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랑 00 나는 전원우를 싫어했다. 전원우와의 접점은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방학 때 같이 보충수업을 들었던 것뿐이지만 그 잠깐의 시간은 그 애를 싫어하는 이유를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그 당시 나는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았고 상당히 예민해져 있었다.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은 취업을 위해 이과로 가라고 하셨지만 내 목표는 신방과였기에 나는 문과반에서 보충을 듣고 있었다. 그 날도 엄마와 전화통화를 한 뒤 울음이 터진 채로 교실에 들어왔다. 친구들은 내 주위에 몰려와 무슨 일이냐며 물었고 당연스레 교실은 소란스러워졌다. 원래 위로를 받으면 더 눈물이 나는지라 나는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야." 그 때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조용히 좀 하자. 교실 너네만 쓰는 것도 아니고." 소리가 나는 곳에는 정말 잘생긴 남자아이가 있었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만큼. 하지만 그 때는 정말 서럽고 분해서 그 아이를 한번 노려보고는 교실 밖으로 나와버렸다. 그 때 그 아이는 책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 한 번 들지 않았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그 아이의 이름은 전원우였다. 전교 1등 전원우. 잘생기고 공부도 잘해서 인기가 많은 것 같았지만 전원우를 싫어하기로 마음 먹은 나는 겨울 보충이 끝날 때 까지 전원우의 단점을 찾고 찾고 또 찾았다. 일단 전원우는 싸가지가 없었다.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내 사정은 알지도 못하면서 화를 냈으니까. 그리고 전원우는 다른 아이들의 인사를 잘 받아주지 않았다. 같은 심화반인 김민규나 이지훈, 그리고 같이 다니는 이석민, 권순영, 부승관 등등 그 아이들의 인사만 받았다. 걔네가 인사를 하면 반가운 표정으로 같이 인사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인사하면 빤히 쳐다보거나 그래라고 대답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더 웃기는 건 선생님들한테는 깍듯이 인사를 한다는 거다.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으로 친구들이 얘한테 질문할 걸 가져가도 절대로 설명해 주는 법이 없었다. 문제집을 들고 전원우한테 가면, 애들은 으레 미안해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지으며 금방 자리로 돌아왔다. 분명 자기도 할 게 많다고 거절했겠지. 신기한 건 그 애들이 그렇게 까이고도 다시 전원우한테 갔다는 거다.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그걸 알아내기도 전에 겨울 보충이 끝났고 나는 2학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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