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도 삼킬듯 어두운 밤이다.
달도 뜨지않은 어두운밤.
소녀의 째진 비명이 고요를 깨었다.
을씨년스러운 방안에서 발발 떨고있는 소녀의 위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소녀가 멱살을 잡힌채로 아슬아슬하게 들렸다가 장롱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여린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남자의 광기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뿌옇게 흐린 눈동자가 소주병을 스쳤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소녀는 날카롭게 깨진 병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가 남자의 탁한 눈을 바라보았다.
거친 숨소리만 방안을 가득메우고 침묵속에서 남자가 소주병을 높이 들자 소녀는 질끈 눈을 감았다. 제발 누구라도 구해주세요. 소녀는 그렇게 빌었다.
매일밤 폭력을 당할때마다 하는 기도였고, 신은 한번도 그 기도에 응해주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고요를 깬건 유리깨지는 소리가 아니라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운 좋게 문이 열린 덕분에 병은 소녀의 발치에서 요란하게 깨어졌다.
소녀는 파르르 떨며 눈을떴고, 멱살을 잡힌 제 새아빠와, 문에 서있는 남자가 보였다.
자신의 기도가 이루어진걸까 하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서늘한 느낌에 작게 몸을 떨었다.
남자와 짧은 찰나 눈이 마주쳤다.
숨이 잠시 멎는듯한 기분이 들었고 움직일 수도 없었다.
남자의 시선이 거두어 질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새아빠가 끌려나가는 것을 보았다.
집에 혼자 남겨지자 그제서야 긴장이 풀렸고, 의식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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