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보기 |
감춰둘 내용을 여기에 입력하세요. |
헿
텍파 신청하실때 제시하실 암호닉 신청해주세요..
엔딩이 크게 바뀌거든용..
+
내가 기성용 말을 잘 듣기는 한가보다. 정신차리고 눈을 떠보니까 밤 9시였다.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13시간을 더 자버린 것이었다. 요즘 내가 아무리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해도 이정돈 아닐텐데, 싶었다. 옆을 보니 역시 기성용도 자고있다.
" 성용아.. "
오랜 시간 자다보니 목이 잠겼다. 기성용은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잠을 자고있다. 아, 지금 자면 또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데.. 미리 공항에 나가서 하루 잘까.
" 그냥 좀 자라고, 박태환... "
" 으응? "
하고 다시 또 뒤척이는 성용. 아, 잠꼬대구나.
결국 핸드폰에 아침 7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다시 바로 누워 잠이 들기만을 기다렸다.
-
지난 이틀동안 쑨양은 괜히 설레었다. 한국 드라마같은 데에서 이런 약속을 하면 극적이게 다시 만나는 장면이 비춰졌기 때문이다. 쑨양은 자신의 한국 생활을 하면서 입었던 옷가지들과 각종 생활 필수품들이 담긴 커다란 캐리어 하나와 큰 배낭을 하나 메고 택시를 타 공항으로 가는 중이었다. 시계를 보니 아직 정오이다. 출국은 6시로 좀 늦지만, 공항에서 여러 할 일도 많고 혹시라도 태환이 일찍 나와있을까 하는 기대심 때문에 좀 이른 공항행을 택한 것이었다. 쑨양은 괜한 기대심일지도 모른다고,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가려고 해도 몹쓸 가슴이 그렇게 해주질 않는다.
부푼 가슴을 안고 어느 새 쑨양은 공항에 도착했다. 택시 비용을 내고 역시나 잔돈은 필요 없다며 내린다. 공항 앞에 우뚝 멈춰서서 그가 하늘을 바라본다.
" 진짜 만약에 신이 있다면, 오늘 하루만 신을 믿어볼까. "
그 시각, 태환은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끝마치고 택시를 잡으려고 길 가에 나와있었다. 일어나보니 ' 6시 중국행 비행기 ★★공항 ' 이라는 말만 딸랑 적힌 메세지가 도착해 있었다. 이게 아마 쑨양이 핸드폰이 해지되기 전에 보낸 마지막 문자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너무 초조했다. 도착하면 한 2시 쯤 되있을거라고 생각을 해보니 그를 찾을 시간이 너무나 촉작했다. 오늘따라 택시도 잡히지 않는다. 기성용한테도 차로 좀 데려다 달라고 떼를 썼지만, 약속있다고 휙 나가버린 그였다.
" 아 진짜 어떡하냐고.. "
저절로 두 발이 동동 굴러졌다. 저 멀리 한 택시가 달려오는게 보였다. 다급하게 ' 택시! ' 하고 외치는 태환의 앞으로 택시가 차를 데려는 순간 뒤에서 어떤 회색 외제차가 빠르게 새치기를 하곤 태환의 앞에 선다.
차 창문이 스르르 내려갔고, 그 차의 주인이 말을 걸어왔다.
" 손님, 빨리 타시죠? "
기성용 목소리였다. 이게 뭐냐며 묻는 태환의 말엔 대답을 않고
" 빨리 안타시면 요금 따따블로 받을거예요, 손님. 쑨양 놓치고 싶으세요? "
할 뿐이었다. 그제야 정신차린 태환은 서둘러 차에 탑승했다.
" 안전벨트 하시죠. "
엄청 빨리 달릴거거든요. 하고 씨익 웃는 기성용이었다.
-
그 둘이 도착한 공항은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꽤나 붐볐다. 어느 비행기를 타는지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애가탔다. 시각은 2시가 가까워지는 상황. 태환은 넓은 공항 내부를 둘러보며 쑨양이 있을만한 곳을 살폈다.
