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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을 떠나요

W. The Sun

 

 

학교 2013 박흥수 X 학교 2013 고남순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친구 2 최성훈 X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수하

신사의 품격 김동협 X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윤정혁

 

 

아름다운 그대에게 존김, 뱀파이어 아이돌 까브리,

검사 프린세스 이우현, R2B 지석현

 

 

 

 

 

 

백반 정식을 먹은 음식점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대형 마트. 까브리를 위한 팝콘 두 통을 담은 카트 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식재료 들은 하나 같이 생생하고 좋은 것들이었다. 좋은 식재료들을 고르는 눈썰미는 카트보다 앞장 서 걸으며 그것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카트에 넣는 수하의 것이었고, 그런 수하를 따라 카트를 끌던 성훈은 카트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식재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새로운 재료를 고르려고 또 다시 멈춰선 수하에게 말했다.

 

 

 

너 살림한 지 10년은 된 베테랑 주부 같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해 먹어 버릇하면 이렇게 돼요.”

 

 

 

성훈의 말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생긋 미소 지은 수하는 색이 선명한 싱싱한 당근을 몇 개 골라 비닐봉지에 넣고는 간단한 간식할 거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장보는 일이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는지 뻐근해진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성훈에게 말했다.

 

 

 

뭐 먹고 싶은 건 없어요?”

딱히 없는데.”

, 난 그 대답이랑 아무거나 괜찮다는 말이 제일 싫더라.”

 

 

 

남순이처럼 라면만 찾는 것도 그렇고. 미간을 작게 구긴 채 투덜거리던 수하는 제 앞머리를 정리하며 손에 쥐고 있던 식재료를 카트 안에 내려놓았다. 그런 수하가 약간은 새침한 기운이 풍기는 표정을 하고 등을 돌려 걸어가자 그 뒷모습을 보며 작게 웃은 성훈은 카트를 끌고 그 뒤를 따랐다. 이제 좀 내가 편해진 건가. 많이 밝아졌네. 그렇게 둘의 사이가 조금 진전을 보일 즈음, 순대볶음을 할 요량으로 깻잎을 고르고 있던 수하의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

 

 

 

남순이가 웬 전화자기 욕한 거 알았나? 들고 있던 깻잎을 내려놓고 전화를 받은 수하는 전화를 받자마자 들려오는, 조금은 불안함이 담겨있는 남순의 목소리에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며 목소리를 냈다.

 

 

 

고남순?”

- 수하야.

네가 웬 일이야? 목소리는 또 왜 그렇고.”

- 태선이 형이 쓰러졌어. 방금 우현이 형이랑 미르 형이 병원으로 데려가긴 했는데.

무슨소리야 그게?”

- 그러니까 갑자기 열이 막 나서의식도 없고괜찮을지 모르겠어.

갑자기 왜.”

 

 

 

많이 놀란 건지 불안한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며 점점 몸을 움츠려가는 수하를 바라보던 성훈은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짐작하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일일까. 애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는데. 그렇게 한참을 통화하다 전화를 끊은 수하는 핸드폰을 쥐고 있던 손을 힘없이 떨구고는 망연히 제자리에 서있었다. 태선이 형이 갑자기 왜그럼 아침에 나 나올 때도 아팠던 건가? 살펴봤어야 했던 건가? 수하는 이유 모를 죄책감에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혼란에 빠진 수하의 옆으로 다가간 성훈은 수하의 표정을 살피며 나지막이 물었다.

 

 

 

무슨 일이냐.”

태선이 형이 쓰러졌대요.”

.”

열이 엄청나고 의식도 없어서 병원에 데려가긴 했다는데내가 아침에 나올 때 살펴봤으면 그 정도 까지는안 갈 수 있었는데어떡해.”

 

 

 

횡설수설 하며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 불안에 떠는 수하의 눈엔 또르륵 굴러 떨어질 듯한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수하를 바라보는 성훈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방금 전까지 밝던 아이가 얼마나 가족을 아끼면 저렇게 힘들어 할까. 나도 아프면 애들이 저러려나. 안 그럴 거 같은데. 속으로 제 가족을 생각하던 성훈은 아랫입술을 깨문 수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힘없이 파들파들 떨리는 그 얇은 손목을 가볍게 그러쥐었다.

 

 

 

병원 갔다며. 그럼 괜찮을 거야.”

 

 

 

바닥을 향하고 있던 수하의 시선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손목으로 향했다. 크고 남자다운 손이 저를 위로하듯 제 손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수하는 그 손을 통해 전해지는 알 수 없는 편안함에 천천히 진정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병원 갔으니까 괜찮을 거야. 괜찮겠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제 손목을 붙잡은 성훈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풀어 내린 수하는 묘한 열기가 남아있는 손목을 매만지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근데 아까 강미르 그 인간이 같이 따라갔다고 그랬는데 그건 무슨 소리일까. 그 인간이 왜?

 

 

 

죽 어떠냐.”

?”

네 형 먹일 거 말이야.”

, . 죽 해야겠다.”

 

 

 

이것저것 섞여 어지러운 머리 때문에 멍하니 넋을 놓고 있다 갑자기 들려온 성훈의 말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웅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던 수하는 곧장 재료를 고르러 오도도 달려갔고, 그런 수하의 뒷모습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쉰 성훈은 가볍게 카트를 밀며 그 뒤를 따라갔다. 꽤 어른스럽게 행동하길래 다 큰 줄 알았더니 아직 애네 애야.

