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 또각-
터벅- 터벅-
또각- 또각- 또각-
터벅- 터벅- 터벅-
또각- 또각- 또각- 또각-
터벅- 터벅- 터벅- 터벅-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터벅- 터벅- 터벅- 터벅- 터벅-
몇 달 전 부터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가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일정한 거리에서 같은 속도로 걸어 마치 한 사람이 걷는듯이 들리는 소리.
그리고 그 발소리는 늘 이쯤에서 빨라진다.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건물안으로 들어가기위해 카드키를 꺼낼때, 다급하게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고는 곧 아무소리도 나지않는다.
늦은 시간에 퇴근하다보니 이런 패턴은 계속해서 반복되어 지쳐만 간다.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가도 잠시뒤면 다시 들리는 발소리.
이런 걸 보고 피가 말라 간다고 하는 걸까?
경찰에 신고도 해보았지만 증거가 있지않다며 그 뒤로는 묵묵부답이다.
사람이 하루하루 불안에 떨어가며 사는데 증거가 없다며 밀어내는 경찰들을 보면
민중의 지팡이는 이미 썩을 대로 썩었다.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나 여느때와 다름없는 날, 마찬가지로 들리는 발소리에 난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다.
" ...제발,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어두운 밤, 아무도 없는 듯한 길에서 나는 소리쳤다.
보이진 않지만 어디선가 듣고 있을 그 사람에게.
그러고는 며칠이 지났다. 이제 더 이상 그 발소리도 들리지않는다.
이럴거면 조금만 더 빨리 말해보는건데.
불안한 마음도 서서히 사라지며 늘 그렇듯 집으로 향했다.
또각-
또각-
...터벅-
터벅-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왜 긴장을 풀었을까.
빠르게 달려오는 발소리를 인식했을땐 이미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과 함께 정신을 잃은 뒤였다.
눈을 떠보니 의자에 팔과 다리가 묶여있고 입에는 테이프가 붙여져있다.
아직도 욱씬 거리는 고통에 인상을 쓰며 시야를 넓히자 보이는 건 정면에 보이는 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집 안.
벽이 나무로 되어있는데 곳곳이 썩어 패이고, 퀴퀴한 냄새와 함께 곰팡이가 보이는게
마치 아무도 살지않는 폐가같은 곳이다.
" 정신이 들어?"
문이 열리면서 남자가 들어왔다. 얼핏 뒤를 봤는데 보이는 건 사방이 우거진 풀과 나무이다. 그럼 여긴 산 속의 별장쯤 되는 걸까?
터벅-
...그 발소리이다.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그 발소리. 그 사람이다.
" 그 동안 잘 지냈어?"
" 흐으으... 흐..."
입이 막혀 억눌린 울음소리가 나왔다.
왜, 왜 난거야..
왜.. 왜 하필 나 인건데!!
" 그러게 왜 날 거부 해?"
볼을 쓰다듬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는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뒤로 가더니 내게서 떨어진 채 선다.
" 기성용. 내 이름이야."
뭐가 그렇게 기쁜건지 환하게 웃으며 들고온 가방안에서 칼을 꺼낸다.
" 으읍!! 으으읍!!!"
" 사랑해 000. 날 영원히 잊지 못할거야."
푹-
그대로 자신의 왼쪽 가슴, 심장을 찌르더니 쓰러졌다.
" 으으으읍!!!!!!!"
소름끼치는 그 붉은색 웅덩이때문에 눈물이 나오고,
내 앞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거에 막힌 비명이 나오며,
' 사랑해 000. 날 영원히 잊지 못할거야.'
그 남자의 말 뜻을 알았을때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구역질이 나왔다.
지금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걸 그 누구도 모른다.
/이거보다 잘 쓴 글이 날아가서 ㅠㅠ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적었는데 만족이 안돼네요 ㅠㅠㅠ
마지막 부분에 이해가 조금 안 가실것 같아 적어봅니다.
자살은 자신으로 인해 남이 죽었다는 죄책감을 일으키고,
' 지금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걸 그 누구도 모른다.' 이 말은 말 그대로 그곳에서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못한 채 죽어가는 자신을 본 거죠.
우거진 풀과 나무, 썩어버린 흉가. 아무래도 사람들이 발걸음을 하지 않을테니까요.
어디선가 읽은 글에 싸이코패스는 자신을 기억시키기 위해 이런 짓도 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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