기성용이 말을 걸어왔다.
" 야, 흩어져서 찾아보자. "
" 어? 너는 또 왜. "
" 손님, 원래 이럴때는 알겠다고 하고 찾으러 떠나는게 맞는거예요. "
하면서 가라며 태환의 등을 떠밀고 자기는 반대쪽으로 뛰어간다.
" 그새끼 잡아서 니 앞으로 데려올게! "
그런 성용의 행동이 웃기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웃는 태환이었다. 성용이 등을 돌리고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하자 태환도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며 뛰기 시작했다.
찾을 사람은 한명이지만, 공항 내에 사람은 꽤 많았다. 하나하나 찾는 것엔 무리라는 것을 느꼈다.
" 이대로는 못 찾을거야.. "
시간이 흐를수록 다리만 후들거렸다. 힘들고, 지쳤다. 벌써 시간은 3시를 넘어섰다.
" 차라리 탑승 수속 카운터 앞에서 기다릴까.. "
하고 중얼거렸으나, 사람도 많은게 근처에서 얼쩡거리면 실례라는 생각을 한 태환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많아졌고, 그럴수록 쑨양은 멀어졌다.
" 쑨양은 날 기다리고 있을까..? "
쑨양은 탑승 수속 카운터의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있었다. 태환은 왔을까? 하며 괜히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누군가 소리를 지르나 싶으면 그쪽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어 ' 설마, 태환인가? '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부터 이 곳에 있을 필요까진 없었던 쑨양이지만 혹시 이쪽으로 와 미리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번 와본 것이었다.
" 나같으면 여기에 왔을 것 같은데. "
' 어디있어요, 태환. ' 하고 불러보아도 박태환의 모습은 쥐꼬리도 볼 수 없었다.
기성용은 혹시 몰라 탑승 수속 카운터로 달려가고 있었다. 어차피 출국을 위해서라면 그 곳을 거쳐가야 하기에 그냥 가서 기다릴 속셈이었다. 높은 2층까지 이어져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화살표로 가리키고있는 표지판이 ' 탑승 수속 카운터 ' 라는 문구를 확인한 기성용은 에스컬레이터로 뛰어들듯이 올라탔다. 마음이 급한만큼 에스컬레이터는 느려졌다. 마음같아선 두 칸 세 칸씩 올라가고 싶으나 앞에 짐을 든 많은 사람들이 일렬로 쭉 서있는 바람에 그러지도 못하였다.
" 쑨양이 지금 와있을지도 모르는데...! "
그렇게 발만 동동 구르고있기 얼마 후, 기성용도 2층에 도착했다. 카운터로 달려가면서 근처에 벤치들을 확인하는데, 쑨양은 개뿔 보이지 않는다.
" 아.. 시팔.. 그냥 이런데 좀 짜져있지, 왜 자꾸 돌아다니는거냐, 쑨양, 오랑캐 같은 새끼야.. "
태환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처 안내데스크에 길을 물었다.
" 저기.. 여기 탑승 수속 카운터가 어디있죠? "
그러자 미모의 안내원이 손짓과 밝은 웃음으로 답한다. 중앙 쪽으로 가다보면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그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탑승 수속 카운터가 있는 곳이라는 표지판이 있으므로 확인하기 쉬울거란다.
" 아, 감사합니다. "
태환은 너무 힘들었지만 일단 또 무작정 뛰었다. 뛰고 띄고 또 뛰었다. 그러자 그 안내원의 말 대로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였고, 표지판도 보였다.
" 오호, 저기구나. "
에스컬레이터이 올라탔다. 혹시 여기 있을까? 하는 마음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 할 수 없다. 괜히 에스컬레이터가 빠르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어느 새 2층에 다다랐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펴보니 역시 수속 절차를 받고 게이트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만 보일 뿐, 쑨양의 모습은 코빼기도 뵈지 않는다.
