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
02_
그 애도 나만큼 많이 놀랬을거다.
처음보는 사람이 내 결혼상대라니.
날 두걸음 정도 앞서가는 지수를 따라갔다.
"홍지수."
지수는 말 없이 날 뒤돌아 봤고,
짜증 가득한 얼굴로 뭐냐고 말했다.
"미안해."
"뭐?"
"미안하다고."
"뭐가."
"그냥 전부다 미안해...나때문에 피해받은거..."
"딱히 없는데."
"미안해."
"미안하단 소리 하지마."
"응?"
"짜증나."
지수는 그대로 뒤돌아 다시 걸어갔다.
나도 다시 지수를 따라 걸어갔다.
서로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걸어오다 보니 벌써 집 앞이였다.
"가라."
"넌?"
"저기,우리집 차."
"아..."
"난 우리집,넌 너네집 가야지."
"응..."
지수는 자기네 집 차로 갔고,
난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오니?"
"네."
"너 잠깐 앉아볼래?"
"..."
"너 사람들 앞에서 그게 뭐하는 짓이니?"
"..."
"얼마나 창피했는지 알아?"
"죄송합니다."
"슈아그룹 회장님이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다행이지...아니였음 너..."
"..."
"다음부터 그런행동 하면 가만 안둬."
"네."
"들어가."
"네."
방에 가만히 앉아,음악을 들었다.
조용한 음악을 듣고있으니 마음이 편해졌는지 나도 모르게 잠들어버렸다.
"성이름,당장 일어나."
"..."
"성이름."
"아..."
"너 학교 안가니?"
"네...?"
"학교,안갈꺼냐구."
"학교...라뇨?"
"세봉고등학교,알지?거기 너가 다닐학교야."
"..."
"왜 말이없어."
"네."
"당장 이 교복입고 나와."
"네."
세봉고등학교.
재벌들만 다니는 부자학교로 소문난 학교다.
준비를 다 하고 교복을 입으니 드디어 실감이 났다.
"차 대기시켜놨어,타고가."
"네,다녀오겠습니다."
몇분이 지났을까.
벌써 학교에 도착해있었고, 아이들은 등교를 하고있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예,데릴러 오겠습니다 아가씨."
"네."
"야,쟤인가봐"
"뭐가?"
"성이름~만세그룹 딸!"
"아~쟤야?예쁘네."
주위사람들은 모두 널 보며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난 가만히 서있을 뿐 이였다.
"..."
그때 누가 뒤에서 내 팔을 끌고 데려갔다.
얼굴을 확인해보니 지수였다.
"어...홍지수?"
"뭘 그렇게 멍하게 서있냐?"
"나...주목받거나 하면 좀..."
"병신."
지수는 욕을 낮게 읊조리며 내 눈을 가리고 같이 걸어가줬다.
"내가 가려줄까,니가 눈 감을래?"
"..."
"아 내가 부축해줄테니까,니가 눈 감아."
그러더니 내 손을 가져가 자신의 팔을 잡게했다.
"가자."
"..."
"안넘어뜨려,가자."
"응..."
나는 눈을 감고 지수를 의지해 걸어나갔다.
"눈 떠."
"응?"
"교무실이야."
"응..."
"저~쌤 보이지?"
"검정색 옷 입은...저 쌤?"
"응,가서 니 이름 말하면 돼."
"알았어."
"난 간다."
"고마워..."
"저기,선생님."
"누구..."
"저 성이름..."
"아~전학생?"
"네..."
"보자...너 내반이네,2학년 6반."
"아...!"
"내이름은 이석민이야!애들은 말쌤이라고 부르지."
"그렇구나."
"반에 가자."
"네."
"자,조용."
선생님의 한마디에 반아이들은 전부 조용해졌다.
"소문들어서 알지?전학생."
"만세그룹 딸?"
"아 쟤."
"인사해."
"내 이름은...성이름...이야...잘...부탁해."
모든 아이들의 시선때문인지 고개를 숙인채 가만히 서있었다.
"이름아!저~기 빈자리에 앉아."
"네..."
여전히 고갤 숙인채 맨 뒷자리로 가,그대로 앉았다.
"병신."
익숙한 목소리에 고갤 들고 옆을 보았다.
"어...!"
"너도 참."
"..."
"괜찮냐?"
"..."
"참 여러가지로 신경쓰이게 하네."
"미안..."
"내가 미안하단소리 하지말랬지."
"미..."
"후...됐다."
지수와 얘기를 하다보니 벌써 쉬는시간이 됐다.
반아이들은 내 자리로 몰려와 나에대해 물어보았다.
"너 미국 살았던거 진짜야?"
"야 너 예쁘다~수술한거야?"
"니가 그룹 물려받아?"
"야,시끄러워."
"미...미안."
"야,성이름 대충 대답해주고 치워."
"...야 왜그래..."
지수의 한마디에 모든 아이들이 자리로 돌아갔다.
한사람 빼고.
"응?"
"난 순영이야!권.순.영."
"안...안녕 순영아..."
"권순영,친한척 하지마...사배자새끼."
"야 홍지수."
"맞잖아,사배자."
"너 맨날 사배자,사배자 내가 만만해?"
"응."
"이게 진짜...!"
순영이가 지수를 향해 손을 들어올려 때리려는 걸 겨우 막고,
순영이를 진정시켰다.
"둘다 왜그래..."
"아 짜증나."
지수는 교실밖을 나갔고,순영이는 가만히 서서 지수를 째려볼 뿐이였다.
"진짜 싫어...홍지수."
"왜그래..."
"아 맞다."
"응?"
"너 김민규 알지?"
"어?니가 민규를 어떻게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