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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컨택

w.신예음마

 

 

 

 

03.

 날이 저물어간다. 혈기왕성한 아이들은 여전히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차며 뛰어다녔다.

곧 야간자율학습이 시작되는데도 녀석들은 땀만 뻘뻘 흘리며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방금 한 아이가 3명의 아이들을 제치고 골을 넣었다. 완벽한 슛이다.

종인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쳐줬다. 물론 그들이 들을수 없는 옥상위에서. 짝짝짝-.

반쯤 식어버린 햇살이 여전히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꽤나 더운 날씨에 운동장과 그 주위를 감싼 나무들이 일렁거려 보였다. 하지만 조금씩 몰려오는 어둠에

그 햇살도 사그라들었다. 종이 친다. 언제나 들어도 변함없는 종소리가 학교안까지 모잘라, 운동장 밖까지 가득 채워나갔다.

그제사 운동장에 있던 녀석들이 헐레벌떡 학교안으로 쏜살같이 뛰어간다. 몇번의 소란스러움이 물러가고, 운동장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축구공만이 몰려오는 어둠을

쓸쓸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떨어진 잎사귀를 감싸고 도는 미세한 바람에 몇번 몸을 뒤척이며.

 

 


"한대 필래?"

 

 


탁한 담배연기가 종인의 코에 닿을쯔음, 세훈이 그에게 담배곽을 내밀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허연 것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방금 막 새것을 뜯은건지, 뜯다 남긴 비닐이 담배몸에 떨어지지 않은채 남아있었다. 종인은 그것을 멍하게 보다,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그렇지, 천하의 김종인인데.

세훈은 기대하지 않았다는 듯이 담배곽을 주머니 안에 집어넣고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 사이에 끼여있던 담배를 입에 물었다. 누가 보면 지 손가락인줄 알겠어.

종인은 천천히 담배에 불을 붙이는 세훈의 기다란 손가락을 힐끗 보며 웃었다.

타악, 깔끔하게 라이터를 끈 세훈은 외로울 담배곽을 생각하며 곧 그것도 주머니 안에 집어넣었다. 두둑해진 주머니에 만족한 듯, 손으로 몇번 두드려 주는것도 빼먹지 않고.

 

 


"요즘 왜 그래?"

"뭐가."

"겁나 조용해졌어. 원래도 그랬지만."

"...글쎄."

"사춘기야?"

"지랄."

 


종인의 입에서 자그맣게 터진 실소도 잠잠히 가라앉았다.

입으로 담배연기를 멋지게 뿜어낸 세훈은 아래층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학주의 고함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삼으며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두워진 하늘을 가르는

수증기같은 담배연기가 몇번이고 공중에 흩어졌다. 그 사이로 점점 환하게 반짝이는 몇개의 별이 보였다. 손가락을 쫘악 펼쳐 하릴없이 그것을 세어보던 종인은 이내

그만두었다. 손목시계를 보니 벌써 종이 친지 10분이 훨씬 지났다. 지금쯤이면 학주가 체크하러 돌아다닐텐데. 종인은 다 타들어간 담배를 난간에 지지고

막 새것을 꺼내 입에 문 세훈을 발견했다.

 


"넌 안 들어가냐?"

"이것만 피고."

"대체 하루에 몇개냐."

"아잉- 오늘은 많이 안 폈어-"

 


웩. 느닷없는 애교에 종인은 인상을 찌푸리고선 토하는 시늉을 했다. 종인은 가끔씩 세훈이 부리는 애교는 정말 감당할수가 없었다. 허리를 감싸고선 머리를 부빈다거나,

팔짱을 끼다던가, 귀에 바람을 분다던가, 종인은 그런 세훈의 버릇이 밉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다.

딸칵, 라이터 키는 소리와 함께 불붙여지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다.

종인은 머릿속에 산더미처럼 쌓여진 문제집이 떠올려졌지만, 스프레이처럼 분산된 담배연기와 그 냄새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졌다.

 

 

"제발 그만 좀 펴라."

"안돼. 안돼."

"그렇다 폐암걸린다."

"괜찮아. 괜찮아. "

 


흐흥, 웃어보이며 세훈은 담배를 흔들었다. 그 바람에 시뻘겋게 타오르던 잿더미가 난간에 떨어졌다. 푸스스, 이상한 소리를 내며 가라앉은 잿더미는 곧 공중에 흩날려졌다.

