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들에게 ‘나의 성애사(sexual history)’를 주제로 글을 쓰라고 하면 남학생들은 대개 매춘 경험을 쓰고 여학생들은 성폭력 경험에 대해 쓴다. 말하기 방식도 상반된다. 남성들은 ‘본인의 경험을 통해 한국사회 성문화를 진단하겠다’며 자신을 기꺼이 보편적 인간으로 위치시킨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일반화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일 뿐입니다’라고 쓴다. 섹슈얼리티가 사적인 것이 아니라 여성의 섹슈얼리티, 경험, 언어가 사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강간이냐 화간이냐’는 식으로 성폭력 경험의 객관성을 논하기 전에, 이미 여성과 남성이 모두 자기 경험을 인식, 재현하는 과정 자체가 깊숙히 성별화(gendered)되어 있음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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