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 오싹이 막 쪼이었다. 아무리 병든닭이라도 이건 좀 너무하다 싶었는데 진짜 많이 쪼이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동원이네 밭에 가서 동원이랑 축구를 하러갈 양으로 나올때였다. 동원이 밭쪽으로 갈려니까 등 뒤에서 푸드덕 푸드덕 하고 닭의 횃소리가 야단이다. 우리집 병든닭 오싹인가 싶어 그러려니 하고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오싹이다. 근데 한마리가 아니다. 겁나게 튼튼해 보이는 오싹과 다른 닭과 얽기었다.
성용이네 수탉(대강이가 크고 똑 오소리같이 실팍하게 생긴 놈)이 덩저리가 작고 병들고 나약한 우리 오싹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푸드덕 하고 볏을 쪼고 물러섰다가 푸드덕 하고 모가지를 쫀다. 노란색을 좋아해서 노란색으로 염색도 시켜준 오싹의 털이 뻘겋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계속 쪼이는 이 못생긴(이라 쓰고 잘생긴이라 읽음) 오싹은 쪼일적마다 주둥이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킥 할 뿐이다. 물론 미처 아무질도 않은 볏을 또 쪼이어 붉은 피는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쳐다보자니 내가 남태희를 때려서 태희가 피나서 읍내 병원에 실려갔던 기억이 난다. 닭이고 사람이고 다시는 그런일이 생기면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서 나는 지게 막대기를 들고 오싹을 괴롭히는 저 성용이네 수탉을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성용이가 쌈을 붙여놨을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것이다. 고놈의 머스마가 요새로 좁어들어서 왜 나를 못먹겠다고 그렇게 아르릉 거리는지 모르겠다. 기성용이 나를 괴롭히는 것은 naver stop...일것이다.
나흘 전 식빵 쪼간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아니 서울에서 살다가 잠깐 놀러왔으면 조용히 있다가 가지 왜 또 남이 울타리 엮는데 와서 썡이질을 하는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 뒤로 살며시 와서
"너 혼자하냐? 식빵."
하고 갑자기 대뜸 식빵이라는 것이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척만척하고 이렇게 점잖게 지내던 사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레 말을 거는것은 웬일인가. 맨날 폰 잡고 트위턴가 뭐시긴가 하던 놈이.
"그럼 혼자하지 지동원이랑 남태희랑 다 불러서 하디? 왜? 우리집 수탉 오싹도 옆에 두고 같이하디?"
내가 이렇게 내뱉는 소리를 하니까,
"너 일하기 좋냐? 식빵."
또는
"한여름이나 되거든 하지, 벌써 울타리를 하니? 아 한여름인가? 식빵.... 니 일은 naver stop이구나? 아니면 naver가 아니고 nate니?"
잔소리를 두루 늘어놓다가 남이 들을까봐 손으로 입을 틀어 막고는 그 속에서 깔깔댄다. 별로 우스울것도 없는데 날씨가 풀리더니 이놈이 미쳤나 하고 의심했다. 게다가 조금 뒤에는 제 별장께를 힐끔힐끔 돌아보더니 손의 검은 비닐 봉다리로 손을 넣어 나의 턱밑으로 불쑥 내미는 것이다. 언제 구웠는지 아직도 더운 김이 홱 끼치는 두꺼운 식빵 세개를 손에 뿌듯이 쥐었다.
"느이집에 이런거없지? 식빵."
하고, 생색있는 큰 소리를 하고는 제가 준 것을 남이 알면 지구멸망한다는 둥 얼른 먹어버리란다. 그러고는 또 하는 소리가,
"너, 여름식빵이 맛있단다."
"난 식빵 안먹는다, 너나먹어라."
사실 나(자철)이는 정호가 차려주는 밥만 먹음 두번머금
작가는 기구분자가 아닌 홍구분자였습니다^^ 홍구포에버^^는 무슨ㅋ 죄송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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