간간히 빛나던 시뻘건 점들이 생명을 잃고, 회색의 빛으로 꺼져가는 것을 보는것도 꽤 재미가 쏠쏠하다. 종인은 순간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세훈이 피는 담배는 찬열의 것과 달랐기 때문이다. 몇 년동안 녀석들의 옆에서 맡은 터라, 이제 미세한 담배냄새의 차이도 종인은 알수있었다.

머릿속까지 퍼져오는 담배냄새를 뚫고 별안간 낯익은 담배냄새가 떠올려졌다. 찬열이 항상 피우는 것과 똑같은 그 녀석의 몸에 밴 냄새.

구겨진 와이셔츠에 배인 그 녀석의 담배냄새는 이때까지 맡은 담배냄새 중에 최악이었다.

종인은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려지는 녀석에 머리가 아파왔다.

 


"야."

"응?"

"박찬열 새끼가 너보고 뭐라 안하디?"

"응? 뭐라고?"

"그냥, 비밀같은거."

"아."

 

 

그 새끼 남자 좋아하는거? 아무렇지 않게 말한 세훈은 손가락으로 툭툭, 담뱃재를 털어냈다. 종인은 터무니없을정도로 아무렇지 않은 세훈이 놀라웠다. 알고 있었냐?

종인의 물음에 담배연기를 깊게 빨아들인 세훈은 하얀 안개를 입에서 뿜어내고선 꽤 멋드러지게 웃어보였다.

 


"그거 진즉에 알고 있었어, 임마. 너만 몰랐어."

"언제부터 알고 있었냐?"

"음- 몰라. 꽤 됐을껄? 그 새끼가 갑자기 말하더라. 자기 남자좋아한다고."

"넌 어떻게 반응했는데?"

"난, 별로. 아무렇지도 않았어. 물론 김종대새끼는 싫어했지만. 요즘 걔네 둘이 어색해졋잖아."

"그런가."

"몰랐냐? 병신아. 전교1등새끼가 어떻게 친구들한테는 관심도 없어요, 에휴. 서럽다 서러워."

"....."

"김종대는 박찬열이 변백현 좋아하는거 인정못한대."

 

 

 

추락.

희미한 연기를 뿜어내는 담뱃재가 또 추락한다.

시뻘건 점들이 불빛을 내며 빛내다가, 으스러졌다. 난간위에 툭 떨어진 그것은 안타깝게도 미끌어져 저 깊은 길바닥 위로 떨어졌다. 물론 중간에 바람때문에 흩날려졌지만.

종인은 세훈의 입에서 나온 '변백현'이란 소리에 저도 모르게 수학문제가 떠올려졌다. 괄호안에 3이 적힌 꽤나 어려운 문제여도, 종인은 그것을 대충훑으면

어렴풋이 답이 떠올려진다. 물론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지만. 몇번의 끄적임 후, 샤프심 끝에서 탄생한 숫자를 보면 느껴지는 알수없는 허망함이란.

종인은 말라져가는 목을 느끼며 두어번 헛기침을 했다. 몇일 전 자신에게 문제가 툭 떨어졌다.

 

박찬열이 좋아하는 사람은 [ ]다.

 

쉽게 예상은 갔지만 종인은 몇번이고 망설였다. 너무나도 쉬운 문제여서 종인은 지레 자신을 의심햇다. 망설이다 그곳에 몇번의 획을 그었다.

설마, 설마, 했는데 그 위로 쳐지는 빨간색의 동그라미에 종인은, 목이 말랐다.

정답이다.

 

 

박찬열이 좋아하는 사람은 변백현이다.

 

 

종인은 조금씩 오버랩 되는 그 둘이 떠올려졌다. 항상 학주에게 걸려 벌점을 깎이는 박찬열만의 머리색이 생각난다. 옅은 갈색에 은은히 섞여들어간 노란빛.

그런데 그 망할 색깔이 점점 변백현을 물들여갔다. 종인은 전교등수 게시판에서 사라진 백현의 이름을 떠올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 했는데 말이야. 종인은 씁쓸하게 웃었다.

정체모를 어두운 공간 안에서 라이터불을 장난스럽게 딸칵이는 백현과 찬열의 모습이 상상된다. 입에 담배를 문 백현이 먼저 담뱃불을 붙인다. 어두운 공기 아래에서,

백현이 애교섞인 웃음을 내보이며 찬열에게 다가가, 찬열의 입에 물어진 담배끝에 자신의 담배를 비벼온다. 순식간에 뜨거운 불은 타닥 생명의 소리를 내며 옮겨진다.

