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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x읽는이] Love Traffic+α | 인스티즈

 영영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추위에 꽝꽝 얼어붙었던 거리는 어느새 다가온 여름날에 형체도 없이 흐물거렸다. 버스에 오르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손부채질을 멈추고서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불현듯 떠오른 건 겨우 한 페이지밖에 읽지 못한, 친구가 추천해줬던 책이었다. 누가 듣는다면 비웃을만한 일임에 틀림없고 그걸 알고있었지만 차마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하고있다. 맨 첫장에 쓰여진 문구가 차마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하게 발목을 꼭 붙들고 있었다. ‘행복에 정량定量이 있다면 얼마일까.’ 직설적이면서도 본질적인 물음에 더이상 바쁜 사람들의 진부한 거리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날, 행복에 정량이 있다면 너와 내 사이의 그것은 대체 얼마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철없던 그 날을 뒤돌아보자면 그전에 하나하나 곱씹으며 거슬러 올라가야하는 사소한 추억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너와 함께 맞는 여름이 벌써 세번째였다.

 

 

 LOVE TRAFFIC+α

 부제 행복의 정량

 WEEZLE

 


 대한민국에서 수험생이란 타이틀을 달고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만 우린 드라마처럼 같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으로 고3 생활을 깔끔히 마무리지었다. 중상위권 대학이었는데 이대훈은 날 위해 하향지원했고 나는 죽을 만큼―태어나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건 처음이었음― 공부해 결국 녀석과 나란히 합격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명성에 비해선 꽤 큰편인 캠퍼스가 맘에 꼭 들었다.

 

 물론 나는 턱걸이로 겨우 커트라인을 넘긴 거라 낮은 과에 들어왔지만 이대훈은 차석으로 입학해서 지금은 장학금까지 받아가며 승승장구 중이었다. 애인이 잘 나가는데 싫은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내 맘 속엔 그런 녀석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고 왠지 모를 열등감이 항상 공존했다. 게다가 건물도 완전 정반대 편이어서 그게 꼭 녀석과 나의 사이를 단정짓는 것처럼 느껴졌다.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을 텐데도 못난 애인따라 같이 와준 게 고맙기도 하면서 내가 괜히 녀석 인생에 장애물이 될까 걱정도 되고 또 이대훈은 저 위에 있는데 내가 뒤쫓기엔 너무 모자란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고. 심란한 이 마음을 하나로 정의하기엔 너무도 복잡했고 모호했다.

 

 이런 고민 끝에 다다르는 곳은 내가 더 열심히, 현재에 충실하자! 이게 전부여서, 흐지부지 끝을 맺는 게 이젠 일상이었다.

 

 

 

 

 “미안, 좀 늦었지.”

 “아냐. 진짜 오랜만이다. 그치.”

 “그러게. 아유, 우리 자기 얼굴이 반쪽이 됐네.”

 

 넌 무슨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부끄러워하는 날 그저 생글생글 웃으며 바라보는 녀석은 잔뜩 들뜬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몇주 만에 만난 우리였다. 전화는 매일 한대도 이렇게 얼굴 한번 보는 것만 못했다. 녀석은 녀석대로 나는 나대로 바빠서 그동안 얼굴 볼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요즘에 부쩍 애정표현이 늘어난 대훈이를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많이 바빴어?”

 “응. 나 많이 보고싶었지.”

 

 넌 뭘 당연한 걸 묻고 그러냐. 보고싶었어. 엄청.

 오글거리는 말이란 말은 자기 혼자 다 해놓고서 뭐가 불만인지 삐진 아이처럼 입가를 씰룩이며 눈을 맞추는데 그 모습이 꼭 ‘너도 나 보고싶었다고 말해줘’하고 말하는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났다. 바로 다음 시간이 수업인 탓에 시간이 얼마 없지만 잠깐이라도 이렇게 마주볼 수 있다는 것에 기분좋은 두근거림이 온몸에 울렸다. 포근한 분위기의 학교 앞 작은 카페 안, 우리 둘 뿐이었다.

 

 

 

 

 “야, 야. 일어나라, 좀.”

 “…끝났어?”

 “어, 한참 전에.”

 “아… 깜빡 졸았네.” 

 

 이게 존 거냐? 잔 거지. 빨랑 일어나.

