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친오빠가 김민규인 설정이니 치환하실 때 성을 '김'씨로 하시면 내용이 막장이 되지 않을 겁니다(?)!
*
아, 너무 떨린다. 어떡하지? 고백이라는 건 어떡해야 되는 거지? 이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구나. 고백을 받아본 적은 있어도 내가 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그냥 무작정 가서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 건가? 오늘은 아닌가... 어쩌지? 친구들한테 아무리 물어봐도 다들 형식적인 답만 해준다. 미리 말이라도 맞춘 듯이 '고백 안 하면 후회할 거 같으면 해', '하든 안 하든 잃을 건 없잖아, 일단 지르고 봐.'
지들이 지금 나 같은 상황이었으면 나보다도 더 호들갑 떨었을 거면서.
사실 고백이 아무리 어려워도 이렇게 좋아서 미칠 것 같을 땐 답답한 마음을 다 풀어내는 게 답이라는 걸 나도 알기에 언젠간 가서 확 엎질러버릴 거라고 마음 먹은 지는 오래다. 지금 너무 떨려서 그런지 괜히 짜증이 나는 건 내가 애들한테 가서 물어 본 '어떡해'는 고백을 할까 말까가 아니라 고백을 어떻게 하느냐였다는 것일 뿐.
아, 미친. 어떡해. 왜 오늘따라 이렇게 일찍 내 눈에 보이는 거야. 아까 분명 나 자신에게 지금 이 시각부터 전원우가 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가서 고백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내 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진짜 고백을 이렇게 해 버리는 건가? 전원우가 뭐라고 내가 이렇게 고생을... 전원우가 뭐라니! 전원우는 내 모든 ㄱ... 지금 내 상태를 보아하니 더 이상 기다리다가는 정말 미쳐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았기에 전원우를 향해 걸어갔다.
"야, 전원우!"
![[세븐틴/원우] 첫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00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5091919/3656ca4a6e240345e7f7163b6bd42df6.gif)
"뭐."
"어, 있잖아! 내가! 너를! 좋...아해!"
말해버렸다.
"... 미친년,"
...?
아오, 진짜. 내가 어쩌다 이딴 새끼를 좋아하게 돼서.
*
내가 전원우를 처음 만나게 된 건 전혀 특별할 게 없다. 소설처럼 전학 와서 한 눈에 반해버렸다던지, 길 가다가 우연히 눈이 마주쳐서 서로 사랑에 빠진 게 절대 아니란 말이다. 나는 그저 대한민국의 모든 평범한 중3처럼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로 올라왔고, 전원우도 그랬을 거다. 나머지 300 몇 명도 그랬을 거고. 그 300 몇 명 중 전원우가 내 눈에 띄게 됐을 뿐이다. 사실 처음 내 눈에 띈 것도 좋은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첫 인상은 한 마디로 정말 개 같았다.
*
눈 떠보니 입학식 날이다. 월요일이라니,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네. 고등학교 지원할 때 제발 김민규랑은 같은 학교가 되지 말아주세요, 하고 빌었더니 김민규랑만 같은 학교가 돼 버렸다. 아침마다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해서 귀에 대고 소리 지르고 때려야 가까스로 일어나는 저 생명체가 내 오빠인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선배가 돼 버렸네.
"김민규, 일어나."
역시 한 번으로 일어날 리가 없지.
"아 김민규 일어나라고."
"일어나라고!!!!!!!!"
이제서야 깬 듯이 뒤척이기 시작했다.
"뭐? 김민규 일어나라고? 이래 봬도 나 네 오빠거든?"
"아, 예. 김민규 오빠님, 어서 잠에서 깨주셔요."
"... 에효, 그래 알았다 일어나 주마 내가."
난 한심하다는 표정을 남겨 주고 김민규가 일어나기 싫다며 투정 부리고 이불을 껴안을 동안 씻고 옷까지 갈아 입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현관 앞에 서서 저 생명체랑 내가 등교를 같이 해야할까, 따로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내가 먼저 가버려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김민규가 방에서 소리쳤다.
"난 같이 갈 친구 있으니까 등교 같이 할 생각 말아라, 내가 인기가 좀 많거든."
"말 안 했어도 내가 혼자 가려고 했다, 진짜. 지가 인기가 많기는 무슨 망상이 좀 심하시네요."
기세등등하게 소리치고 밖으로 나와 학교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학교에 도착해서는 이미 배정 받은 반으로 가서 마음대로 앉으라는 칠판의 문구를 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창가 옆 맨 뒷자리에 가방을 내려 놓았다. 그러고는 할 일이 없다. 차라리 김민규랑 같이 올 걸. 난 지금 아는 사람이 1명도 없는 상태이다. 고등학교 배정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친하게 지냈던 나를 포함한 5명은 2명을 제외하고 각자 다른 고등학교로 흩어졌다. 운도 나쁘지. 중학교 때 활발한 성격 탓인지 친구도 많고 인기도 꽤 있었던 내가 심지어 어색하지만 얼굴 정도는 알고 마주치면 인사는 가끔 하는 사이인 사람도 없었다. 진짜 그냥 말 그대로 찐따였다. 페북에 들어가 애꿎은 새로고침만 계속 해댔고, 친구들한테 카톡도 걸어봤지만 모두 바쁜지 답장이 안 왔다. 핸드폰에 깔려 있는 모든 어플에 한 번씩은 들어갔다 나온 거 같았을 쯤에 카톡이 왔다. 친구의 답장일 줄 알고 신나서 빨리 들어갔더니 김민규다.
김민규 : 야
김민규 : 야
김민규 : 성이름
김민규 : 야 성이름
김민규 : 야
뭐
왜
어쩌라고
김민규 : 내 넥타이 어딨는지 아냐?
오빠 넥타이가 어딨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김민규 : 그걸 왜 몰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학교를 다니는 건지 모르겠네. 지 넥타이를 왜 나한테서 찾지? 마지막 카톡은 가볍게 씹기로 하고 다시 페북 새로고침하기에 몰두했다. 아, 진짜 심심하다. 그냥 지금 아무나 잡고 말 걸면서 친해질까? 핸드폰 화면에서 눈을 떼 주위를 둘러보니 아까보다 사람이 훨씬 많아진 것 같았다. 누구한테 말을 걸까 고민하던 중 내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야."
"응?"
웬 무섭게 생긴 남자 애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거기 내 자린데."
? 무슨 소리죠 이건? 난 분명히 아까부터 계속 앉아 있었는데, 왜 갑자기 와서 자기 자리 타령이지? 놔두고 간 짐도 없어 보이는데.
"무슨 소리야."
"내가 거기 앉으면 안 돼?"
"어...?"
"그 자리가 편해서 그런데 거기 앉으면 안 되겠냐고."
*
| 안녕하세요! |
독자분들(이 존재하신다면) 안녕하세요! 하하 오늘부터 되도록이면 자주 뵙게 될 289입니다. 재미 없으시죠? 괜찮아요 프롤로그 비슷한 거니까요(라고 믿으세요) ㅎㅎ 짧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에요. 정말 모자란 실력이란 걸 알기에 읽어주시기만 하셔도 너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독자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