두 쌍의 불빛과 매캐한 연기가 어두운 공간안을 가득채운다. 서로를 마주보며 웃은 둘은 서서히 담배를 입에서 빼내어 또 다시 뜨거운 불을 서로에게 옮기려 한다.

서로의 입술에.

 


타악!

 


머릿속에서 재생되던 한편의 호모영화가 뚝 끊겨버린다. 시발, 머리가 좋아서 상상도 좃같이 잘되네. 종인은 날아다니는 날파리를 잡기 위해 두 손으로

계속해서 박수를 쳐댔다. 자꾸만 날파리가 거슬린다. 키 큰 멀대같은 놈처럼 말이다.

위이잉 소리를 내며 종인의 귀 근처를 얄밉게 돌아다니던 날파리는 이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근데 변백현은 정말 호모일까?"

 

세훈의 손가락 사이에 물린 담배는 반쯤 타들어가, 불빛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세훈은 자신의 질문에 종인이 뻔히 답할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맞춰왔다.

그것이야말로 답 없는 문제기에 종인은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정말 변백현은 호모일까? 종인은 찬열의 카톡이 떠올려졌다. 변백현 호모래. 대체 그런 얼토당토안한 말이

누구의 주둥이에서 튀어나왔을까.

 

"변백현 보면 딱히 남자좋아하는것 같지 않던데."

"그걸 네가 어떻게 아냐."

"걔 우리엄마네 학원에 다니잖아. 내가 몇번 봤어."

"너희 어머니 학원?"

 


머릿속에서 떠올려졌다. 세훈이 어머니의 학원. 'W'입시학원이라고 강남에서 굉장히 유명했다. 학생들 성적 관리를 엄청나게 잘해주는 것도 모잘라,

뛰어난 시스템에 신문에서도 여러번 그 이름이 드러나 있었다. 평소에 공부안하고 딴짓만 하는 세훈이 신기하게도 항상 전교 50등안에 드는것도 다 그 이유였다.

세훈의 어머니가 'W'학원의 원장이었기에, 자신의 명예가 달린일이라며 세훈의 어머니는 항상 세훈에게 좋은 성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것때문에 세훈이 전교상위권에서 돌아다닐수 있었다. 물론 모두들 그걸 미스테리하게 여겼지만.

 

 

"걔 이사장 아들이란 소문있잖아, 그것도 개뻥이잖아."

"....그래? 하긴 너무 드라마같지."

"걔 천애고아야. 아빠도 없고 엄마도 없대. 형제도 없고. 완전 달동네에서 산다던데?"

 


천애고아. 도도하다고 소문난 변백현이 천애고아라니. 뜬금없는 소리에 종인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야, 네가 아예 막장 드라마로 만드는 구나.

종인은 세훈의 손가락에서 담배를 빼 떨어뜨리고선 슬리퍼로 짓밟아버렸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라. 종인은 휑해진 손가락을 쳐다보는 세훈에게 느즈막히 말했다.

 


"아니야. 우리 엄마가 얘기했어."

"니네 어머니가 변백현이 뭐라고 그런 얘기를 해."

"변백현 우리 학원 탑이잖아. 모르냐? 우리 학원 내에서 총 1등하면 수업비 공짜인거. 그래서 저 변백현이 우리 학원에 다닌다는거지. 저 새끼 꽤 학원에서 유명하던데"

 


그렇구나. 이미 으스러져 버린 담배꽁초를 종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몇번이고 짓밟았다. 그래. 그렇구나. 힘잃은 연기가 종인의 슬리퍼 아래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제 내려가자. 종인은 자신의 슬리퍼에 덕지덕지 묻어있을 잿더미를 생각하며 발길을 돌렸다. 손목시계를 보니 벌써 30분이나 지났다.

이런 쓸데없는 얘기에 아까운 시간을 쏟았다니.

떠올려지는 백현의 얼굴을 머릿속에서 털어내며 종인은 움푹 찌그러진 옥상문의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바로 아래층 복도에 흘러나오는 빛이 꽤 강해 저절로 눈이 일그러졌다.

어둠에 익숙해졌던 종인의 눈은 갑작스러운 통증에 물기를 머금어 촉촉해졌다. 뒤를 돌아보니, 세훈은 종인에게서 몇걸음 떨어져 가만히 서있었다.

 

"난 찬열이가 변백현 좋아하는 거 아무렇지도 않던데."


뜬금없는 세훈의 말에 종인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눈짓했다. 더 이상의 쓸데없는 얘기는 이젠 필요없다. 이미 충분히 쉬었다. 종인은 세훈에게 눈짓했다. 빨리 나가.

