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x읽는이] Love Traffic下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7/7/47738ce5647d856d3d72f31c4a7d6bc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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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겨우 0.2초, 3초… 무튼 매우 짧다고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어렴풋이나마 났다. 그리고 그때 한창 비웃던 나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요즘의 난 그 말을 절감하는 중이었다. 겨우 나흘이였다. 이 학원을 다닌 지는 삼년, 널 처음 본 건 한달 전이었고 처음 말을 나눈 건 지금으로부터 딱 나흘이었다. 사랑이라는 게 어떤 감정이고 어떤 느낌인 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어서 갑작스럽게 몰려드는 이 감정에 한참을 고전했다. 실은 지금도 사랑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그에 아주 가까운 어느 쯤이라고는 단언할 수 있었다. 나 너 좋아하는 것 같아.
LOVE TRAFFIC下
WEEZLE
한참을 고민하다가 막상 좋아한다는 마음을 인정하니까 한결 홀가분했다. 이대훈은 그 날 이후로 줄곧 그 여자애와 함께 자습했고 복도에서도 둘이 히히덕거리는게 자주 눈에 띄었다. 알고보니까 그 여자앤 나와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의―친분을 가진 애였다. 둘이 있는 것만 보면 잘근잘근 씹고 싶은데 그마저도 걔가 너무 착해서 차마 욕할 수가 없었다. 그저 걔가 이과라는 것에 감사했다.
먼저 다가갈까 하다가도 맘처럼 쉽지가 않았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항상 녀석이 먼저 말을 걸었고 이야기를 주도했다. 난 그저 옆에서 대꾸만 하고… 그래서 이제 질린 걸까? 나도 참, 이대훈이랑 나랑 무슨 사이였다고… 친구라고 하기에도 어색한데. 그럼 저 둘이 사귀나?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입안의 얼음을 와그작 씹었다. 아니겠지, 이대훈은 원래 아무한테나 친한척 같은 거 잘하잖아.
내 맘은 온통 모순 투성이였다. 이런 내 맘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혹시 눈치챌까 조마조마한다.
이 닦는다고 가선 이십 분이 넘어서야 온 친구가 오자마자 투덜댔다.
“미친 고삼년들 존나 싫어!!”
“왜 또 승질이야.”
“내 치약 멋대로 쓰고 사과도 안하잖아. 진심 양심에 털 났나봐.”
“걔네가 쓴 거 확실해?”
“응. 내 말 좀 들어봐. 내가 볼일보고 나왔는데 걔네가 마침 양치하러 왔나봐. 나도 오줌싸구 이 닦으려고 했는데 걔네가 갑자기 내 치약 멋대로 쓰는 거야. 그 창가에 내 주황색 컵 알지? 나 거기다가 치약 꽂아놓잖아. 그게 내 건지 몰랐나봐. 난 존나 어이털려서 가만히있다가 그 치약 쓰니까 걔네가 나 쳐다봄. 뭘 꼬라보긴 꼬라봐, 존나 짜증나. 사과 한마디 없다.”
“헐… 재수나 해라.”
“아, xxx. 오늘 드립 좀 터진다.”
내가 좀. 나는 손가락 쭈욱 펴 브이를 만들었고 친구년은 주위를 살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야, 근데 그 이대훈? 걔 그 키 작은 여자애랑 사귐? 엄청 붙어다니던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사귀나보지, 뭐.”
“표정 좀 풀고 말해. 정색 쩐다? 너 걔랑 친해보이길래 그냥 물어본 건데 사람 무안하게시리….”
“별로 안친해. 인사도 안하는데, 뭐.”
“누가 자습실에서 떠들래!!!”
부장쌤 목소리에 친구와 난 바로 몸을 돌려 눈치껏 공부하는 척 했다. 한참 뒤에야 쌤이 나갔는데 간만에 집중이 너무 잘되서 그대로 쭈욱 자습했다. 웬일로 문제도 술술 풀렸다. 한창 삘 받아서 풀고있는데 이대훈이 들어왔다. 사실 들어온 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이제서야 알았다. 자습실 문이 등을 마주보고 뒤에 있어서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게 안보이는데 하필이면 녀석은 내 뒷자리였다. 뒷자리에 누가 앉았을 때까지도 누군지 몰랐는데 이어폰을 뚫고서 녀석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유난히 큰 이대훈 목소리 때문에 둘의 대화를 엿듣고 싶지 않았는 데도 자꾸 들렸다. 필통 뒤적이는 소리, 웃는 소리, 그리고 내가 모르는 둘의 과거 이야기.
“너 그 우리 4학년 때 같은 반이던 이용대 기억나?”
“아, 기억 난다. 그 공기 잘하던?”
“어어! 공기천재. 무튼 걔도 우리 학원이다.”
“진짜? 왜 한번도 못봤지?”
