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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을 그 생각으로 보냈더니 정신이고 몸이고 말이 아니었다. 간간이 김선호를 마주할 때마다 미안한 것도 미안한 거고, 복잡해서 미칠 노릇이다. 그래서 최대한 그 애의 호의를 거절했는데. 김선호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다정하고 친절했고, 사뭇 다른 감이 있었다. 예전엔 뭐. 그게 그냥 본인 성격인 게 티가 났는데, 지금은 일부러 그러는 것만 같아보인다. 나는 고백할 때 그렇게 속상했는데. 얜 왜 신나보이냐.

숟가락을 입에 넣은 상태로 침대에 좌식 테이블 들고 들어오는 김선호를 빤히 바라봤다. 오늘 자기랑 좀 같이 놀아줄 수 있냐는 연락에, 소화가 잘 안 되고 힘들어서 좀 쉬어야겠다는 말로 밀어냈더니 죽을 싸들고 왔다.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다 그러고. 요새 너 밥 잘 안 챙겨 먹는 거 같아서. 너 전복죽이면 환장하고 달려들잖아."



"뭘 또 환장까지야... 잘 먹을게."



"아, 물도 갖다줄게. 잠깐만."



"아니, 정말 괜찮..은데..."





죽 한 숟가락을 입에 넣기 바쁘게 김선호는 물을 떠다 주겠다며 부엌으로 홀라당 사라져버렸다. 핑계 아니고, 진짜 입맛도 별로 없고 속도 답답하고 그랬었는데. 이거 먹는다고 또 풀린다. 단순하기 그지없지. 금세 물 떠온 선호가 물컵을 테이블 위로 내려놓으면 괜히 눈치를 힐끔힐끔. 옆에 서있으면서 부담 갖지말고 먹으라고 손짓까지 해댄다.





"네 건 안 사왔어? 나 혼자 먹기 뭐한데..."



"나는 먹고 왔어. 걱정 말고 많이 먹어."



"...그럼, 여기라도 앉을래? 너 그러고 서있으면 내가 못 먹어."



"어, 어어."





침대 구석에 살짝 걸터앉은 김선호를 한 번 보고, 죽을 한 입 떠먹었다. 진짜 다행이지. 죽 아니고 밥이었으면 이미 토하고도 남았다. 누가보면 죽 사오기를 기다려온 사람마냥 한그릇을 싹 비워내니까 구석에 앉아있던 김선호가 벌떡 일어나 간이 테이블을 집어들었다.





"치우고 올게."



"아니, 아니야. 이건 내가 할게."



"그냥 쉬어~ 이거 갖다놓는 게 뭐 어렵다고."



"그니까! 뭐 어려운 일 아니니까 내가 할게. 나 어디 아픈 것도 아니고..."



"내가 너 먹이겠다고 가지고 온 거잖아. 뒷정리도 내가 해야지."



"아니 정말 내가 할,"





서로 테이블 모퉁이를 꽉 붙잡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나때문에 죽 사서 달려온 그 마음이 미안하기도 고맙기도해서 양심상 정리라도 내가하자 싶었는데. 그래서 그러다 양보 않는 김선호에 괜한 오기가 생겨서. 내 쪽으로 더 잡아당겼다가 선호가 더 세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쟁반 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던 물컵이 결국 엎질러져버렸다. 하필이면, 김선호한테로.





"..."



"..."



"아, 아 나 진짜 괜찮아. 어. 봐봐. 별로 젖지도, 젖..."



"많이 젖었는데..."



"..."





괜찮다면서 보라더니 제 몸을 내려다보는 선호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물은 거의 안 마시다시피 마셔서 남아있는 양이 꽤 됐고, 그게 다 걔한테로 엎어졌으니. 티셔츠는 물론이고... 그냥 배부터 바지까지 흠뻑 잘도 젖었다. 물컵이 쏟아지고 바닥에 데굴데굴 구르고있는 와중에도 쟁반을 놓는 손이 없었다. 축축하게 젖은 옷을 보고있는 선호를 보다가 다시 쟁반 쥔 손에 힘을 주면 내 쪽을 슬그머니 쳐다본다.





"이리줘. 이건 내가 치울게. 넌 씻고와."



"씻, 뭐?"