어둠을 장식한 옥상위로 흘러나오는 빛은 문을 통과해 세훈을 비추고 있었지만, 그는 미동도 않고 있었다.

장승처럼 우뚝 서있는 세훈을 보며 종인은 손을 내밀었다. 빨리 내려가자. 달래듯이 속삭여도 녀석은 꿈쩍 않는다. 혹시나 녀석이 야자를 빼려는건가, 종인은 손잡이를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고선 녀석에게 손짓했다. 공부해야지, 임마. 그런데도 세훈은 꼼짝 않는다.

 

 


"난 찬열이가 변백현 좋아하는 거 아무렇지도 않던데."

"그래. 그래. 임마. 빨리 내려가자. 학주한테 걸리면 뒤져."

"왜인지 알아?"

"그래. 그래. 왜."

"동병상련."

 

 

 

말을 마친 세훈이 그제사 종인에게 다가왔다.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종인은 잠시나마 일그러진 세훈의 눈이 보였다. 동병상련? 종인은 저도 모르게 입으로 튀어나올뻔한

단어에 입술을 깨물었다. 동병상련. 회색빛깔의 시험지에서나 볼수있을법한 이 친숙한 글자가 이리도 무시무시할줄이야.

종인은 머릿속에서 엉켜진 생각을 풀어나가려고 햇다.

하지만 그 뒤로 언뜻보이는 무시무시한 것에, 엉켜진 실뭉치같은 생각을 통째로 없애버렸다. 종인은 세훈에게 눈짓을 했다. 암묵의 눈짓. 꽤나 머리가 똑똑한 세훈은 그것을

충분히 알아들을수 있으리라. 미세하게 일그러진 눈꼬리를 푼 세훈은 자신의 주머니에 든 담배곽을 두드리고선 애써 웃어보였다. 그래, 그렇지. 더 이상 나에게 혼란을 주지마.

그 주인공으로는 변백현 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종인은 계단을 걸어내려가는 세훈의 뒷모습을 보며 옥상문을 닫앗다. 쿵 소리를 내며 닫힌 옥상문이 놀랍지가 않았다.

 

여느때였으면 꽤나 놀랐을 텐데.

 

 

 

*


잠깐의 쉬는 시간이였는데 너무 많이 썼다. 종인은 걸어다니는 학주의 뒷모습이 보이자 재빠르게 뒷문을 열고선 자신의 반으로 들어왔다. 교실은 썰렁햇다.

눈에 훤하게 보이는 비어있는 의자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망할 담임은 심성이 너무나도 착해, 녀석들의 거짓말에 다 속아넘어준것이 틀림없었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뒷모습은 손가락으로 세일정도로 별로 없었다. 대략 10명 남짓한 인원에 종인은 쯧쯧 혀를 찼다. 천천히 둘러보니 박찬열과 김종대도 없다.

하여튼 개새끼들. 사물함에서 책 몇권을 꺼내든 종인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다 우뚝 멈춰섰다. 자신의 자리, 바로 옆에 보이는 익숙한 뒷통수가 보인다. 변백현.

녀석이 아직도 있을줄이야. 찬열의 부재에 당연히 녀석도 없을줄 알았다. 잠시나마 세상이 환해질정도로 반가웠지만, 종인은 그 기분을 묵살해버렸다. 짜증나. 종인은 괜히

거칠게 의자를 빼내고선 털썩 앉았다. 앞만 봐도 녀석이 자신에게로 고개를 돌린게 느껴졌다. 하지만 종인은 고개를 꼿꼿히 세우고선 녀석의 시선을 무시해버렸다.

그때였다. 향긋한 레몬향이 자신을 덮쳐왔다. 고개를 드니 유진이였다. 어느새 자리를 바꿔놓은건지 유진은 백현의 앞자리에 앉아있었다.

유진은 시뻘겋게 별표를 친 수학문제를 종인에게 들이밀었다.


"나 이거 잘 모르겠어. 가르쳐주면 안돼?"


꽤나 큰 목소리로 얘기하길래 종인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도 남아있던 열명 남짓한 녀석들은 서로 짝을 이루어 조용히 속닥거리고 있었다.

조용하지도, 그렇다고 시끄럽지도 않은 분위기에 휩쓸려 종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갈색빛의 심플한 샤프를 건네준 유진의 교복을 슬쩍 쳐다보았다.