 말은 툭툭 내뱉으면서도 잠이 덜 깨 멍한 상태인 나 대신 두꺼운 책과 필통을 가방에 넣어주는 츤데레 쩌는 홍정호. 귀엽긴, 씩 웃으며 녀석이 건내는 가방을 받았다. 끝난 지 좀 된 것 같은데? 텅 빈 강의실을 둘러보며 녀석에게 말하자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루의 반나절은 홍정호와 함께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 둘은 붙어다녔다. 물론 동기 중엔 여자애들도 많았지만 남자사람인 홍정호와 단짝이 된 데에는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맘이 잘 맞다는 게 전부였다. 시덥잖은 장난을 치며 강의실을 나서자 보고싶었던 익숙한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어, 대훈아?”

 “일찍도 나온다. 나 시간 얼마 없는데.”

 “들어오지….”

 

 내 말에 그저 물끄러미 홍정호를 쳐다보는 이대훈. 아차 싶어 급하게 화제를 돌렸다. 근데 여긴 왠일이야? 왠일이냐니, 너보러 왔지. 한타임 공강이라서 왔는데 너 얼굴 봤으니까 됐다. 갈게.

 무슨 말을 해야 좋을 지 잠시 생각하는 틈에 대훈이의 뒷모습이 점이 되어 복도 끝으로 점점 작아져만 갔다. 아.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다.

 

 “야, 설마 쟤가 날 뭐 그런… 오해한 건 아니겠지? 어?”

 

 그건 내가 하고싶은 말이거든!! 녀석의 정강이를 온 힘을 다해 뻥! 깠다. 홍정호 새끼, 여친 생기기만 해봐. 죽었어.

 

 그렇게 며칠은 연락 안할 사람처럼 가버리더니 한시간도 안되서 카톡을 보내왔다.

 너 걔랑 다니지마. 누구? 홍정호? 홍정호든 뭐든 걔랑 다니지마. 나 걔 없으면 혼자 있어야 되는데. 그냥 혼자다녀. 왜ㅠㅠ? 그새끼 발톱에 때 낀 것처럼 생겼어. 그건 무슨.....ㅋㅋㅋㅋㅋㅋㅋ발톱 때?ㅋㅋㅋㅋㅋㅋㅋㅋ비유 쩐다. ㅋㅋㅋㅋㅋ알겠지? 그니까 다니지마. 알았네요. 잘 생각했어. 알바 중이지? 응. 끝나고 조심히 들어가. 같이 못있어줘서 진짜 미안. 대신 집 도착하면 꼭 전화해. 저번처럼 까먹고 자지 말고. 그때 내가 얼마나 맘 졸였는 줄 알지? 너?

 뭐라고 하다가도 마지막은 항상 내 걱정으로 끝나는게 이젠 네 일상인 것 같아서, 그 일상에 내가 녹아든 것 같아서 무척 행복하다.

 

 

 

 

 시험기간에 접어들었다.

 대학만 오면 새로운 인생이 열리는 줄만 알았던 나의 철없는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대학 생활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동기들은 친하게 지내는 척 앞에선 한없이 착해지면서 뒤돌면 보이지 않는 전쟁일 뿐 경쟁 틈에서 살아남기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나에게는 적응할래야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또 등록금 때문에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는 게 항상 맘에 걸려 틈틈히 알바하고 밤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느라 빽빽한 하루 일과에 대훈이를 만날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어쩔 땐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갔음 생각하곤 한다. 그땐 학교 끝나면 학원에서 항상 붙어다녔는데. 수능이라는 압박 속에서도 한 목표만 바라보며 함께 다니던 그때가 그립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xxx!”

 “어, 네가 여긴 왠일이야?”

 

 왠일이긴, 나도 공부 하거덩? 내 머릴 콩 쥐어박으며 다가온 홍정호는 도서관에서 보는 건 또 처음이라 꽤 새로웠다. 무릎 나온 츄리닝 바지에 떡진 머리, 어슬렁거리는 걸음걸이가 동네 백수 저리가라였다.

 

 “혼자 왔으면 같이 들어갈래?”

 “그래, 이 오빠가 커피 사줄게. 콜?”

 “콜! 아이스 카페라떼로!“

 

 네, 마마. 분부 받잡겠사옵니다. 큰 키를 숙여 굽신거리는 시늉을 하는 홍정호를 보며 빵터진 나는 녀석의 등을 한대 팡! 쳤다. 생각보다 많이 아팠는지 손이 닿지않는 등을 만지려 애를 쓰는 녀석에 팔을 쭈욱 뻗어 등을 대신 문질러줬다.

 

 “너는 무슨 여자애가!”

 “왜, 뭐.”

