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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전체글ll조회 1789


 

아이컨택

w.신예음마

 

 

01.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양호실 안은 언제나 분주하다. 딱 봐도 수업듣기 싫어서 진치고 있는 학생들로 가득찼다.

몇 몇 사내놈들은 체육시간에 다쳐온 몸 여기저기를 선생에게 들이밀고 있엇고, 몇 몇 여자아이들은 자기들끼리 키득키득 웃으며 소파에 앉은 종인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 중 한 여자아이가 종인과 눈이 마주치자 새빨개진 얼굴로 또 키득거린다.

자연스럽게 종인의 눈동자는 오른쪽으로 굴러갔다. 저 어린것들의 분내나는 시선은 정말 못받아주겠다. 종인은 한숨을 푹 내뱉었다.

이게 다 박찬열때문이다. 꽤나 잘생긴 마스크, 게다가 엄청난 기럭지로 놈은 여럿 팬들 보유중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덤으로 나까지.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후배들은 학교의 F4라며 우리를 칭했다. 그런 낯간지러움에 저절로 손이 오그라든다.

그런것도 모르고 박찬열 이 새끼는 지 발가락이랑 싸움중이다. 이게 다 너때문인데 말야.  조용하게 중얼거리자 놈은 발가락을 만지작 거리던 손을 멈추지 않은 채 쳐다본다.

"응?"

그 폼새가 꽤나 모양빠져 저절로 비웃음이 나왔다. 아이고, 거지 납셨네. 땀 뻘뻘 흘리며 발에 붕대를 감는 모습이 꼭 골룸같다. 그 모습을 찍어 학교 여기저기에 걸고 싶었다.

그러면 여자애들의 환상이 다 깨지겠지. 근데 또 모른다. 그런 내츄럴한 모습에 더 빠져들지도.

"야, 이 시키야. 보지만 말고 형님을 도와라."

"꺼져, 새꺄."

냄새나는 발가락을 들이밀길래 꼬집었다. 으악! 짧고 강한 비명소리가 양호실 안을 울리자, 순식간에 시선이 모였다. 구석에서 우리눈치를 보며 키득거리던 여자아이들은

동그란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다가 다시 키득키득거린다. 나참. 지들끼리 폰을 만지작 거리는게, 아마 친구들과 연락하는 모양이다.

친구들에게 지금 여기에 F4중 두명이 와있다 고 알리겟지. 종인의 적중은 정확히 과녁에 꽂혔다.

아직 중학생 티를 벗기지 못한 여자아이들이 삼삼 오오 짝을 이루고 양호실 안을 들락날락거렸다.

선생님 반창고 좀 주세요. 여리디 여린 목소리로 마치 자신의 손가락이 다쳤다 듯이 말한 여자아이들은 반창고를 급하게 받아들이고선 돌아섰다. 물론 찬열과 종인을

바라보는것을 잊지 않았다. 간간히 종인과 눈이 마주치면 여자아이들은 꺄아 조그맣게 소리지르고선 지들끼리 쑥덕쑥덕 거리며 양호실 밖을 빠져나간다.

처음엔 꽤나 기분이 좋았다. 병아리같은것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자신들을 훔쳐보는 꼴이란.

본인들은 마치 자신들이 공기라도 된것마냥 모습을 완전히 숨겼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나풀거리는 회색 치마는 다 보였다.

회색 치마 밑으로 가는 다리가 동동거리며 자신을 쫓아오는 모습이 귀여웠지만 이젠 지친다.

내가 무슨 연예인이냐. 구석에서 점점 키득거리는 소리가 커지가 종인은 저도 모르게 열이 났다. 정말 지긋지긋하네. 입술을 질끈 깨물고 눈길을 옆으로 주자,

여자아이들이 폰으로 자신을 찍고 있는것이 보였다. 도가 지나치네. 저 사진을 지네들끼리 전송하겠지. 그 생각에 종인은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벌떡 일어난 종인에 놀란것은 찬열뿐만 아니라 조용히 사진을 찍던 여자아이들도 어깨를 움찔거렸다.