'주번'답게 단정한 교복매무새에 슬그머니 미소를 짓게 한다. 종인은 그녀의 심플한 샤프를 건네받고선 빠르게 공식을 적어나갔다. 유진은 콧노래를 흥흥거리며,

제법 알아볼수 있는 숫자들을 한번, 종인을 한번 쳐다봤다.


"너 왜 늦게 들어왔어?"

"아-. 그냥."

"너 담배냄새 나. 너 담배폈지?"


자신이 맞춘게 아니냐며 헤헤 웃어보이는 유진을 보며 종인은 슬쩍 어깨근처에 코를 갖다대었다. 미세하게 담배향이 났다. 오세훈 개새끼. 종인은 옷에 얼마나 냄새가 깊게 배였을까,

순간적으로 걱정이 됬지만 세탁만 하면 냄새가 사라졌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가 아니고, 친구가 폈어."

"그래? 흠. 넌 안펴?"

"응."

"왜? 남자들은 다 피지않아?"

"별로. 난 깨끗한게 좋아."

"그래? 신기하다. 요즘 남자애들은 안 그러던데."

"난 담배냄새 안 좋아해."


난 담배냄새 안 좋아해. 종인은 슬쩍 눈을 굴려 옆을 쳐다봤다. 다 들으라는 식으로 말했기에, 녀석도 틀림없이 들을수 있을것이다. 백현의 가느다란 손에 붙잡힌 펜이

몇번 움직이다 그 행동을 잠시 멈춘다. 그것을 빠르게 캐치한 종인은 저도 모르게 유치한 승리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펜이 색색의 글자들을 그려내자, 종인의 마음속에 느껴졌던 유치한 승리감도 형체없이 녹아들었다.

갑자기 코 끝으로 진한 레몬향이 풍겨져 온다. 탁한 담배냄새와 다르게, 아찔하게 머릿속을 건드리는 간질간질한 레몬향에 종인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이 냄새 싫어?"

 

종인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하자, 유진은 그의 시선아래에 노란색의 통을 흔들여보였다. 얼핏 보면 순간 레몬인줄 알았다. 레몬, 그 특유의 모양으로 된 작은 노란색 통 안에는

레몬향이 물씬 풍겨오는 반투명한 정체모를 것이 담겨있었다. 그것에다 손을 갖다댄 유진은 손가락으로 그것을 쓸어올렸다. 그 바람에 한차레 레몬냄새가 또 풍겨져 왓다.

 

"이거 가게에서 산건데, 핸드크림이야. 어때?"

"핸드크림?"

"응. 손에 바르는건데. 발라볼래?"

"음. 아니. 뭐 바르는 건 싫어해서."

"그렇구나."

무뚝뚝한 종인의 반응에 시무룩해진 유진은 한번 더 통을 흔들어보였다.

"냄새 싫어?"

"아니, 냄새는 좋네. 상큼한게."

"그치?"

 

유진은 그제서야 환하게 웃으며 귀엽게 고개를 기울였다. 그 바람에 단정한 검은색의 머리칼들이 좋은 냄새를 풍기며 흩트러졌다.

종인은 한쪽귀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유진이 꽤 이뻐보였다. 반 친구들이 가끔 유진 찬양론을 펼치는것을 얼핏 들었었는데, 이제서야 녀석들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그 생각에 웃던 종인은 마저 숫자들을 써내려갔다.

맞는지 한번 확인한 후, 종인은 수학 문제집과 갈색의 샤프를 유진에게 건네주었다. 작고 하얀 손으로 문제집을 건네받던 유진은 문제집 위에서 또르르 굴러져 내리는

샤프를 미처 발견하지 못햇다. 툭. 미끌어져내린 샤프는 백현의 책상위에 떨어졌다. 그 바람에 종인은 저도 모르게 백현에게로 시선이 쏠렸다. 갈색의 샤프를 집어든 녀석의

손이 보였다. 어두운 갈색과 대조되는 하얀손은 유진에게 말없이 샤프를 건네고 있었다. 여자못지 않게 하얀 손가락에 종인은 저도 모르게 그 손가락을 감싸안고 싶었다.

흉흉하게 털이 솟아난 또래의 사내손과는 달리 하얗고 도자기같은 녀석의 손을, 종인은 왠지 모르게 쓰다듬고 싶었다. 미안, 작게 중얼거린 유진은 백현의 손에서 빠르게

샤프를 빼내고선 제자리로 돌아가버렸다. 그 짧은 순간에, 유진의 난처한 표정을 종인은 보았다. '호모'라는 소문때문인가, 유진이 조심스럽게 샤프를 빼내던 것이

눈에 띄였다.