 “아니… 근데 너 오늘 치마 입었네? 첨 보는 것 같은데.

 “응. 예뻐?”

 ”무슨 대답을 바라는 건데.”

 “예쁘다.”

 “예쁘다.”

 

 녀석 앞에 다시 주먹을 쥐어보이자 특유의 개구진 웃음을 짓더니 하는 말이 진짜로! 진짜 예뻐! 평소에 좀 이래라. 이제 좀 여자애랑 다니는 기분이네. 아주 그냥 네가 네 매를 벌지?

 

 

 

 저녁 7시가 되었는데도 날이 훤했다. 도서관 앞이야. 짧은 진동과 함께 온 대훈이의 문자에 서둘러 책상을 정리했다. 가방 지퍼까지 다 잠그자 옆에서 물끄러미 지켜보고있던 홍정호가 남친? 이라며 말을 걸었다.

 

 “아주 얼굴이 폈네, 폈어.”

 

 야. 남친 만나면 난 너 좋아하는 그런 눈낮은 놈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꼭 말해라. 제발! 빈정거리는 녀석의 말에 씩 웃으며 짧은 인사와 함께 바쁜 걸음으로 도서관을 나섰다. 저멀리 네가 보였다.

 

 “천천히 와, 넘어질라.”

 

 한걸음에 달려 네 앞에 서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좋은 건 숨길 수 없는지 함박웃음을 짓는 대훈이. 간만에 시간내서 만나는 거라 말은 안했지만 녀석도 꽤 신경 썼는지 시원하게 드러낸 새하얀 이마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손재주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대훈이 머리 한다고 거울 앞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냈을지 생각해보니까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내가 머리보고 웃는 걸 알았는지 머쓱하게 뒷통수를 긁으며 말하는 너.

 

 “배고프지? 밥부터 먹을까?”

 “응. 너 만나서 먹으려고 저녁도 안먹었어, 나.”

 “야!!!”

 

 등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자 홍정호가 이쪽으로 빠르게 뛰어오고 있었다. 책상 앞에서 공부하고 있어야 할 녀석이 왜 나왔나 싶어 무슨 일이냐는 얼굴로 바라보자 단번에 내 앞까지 달려온 녀석이 책을 건냈다. 놓고갔어, 바보야. 아! 고마워. 고마우면 나중에 밥 사라. 알았어. 그리고 문득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홍정호와 나 둘다 옆을 돌아봤더니 눈에서 레이저 나오겠다, 대훈아. 그런 녀석에 표정에 웃음을 꾹 참는데 홍정호가 굉장히 띠꺼운 표정으로 고개를 꾸벅거린다. 안녕하세요. 그러더니 다시 나에게 카톡 하라며 머리를 쓰다듬더니―평소엔 때림― 훌쩍 가버렸다. 난 평소 녀석을 아니까 저 새끼가 약 먹었나 싶었지만 대훈이한텐 그게 또 아니었나보다.

 

 “아, 저 새끼!! 나중에 너 없을때 만나기만 해봐. 아주 그냥.”

 “자기야, 나 다리 아픈데 계속 이러고 있을 거야?”

 

 열심히 열내고있는 대훈이 팔을 붙잡고서 찡찡대자 입을 꾹 다문 녀석이 진지하게 말한다. 업어줄까? 아, 너 치마 입었지. 그럼 안아줄게. 안아준다길래 그래도 치마 안에 보일텐데 싶은 내 생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녀석은 정말 말 그대로 나를 꼬옥 안아줬고 이래도 다리 아픈 건 마찬가진데 싶다가도 그저 대훈이가 좋아서 나는 팔을 들어 녀석의 허리에 둘렀다.

 

 

 

 

 시험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공부하기도 빠듯한 시간에 알바를 그만뒀지만 정말이지 대훈이 얼굴 보기가 하늘에 반짝이는 별 따기만큼 힘들었다. 그럼 대훈이가 별인가? 내가 생각해도 철없는 생각에 바보같이 웃으며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지만 집중이 안됐다. 주말인데도 이른 아침부터 빽빽히 들어선 학생들에 빈틈없이 꽉 메워진 도서관이 답답했다. 이럴 때 대훈이가 눈앞에 있었음…하는 내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내 앞자리엔 홍정호가 떡하니 앉아있었다. 태평한 녀석을 보고있자니 울화가 치밀었다. 딱히 정해진 건 없지만 매일 일찍 와서 항상 앉는 자리에 앉았었는데 오늘은 홍정호가 늦잠자는 바람에 평소보다 늦게오고 말았다. 그 덕에 점심은 홍정호가 쏘기로 해서 돈은 굳었다만 내가 평소에 앉던 자리는 고사하고 좋은 자리는 먹힌지 오래였고 결국 남은 자리는 마주보고 앉는 책상밖에 없었는데 하필이면 또 마주보고 앉는 자리밖에 붙은 자리가 없었다. 내가 굳이 붙어앉아야 할 필요있냐고 그냥 떨어져 앉자고 했더니 죽어도 안된다길래 이유를 물었더니 그 이유가 아주 가관이여서 아주 그냥 그 자리에서 홍정호 멱살을 잡고 짤짤 털고싶었다.