"그러고 가게? 내가 억지 부리다 엎은 거니까 그렇게 해줘. 너 그런 채로 보내면 내가 어떻겠냐."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대충 펑퍼짐한 옷을 안겨서 욕실로 들여보내고, 엎어진 물잔이랑 흔적들을 치웠다. 정신없이 치우다 다시 침대에 털썩 앉았을 때 든 생각은.





"미쳤나봐..."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줄기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 지금 김선호보고 뭐라 한 거니. 거기서 물은 왜 엎질러선... 내가 미쳤지 미쳤어. 얘가 지금 얼마나 놀랐겠냐.

혼자 머리쥐어뜯고 난리 치다가 물줄기 소리가 끊기면 급히 머리를 손빗질했다.





[김선호] 친구 관두기 프로젝트 08 | 인스티즈

"아, 이거."



"뭐야, 이게?"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어디서 웬 봉지를 가져와서 내미는 김선호에 머리를 정리하다말고 받아들었다. 뭐냐고 물으면서 이미 봉지 안에 손을 쑥 넣었다.





"소화제랑 너 좋아하는 간식들. 그건 속 괜찮아지면 먹으라고."



"..."



"내가 오버했나?"





이런 거 챙겨주는 건 반칙 아니야? 봉지에 든 소화제 두 병과 여러 군것질거리를 확인하고 입술을 깍 깨물었다. 어. 완전 오버야 너. 말 한 번 했다고 이러는 애가 어딨어. 누가 전복죽에 소화제에 간식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오냐고.





"그래도, 내 고백 받아달라는 소리로 이러는 건 아니야. 쉬려고 누워있는 애한테 그런 소리 안 해."





좀... 하지. 해보지. 지금 이런 상태면 네가 받아달라고 땡깡부려도, 좋다고 백 번이고 수락할텐데.

미치겠네 진짜. 내 속마음이 튀어나와서 너한테 닿을지도 모르겠다.

... 나 방금. 너랑 그 이상을 꿈꾼 거 같아.

친구도 남도 아니라, 새 선택지가 들어섰나봐.





[김선호] 친구 관두기 프로젝트 08 | 인스티즈

"..."



"..."



"아, 아 나 진짜 괜찮아. 어. 봐봐. 별로 젖지도, 젖..."



"많이 젖었는데..."



"..."





괜찮다면서 보라더니 제 몸을 내려다보는 선호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물은 거의 안 마시다시피 마셔서 남아있는 양이 꽤 됐고, 그게 다 걔한테로 엎어졌으니. 티셔츠는 물론이고... 그냥 배부터 바지까지 흠뻑 잘도 젖었다. 물컵이 쏟아지고 바닥에 데굴데굴 구르고있는 와중에도 쟁반을 놓는 손이 없었다. 축축하게 젖은 옷을 보고있는 선호를 보다가 다시 쟁반 쥔 손에 힘을 주면 내 쪽을 슬그머니 쳐다본다.





"이리줘. 이건 내가 치울게. 넌 씻고와."



"씻, 뭐?"



"그러고 가게? 내가 억지 부리다 엎은 거니까 그렇게 해줘. 너 그런 채로 보내면 내가 어떻겠냐."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대충 펑퍼짐한 옷을 안겨서 욕실로 들여보내고, 엎어진 물잔이랑 흔적들을 치웠다. 정신없이 치우다 다시 침대에 털썩 앉았을 때 든 생각은.





"미쳤나봐..."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줄기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 지금 김선호보고 뭐라 한 거니. 거기서 물은 왜 엎질러선... 내가 미쳤지 미쳤어. 얘가 지금 얼마나 놀랐겠냐.

혼자 머리쥐어뜯고 난리 치다가 물줄기 소리가 끊기면 급히 머리를 손빗질했다.





[김선호] 친구 관두기 프로젝트 08 | 인스티즈

"아, 이거."



"뭐야, 이게?"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어디서 웬 봉지를 가져와서 내미는 김선호에 머리를 정리하다말고 받아들었다. 뭐냐고 물으면서 이미 봉지 안에 손을 쑥 넣었다.





"소화제랑 너 좋아하는 간식들. 그건 속 괜찮아지면 먹으라고."



"..."



"내가 오버했나?"





이런 거 챙겨주는 건 반칙 아니야? 봉지에 든 소화제 두 병과 여러 군것질거리를 확인하고 입술을 깍 깨물었다. 어. 완전 오버야 너. 말 한 번 했다고 이러는 애가 어딨어. 누가 전복죽에 소화제에 간식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오냐고.