혹여나 들킨게 아닐까, 여자아이들은 배시시 멋적게 웃으며 폰을 슬쩍 내렸다. 그리고선 어두워진 종인의 낯빛을 걱정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여후배들에게 박찬열이란 선배는 '잘생기고 키크고 멋있고 착하고 재밌다' 라고 소문이 났지만 김종인이란 선배는 '잘생기고 키크고 멋있는데 무섭다.'라고 소문이 났기에,

여자아이들은 되도록이면 종인을 항상 조심스럽게 쫓아다니고 있었다.

들켜서 핸드폰 박살이 났다, 라는 와전된 소문을 들었던 이 여학생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종인을 쳐다보고 있었다.

 

 

"좀 조용히 하지? 양호실 안인데."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났을까. 이렇게 싱그러운 봄햇살에 잘 어울리는 너의 목소리. 왜인지 모르게 향긋한 냄새가 양호실 안을 퍼져나가는것같았다.

하얗고 하얀 커텐이 부드럽게 살랑거리는 것을 천천히 넘겨보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순식간에 온 세상이 뒤섞였다.

가슴속을 퉁 치고 흘러들어오는 봄의 이상야릇한 느낌이 가슴을 움켜쥐었다.

 

 

눈이 마주쳤다. 처음으로.

 


양호실 칸막이위에 팔을 올린채 나를 쳐다보는 눈. 그 눈은 재빠르게 다른 아이들에게로 향했다. 짧지만 세상에서 가장 환했던 아이컨택. 그게 그녀석과의 처음이었다.

변백현. 잘 정리된 교복만큼 깔끔한 갈색빛의 머리칼. 이마를 덮은 머리카락 바로 밑에 보이는 눈꼬리. 축 쳐진게 꽤나 야릇한 느낌을 준다.

놈의 목소리를 처음 듣는다.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 모르는 아이들한테도 말을 걸정도로 사교성이 좋은 박찬열도 변백현과는 한번도 얘기해본적 없다.

그도 그럴것이 놈의 소문 때문에.

등 뒤로 양호실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백현을 보고 들으라는 듯이 투덜거리는 여학생들의 목소리는 곧 복도에 크게 울리는 종소리에 파묻혔다.

"아놔! 시발! 다음시간 윤린데!"

걸걸하게 욕을 내뱉은 찬열은 언제 붕대를 다 감았는지 벌떡 일어선다. 뭐해, 임마? 미동도 않는 나의 가슴을 팔로 툭 친 찬열도 나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다.

양호실 칸막이 너머로 빠르게 사라진 머리통을 본 찬열은 이내 종인의 팔을 잡아당긴다. 야, 임마, 윤리야, 윤리. 노처녀라고!

그 말에 건장한 신체의 두 사내는 누가 뭐라할것도 없이 미친 속도로 양호실을 빠져나와 계단을 뛰어 넘었다.

긴 다리로 동시에 세칸씩 뛰어오르던 종인은 6층에 자신의 반이 있다는 것에 욕지기를 했다. 허벅지가 불타오르는 것 같았지만 상관없었다.

왜냐하면 윤리노처녀 쌤은 깐깐하기로 소문이 났으니깐! 서서히 보이는 8반의 뒷문에 종인의 다리는 만세를 외쳤다.

"야, 맞다. 맞다. 김종인."

쏜살같이 자신의 옆을 달려나간 찬열이 말을 건넨다. 녀석이 먼저 뒷문에 손을 대길래 알수없는 승부욕이 나와 나도 모르게 손을 들이밀었다.

우리는 마치 만화에 나오는 짱구처럼 뒷문을 두고 내가 여느니 마느니 옥신각신했다. 이 미친새끼야. 찬열이 갑자기 침을 튀기며 푸하하 웃자 종인도 욕지기를 날리며 웃었다.

"야, 네 아까 들었었냐?"

"뭐가."

시덥잖은 대화를 하던 둘은 뒷문 창문으로 보이는 윤리노처녀의 모습에 기겁을 하며 문을 열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온 시선이 둘에게로 쏠렸다.

병신. 맨 뒷줄에 앉아 폰게임을 하던 종대가 종인을 보고선 입모양으로 말했다. 녀석이 킬킬거리자 종인은 영문을 모른채 앞을 보았다.