" 아, 진짜 힘들다. "
카운터 근처의 벤치에 앉아 쉬었다. 혹시나 해서 손에 쥐고있던 핸드폰에 땀이 흥건하다. 무릎에 잠시 놓아두고 손이 흘린 땀을 옷에 닦아내기 바쁘다.
" 어..? "
태환이 눈을 빛냈다. 쑨양과 똑같은 헤어스타일에 큰 키.
저건 쑨양이다.
" .. 쑨양! "
놀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향해 뛰었다. 그는 이내 많은 사람들의 인파속으로 사라졌다. 태환은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인파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 그를 향해 달렸다.
" 쑤, 쑨양!! "
그러자 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 ?... "
돌아 본 그의 얼굴을 확인하니, 쑨양과 흡사하게 생기긴 했으나, 쑨양은 아니었다. 깊은 허탈함에 빠졌다. 표정이 갑작스레 굳어지는 태환을 보고 그 남자도 의아해 하는듯 하다.
" 아, 자.. 잘못봤습니다, 죄송합니다. "
하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쑨양은 기다리다 지쳤다. 탑승 수속 카운터에서 수속 절차를 밟고 게이트로 들어가야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다시 벤치에 앉아 10분이라도 더 기다려보자며 마음을 달랬으나 역시 허무하고 아쉬운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
" 오긴 했을까, 태환. "
괜히 혼자서 이러고 있는걸지도 모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부질 없어. 그냥 게이트로 들어가야지. "
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운터 쪽으로 걷는데 바닥에 뭔가가 차였다.
" 응? 이게 뭔... "
태환은 미칠 것 같았다. 한창 바쁘게 찾다가 시간을 확인하려 핸드폰을 꺼내려는데 주머니에 핸드폰이 없었다. 다급해진 태환은 결국 근처에 있던 남자에게 시간을 물었다. 그 남자는 자신의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는 ' 6시 15분 쯤 됐네요. ' 하고 대답했다. 태환은 감사하다는 말도 잊은 채 혼미백산하며 근처 안내데스크에 가서 물었다.
" 저, 저기 6시에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
" 아 네, 방금 전원 탑승 마치고 이륙 할 예정이라네요. "
태환의 억장이 무너졌다. 괜히 운명이라는 걸 믿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건 다 영화속에서나, 드라마 속에서나 나오는 거짓말인데, 그것도 잊었나보다 싶었다. 끝이었다. 결국 안내데스크 앞에서 볼품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 야, 박태환! 여기서 뭐해! "
기성용의 목소리였다. 태환은 대답할 기운 조차 없었다. 성용은 얼마나 돌아다닌건지 매우 지쳐보이는 표정이었다. 자신의 말에도 움직이지 않고 계속 힘없이 앉아있는 태환을 보고 열받기 시작했다.
" 야, 태환아. 일어나, 빨리 찾아야지. 또 울고싶냐? "
그래도 앉아서 꼼짝않는 태환이었다. 성용은 억지로라도 일으킬 속셈으로 다가가 그의 앞으로 갔다.
" ..어? 너 왜 우냐? "
무슨일이야, 어? 하며 그의 대답을 촉구하였으나 그저 울면서 바닥만 내려다보는 태환이었다.
" 야, 청승맞게 왜 우냐고. "
" 끝났어, 성용아. 집에 가자. "
하고는 벌떡 일어나 출구쪽으로 걸어가는 태환의 손목을 기성용이 낚아채고 물었다.
" 야, 왜 그러냐고 물어봤잖아. "
" 갔어, 갔다고. 우리 늦었어, 못 찾았어. 우린 인연이 아니었나봐. "
하고 박태환은 슬프게 웃었다. 애초에 될 수 있었던 일이 아니었다며 믿은 자신의 바보였다고 자책하며 ' 그때 니 말 들을걸. 괜히 피봤네? ' 하며 웃는데 기성용도 안아까움에 눈물을 훔쳤다. 태환은 니가 왜 우냐며 눈물 섞인 목소리로 농담을 했고, 어서 집으로 가자고 성용을 이끌었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쑨환] In the CLUB - Ending1 67
13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
현재 인터넷 상황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