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크리스] 크리스가 보스인 썰 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e/7/0e7239825c5a3f811788a0af3c26e956.gif)
나쁜 일 하지 말아요
이 글은 현재 진행중인 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썰입니다.
W. 얌YO
"크리스 일어날 시간이예요."
"...응."
잠긴 목소리의 그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봤다.
몽롱한듯 보이는 그의 눈동자는 나를 담아냈고 나는 그런 그를 보며 웃었다.
그는 잠투정을 하는지 내허리를 꼭 안고 부벼댔고 쩝쩝 입맛을 다시다가 다시 눈을 감았다.
"일어나야한다니까.. 루가 오늘도 늦으면 당신 혼난다고 했다구요."
"..오분, 오분만. 어제 너무 시달렸어요."
"...그럼 딱 오분이예요, 알았죠?"
"..응. 오분....만.."
그는 내 품에서 잠들었고 그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었다.
잠자는 모습이 굉장히 귀여워 보였고 그런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오분이 지나서야 그의 코에 입맞추며 '일어나세요.'하고 말했다.
그제서야 그는 눈을 뜨고 하품을 하곤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서 '..씻을께요.'하고 욕실로 들어갔고나는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침대를 정리하고 머리를 묶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오늘은 가정부 아주머니의 사정으로 아침밥을 내가 해야했던 상황이였기 때문에 그를 위한 원두커피를 내리고 따뜻한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발라 접시에 내려놓고 과일을 손질했다.
잠시후 그가 커프스를 채우며 계단에서 내려왔고 그의 손에 들린 넥타이를 그의 목에 매주었다.
그는 '고마워요'하며 내 코에 입맞췄고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아침식사를 했다.
"..오늘은 조금 늦을 것같아요. 먼자 자는게 좋을 것같아."
"..그래요? 뭐, 안좋은 일은 아니죠?"
"응, 나 다치는건 아니니까 걱정하지말고. 알았죠?"
"응.. 알았어요."
"아, 그리고.."
"..응?"
"전에도 말했지만 혹시라도 내 오피스 건물에 오거든 지하층엔 내려오지 말아요."
"응?.. 아, 응 알았어요."
크리스는 항상 이렇게 '지하층에 오지말아라.'하는 말을 자주 했다.
혹시라도 내가 보면 안될거라도 있다는 듯 신신당부를 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크리스에 대해서 아는게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나에게는 상냥한 그인데 다른 부하들이 보면 사시나무떨듯 벌벌 떠는게 이상했다.- 그가 그곳에 무엇을 숨겨놓았는지는 전혀 알길이 없었다.
그는 베이글을 한입 베어물며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보다가 손목에 있는 시계를 확인하곤 베이글을 마저 다 먹곤 나에게 웃으며 '다녀올께요'하고 말했다.
복도를 지나 현관문 앞까지 그를 배웅하고 입술에 입맞춰주며 그를 보내고 무료해진 나는 그의 서재에 들어가 그가 선물해주었던 책을 보다가 머릿속에 자꾸 맴도는 그의 '오지말아요.'하는 말이 신경쓰여서 결국 가보기로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갔다.
"..혼나면 어쩌지."
현관문을 나서려는데 화가 나있을 그를 상상하다가 이내 구두를 신으면서 애써 그를 지워냈다.
오늘은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했고 분명 그 지하층엔 위험한 일이 있으니까 가지 말라고 했을 꺼니까..
애써 나를 다잡으며 기사에게 '그의 오피스로 가주세요.'하고 말하곤 자동차를 타고 그의 오피스로 향했다.
이윽고 그의 오피스에 도착해 차에 내렸는데 정말이지 컸다.
멍하게 건물을 바라보다가 이쪽으로 나오는 종대에 벽쪽으로 몸을 숨겼다.
몰래 온 것인데 종대가 알기라도 하면 분명 그에게 말하려할게 뻔하니까.
"..미안해요."
가만히 종대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조심조심 그의 오피스로 들어갔다.
내 얼굴을 아는 남자들은 '오셨습니까.'하고 정중하게 인사했고 꽤 큰 소리에 '쉿, 그사람 몰래 온거예요. 놀래켜줄꺼야.'하고 말했다.
남자들은 간단히 인사를 하고 나를 보내줬고 조심조심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밟고 내려갔다.
또각또각 구둣소리가 계단을 울렸고 혹시라도 누군가 나를 알아볼까 소리를 죽여 천천히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층 복도를 두리번거리는데 철문 하나는 깜깜한 내부를 보이며 문이 열려있었고 다른 하나는 굳게 닫혀있었다.
깜깜한 내부를 보이는 철문보다 굳게 닫힌 내부가 더 궁금해 가까이 다가가려는데 큰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가까이 다가가 문에 귀를 댔다.
"악!!!!!... ㅁ.. 목숨만은."
"..."
"모..모두 말할테니까."
"지금 나한테 목숨을 구걸하는 건가?"
"..제발."
"네가 그랬지."
"..."
"..빌어먹을 M의 보스라는 놈은 여자한테 미쳐서."
"..."
"네가 들고온 그 총 하나면 죽여버릴 수 있다고."
"..."
"근데 네 꼴을 봐. 죽이기는 커녕 이렇게 잡혀서 개처럼 굴고 있잖아."
"..."
"당신이 생각한 그 종말은 이건가?"
"악!!!!!!!.. 읍!!!"
"..시끄러워."
탕 -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목소리는 끊겨버렸고 다른 목소리의 주인공이 크리스라는 생각에 멍하게 서있다가 뒷걸음질을 쳤다.