시뻘건 립스틱을 촌스럽게 바른 노처녀선생은 쫘악 찢어진 눈으로 녀석들을 노려보고선 아무말없이 손가락질을 했다. 기다란 손가락이 내게로 오라! 라고 손짓하자

종인과 찬열은 아무말없이 학우들의 비웃음을 들으며 노처녀선생에게 다가갔다. 특히나 종대가 뒤에서 푸하하 웃었다.

"너희들 정신이 있어, 없어?!!!!"

유리창이 쨍그랑 하고 깨지는 소리처럼 쨍쨍한 목소리가 귓고막을 따갑게 두드린다. 노처녀선생이 손에 들고있던 기다란 막대기로 종인의 머리를 쫘악 내리치자

종인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아, 시발. 속으로 욕을 하며 고개를 돌리자, 저 뒤에 있던 김종대녀석이 낄낄 거린다. 진짜 저 새낀 죽여야 돼.

죽일듯이 종대를 노려보는 종인을 발견하고 노처녀선생이 다시 한번 막대기를 휘두른다.

쫘악!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에서 녀석들의 조용한 웃음소리가 팡팡 터져나왔다.

"김종인, 넌 들어가. 땀냄새난다, 얘! 고만좀 뛰어다녀!"

흰색의 티셔츠와 체육복 바지만 입은 종인은 넙죽 인사를 하고 제자리로 들어왔다. 창가쪽에 가장 가까운 1분단 맨 뒷자리.

종인은 슬쩍 4분단 끝을 힐끗 보고선, 가운데 손가락을 조용히 날렸다. 그리고 종대를 보며 속삭였다. 넌 뒤졌어, 씹새.

간단히 종인의 말을 묵살한 종대는 아무일없었다듯이 흥미롭게 찬열을 보고 있었다.

박찬열 개새끼! 매맞지도 않고, 싱긋싱긋 웃으며 얌전히 제자리로 돌아가는 찬열을 보며 종인은 따가운 정수리를 손으로 매만졌다.

그때, 박찬열 놈의 가지런한 이빨이 보인다. 너만 쳐맞음, 병신아! 김종대 앞에 앉아서 깔깔 지들끼리 웃는다. 녀석은 안 맞았다.

물론 예상은 했는데, 이거 꽤나 기분 나쁘다. 이상하게 저 윤리노처녀는 박찬열을 굉장히 좋아했다.

특히나 찬열이 웃으면서 애교 부릴때. 하여튼 밝히기는, 그래서 결혼을 못하는거야. 종인이 투덜투덜거리던 와중에, 바지에서 진동소리가 울린다.

누굴까. 아이폰을 슬쩍 꺼내서 손가락으로 몇번 넘겼다. 박찬열이다. 녀석을 힐끗 보고선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까 들었냐?

 

'이빨존나 많은 도비새끼' 라고 크게 적힌 글자 밑에 카톡창이 보인다. 내가 이렇게 지정해놨지. 영원히 모를 녀석을 생각하고선, 낄낄 웃으며 녀석의 메시지에 답했다.

 

-ㅇ? 개솔즐.고추떼라. 맞기 무서워서 애교피우는 놈. 내시새끼.

-ㄲㅈ. 그건 내 능력. 야 아까 그 오크년들이 양호실에서 얘기하더라.

 

오크? 오크?? 천천히 양호실 안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아- 기억난다. 내 사직 찍었던 아이들. 그래도 오크라니, 너무하네. 

철저하게 외모지상주의자인 녀석의 말에 혀를 쯧쯧 찼다. 그래도 지 좋다고 달려드는 애들인데.

 

-뭐라고?

-변백현 호모래.

 

대체 뭔 소리야, 조심히 화면으로 고개를 숙이는 순간,

"넌 또 뭐야!"

앙칼진 노처녀소리에 놀라 고개를 퍼뜩 들어올렸다. 황급히 아이폰을 서랍안에 넣었다.

그리고 마치 아무일없었다듯이 선생을 쳐다봤지만, 다행히 내쪽이 아닌 4분단쪽이었다.