마치 손이 닿이기라도 하면 큰일날것 처럼. 종인은 유진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백현의 뒷통수를 쳐다봤다. 녀석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기에, 종인도 빠르게 시선을 거두어갔다.

들켰나. 종인은 혹여나 자신이 바라본것이 들킨게 아닐까, 백현을 슬쩍 쳐다보았지만 미동도 않는 그의 옆모습에 괜시리 안심이 되었다.

슬쩍 헛기침을 하며 분산된 정신을 간신히 부여잡고 책에 집중하려는 순간, 또 종이 친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다.

종인은 곧바로 달려올 세훈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녀석은 분명온다.

종인은 몇초 후 뒷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세훈의 목소리에 그냥 책을 덮어버렸다.

오늘도 공부는 글렀구나. 느릿느릿 기지개를 펴며 하품을 한 종인은 아직까지 코끝을 감싸도는 미세한 레몬냄새에 저도 모르게 몸이 간질간질거림을 느꼈다.

곧 미세한 레몬냄새는 사라져버렸다. 냄새 좋던데. 종인은 아쉬운 듯 코를 몇번 킁킁거리고선 일어섰다.

 

정말 오늘 공부는 글렀다.

 

 

 


 

*


이상하다. 이상해.

종인은 교실문 손잡이를 꽈악 쥐고선 몇번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언제나 항상 교실에 먼저 들어서는건 종인이었다.

꽤나 이른 아침, 덜 여문 햇살만으로 가득찬 빈 교실안을 먼저 들어서는것이 꽤 기분이 좋아 항상 일찍왔던 종인인데, 오늘은 다르다.

자물쇠는 이미 풀어져 있었다. 새벽공기로 가득 찬 잠겨진 교실을 여는것이 남모를 낙이였는데. 종인은 그것을 천천히 만지작거렸다. 누가 벌써 왔나?

자물쇠를 만지던 종인은 알수없는 미세한 느낌에 손을 들어 냄새를 맡았다. 곧 사라져버릴것 같은 레몬향이 손가락 끝에서 풍겨져왔다.

유진이 왔나? 종인은 기분좋은 레몬향에 가슴이 간질거리는 것을 느끼며 문을 열었다. 재빠르게 반을 훑었다. 꽤나 앞쪽에 앉았던 유진인데, 교탁과 가까운 자리를 깨끗하게

비어있었다. 유진이 아니다. 그럼 누굴까? 종인은 천천히 반 뒷쪽으로 눈길을 옮겼다. 익숙한 뒷통수가 보였다. 누군가가 엎드려 곤히 자고 있었다. 종인은 천천히

자신의 자리로 다가갔다. 낯익은, 부드러운 숨소리가 귓가에 점점 크게 들려왔다. 종인은 조용히 꽤 무거운 자신의 가방을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조용히, 아주 조용히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녀석의 얼굴이 보였다. 무방비하게 곤히 잠든 녀석의 얼굴이 제대로 보인다.

종인은 제 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잠이든 백현의 얼굴을 조심히 들여다보았다.

감은 눈과 그 끝에 달린 기다란 속눈썹을 괜히 건드려보고 싶었다. 또래사내들과 달리 여드름 자국도 남지 않은 깨끗한 뺨을 쓰다듬고 싶었다. 가느다란 녀석의 입술이 곱게

맞물려 있는 것을 보자, 괜스레 뱃속이 뜨거워졌다. 몇번 입술을 깨문 종인은 황급히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6시 58분. 반아이들의 정확한 등교시간은 정확히 7시 40분까지지만,

꽤나 빠른 녀석들은 그보다 일찍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빠른 녀석들도 지금 이 시간에는 오지 않을터.

그것을 확인한 종인의 마음속에서 누구의 것인지 모를 환호성이 울렸다. 종인은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녀석의 부드러운 입술이 손 끝에서 느껴졌다.

마치 민들레씨앗처럼 부들부들한 녀석의 입술은 바람만 불어도 사라져버릴것같았다. 분홍빛을 띈 입술을 천천히 쓸어올리고 매만졌다.

장난스럽게 살짝 벌리자, 녀석의 가느다란 하얀 이빨이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혹여나 제 숨소리가 들릴까, 종인은 꾸욱 입술을 닫았다.

분홍빛 입술을 만지던 손가락은 이내 슬금슬금 백현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지고 있었다. 깨끗한 이마를 덮어내린 머리카락을 본 순간, 종인은 알수없는 희열감이 느껴졌다.