안에서는 '그녀가 선물로 줬던 넥타인데, 돼지 새끼의 더러운 피가 묻었잖아.'하는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얼른 이 상황을 빠져나가고 싶어서 천천히 뒷걸음질 하던 몸을 돌려서 달려나가는데 복도를 울리는 다급한 구둣소리에 그의 부하들이 나와 나에게 총을 거두었다.
"...어..어.."
"..누구냐!"
"..무슨 일이..ㅇ..."
"...크리스."
"..."
그는 손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문을 나오다 나와 눈이 마주쳤고 순간 그의 표정은 굳어졌다.
그런 그의 표정에 더욱 공포심이 들었고 벌벌 떨며 그를 바라보다가 손을 꼭 쥐었다.
"..그.... 그게.."
"..돌아가."
"..."
"..돌아가.. 있어."
그는 내게 다가와 일으켜주려 했지만 미처 다 닦지 못한 피가 묻은 손에 멈칫하곤 등 뒤로 손을 숨기며 루한에게 '그녀를 데려다 줘.'하고 말했다.
같이 있던 루한마저 무서웠던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혼자갈 수 있어요.'하곤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계단을 올라갔다.
그는 멍하게 나를 바라보다가 작게 한숨쉬었고 나는 그대로 차에 타 집으로 향했다.
-
"..."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집에 도착해서는 옷을 갈아입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침대 위에 쭈구리고 앉아 내 몸을 감싸고 고개를 아래로 떨궜다.
그가 너무 무섭다.
그를 사랑하지만 아직 내가 준비가 되지 않은건지 나는 그가 너무 무서웠고 집에 올 그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 공포 가운데 그가 보고싶다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고 나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펑펑 울다가 밖에서 들리는 실내용 슬리퍼 소리에 그가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동적으로 숨이 멎었고 손을 살짝 떨며 문을 바라보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ㅇㅇㅇ."
"..."
나지막히 내 이름을 부르는 그에 눈물이 떨어졌고 애써 소리 내지 않으려 입술을 꾹 깨물고 문만 바라보았다.
"..내가, 문 열 자신이 없어서 못열겠어요."
"..."
"당신은 지금 내가 보고싶지 않을꺼고 보더라도 무서워할테니까.. 그냥 이렇게 이야기 할께요."
"..."
"처음에.. 내가 말 했었죠. 나는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라고.. 맞아요. 지금도 생각하는 거지만.. 나는 당신한테 어울릴만한 그렇게 착한 남자는 못되요. 아니, 착한 남자라기 보다 착한 사람이.. 되지 못해요."
"..."
"있잖아요, 나는요... 마음같아선.. 당신을 내 옆에 꽁꽁 묶어놓고 싶은데, 그러면 당신이 아프잖아요. 그래서.. 보내주려해요."
"..."
"나는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를 보고 두려움에 떠는 그런거.. 못보겠어요."
"..."
"루한한테 다 말해놨어요. 당신이 내 옆을 떠날 수 있게 집도..마련해놓았구요. 당신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매달 충분하게.. 돈을 넣어줄 통장도 있어요. 당신은 그냥, 나 잊고 나 만나기 전에 평범했던, 아픈 사람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당신으로 돌아가요. 그게 가장 나을 것같아요."
머리를 얻어맞은 것같은 충격이 일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가 나를 놓으려 한다.
아침까지만해도 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던 그가, 이제는 무서워진 그가, 그리고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그가 나를 놓으려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터져버렸다.
다 내가 자초한 일이지만 그를 이대로 보낼 수 없었던 나는 펑펑울면서 문을 열었고 놀란 그는 나를 바라보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손은 뒷짐을 진채로 내게 보이려 하지 않았고 그런 그에 더 서러워져 그를 꼭 끌어안자 그가 얼어서는 어쩔줄 몰라했다.
"내가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
"다시는.. 다시는 안그럴께요. 나 버리지 마요 크리스. 응? 버리지마."
"..Honey."
"나는.. 당신이 아까 했던 무서운 행동보다, 잔인한 말들보다.. 지금처럼, 당신 잊고 내 삶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제일 무서워요."
"..."
"내가 원해서 당신에게 온거예요. 당신.. 사랑해서 당신 저택으로 온거예요."
"..."
"물론 이번은... 처음이니까, 항상 한없이 나에게 다정했던 당신인데... 다른 모습을 봤다는게 충격적이라서, 힘들어서 그런거지만, 그것때문에 당신을 아예 못보겠다는건 아니예요."
"..."
"..나 보내지마요. 옆에 있게 해줘요. 응?"
아프게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동자가 조금 흔들렸고 이내 그는 내 허리를 안아왔다.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그는 '..미안해요.'하고 계속해서 중얼거렸고 그런 따뜻한 목소리에 목놓아 펑펑 울어버렸다.
눈물이 멈추고 가만히 그의 품에 안겨있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내 머리를 만져주던 그와 눈이 마주쳤고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했다.
"...저어."
"..응."
"..오늘은, 무..서워서 그런데."
"..."
"..당신 방에서 같이..자면 안되요?"
"..내 방에서?"
"..응."
그는 망설이는 듯 가만히 나를 바라보다가, '..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요.'하고 말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
가만히 그의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다가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는 익숙한듯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그 느낌에 기분이 좋아져서 눈을 감고 그의 허리를 꼭 안았다.
"오늘, 미안해요."
"..내가 더 미안해요 크리스."
"..그리고, 놔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내가.. 많이 사랑해요."
"..나도 못놓는건 마찬가지인걸. ..나도 많이 사랑해요."
다정한 그의 말에 두려움이 사라졌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눈을 감았다.
'두근두근'하는 그의 심장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에 편안해져서 기분좋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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