혹시 박찬열이 걸렸나. 속으로 비웃으며 고개를 돌렸는데, 뒷문이 열려있었고 녀석이 서있었다. 깔끔한 교복의 녀석.

 


변백현.

 

가늘디 가는 손으로 천천히 뒷문을 닫는다. 탁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삽시간에 긴장된 공기도 풀렸다.

신경질이 났는지 못난 눈이 세모가 되서 더 못생겨 보이는 노처녀 선생이 막대기로 녀석을 짚었다. 그러자 녀석이 조용하게 말했다. 양호실.

조용했던 터라 녀석의 작은 목소리는 나에게도 들려왔다. 꽤나 건방진 말투지만 노처녀선생은 무엇때문인지 더이상 터치하지 않았다.

노처녀 선생은 녀석을 샐쭉 째려보고선 세차게 뒤돌아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녀석도 천천히 걸어왔다. 드르륵. 의자끄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린다.

녀석이 풀썩 앉자, 녀석의 향기가 나에게까지 풍긴다.

 


변백현.

내 짝.

전교 2등 하는 머리 좋은 놈.

게다가 호모.

 

녀석을 힐끗 쳐다봤다. 말끔한 책상에 머리를 박은 녀석은 조용히 숨소리를 내뱉으며 엎드려있었다. 얇은 와이셔츠로 녀석의 등줄기가 보였다.

꽤나 말랐는지 허리부분의 와이셔츠가 반이나 남아돌았다. 조금 긴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뒷목이 보였다. 너무 얇다.

사이즈가 어느정도일까, 손을 녀석의 목에 대이지 않게 가까이 펴보았다. 한손에 들어올려나? 곰곰히 생각하다가....


내가 뭐하는 짓이지?

 

스스로에게 자조섞인 웃음을 던지고 다시 책으로 고개를 돌렸다. 동양사상가인 고자에 대해서 수업중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양반이다. 이름이 고자가 뭐야.

쨍쨍한 노처녀선생의 목소리에 천천히 밑줄을 체크한다. 별표를 하라는 말에 별표를 쳤다. 아무생각없이 칠판을 쳐다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

가느다란 등이 서서히 올랐다 내렸다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을 보니 잠이 든것같다. 이런게 전교2등이라니, 참 대단하다.

녀석의 가늘고 긴 팔은 허벅지 위에 올려져 있었다. 주름하나없는 검은색 교복바지가 보였다.

이 녀석은 항상 깔끔하게 교복을 입고 있다. 심지어 체육시간에도. 녀석은 체육선생의 말은 묵살하고 항상 말끔히 교복만 입은채

농구대 근처에 앉아 우리를 쳐다본다. 물론 우리를 보는건지, 멍때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얘가 한번도 뛴걸 본적이 없네. 종인은 멍하게 기억을 되살렸지만 전혀 본적이 없다.

심지어 1학년때도 본적이 없다. 백현과 종인은 2년째 같은 반이지만 종인은 이제서야 백현의 존재를 인식했다. 물론 변백현이란 놈은 1학년때부터 유명했지만,

워낙 소문에 관심이 없던 종인은 2학년 올라와서 백현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물론 다른 의미없이 그저 짝이되서.

녀석과 짝이 된 순간 파도밀려오듯이 녀석의 소문이 밀려왔다.

아버지가 학교의 이사장이라더라, 정신적장애가 있다더라, 집이 부자다더라, 여성혐오증이 있다더라,

 

호모라더라.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찬열과 종인만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워낙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없고 자기들것만 즐기기에 바빴던 10대엿기에, 종인과 찬열은 변백현이란 존재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그닥 관심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제서야 들려오는 변백현 호모 라는 소리에 놀라는것은 당연지사.

부우웅. 진동소리가 책상밑에서 크게 울리자 종인은 황급히 꺼내들었다. 이 개새끼.

 

-조심하셈. 따먹힐수가 있음! 게이주의! 호모주의!

 

녀석의 장난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따먹혀, 내가? 피아노 건반같은 이빨을 내보이며 히히 웃는 찬열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렸다. 동시에 종이 친다. 후우. 드디어 끝났다.

지루하고 지루한 윤리시간이 끝났다. 종인은 종이치자마자 달려오는 찬열을 보고선 계속해서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치워, 새꺄."

