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고희든 - 꽃이 피면 지듯이
w. 수능곱창
(치환 하실 때 성은 최씨로 해주세여 'ㅅ')
내가 부승관을 처음 본 건 7살의 봄이었다. 7살의 봄이라고 확언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시 부승관이 내게 주었던 물망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라를 팔아넘긴 아버지로 인해 매국노의 딸이라는 호칭은 기본이요, 그 덕에 동네 아이들과 쉽게 어울려 놀지 못했던 7살의 나는 부승관의 등장이 꽤나 흥미로웠다. 난생 처음으로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준 아이가 바로 부승관이였으니깐.
“안녕하세요.”
같은 또래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부승관은 깍듯한 경어(敬語)로 내게 인사를 건넸다. 매번 동네 아이들에게 멸시만 받았기에 처음 듣는 사근사근한 인사가 어색했던 내가 손가락만 만지작거리고 있자 넉살 좋은 부승관은 이내 자신의 손에 있던 물망초를 내밀었다.
“선물이에요. 이름은 물망초구요.”
“아…… 고마워.”
난생 처음 보는 소년이 건네준 난생 처음 보는 꽃. 그래서일까. 나는 유독 그 물망초에 정성을 쏟았다. 저를 닮은 푸른 보랏빛의 청자에 꽂혀 있었던 물망초에게 나는 매일 같이 물을 갈아주었고, 마루에서 햇빛도 쬐게 해주었다. 지금이라면 귀찮다고 몸서리 칠 일들을 내가 자처했던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어지간히도 물망초를 아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성을 들였다고 해서 모든 일이 잘 풀어질 수는 없는 법. 저를 향한 내 성의를 무시라도 한 듯이 물망초는 끝내 시들어 버리고 말았다. 부승관을 처음 만난 그 해의 봄이 지나가자마자. 마치 봄이 지는 것을 기다리기도 한 듯이.
*
첫 만남 이 후 우리는 어떤 일이든지 함께였다. 난생 처음으로 *명치좌에서 연극을 보았을 때와 난생 처음으로 *창경원에 벚꽃 구경을 하러 갔을 때,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혼마치에 갔을 때 까지. 바쁜 아버지와 오빠를 대신해 부승관은 늘 내 옆에 있어주었고, 나도 격식을 차려야 하는 가족들 보다는 부승관과 함께 있는 것이 더 편했고 즐거웠다. 아, 물론 부승관의 생각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일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우리도 여느 친구 관계처럼 갈등이란 게 생기긴 했으니깐. 갈등의 씨앗이 된 건 평소와 같이 소꿉놀이를 하고 있던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리의 역할은 정해져있었다. 흔한 가정의 흔한 부부. 보통의 경성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하고 놀았을 그런 놀이였다. 하지만 그 날 이후 나와 부승관은 더 이상 소꿉놀이를 할 수 없었다. 때마침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가 밤새 부승관에게 매를 드셨기 때문이다. 어디 감히 상것 주제에 자신의 주인과 그런 남사스러운 놀이를 할 수 있냐고. 그것이 죄 없는 부승관의 죄목이었다.
따지고 보면 먼저 소꿉놀이를 하자고 제안한 내 잘못이 더 컸지만 부승관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처럼 나를 대해주었다. 등굣길과 하굣길에 나를 자전거로 태워다 준다거나, 정한이 오빠에게 양국(洋國)말을 배울 때면 문 밖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것 까지. 부승관은 늘 한결 같았다.
*
“글을 배우고 싶습니다.”
우리가 15살이 되던 해. 생일선물로 무엇이 갖고 싶냐는 오빠의 물음에 부승관이 답한 것은 고작 글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공식적으로는 신분제가 없어진 사회였지만 암묵적으로는 존재하던 신분 차별 때문에 부승관은 글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내 기억엔 부승관도 딱히 글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 부승관이 대뜸 글을 배우고 싶다니. 지나가던 개가 비웃기에도 충분한 상황이었다.
“참나, 니가 무슨 글을 배운다고.”
“내 생일이지 니 생일은 아니잖아. 신경 꺼.”
