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우는 딱 매일 아침 8시마다 집에 들른다.
늘 원우는 잘 정리된 양귀비를 챙기고 간단한 안부를 묻고 나간다.
오늘도 어김없이 원우가 들렀다. 8시.
너봉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일어났다가 아차,하고 다시 앉는다.
들어오는 원우의 품에 무언가가 있다. 황토색의 몽글몽글한...
강아지!
원우가 신발을 벗기위해 강아지를 잠시 내려놓자마자 강아지가 너봉이에게로 뛰어들어 손이며 볼을 할짝인다.
원우는 멋쩍은듯 아무렇지 않게 평소처럼 양귀비를 챙긴다.
"뭐 별일은 없었지?"
"왠 강아지에요?"
"너 심심하다면서."
"제가요?아, 네 그랬죠.."
콜록콜록- 아 이게 왜 안 멈춰, 콜록콜록-
너봉이는 원우가 제가 한 말을 기억하고, 저를 생각 해줬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설렜다.
어휴,망상이야 병신아. 한껏 붕뜬 기분을 자각하고 나서 고개를 붕붕 저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황토색 똥강아지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신나서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얼굴이 빨개져서는 계속 양귀비를 뱉어내는 너봉을 보다가 저도 모르게 원우는 살풋 웃는다.
웃고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표정을 굳히며 이만 가본다며 집을 나서려고 할때 뒤에서 너봉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고마워요, 잘 키울게요!..."
"응, 어, 그래, 나 간다."
원우가 가고 나서도 너봉이는 계속 꽃을 토해낸다.
너무도 낯선 호의에 귀까지 데인것처럼 뜨겁다.
강아지는 뛰어다니다가 너봉이의 무릎에 앉아 손을 할짝인다.
강아지의 당구공같은 동그란 머리위로 꽃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진다.
"아 진짜 왜 이렇게 안멈추냐.."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야?이럼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헛기침을 몇번 해보지만 간질거림은 멈추지 않는다.
요즘은 원우가 부쩍 무뚝뚝해진 것 같다.
강아지 일로 조금 들떴었는데, 꿈깨라는 말인 것 같아 조금 속상하다.
애초에 마음을 바라는게 웃기는 일이라고 익숙하게 스스로를 자조한다.
그래도 요즘엔 강아지 덕분에 심심하지 않게 지낸다.
이름도 지어주었다.
부를때마다 정신차리라고, 착각하지말라고 '꿈깨' 라고 지어주었다.
깨야- 꿈깨- 전에 원우가 꿈깨의 이름을 듣고 웃었던 것이 생각나서 또 가슴이 답답해졌다.
꿈깨라는 이름도 별 소용이 없어져버렸다.
요즘따라 더 꽃이 자주 나온다.
역시 너무 빠진것같아 큰일이다.
원우는 요즘 심란하다.
왜 심란한지 모르겠지만 시도때도 없이 가슴께가 답답해서 후우-하고 크게 숨을 쉰다.
그러면 너봉이의 생각이 문득 난다.뜬금없게도,
고민끝에 그 기분을 '연민'이라고 정의했다.
그렇게 해도 별 소득은 없었는지 원우는 다시 한숨을 크게 내쉬고, 펼쳐놓고는 한글자도 읽지못한 책을 덮는다.
닫힌 책 사이에는 너봉이 처음 토했던 꽃이 끼워져있다.
암호닉 신청해주신 김까닥님, 비회원님 감사합니다 ♥ 민망하고 미흡한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언제나 감사하고요 덧붙여 글의 설정은 하나하키병 인데요, 하나하키병이란 짝사랑이 심해지면 꽃을 토하는 병입니다, 예ㅖ... 낫는 방법은 사랑이 이루어지는 수 밖에 없지요! 아 이게 대중적인 소재가 아닌걸 알면서 글을쓸때 소개하지 못한 실수를...! 꽃토했을때 이게 뭔가했을 독자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전합니다ㅎ.. 더보기와 글의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