찬열은 종인의 가운데 손가락을 가볍게 꺾고선, 종인의 옆자리에 놓인 히터에 털썩 앉았다.

학교가 낡아 아직도 옛날 히터를 쓰던 탓에, 애꿎게도 히터는 학생들의 의자가 되었다. 찬열은 종인을 한번, 엎드린 백현을 한번 쳐다보고선 킥킥 웃는다.

옆에서 들려오는 또 다른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종대다.

"어이, 김종인. 대가리 안아프냐?"

"아, 꺼져. 미친 새끼야. 난쟁이 새끼가."

"음- 괜찮아. 이 형님은 이제 그말에 익숙하니깐. 대신 난 거기가 거인이거든."

"푸하하!"

"끼리끼리 논다."

찬열이 침을 튀기면서 웃자 종인은 혀를 차며 교과서를 들어올려 침홍수를 막아냈다. 껄껄 웃으며 숨넘어가는 소리에 종인도 어쩔수없이 튀어나오는 웃음은 막지 못했다.

"야, 봤냐? 박찬열 이 새끼 웃으니깐 노처녀 웃는거?"

"못봤어."

"존나 장관이더라. 너도 참 대단하다. 어떻게 그 얼굴 보고 그렇게 웃어줄수있냐?"

"야, 오크 보는건 이젠 도가 텄다."

"아, 니 빠순이~"

"아, 맞다. 오늘 걔들 내 사진 찍었어."

종인이 손가락을 튕기며 얘기했다. 아씨 짜증나네. 그 폰 찾아서 부숴버릴까.

"올. 박찬열 빠순이가 김종인에게로 이동? 축하해. 짜샤."

"개소리 집어치워라."

종인은 툭 내뱉고선, 슬쩍 뒤로 돌았다. 아직도 자고 있는 변백현의 눈치를 보던 종인은 또다시 들려오는 종소리에 교과서를 꺼내들었다.

"앗, 젠장! 언어다!"

"쉣더뻑! 야, 나 교과서 없음. 어떡하지?"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며 긴젓가락과 짧은젓가락이 허둥지둥 뒷문을 열고 나간다. 녀석들의 별명은 짝짝이 젓가락. 존나 적절하네. 종인은 피식 웃으며 앞문으로 들어오는

언어선생님을 쳐다봤다. 빨리도 들어왔다. 종인은 뛰쳐나간 짝짝이 젓가락 콤비를 걱정하며 책을 펼쳤다.

수업을 시작하겠다는 선생님의 목소리와 동시에 녀석들이 뒷문에서 나타났다. 용케 교과서를 구했는지, 녀석들은 되도않는 개그를 치며 자리에 앉는다.

주위를 둘러보던 선생님의 눈길이 종인에게로 머문다. 선생님의 눈길을 본 종인은 곧 자신이 아닌, 엎드린 변백현이란 것을 알고 펜으로 녀석을 꾸욱 찔렀다.

미동도 없던 녀석이 귀신같이 스윽 일어선다. 얼굴에 자국하나 없이 깨끗하게 잔 녀석을 보니 왠지 신기하다.

아직도 선생님의 눈길은 우리에게로 머물러져 있다. 우리 둘을 번갈아가보자, 반아이들도 우리를 쳐다본다.

분위기 어색해질정도로 뚫어지게 우리를 본 선생님이 박장대소를 한다.

"어머, 신기하다, 얘들아! 어떻게 전교1등이랑 2등이랑 저렇게 붙어있니?"

선생님의 눈길에 종인은 어색하게 웃엇다. 하하하. 앞에 앉은 아이들의 눈길이 보인다. 종인은 쑥스러운 척, 고개를 틀려는 순간,

 

또 눈이 마주쳤다. 이번이 두번째.

 

멍한 안개가 점점 걷힌다. 자다 깨서인지 녀석의 눈빛은 몽롱했다. 그것은 점점 안개와 걷어져, 수줍은 빛을 드러냈다. 그 빛에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갈뻔했다.

녀석은 말없이 나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뭐야.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종인은 녀석의 옆모습을 바라보다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수업이나 들어야지.