하나를 가지고 놀리면 되려 열로 돌려주는 부승관이 괘씸해 나는 생각했다. 분명 며칠 가지 않아 글 배우는 것을 포기할 거라고. 포기하면 어디 두고 보자. 이를 씩씩 갈았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무참히 틀려버렸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부승관은 힘든 기색 없이 오빠에게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관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광대까지 솟은 채 싱글벙글 내게 달려왔다. 손에는 무언가 적혀있는 종이를 들고.
“최여주! 이것 좀 봐.”
받아쓰기라도 했나. 고작 짧은 단어 몇 개를 맞췄다고 왔겠지 싶어 부승관이 내민 종이를 보자 그 위에는 뜻밖에도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최여주. 부승관. 최여주. 부승관. 최여주. 부승관. 일정한 순서로 반복되는 나와 부승관의 이름은 퍽 조화롭지 않아보였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당시 나의 눈에는 그렇게 비쳐질 뿐이었다.
나는 부승관에게 물었다. 왜 내 이름을 여기다 썼냐고. 부승관은 답했다. 승철이 형이 자신의 이름과 함께 지금 생각나는 사람의 이름도 함께 적으라고 했다고. 마침 생각나는 사람이 나였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 말하는 부승관과 달리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무언가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 또한 이유는 없었다. 아니, 이유는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몰랐다. 그 때 그 날, 나의 봄이 시작 되었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수능곱창입니다. 다들 티켓팅은 어떻게 잘 되셨나요? 저는 시원하게 광탈됐네요 허허 이틀동안 취켓팅을 노려봤지만 취켓팅 또한...(먼산) 아무튼 내용이야기로 넘어오자면 이번 편에서 독자님들이 기억해놔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브금 제목! 간혹 가다 브금으로 앞으로 전개 될 내용에 대해 스포를 해드릴 거에요. 이번화가 그 스포 중 하나구요. 두번째는 글 내용 중에 있습니다. 그냥 대충 봐도 뭔가 찝찝한 부분이 있을 거에요. 넹, 그 부분을 기억해 두세요. 그것 또한 스포니깐요. 전 누구처럼 스포를 권장하니깐여^ㅅ^ (분량조절 실패는 눈 감아 주세여...) 아무튼 요즘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는데 모두들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감기조심!!!!!!!하세요. 학생분들은 시험 잘치시구요. 열심히 안하면 저처럼 대학 4광탈 됩니다. 껄껄 그럼 전 2화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뇽. 1. 명치좌 :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대상으로 지어진 영화,연극 전용 극장입니다. 사실 이 건물은 1936년에 지어졌죠. 이 글의 시대배경과 모순되는뎅....ㅎ 2. 창경원 :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한 것입니다. 궁궐을 훼손시키기 위해 동물원을 세워 당시에는 창경원이 지금의 놀이공원 정도였다고 하네요. 실제로도 벚꽃이 유명했다고 합니담. 3. 혼마치 : 지금의 명동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에요. 한 마디로 그 당시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ㅇㅇ 0324 님 갓원우 님 우지우지해 님 윤천사 님 바람우 님 개굴이 님 뿌뿌뿌 님 라임 님 숲 님 경경 님 자몽소다 님 데레원우 님 갈비 님 우리지훈이 님 불이나원우 님 파인애플 님 대성공 님 걱정한숨 님 암세포 님 단팥 님 블루레몬 님 밍구샵 님 에센 님 눤우네강아지 님 원우지 님 뿌야 님 봄봄 님 워누워너 님 즿즹 님 조슈아헝 님 솔방울 님 가마 님 반지빼 님 원우야 님 일기 님 봉봉 님 훈둥이 님 리마 님 원우반지내반지 님 저눠누 님 닭키우는순영 님 밍구민규 님 악마우 님 이지훈요정 님 일공공사 님 레인보우샤벳 님 워누슴 님 아츄 님 ☆요다☆ 님 쀼뿌 님 호잇 님 제주부씨 님 뿌존뿌존 님 여남 님 하니엘 님 호시십분 님 자몽 님 본 님 춘향 님 순선 님 재비 님 기린순영 님 리히트 님 뿌뿌 님 사이다 님 웨딩슈즈 님 0526 님 울보 님 밍쩡 님 순뿌 님 흰색 님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받고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댓글로 신청해주세요^ㅅ^ 혹시나 제가 까먹고 적지 않은 암호닉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여 후딱 올려드리겠슴당작가의 말 *밑줄 단어 설명 안으로 걸으세요 암호닉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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