녀석의 머리색은 다시 얌전한 갈색으로 돌아와있었다. 이상한것을 발라 딱딱하게 굳어있던 머리카락도 다시 부드럽게 흘러져 내려오고 있었다.

박찬열과 착각할정도로 비슷했던 뒷모습은 이제 어디에도 없었다.

박찬열의 흔적이 완벽하게 씻겨져 내린 백현의 모습에 종인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시금 백현의 싱그러운 냄새가 흘러나오는 듯 했다. 백현의 볼 근처를 맴돌던 종인의 손은

이제 그의 머리카락을 하나하나씩 쓰다듬고 있었다. 부들부들한 머리통이 느껴지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새근새근 곤히 자는 녀석의 숨소리가 들려오자 더욱 안심이 되었다.

녀석을 살펴보니, 녀석의 교복도 이제 단정해졌다. 구겨져 펴질 생각을 않던 와이셔츠도 곱게 다려져 있었고, 넥타이도 제대로 매고 있었다.

얇은 와이셔츠로 녀석의 등줄기가 보였다. 갑자기 그때의 윤리시간이 떠올려졌다. 녀석이 죽은듯이 잠들었던 시간. 녀석과 유난히 눈이

많이 마주쳤던 그 날. 그때나 지금이나 녀석은 여전히 말라있었다. 두 손에 잡힐것같은 허리부분에는 여전히 와이셔츠가 반이나 남아있었다.

종인은 천천히 백현의 등을 쓰다듬었다. 매끄러운 와이셔츠 밑으로 녀석의 솟아오른 등줄기가 느껴졌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그 느낌이 이상하게도 야릇했다.

그 바람에 종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뱃속이 점차 뜨거워졌다. 녀석의 하얗고 하얀 모습이 몸 여기저기를 간지럽히는것 같았다.

열린 창문틈 사이로 바람이 미세하게 흘러들어왔다. 얼마나 미세하나면, 백현의 머리카락 한올이 살짝 흔들릴정도였다.

그때, 종인은 환하게 퍼지는 레몬향을 맡을수 있었다. 익숙한 냄새. 유진에게서 풍겨져 왔던 냄새. 근데 그 향기가 백현에게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종인은 아직 곤히 잠든 백현에 안심을 하고선, 조심스럽게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녀석의 기다란 속눈썹이 풍성하게 자란것이 보였다.

역시 맞다. 백현에게서 레몬향이 풍겨지고 있었다. 종인은 가슴이 간질간질거리는것이 느껴졌다. 녀석에게서 꽤나 진한 레몬향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슬그머니 허리를 펴올린

종인은 백현을 내려보다, 그의 빈 책상서랍에 무엇에 홀린듯 눈길을 보냈다. 어둡고 빈 책상서랍안에 조그만 것이 덩그라니 놓여져 있었다.

얼핏 보면 레몬으로 착각할수 있던, 유진의 손에 들려있었던 작은 통.

그것과 같은 모양의 노란빛의 작은 통.

 

 

레몬향의 핸드크림이 담긴 통.

 

 

종인은 백현을 건들지 않으며 조심조심 손을 뻗쳐 그것을 꺼냈다. 손 안에 담겨있는 조그만 것에 또 가슴이 간질거렸다.

어제 산것인가, 아직 뜯기지 않은 바코드종이가 새하얗다.

종인은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뻑뻑한 느낌이 손 끝에서 미세하게 흔들렸다. 완연히 열린 뚜껑너머로 그 어떤 자국도 남지 않은 반투명한 크림이 보였다.

미세하게 남겨진 손자국이였지만, 종인은 발끝부터 천천히 올라오는 봄향기같은 간지러움에 뚜껑을 천천히 닫았다.

커다란 손안에 잡혀오는 노란색의 통때문인지, 무엇때문인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쿵쿵, 자신의 귀에도 들려오는 심장소리를 백현이 들을까봐, 종인은 그것을

재빠르게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괜스레 헛기침을 하며 가방을 정리했다.

이때까지 뭐한건지. 종인은 가방에서 몇 권의 노트를 꺼내며, 점점 열이 오르는 자신의 귀를 느낄수 있었다. 진짜, 내가 뭐한거지. 종인은 입술을 깨물고선 여전히 잠든

백현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이쁘다."

 

 

왜 이렇게 이쁜거지. 종인은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녀석의 볼을 쓰다듬었다. 녀석이 깨버리면 영영 이런 시간이 오지 않을것 같아서.