"그래도, 내 고백 받아달라는 소리로 이러는 건 아니야. 쉬려고 누워있는 애한테 그런 소리 안 해."





좀... 하지. 해보지. 지금 이런 상태면 네가 받아달라고 땡깡부려도, 좋다고 백 번이고 수락할텐데.

미치겠네 진짜. 내 속마음이 튀어나와서 너한테 닿을지도 모르겠다.

... 나 방금. 너랑 그 이상을 꿈꾼 거 같아.

친구도 남도 아니라, 새 선택지가 들어섰나봐.





[김선호] 친구 관두기 프로젝트 08 | 인스티즈

"..."



"..."



"아, 아 나 진짜 괜찮아. 어. 봐봐. 별로 젖지도, 젖..."



"많이 젖었는데..."



"..."





괜찮다면서 보라더니 제 몸을 내려다보는 선호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물은 거의 안 마시다시피 마셔서 남아있는 양이 꽤 됐고, 그게 다 걔한테로 엎어졌으니. 티셔츠는 물론이고... 그냥 배부터 바지까지 흠뻑 잘도 젖었다. 물컵이 쏟아지고 바닥에 데굴데굴 구르고있는 와중에도 쟁반을 놓는 손이 없었다. 축축하게 젖은 옷을 보고있는 선호를 보다가 다시 쟁반 쥔 손에 힘을 주면 내 쪽을 슬그머니 쳐다본다.





"이리줘. 이건 내가 치울게. 넌 씻고와."



"씻, 뭐?"



"그러고 가게? 내가 억지 부리다 엎은 거니까 그렇게 해줘. 너 그런 채로 보내면 내가 어떻겠냐."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대충 펑퍼짐한 옷을 안겨서 욕실로 들여보내고, 엎어진 물잔이랑 흔적들을 치웠다. 정신없이 치우다 다시 침대에 털썩 앉았을 때 든 생각은.





"미쳤나봐..."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줄기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 지금 김선호보고 뭐라 한 거니. 거기서 물은 왜 엎질러선... 내가 미쳤지 미쳤어. 얘가 지금 얼마나 놀랐겠냐.

혼자 머리쥐어뜯고 난리 치다가 물줄기 소리가 끊기면 급히 머리를 손빗질했다.





[김선호] 친구 관두기 프로젝트 08 | 인스티즈

"아, 이거."



"뭐야, 이게?"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어디서 웬 봉지를 가져와서 내미는 김선호에 머리를 정리하다말고 받아들었다. 뭐냐고 물으면서 이미 봉지 안에 손을 쑥 넣었다.





"소화제랑 너 좋아하는 간식들. 그건 속 괜찮아지면 먹으라고."



"..."



"내가 오버했나?"





이런 거 챙겨주는 건 반칙 아니야? 봉지에 든 소화제 두 병과 여러 군것질거리를 확인하고 입술을 깍 깨물었다. 어. 완전 오버야 너. 말 한 번 했다고 이러는 애가 어딨어. 누가 전복죽에 소화제에 간식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오냐고.





"그래도, 내 고백 받아달라는 소리로 이러는 건 아니야. 쉬려고 누워있는 애한테 그런 소리 안 해."





좀... 하지. 해보지. 지금 이런 상태면 네가 받아달라고 땡깡부려도, 좋다고 백 번이고 수락할텐데.

미치겠네 진짜. 내 속마음이 튀어나와서 너한테 닿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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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 빤히 봐. 민망하게..."





난 단순한 놈이라. 네가 전에도 좋았고, 지금도 좋아서. 너랑 연애같은 게 하고 싶어. 그러고 싶어졌어.









*


사족

오느른 좀 이른 시간에 왔져? 이제 얘네를 사귀게할 때가 왔나봅니다...

사실 6화 안에 완결 예정이었는데? 분량도 적구 쓰다보니 이게 8화네요. 6화에는 뭐 겨우 고백이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 안에 끝날 줄 알았는지 모르겠네요^_^....

아무쪼록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건강 유의하세요!    또 뵙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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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얼른 사귀게 해야 할 거 같...🙊 재밌게 읽었습니다💖
3년 전
비회원180.45
ㅎㅏ.. 너무좋다요 진심..
일단 결혼 날짜부터 잡아버렷으면..