하지만 종인은 계속해서 생각나는 녀석의 눈빛에 수업을 할수가 없었다.

신경쓰여.

신경쓰여.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언어지문을 계속 쳐다봤다. 대체 뭔 개소린지, 머리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같은 곳을 또 읽고 또 읽고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는수없이 다른 문제로 넘어갔다. 조금 쉬운 문학. 재밌는 소설읽듯이 현대문학을 읽어내려가는데,

 

"전교 1등이야?"

 

귀를 감싸오는 부드러운 바람같은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양호실에서처럼 환한 봄내음이 풍긴다. 쥐고 있던 샤프를 돌리며 녀석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잡티하나 없는 하얗고 깔끔한 얼굴에 녀석의 처진 눈. 강아지 같은 눈이 쳐다본다. 살짝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 입꼬리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은 나를 뚫어지게 보다가 아까처럼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 진짜 뭐야. 종인은 샤프끝을 이빨로 살짝 깨물고선

다시 책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제 그 쉽던 문학도 읽히지 않는다.

 

신경쓰여.

 

아직까지 부드러운 바람이 귀를 감싸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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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우와우와....재밋서여.....아니뭔내용일지진짜궁그뮤ㅠㅠ뒤에뭘깤ㅋㅋㅋㅋㅋ변백ㅠㅠㅠ근뎆종인이전교1등?.?맞아여...?제가잘못이해한거아니져.....ㅠㅠㅠ여튽빨리도라어세여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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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느엥맞아염ㅋㅋㅋㅋㅋ종이니1등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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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와...진짜 재밌어요..연중하지마세여 진짜 ..제가 친구아이디를 써서 댓글을못달거등여! 아이디로 추천하고 비회원으로댓글쓰는 귀찮음을 동반해도 꼭꼭 그렇게할테니까2편들고오세영...제발...카백찬넘좋아..댜릉댜릉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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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넹ㅋㅋㅋㅋㅋㅋ알앗어영 감사합니당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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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종인이 좀 멋잇네여 전교일등 ㅋㅋㅋㅋㅋ 이 카백찬 이구도 정말 사랑합니다 ㅠㅠㅠㅠㅠ 계속쓰실거죠?기대하고잇읅게려 작가님! 신알신 콩콩♥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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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조닌ㅌㅋㅋㅋㅋㅋ완벽한놈이죠 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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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재밌어요!!!!카백카백!!!너무좋아요!!!카백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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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ㅎㅎㅎ 카백좋아요저도 ㅠㅠㅠ 댓글감사해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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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재밋어요!!!! 카이 백현 찬열 이 라인 되게좋아하는디 ㅜㅜㅜㅜㅜ 계속 써주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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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넼ㅋㅋㅋ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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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조으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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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ㅋㅋ감사해영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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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ㅋㅋㅋㅋㅋㅋㅋㅋ변백현좋아용막백현이가하얗고작고쫌예쁘게나오능거ㅠ느므좋아용ㅎㅎㅎㅎㅎㅎㅎ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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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ㅋㅋㅋ백현이는이뻐야함!!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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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카백진짜조아여ㅠㅜㅜㅜㅠㅜㅜㅜㅜㅜㅠ기대할게용!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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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네엥ㅋㅋㅋ고마버영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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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어허허ㅓ허ㅓ어ㅓ어허어ㅓ험ㅇ윻ㅁ아ㅓㅁ어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자까니뮤ㅠㅠㅠㅠㅠ카백 사랑함ㅠㅠㅠㅠ어우 금손이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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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허허헣헣 금손이라뇨 ㅜ과찬이십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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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뒷내용너무궁금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전교1등과2등과의만나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느므느므느느믐느좋아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얼른연재가시급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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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후헤헹!올렵스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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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사랑합니다..이거진심연재가시급하네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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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ㅋㅋㅋ저도사랑해여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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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ㄹ...신알신하구갈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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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음마
감사합니당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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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헐...카백찬ㅠㅠㅠㅠㅠㅠㅠ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2편보러가야겠으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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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ㄷㄷ카백은사랑입니다ㅠㅠㅜ 종인이가전교일등이라니의외에용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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