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의 친오빠가 김민규인 설정이니 치환하실 때 성을 '김'씨로 하시면 내용이 막장이 되지 않을 겁니다(?)!
*
김민규 친구들은 옆에 앉아 구경하다가 재밌는 듯이 둘이 마주보고 웃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둘 중 말을 닮은 사람을 쳐다보다 눈이 마주쳤다.
"노유나, 오빠 기억 안 나냐? 너네 집 되게 자주 왔었는데?"
"예...?"
뭐야, 누구지? 자주 놀러 왔다면 기억이 날만도 한데 저 사람을 보면 생각나는 게 말 밖에 없네.
"나 기억 안 나...? 와 너무하네 오랜만에 왔다고 아예 모르는 척을 해?"
"누구세요?"
"이석민이라고 모르니...?"
"아!"
이석민이라고 하니 기억이 난다. 어렸을 때부터 김민규랑 친했던 사람인데, 성격이 그냥 평범하지 않아야지, 저런 사람은 처음 본다. 말이 많은 건 둘째 치고, 정상적인 말을 하는 걸 본 적이 거의 없다. 생긴 것도 말 같아서.
"기억 나는 거야? 아, 역시."
"오빠 여전히 생긴 건 말 같네요."
"..."
이석민은 시무룩해졌고 김민규랑 그 옆에 있던 사람이 마주 보고 웃기 시작했다. 아 저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 눈이 위로 올라간 게... 기억이 날 거 같으면서 안 났다. 혼자 머릿속에서 내가 아는 김민규의 친구들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나에게 물었다.
"난 누군지 알겠어?"
"어... 기억이 날 거 같기는 한데,"
"이름이 뭐게?"
"뭘까요?"
"권순영! 기억 나?"
"아...!"
권순영도 옛날부터 김민규랑 친했던 사이이다. 김민규가 중학교 2학년일 때까지는 셋이서 맨날 우리 집으로 와서 놀았는데, 중학교 3학년 초반에 권순영이 전학을 갔었다. 이석민과 김민규는 그 후에도 자주 놀긴 했는데, 고등학교를 따로 가게 되면서 집에서 볼 일은 없었다. 난 이 셋을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엄청 시끄럽겠구나...
*
조별 과제는 진척이 없었다. 아예. 하나도. 단톡을 만들고 내가 먼저 톡까지 보냈는데도 이지훈만 처음에 열심히 대답하고 전원우는 카톡을 읽지도 않았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깨달은 건데 이지훈은 타자 치는 걸 안 좋아한다. 심하게 많이. 학교에서 말을 하려고 할 때마다 전원우는 자리를 피했다. 도대체 얜 뭐가 문제야!
"전원우!"
"나 매점 좀."
"쟤는 뭐 쉬는시간마다 매점을 간대..."
"뭐?"
"어? 아니야..."
인정하기 자존심 상하지만 무섭다. 왠지 모르게 전원우는 무서웠다. 분위기인지, 생긴 것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무서운 말을 안 하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을 때에도 뭔가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이 생겼다. 아, 짜증나. 왜 하필이면 이런 애랑 조가 됐지. 이지훈은 꽤 협조적인데 얘도 알면 알수록 성격이 무뚝뚝하다. 이제는 친해져서 장난을 많이 치는데 모처럼 장난을 받아줄 때가 없다. 잘 얘기하다가도 드립을 치면 정색하고 째려본다. 넌 장난 안 치고 뭔 낙으로 사니...
부승관네 조를 보니 그쪽은 나름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부승관 말로는 다들 협조적으로 잘 해준다고 했다.
"다 내 친화력 덕분이지 뭐. 알잖니?"
"그럼 그 친화력 좀 잠시 빌려줄래, 전원우랑 친해지게?"
"어머, 전원우랑은 왜 친해지게?"
"아니 얜 또 갑자기 뭐라는 거야... 그런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마, 부담스러워."
"그러고 보니 되게 이상하다. 너 왜 전원우한테만 그렇게 못 다가가? 너 뭐 있는 거 맞지?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잘못 짚어도 제대로 잘못 짚었다. 전원우가 나한테 저딴 식으로 밖에 안 대하는데 내가 저 새끼랑 친해질 수가 있겠니? 전원우가 매점에서 돌아왔다. 쟨 뭐 맨날 매점 갔다 온다면서 빈 손으로 가서 빈 손으로 오더라. 핑계라는 증거이다.
"야, 이제 우리 과제 얘기 좀 하면 안 될까?"
"그래. 얘기해."
...? 얘기하라고? 나보고 일방적으로 얘기하라는 거니? 나는 회의를 하자고 말하고 싶었던 건데, 쟤는 정말 못 알아들은 건지 일부러 저러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뭐?"
"얘기하자며. 너부터 얘기하라고."
"어, 그래. 우리가 일단 역할을 나눠서 하는 게 나을 거 같은데,"
"그래. 난 상관 없으니까 너네끼리 정해서 알려주면 할게."
그러고선 엎드려서 잔다. 이지훈도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고 날 쳐다봤다.
"그럼 우리 어떡해...ㅎ?"
"아, 몰라. 얘 원래 이래? 맞다 너도 얘랑 안 친했지..."
"우리 역할은 그래서 어떻게 나눌 건데?"