갈색빛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귀를 한번 쓰다듬은 종인은 그제서야 손을 거두었다. 미친건가. 내가 미친게 아닐까.

종인은 자꾸만 보이는 백현의 분홍빛 입술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엇다.

시발, 나 호모아닌데. 속으로 미친놈 미친놈 중얼거리던 종인은 손끝에서 끊겨져버린 백현의 말랑말랑한 살결과 입술, 부들부들한 머리카락의 느낌에 괜히 아쉬워졌다.

그 느낌에 또 고개를 흔들었다. 정신차려, 또라이새끼야.

 

"시발."

 

욕을 내뱉은 종인은 아무렇게나 열려진 가방문을 닫고선 책상 위를 빠르게 정리해나갔다. 그때 앞문이 열리고 반아이 한명이 들어왔다. 종인은 저도 모르게 흠칫 놀라, 먼저

손을 들어보엿다. 종인에게 환하게 인사한 아이가 자리에 앉아 종인처럼 자신의 자리를 정리해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종인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푸욱 숙였다.

미친놈아, 뭘 한거냐. 자신의 이마위를 덮었던 머리카락이 책상에 닿였다. 슬쩍, 종인은 백현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정확히 마주치는 얼굴에 종인은 또 뱃속이 뜨거워졌다.

곱게 감긴 눈은 도저히 뜰 생각을 안한다. 하얀 녀석에게서 또 레몬향이 맡아졌다. 종인은 아직도 자기자리를 정리하는 반아이의 뒷모습을 힐끗 쳐다보고선, 정말 마지막으로

백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아기같이 잠든 녀석이 고마웠다.

 


백현아, 변백현.

 

 

종인은 조심스럽게 그의 이름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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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마지막 정말긴장되고 떨리는 순간이네요 배쿙이가 먼저와잇고 다시원래대로 돌아와주다닠ㅋ아 전 음마가심하게꼇나봐요 더한걸원하고잇엌ㅋㅋㅋ작가님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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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느엥 ㅜㅜ감사합니당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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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켜니가 원래대로 돌아오다니 좋네요ㅠㅠㅠ 종인이가 향이 좋다던 핸드크림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현이가 산건가욯ㅎ 으아.. 백현아ㅠㅠㅠ 다음편도 기대할께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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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ㅋㅋㅋㅋㅋㅋ핸드크림 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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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변백현이김종인좋아하는건가김종인은변백현을좋아하고음좋네용ㅎㅎㅎㅎㅎ어이거뭔가느낌이아련터지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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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아련 터지나요 ㅎㅎㅎ바라던분위기였는뎅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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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진짜 금손이시다...근래읽은글중 젤 몰입하면서 읽었어요ㅜ ㅜ엉엉 진짜 너무상상가고 잘어울리는그림입니다!!짱짱!!!!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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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헐 ㅜㅜ금손 감사합니다!!!!과찬이세염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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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와....진짜달달합니다 ㅜㅜ 안그래도 듣고있는노래도 달달해서그런지더집중할수있었던것같아요ㅠㅠ 아...상상가........ㅠㅠㅠ역시작가님은 ^^b 다음편기대할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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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달달 ㅋㅋㅋ 무슨노래를 듣고계신지?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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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우어어어어 대박 ㅠㅠㅠㅠㅠㅠㅠ 드디우 카백이 기미가 보이는균여 ㅠㅠㅠㅠ 백현이가 멀쩡하게돌아와서 기뻐요 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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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넹 ㅜㅜ 감사하빈당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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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ㅠㅠㅠㅠ종인이말대로 너무간질한 글이에요ㅠㅜㅜ이런글너무좋아요 항상응원하고잇슴다ㅠㅜㅜㅜ너뭊ㅎ아ㅠㅜ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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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감사합니당 ㅋㅋㅋㅋㅋ 간질간질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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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짱저아여ㅠㅠㅠㅠㅠㅠㅠㅜㅠ계속써주세요ㅠㅠㅠㅠ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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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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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미있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아이고ㅠㅠㅠㅠㅠㅠㅠㅠ세훈이가종인이를.....엄어머ㅓ어머ㅓ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미있게읽구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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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호홓ㅎㅎ ㅋㅋㅋ 아무도 모르는것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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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ㅠㅠㅠㅠ아왜이렇게간지러운걸까요ㅠㅠㅠㅠ배큥도사랑스럽고깜종은진짜..하달달함이터져요잉ㅠㅜㅠㅠ근데데훈이가좋아하는사람이혹시깜종 인가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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