 

 “안돼! 네 얼굴이 얼마나 특효약인 줄 아냐? 졸릴 때마다 한번 씩 봐주면 잠 깨는 데에는 아주 그냥 직빵임.”

 

 점심을 먹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자 배도 따숩고 바로 옆에 크게 나있는 창문으로 쏟아지는 점심 햇살에 잠이 솔솔 몰려왔다. 꾸벅거리다 고개를 몇번 책상에 박고나서야 정신을 좀 차리고 다른 책을 폈다. 손 가는 대로 집었는데 그 책이었다. 집중도 안되고 차라리 잘됐다싶어 자세를 고쳐잡고 앞장을 펼쳤다. 행복에 정량이 있다면 얼마일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구 밑에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 내가 끄적여뒀던 문구도 눈에 띄었다. 너와 나 사이의 행복은 얼마 쯤일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푹신한 의자,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 다시금 밀려오는 졸음에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땐 대강 저녁 쯤이었다. 다들 열심히 공부하는데 지금까지 퍼질러 잔게 민망해서 서둘러 일어났다. 물론 다들 자기 할 일 하느라 나를 신경쓰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드문드문 빈자리도 보였다. 깨끗한 책상에 자기 전에 뭐했지 잠시 생각하다가 읽고있던 책이 떠올랐다. 이상하다, 책이 어디갔지. 책더미를 뒤적이며 찾아보다가 문득 맞은편에 앉은 사람 손에 쥐어져있는 게 내 책이란 걸 깨달았다. 홍정호 너….

 

 “잘 잤어?”

 ”…….”

 

 대훈이였다. 꼭 수능 보기 전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 아직 잠이 덜 깼나 싶어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자 녀석이 그런 나를 알았는지 그저 눈을 맞추며 웃기만 했다. 홍정호는 어디가고 대훈이가… 여기…. 책을 덮어 내밀며 제가 내쫓았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녀석, 큰 목소리는 여전했다. 아니, 나를 봐주는 시선 역시도 여전했다. 우리는 여전했다. 크기만 한 대학 도서관이 제작년 학원의 자습실과 겹쳐졌다.

 

 언제 왔어? 아까. 공부하러? 아니, 너 만나러. 근데 자고있길래… 피곤해보여서 그냥 안 깨웠어. 자는 너 보는 것도 오랜만이잖아. 고딩땐 맨날 봤지만, 뭐.

 이 잠순아. 큭큭대는 대훈이의 웃음이 아주 예전의 네 웃음과 겹쳐졌다. 꼭 우리 둘만 과거로 돌아온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난 잠시 뒷통수를 얻어 맞은 마냥 번뜩 머릿 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에 무겁기만했던 맘이 가벼워졌다. 우리 사이 행복의 정량 같은 건 없다고. 내가 웃자 네가 웃었다. 아마 우린 같은 마음임에 틀림없다. 네가 말했다. 우리 영화보러 갈까?

 

 “시험기간이잖아.”

 “왜. 우리 예전엔 곧잘 했잖아. 시험기간에 데이트하는 거.”

 

 평점 좋은 거 있더라. 가자. 네 말에 주저없이 몸을 일으켰다.

 짐은 그대로 놓고 가버리는 바람에 홍정호에게 챙겨달라고 부탁했 다음 날 녀석에게 밥에다 빙수까지 풀코스로 쐈다는 후일담.

 

 

 방학이 시작되었고 난 다시금 그 책을 펼쳐들었다. 그 사이엔 아주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자주 보진 못하더라도 우린 여전하다는 믿음까지. 그치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깔끔한 프린트 글씨 밑으로 내 글씨가 보였고 그 밑으로 생긴 두줄. 악필도 이런 악필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게하는 글씨체에 나는 단번에 누구인지 눈치챘다. 익숙한 글씨에 네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행복에 정량이 있다면 얼마일까.