"몰라! 나중에 정해. 짜증나서 못해먹겠네."
"너까지 그러면 어떡해?"
"전원우 좀 어떻게 해 봐... 적어도 쟤는 너 싫어하진 않잖아."
과제는 다음 주까지인데, 전원우랑 제대로 얘기하는 데에만 한 달이 넘게 걸리겠네. 얘는 도대체 나를 왜 이렇게 혐오하지? 여자를 싫어하나? 짝이랑은 잘 지내던데? 내가 뭐 잘못했나? 설마 내가 창가 옆 맨 끝 자리에 안잤어서 저러는 건 아니겠지. 입학식 날에 처음 만난 거 같은데.
다음 날에 보니 이지훈이랑 전원우는 꽤 친해진 것 같았다. 와, 하루 만에? 나는 쳐다보는 것 조차도 싫다는데? 생각할 수록 너무하다.
"친해졌나보네?"
"어제 새벽에 게임하다가 친해졌는데 애가 성격이 완전..."
"싸가지 없어?"
"...아니 완전 바보 같아."
"쟤가 바보 같다고?"
*
전원우랑 급속도로 친해진 이지훈은 계속해서 나와 전원우를 서로 마주보고 앉을 수 있는 사이로 만드려고 노력했다.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과제 제출일을 이틀 남기고 마주보고 않아서 얘기까지 할 수 있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게 발전한 거라니. 월요일에 제출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 토요일에 최초로 상의하기 시작했다. 만나서도 아니고 카톡으로. 역할 분담은 대충 됐다. 이지훈이 자료를 조사하고, 내가 ppt를 만들고, 전원우가 발표하기로. 카톡이나 이메일로 이지훈한테 자료를 받고 ppt를 만들어서 전원우한테 보냈다. 발표는 어떻게든 잘 알아서 준비하겠지.
*
"다음, 5조!"
드디어 우리 조가 발표할 때가 됐다. 아침부터 전원우랑 한 마디도 안 나누어서 아직까지 발표 준비가 어떻게 됐는지 몰랐다. 전원우는 앞으로 나가 ppt를 화면에 띄웠다.
"5조입니다."
'5조입니다.' 한 마디 하고선 아무 말 없이 계속 화면만 넘긴다. 미쳤나 쟤가? 진짜 또라이 아니야?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끝입니다."
미친놈. 진짜 당황스럽다. 기껏 ppt 만들어 놓고 발표 준비 잘 해오라고 했더니 발표 준비라는 게 ppt 1페이지 당 15초 동안 띄워 놓고 넘기기냐? 맷돌의 손잡이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 '어이'라고 해, '어이'. 맷돌의 손잡이가 없으면 어떡해, 맷돌을 못 돌리지? 지금 내 기분이 그래. 어이가 없네.
"야, 전원우."
"뭐."
"너 뭐해?"
"뭐?"
"뭐하는 거냐고요, 지금."
"엎드려서 자려고 하잖아."
"아니, 내가 지금 그 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 너 진짜 뭐가 문제야? 처음 봤을 때부터 진짜 싸가지 없게 군다. 아니 기껏 ppt 만들어 놓고 발표하랬더니 한 장씩 넘기는 게 다냐?"
"애들이 알아서 읽겠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소리를 질렀더니 반에 있던 아이들이 다 나를 쳐다봤다. 아, 쪽팔려. 전원우는 내가 귀찮다는 듯이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씨발."
"뭐...? 아니 지금 네가 욕할 상황이야?"
"왜, 나는 욕도 하면 안 되냐? 발표할 때 말 안 했다고 화내더니 이젠 말을 하니까 화 내네."
어이 없다, 진짜. 얘 성격이 바보 같다더니 바보가 정말 맞나보네. 전원우는 나를 한 번 더 째려보고 반에서 나갔고, 이지훈은 나와 전원우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다 전원우를 따라 나갔다. 5초 동안 멍하니 서 있다 자리에 앉았더니 부승관이 와서 위로해줬다.
"성이름 힘내..."
"아, 몰라. 쟤 진짜 왜 저러냐?"
"그러게, 왜 저럴까. 나한테는 안 그러던데."
"나 쟤한테 뭐 잘못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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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안녕하세요... 하하하 많이 늦게 뵙게 된 289에요. 제가 요즘 너무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나름 틈틈히 쓴다고 써서 가져왔는데 뭣같은 분량과 내용 죄송합니다 ㅜㅜ 제가 못 본 사이에 00편과 01편 둘 다 초록글을 올라갔다 왔던데 ㅜㅜㅜㅜㅜ 독자님들 너무 사랑하고 죄송해요 ㅜㅜㅜ 잘하면 오늘 새벽에 한 편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다리지는 마시구...) 제 비루한 실력에 언제나 예쁜 댓글들 달아주시는 천사 독자님들 고마워요(하트) |
암호닉 |
♥ 일공공사 봄봄 너로정한녀 원우야 나랑 살자 지유 17사랑17 ♥ |
| 부디 저를 용서하새오 |
할로윈(이었던) 기념으로 똥퀄 할리퀸 원우 데려왔어오 독자님들 너무 늦게 적은 분량으로 온 저를 용서하새오 그럼 이만(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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