자릴 잡아도 내 뒤에 잡아서, 나 공부 못하게하려고 작정했나 둘이 큭큭대는 소리가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나 질투하게 하려고 이러는 거면… 120% 성공이다. 심란해진 맘에 보고있던 책은 삼십 분째 같은 페이지였다. 지리 공부나 해야겠다 싶어서 책을 덮은 순간 어깨를 툭툭 누가 쳤다. 순간이지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뒤를 돌아보자 보이는 건 같은 반인 손흥민이었다. 좋다 말았네.
“xxx. 우리 다음 숙제 뭔 줄 알아?”
“수학? 쎈 450번까지 풀어오는 건데.”
“아. 너 다 풀었냐?”
“응.”
“그럼 나 이 문제 좀… 아, 아니다. 잠깐 나와봐.”
고개를 끄덕이며 덩치 큰 녀석을 뒤따라나가는데 이대훈과 눈이 마주쳤다.
로비에 있는 테이블에서 하려고 했는데 시끄럽다고 쫓겨나 결국 빈 강의실을 찾아 들어왔다.
“모르는 문제가 뭔데?”
“좀 많은데 괜찮아?”
“누나가 다 풀어준다, 말만 해.”
“넵! 누나!”
이거, 이거, 이거 그리고 이것도. 손흥민이 건낸 샤프를 움켜줬다. 손을 타고 느껴지는 차가운 금속성의 느낌이 그때와는 사뭇 달라서 괜히 한번 더 샤프를 고쳐 쥐었다.
“너 시험이 코앞인데 공부하긴 한 거 맞아?”
“나 국어랑 영어 하느라 수학 진짜 한번도 안봤는데… 클났다.”
“자랑이다.”
“아, 나 잠깐 화장실 좀.”
가지가지하네, 정말. 급했던 모양인지 빨빨대며 나가는 녀석의 뒤꽁무니를 눈으로 쫓다가 문이 닫히자 고요한 강의실 안에는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그리고 또 불쑥 네 생각이 나서 기분이 바닥을 친다. 겨우 며칠 지냈다고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된 게 내가 생각해도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긴 한데 좋은 걸 어떡해. 사랑을 하면 세상이 온통 핑크빛이라는데 내 눈엔 걔네 둘만 핑크빛인 듯이 비친다. 첫사랑의 열병이 이런 거라면 차라리 모태솔로라며 한탄하던 때가 훨씬 낫다는 생각까지 들었다―사실 지금도 모쏠이다― 손에 쥔 샤프로 연습장에 말도 안되는 얘길 끄적이고 있을 때 즈음 문이 열리는 소리에 연습장을 휙 덮어버렸다. 그리고 내 눈 앞에 선 건 놀랍게도 일주일동안 쌩까시던 나의 첫사랑 되시겠다.
“…….”
“…….”
평소와는 다르게 매서운 눈매를 하고있는 이대훈은 묵묵히 내 앞에 서서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나와 시선을 맞추기만 했다. 아, 나 정말 어색한 거 싫은데.
제발! 지금! 손흥민이 들어와줬음 하는 바람이었다. 또, 조금만 늦게 들어왔음 싶기도 했다.
“앞머리 잘랐네.”
“어?”
“귀엽다.”
뜬금없는 말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날카롭던 시선이 금새 둥글둥글한 평소의 모습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오히려 웃음이 났다. 난 앉아있고 녀석은 서있어서 눈을 맞추느라 목이 무척 아팠지만 네 눈에 내가 오롯이 담기는 게 대체 얼마만인가 싶어 꿋꿋이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다 괜히 민망해져서 짧아진 앞머리를 정리하며 고갤 숙였는데 네가 맞은 편에 앉았다.
“너 나 좋아하지.”
“…뭐?”
정곡을 찌른 한마디에 고개를 들어 다시 녀석을 쳐다봤다. ‘난 다 알고있어’라고 말하는 듯한 생글생글한 얼굴에 괜히 심통이 난 나는 당황한 표정을 숨겼다.
“아닌데. 누가 그래?”
“…뭐?”
벙찐 녀석의 표정이 볼만 했다. 씨익 웃으며 일어나 녀석을 지나쳐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손흥민 이건 화장실 간다더니….
“야, 야! 나 너 좋아해!”
“…….”
“넌 무슨 여자애가 눈치가 없어도 그렇게 없냐! 이럴땐…….”
그렇다고 해주면 어디 덧나나. 조용한 강의실을 울리는 미성이 어찌나 떨리는지 나에게까지 그 떨림이 전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찔해진 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곧이어 난 뒤를 돌았다. 이대훈은 내 대답을 기다리는 마냥 가만히 날 쳐다보기만 했다. 사실 이대훈이 이렇게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서 그리고 난생 처음 받아보는 고백에 무슨 대답을 해줘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나도 널 좋아해? 무어라 쉽사리 입을 열기 힘들어 망설이고 있을 때 즈음 이대훈이 조금은 다급한 걸음으로 다가와 두 손을 덥썩 잡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난 활짝 웃으며 이대훈의 길쭉한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꼈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녀석의 입가에도 웃음이 번졌다.