 너와 나 사이의 행복은 얼마 쯤일까.

 우리 사이 행복엔 정량같은 건 없어. 굳이 단정지으려 하지마. 그럼 그게 맥시멈이잖아. 행복하다는 게 중요한 거야. 그 쪼그만 머리로 뭐 이렇게 어려운 걸 생각하고 있었냐.

 …좀 일어나라, 잠탱아. 너 기다린지 벌써 두시간도 넘었다. 자는 것도 계속 보고싶지만 예매해둔 영화 시간 다 되가잖아. 모처럼 너랑 영화보려구 왔는데.

 

 

 LOVE TRAFFIC+α. WEEZLE.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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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즐입니당ㅎ.ㅎ아;;;;오글거려 죽겠네용;;;ㅋㅋㅋ본격 본편보다 긴 번외!!ㅋㅋㅋㅋ이대훈 선수 버전으로 쓸까 싶었는데 이건 제 필력이 넘 딸려서ㅠㅠㅋㅋㅋ한참을 고민했는데 쓰다보니까 이런 병맛똥글은 또;;;첨인듯;;;죄송해옄ㅋㅋㅋㅋㅋㅋ무리해서 번외쓴거가타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예~~전에 행복에 정량이 있다면 얼마일까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기억이 나는데 써먹어야겠다 싶어서 기억해뒀었는데 여기에 써먹게될줄은 몰랐네용ㅋㅋㅋㅋㅋ무튼 재밌게 읽으셨음 좋겠네요 너무 진부한내용같은데ㅜ0ㅜ 저도 막 설레게쓰고싶은데 막상 글쓰는사람은 이게 설레는건지 아닌지 도통모르겠어요 내가써서그런가 음...ㅋㅋㅋㅋ조잡한것가타효.....읽어주신분들 모두 감사하구 고딩인 쓰니는 이제 중간고사가 20일 정도밖에 안남아서 시험 끝나고나서야 올것같네요ㅋㅋㅋㅋ기다려 주실꺼죳ㅇ.< 뎨발ㅋㅋㅋ 다음편은 아마 손흥민 선수일듯? 합니다 여러분 한달뒤에 뵈어요(__) 그때도 꼭 반겨주시길 바라! 잊지말아듀뎨요...데헷 사랑함다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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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ㅠㅠㅠㅠㅠㅠ스릉흡늗드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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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ㅠㅠㅠㅠ고마워요ㅠㅠㅠ사랑해줘서...S2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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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우아. 끝인줄알았는데 역시알파도 좋군요 ㅠㅠ 이대로라면 베타도. .?흐규흐규 좋겠다저여자는... 빙의실패.그저부러울뿐입니다 ㅠㅠ 작까님 스릉해요 감사해욬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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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감마까지 가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두 사랑해요 담에 더 재밌는걸로다가 찾아오겠심더ㅇ.<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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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 완전 좋아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설렌다 짱이다 진짜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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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ㄴ나두 독자3 당신이 완전좋아 어떠케염....☞☜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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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하....설렌다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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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헉...이댓글 왜케 설레요....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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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ㅁ애ㅏ내어리너히ㅑㅓㄹ 작가님 ㅅ랑해요!! 신알신하고가요 근데 비지엠좀 알수잇을까여..♥산뜻하고 참신하고 좋네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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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신알신 감사해용!!!나도사랑한다구영!!!!!ㅠㅠㅠㅠㅠㅠㅠ브금은 윤한-카푸치노예요 엄선한 노래라능...s2ㅋㅋ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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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설레....대후나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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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ㅠㅠㅠ대후니편은 이게마지막인뎅 아쉽다능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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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자까님 사랑해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설레네요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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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고마워여나두댜릉함;ㅅ;ㅋㅋㅋㅋㅋㅋㅋ담엔 더설레는걸루 찾아올께요 그때도 꼭 댓글달아주기...ㅁ7ㅁ8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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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신알신했어욤♥ 브금이랑 너무 잘 어울림돠! 하아아 상상할수록 두근두근하네요 오늘 밤잠 다잔듯...♥♥쓰니 완전 사랑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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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ZLE
고마워효....♥ㅋㅋㅋ잠은 잘 주무셨나몰랔ㅋㅋㅋㅋㅋㅋ당신댓글에 나도 두근듀근하는거 알아요?!?!ㅋㅋ저두사랑해용...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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