예쁘다는 소리에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시선을 옮겨보았다. 아나…, 수…수지? 스크린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수지가 웬 남정네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지금까지 당한 수모가 떠오르며 괜히 성규에게 화가 솟구쳤다-. 아니, 지금까지 고생한 나는 안보이고, 저기서 자고 있는 수지는 예쁘다고? 허-. 우현은 기가 찼다. 이런 씹어먹을 김성규…. 결국 우현은 힐끗힐끗 쳐다보던 시선을 거둔 채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 왜 대체!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기자마자 저렇게 수줍은 입맞춤이 오고가냔 말이다! 결국 우현은 다시 한 번 성규를 쳐다보고야 말았다. 그런데 이 수줍쟁이 성규…가 자신을 슬쩍 바라보다 죄라도 지은 사람마냥 고개를 돌리는 것이 아닌가. 아오… 미치겠네…. 다시 우현의 영원한 right hand's friend 가 무언가 통보를 해오기 시작했다. "야-, 남우현…." "…어, 어?" 쪽-. 열심히 아랫도리에 집중된 힘을 풀고 있는데 조용히 귓가에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성규탓에 허리근육이 온통 마비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억누른 감정을 붙잡고 돌린 고개, 그리고 그 입술에 닿는 성규의 감촉은 마치 서서히 풀어지던 우현에게 '남드릴'이라는 호칭이 갖고 싶을 만큼 딱딱해졌다. 하지마-. 아, 이게 아닌데…. 우현은 제 맘과는 다른 목소리가 툭 튀어 나가고 말았다. 성규또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다가가고 싶었으면서도 부끄러운마음에 차마 우현을 볼 수 없어서 틱틱댔던 것 뿐인데, 입맞춤을 한 자신에게 저렇게 딱딱하게 나오다니…, 아직도 지난 이별에 대해서 화가 많이 났던 걸까…. 성규는 시무룩하게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겼다. 괜히 속상한 마음은 입술이 착잡한 마음을 대변하도록 만들었고, 성규는 텁텁히 마른 입술을 꼭 깨물었다. 아씨…, 어떡해…. 우현은 스스로를 책망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아오, 아 왜 이럴 때 구실을 다하는 거니, 나의 작은 아들아…. 우현 또한 입술을 꼭 깨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순간, 성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우현은 그런 성규때문에 깜짝 놀랐는지 조그맣게 말을 속삭였다. "어디가?" "화장실." 우현은 느낄 수 있었다. 성규의 목소리가 푹-, 아주 많이 적셔져 있다는 것을-. 아마 지금도 상영관을 빠져나가자마자 울겠지. 성규는 보기보다 많이 울보였다. 지금까지도 아마 겉으로는 강해보였겠지만- 매일 집에가서 울었을지도 모른다, 근데 벌써 자신의 실수때문에 몇번이나 울었을 성규를 생각하니 우현의 마음이 너무나 속상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우현은 상영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성규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이내 성규와 자신의 짐을 챙겨 성규를 따라나왔다. 어깨를 들썩이며 영화관 복도를 혼자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차마 차오르는 힘겨움이 극에 달하고 말았다. 결국 우현은 성규에게 달려가 그의 손목을 잡고 끌어내기에 이르렀다. 아, 이거 놓으라고오…, 흡. 성규는 연유도 모른 채 끌려가는 자신에게도 화가 났는지 우현을 향해 마구 화를 내다가 조용히 영화를 보고 있을 다른 이들이 생각났는지 잡힌 팔을 비틀어빼려 노력했지만 세게 잡힌 그 손이 성규를 놓아줄리가 없었다. 결국 성규는 우현을 따라 비상계단까지 내려오고 말았다. "왜 울어, 우리 성규, 어?" "…안 울었거든." "거짓말하면 지옥가세요, 님아…." "아…, 안 울었다니까, 왜 못 믿는데…." "목소리는 푹- 젖고, 입술은 아직도 팔딱팔딱 대고. 거짓말 하고 있는 눈은 빨갛게 익어서 터져나올려고 하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이렇게 끅끅대고 있는데, 어디서 거짓말이야- 거짓말이." 거짓말 아니라고오…. 또 다시 말끝을 흐리는 성규의 눈초리가 억울하게 쳐졌다. 우현은 그 모습조차 귀여운지 다시 한숨을 쉬고는 살짝 웃어주었다. 아까 딱딱하게 말해서 미안해-. 우현은 부드러운 말투로 성규에게 말을 뱉어냈지만, 성규는 아직도 그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인지 툴툴대며 무언가 중얼중얼거렸다. 뭘, 뭘 그렇게 중얼거려-. 우현은 쫑알쫑알 투덜대는 성규의 입술을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으로 꼭 닫아버렸다. 으브브-.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아직도 중얼거림을 멈추지 않는 성규가 귀여웠던 것일까-, 우현은 입술새로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던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우현은 잡았던 입술을 풀어주고는 부드럽게 입술을 맞춰주었다. 아까는 진짜 미안해-. 우현은 떼어낸 입술로 다시 달콤하게 속삭이는가 싶더니 이내 성규의 손을 끌어다 자신의 것으로 갖다대었다. "느껴지냐." "뭐…뭐를." "헐, 안 느껴져? …나 … 작은 거니." "무…무슨 소리를 하는거… 허…얼." "…얘 때문에 그런 거니까, 용서해줘- 너도 알잖아, 응?"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용서를 구하는 우현의 표정이 너무나도 애처로운 바람에 성규는 그자리에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물론, 곧 손을 떨쳐내고 그 상황을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배고파, 밥 먹자-. 성규는 고프지도 않은 배 타령을 하며 자리를 괜히 얼굴을 붉혔고, 우현은 그런 성규가 귀여운듯이 머리를 쓰담거려주었다. 성규는 자신의 머리를 쓰담거리는 그 우현의 손길이 너무 좋아서 뾰루퉁히 나온 입술을 집어넣고 다시 우현을 뒤돌아보았다. 야, 남우현-. 왜, 우리 성규? 그리고 항상 '우리 성규'라고 불러주는 저 달달한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우현의 입술에 콱 도장을 찍어주었다. 터질 것만 같은 심장에 쓰러질까봐 겁이 났지만, 다시 한 번 자신의 머리를 쓰담거려주는 우현을 보니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다. "이젠…, 내꺼한테만 쓰담거릴게-. 나 이거 알아내려고 밤새도록… 잠도 못 잤거든." |
*하하, 안녕하세요? 여우에요!
아잌, 저 일찍 왔쪄? 오늘 또 14화 올릴거에요!
기다려주세요, 그대들! 호호, 사랑합니당~
그럼 답답글 못 달아드려도 이해해주세요
스릉해요! 아 맞다, 오늘 조각글 하나 올라올..지도 몰라용
ㅋㅋㅋㅋㅋ안 올라올지도 모르니까 기대들은 말아용, 아잌
그대..들, 그럼..뾰로롱..?
아잌, 혜댜 안녕? 나 벌써 13화 업뎃이야 너 이제 좀 있으면 배 쨸 준비해야대 알고 잇찌? 너와 나의 신나는 장기자랑 너 이제 맹장 떼야해, 어때 설레지? 아잌, 우리 내일 학교 가야하는데 태풍온대 근데 너 왜 카톡 답이 없니. 내일 수영복 챙겨와! 집 갈때 수영하면서 가야지~ 너 다리도 건너야하는데, 아잌- 내일 우리 신명나게 물놀이 한번 치뤄보자꾸나^^ 그리고 너의 맹장은 내 소유 올ㅋ헬로우, 마이 프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