3년 전
독자2
제발..이제 사귀는거져???!!!!!!오우에!!!!!!!!!!!!!!!!예!!!!
3년 전
비회원22.47
얼른 달달하게 연애를!!! 원해용!!!!!!!! 사겨라!! 👏 사겨라!!!! 👏 오늘도 너무재밌게보고갑니다!
3년 전
비회원181.37
이제 사귈 때가 된 것 같아요!
3년 전
독자3
연애합시다 ㅠㅠㅠㅠ 제발,,, 사겨라사겨라
3년 전
독자4
이제 연애하자!!!!!! 사겨라 사겨라 사겨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5
하....진짜 서노 너무 다정하고 다정해서 눈물이 다 나네...휴우.....이제 진짜 사귈일만 남았다!!!!!!!! ㅜㅜㅜㅜㅜㅠ
3년 전
독자6
빨리 사귀자 사귀는 일만 남았어 이제 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7
완결이라뇨ㅜㅜㅜ!!!! 꽁냥거리고 결혼 하는 거 까지 아니 겨론 생활까지 가죠!!!🥺😭
3년 전
독자8
너무 재미있어요!!!!
빤니 사겨라 (짝)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

3년 전
독자9
자기들만 모르는 연애
3년 전
독자10
연애하자연애ㅠㅠㅠㅠㅠㅠ 자까님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3년 전
독자11
사귀자!!! 제발 사겨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2
결혼까지 하는 걸 제가 제 두 눈으로 봐야겠어요 작가님. 꼭 결혼 시켜주세요!!!!!
3년 전
독자13
제발 빨리 사겨주세요...진짜 이미 사귀ㄱ 있는데 왜 안사귐ㅠㅜㅜ
3년 전
독자14
ㅠㅠㅠㅠㅠㅠㅠㅠㅜ아 진짜 얘내 왜케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완결이라녀.. 뒷 이야기도 계속 적어주세요ㅠㅠㅠㅠ
3년 전
독자15
대박 대박 얼른 연애시켜주세요 ㅜㅠㅠㅠㅠ 대놓고 꽁냥대는 거 보고 싶어요 ㅠㅠㅠㅠㅠ
3년 전
독자16
다음화에는 빼박 사귀겠쬬?히히
달달함이 무한플러스 될 것 같은 기분~~!!

3년 전
독자17
아ㅜㅜㅜㅠ 이렇게 다정하다니ㅠㅠ 얼른 사겨서 더 달달했으면좋겠다ㅜㅜ
3년 전
독자18
아우우우웅 달달하고 귀여워죽겠어여 빨리 연애해서 대놓고 맘껏 꽁냥거리는 거 너무 기다려져요ㅠㅠㅠㅜㅠㅠㅠ너무너무 기욥ㄷㅏ정말 ㅠㅠ💓
3년 전
독자19
예!! 이제 사귄다구요??? 아니ㅠㅠㅠ 완결 그런거 없어요 안돼요 그런거 반납했어요 돌아가요 작가님✋🏻
3년 전
독자20
작가님 글 너무 재미있어요 잘 보고 갑니다
3년 전
독자21
ㅠㅠㅠ다음편은 사귀는 거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잘 읽고 가여 작가님 ㅠㅠ
3년 전
독자22
ㅜㅜㅜㅜㅠ달달하고 아주 귀엽고ㅜㅜㅠㅠ 작가님 저도 김선호랑 저러고 싶어요.....ㅜㅜ작가님도 건강 유의하세욧!!
3년 전
독자23
이제 사귀는 건가요...?? 행복한 길만 가득하기를!!
3년 전
독자24
저기 물만 엎은 것이 아닌가유 전 옷만 갈아입을 줄 알았는데 씻길뤠..ㅋㅋㅋㅋㅋㅋㅎㅎ
3년 전
독자25
김선호한테 잘 어울려옹
3년 전
독자26
연애같은게 하고싶어지면 하면돼!!!!!!!! ㅠㅠㅠㅠ 하 제가 다 설레고 신나요 .. 이 야심한밤.... 인강을 틀어놓고 입꼬리를 올리고있는 저에여...
2년 전
독자27
이제 사귄다 진짜 ㅠㅠ 기대하고 있을게요 .... 둘이 진짜 잘 어울리는데ㅠㅠ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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