“나도.”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대훈은 날 첨 봤을 때부터 말을 걸고 싶었다고 했다. 부끄러워서―막상 나한테 이 얘기해줄 때는 전혀 부끄러운 얼굴이 아니였음― 한참을 미루다 결국은 말을 걸었다고. 내가 그럼 그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여자앤 누구냐고 했더니 잠시 생각하는 척 하더니 입을 열었다―이 대목에선 답지않게 부끄러워 했다― 날 처음 봤을 때가 그 여자애와 복도에서 떠들고 있을 때였는데 내가 걔랑 무척 친한 줄 알고서 엮어달라고 부탁하려고 친해졌는데 알고보니 막상 친하지도 않아서 낭패라고 생각했었단다. 어쩌다 우연히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였단 걸 알고서는 더 가까워졌다고.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질투 유발 뭐 그런 작전으로 가자 싶었는데 시큰둥한 내 반응에 밤새 맘 졸였다며 수줍게 웃는 이대훈. 너무 수줍어하길래 내가 그 때 질투 엄청 했었단 건 잠시 숨겨두기로 했다. 무튼 그렇게 소녀감성으로 조마조마하다가 손흥민하고 나하고 둘이 나가는 걸 보고 되려 자기가 질투에 눈이 멀어서는 강의실 앞까지 따라왔었다고 한다. 전혀 몰랐던 이야기다. 문 앞을 한참 서성이다 마침 손흥민이 화장실 간다고 나가길래 큰맘 먹고 들어와 고백했다고. 사실 더 멋있게하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조금 괘씸하단다. 그래도 어쩌겠어, 이제 네 애인인데. 응, 그래서 안괘씸해.
참. 그리고 그 이후로 한시간도 안되서 온 학원에 이대훈과 내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었단 소문이 파다해졌다. 내가 질투했던 그 여자애도 잘 어울린다며 웃어줬는데 걔한텐 여러모로 미안한 마음 뿐이라 어색하게 웃었다. 이대훈은 어떤 놈이 소문 냈냐며 잡히면 가만 안놔둔다고 칼을 갈고 있지만 난 누군지 알 것 같았기에 잠자코 있었다. 화장실 간다고 해놓고 어디로 날랐는지 조용한 손흥민. 100%다. 그래도 중간에 분위기 안깨고 조용히 사라져 준게 고마워서라도 입 다물어야겠다. 물론 꼭 우리 얘길 엿들은 게 아니더라도 내가 손흥민 연습장에 낙서해 논 전적이 있어서 언젠가는 다 까발려졌을 테지만은.
대훈아. 왜. 우리 자습실 갈까. 그래. 우리 맨날 앉던 자리에 앉자. 아까 보니까 누가 앉아있던데. 그럼 치우고 앉자. 고삼 선배면 어떡해. 아까 너가 누나들 무슨년 무슨새끼하면서 까는 거 다 들었어. 이제와서 챙기는 척은. 남친이나 잘 챙겨. 가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그치만 가랑비보단 굵은 장대비가 더 잘 어울리는 장마철에 찾아온 이 첫사랑은 굵은 빗방울에 온 세상이 흠뻑 물들 듯이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무더운 여름날을 식혀주는 소나기처럼 우리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LOVE TRAFFIC. WEEZLE.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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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이 무지무지많지만!!! 우선 늦어서 죄송합니다고멘나사이스미마셍(__) 아 어제 정말......엔터 10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중간에 쓰다가 잘못눌러서 올라갔어여 글이.....보신분 있으세요?ㅋㅋㅋㅋㅋ휴....또 볼라벤새뀌^^가 저에게 빅엿을 선사해줘서ㅎㅎ 정전되는바람에 글 싹날라가더니 왜이러는고야 나한테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시쓰니까 전에썼던ㄱ보다 허접해져서....소재도 생각안나고 그냥 접고 이제야 왔심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튼........전편전전편 댓글달아주신분들 감쟈감쟈하구여@^^@ 브금은 괜찮은가여? 제가 젤 좋아하는 노래예요S2 멜로디는 엄청 달달한데 가사는 헤어지는 내용ㅋㅋㅋㅋㅋㅋ이라서 더좋아요^^ㅋㅋㅋㅋㅋㅋㅋ아니근데 무슨 이대훈선수 사복입은 사진엔 금가루 뿌렸나요 찾기 겁나힘드네........삼십분 찾다가 그냥 기사사진 자름ㅋㅋㅋ원래 글쓴담에 조금씩 수정해서 부족한부분들 고치는작업을 해야되는뎅....그래도 글이 좋을까말깐데 초고라서....흡...무튼 엿가튼 결말을 이러케지어서 뎡말... 늦게온 주제에 이따구로 글을..뎨둉☞☜ 막상 지금보니까 이대훈선수랑 성격이랑 따로노는것 같네유...무튼 눈팅이던손팅이던간에 읽어주신 모든분들 감사하고 댜릉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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