 

 

 

 

**

 

 

 

 

미르는 야상 모자를 푹 뒤집어 쓴 채 의자에 초조함에 손을 끊임없이 매만졌다. 심각한 걸까. 의식이 없을 정도면 엄청 아프다는 소리인데. 여러 손가락에 끼워진 은빛 반지들이 기분 나쁜 쇳소리를 내는 것도 신경 쓰이지 않는지 한참을 까드득 거리는 소리를 내던 미르는 한숨 돌렸다는 표정으로 응급실에서 걸어 나오는 우현을 발견하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떻게 됐습니까?”

과로로 쓰러진 거래. 의사 선생님 말로는 안 그래도 약한 몸에 스트레스까지 쌓여있어서 아슬아슬 했던 상황이었는데 거기에 과로까지 해서 몸살감기 형태로 온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과로라는 말에 잠시 몸을 움찔한 미르는 어젯밤 기억을 떠올리다 그냥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링거 맞으면 된다니까 금방 돌아갈 수 있을 거야.”

.”

나는 애들한테 전화 좀 하고 올 테니까 잠깐만 태선이 곁에 좀 있어줘.”

, 다녀오세요.”

 

 

 

밖으로 향하는 우현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인 미르는 곧바로 시선을 돌려 응급실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 안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응급실 안은 응급 환자가 적어서 그런지 꽤 한산 했지만 상황이 심각한 환자들이 많았기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길을 가다가 넘어져 이마가 찢어진 사람, 계단을 내려다가 굴러 다리가 부러진 사람 등등제 머리색과 같은 피가 흘러내리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미르는 멀찍이 떨어진 침대 위에 누워 있는 태선을 금방 발견하고는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태선은 깊게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열도 많이 내렸는지 피부도 본래의 흰색을 되찾아 있었고, 끙끙거리던 소리도 줄어들어 이젠 색색거리는 숨소리만 뱉어내고 있었다. 그런 태선을 내려다보며 뒤집어쓰고 있던 후드를 벗어 내린 미르는 제 붉은 머리칼을 몇 번 매만져 정리하고는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내려다봤다. 그새 많이 야윈 듯한 모습. 여린 손목에 꽂혀있는 링거 바늘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크게 보여 작게 미간을 구긴 미르는 몸을 조금 숙여 링거 바늘이 꽂혀있는 손목을 물끄러미 내려다 봤다.

 

 

 

, 저기 강미르 아니야?”

 

 

 

그 때였다. 걱정스러움으로 가득 차있던 미르의 머릿속에 자신을 알아본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그 말을 듣자마자 아차 싶었던 미르는 다시 후드를 뒤집어쓰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간호사 두 명을 곁눈질로 살펴봤다.

 

 

 

누구?”

강미르 있잖아. 저번에 유연아랑 스캔들 났던 톱모델. , 그 있잖아. 빨간 머리!”

, 그 사람? , 진짜다. 맞는 거 같네. 키 엄청 크다.”

 

 

 

여기가 사람 많은 곳이라는 걸 잠깐 잊고 있었다. 가볍게 한숨을 뱉은 미르는 아무 소리도 못 들은 척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근데 그 앞엔 누구야?”

그러게.”

우와, 한태선 아니야?”

한태선? 천재 작곡가? 근데 강미르랑 한태선이랑 친하다고 그랬던가?”

그런 소리는 처음 들어봤는데.”

 

 

 

이러다 일 커지겠네. 작게 욕지거리를 중얼거리던 미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후드를 벗고는 그 간호사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런 미르의 분위기가 상당히 강압적이어서 몸을 움찔하며 뒷걸음질 치던 간호사들은 미르가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는 어쩔 줄 몰라 했고, 간호사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미르는 화를 내려는 듯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뜻밖의 미소를 지으며 조금은 다정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알아보셨나 보네요.”

? , . 스타일이 워낙 독특하셔서.”

그런 소리 많이 듣긴 하죠.”

실제로 보니까 진짜 잘 생기셨어요. 키도 엄청 크시고.”

그렇죠? 제가 좀 실물이 되는 편이라.”

 

 

 

밝게 웃어 보이며 상냥하게 구는 미르의 태도에 의외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던 간호사들은 이내 긴장을 풀고는 밝은 태도로 대화하기 시작했고, 싸인 요청에도 거부하지 않고 묵묵히 싸인을 하는 미르를 올려다보는 간호사들의 눈엔 이미 미르에게 푹 빠졌다는 기운이 철철 흘러내렸다.

 

 

 

이번에도 런웨이 서세요?”

. 서울은 사정상 못 설 것 같고뉴욕에서 설 것 같아요.”

. , 그런데 소문이랑 다르게 엄청 착하신 것 같네요.”

소문이요? 에이, 그건 다 소문이니까. 실제로 안 만나보고 겉만 본 사람들이 하는 말이죠 다.”

그럼 유연아씨랑은.”

어머, . 그런 걸 왜 말 해!”

아뇨, 괜찮습니다.”

진짜 사귀고 계신 거예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솔로로 지낸지 진짜 오래돼서. , 진짜 한 번쯤은 사귀어 보고 싶던 분이었는데 스캔들 났을 때 오히려 기분 좋던데요? 없던 이야기 지어내서 막 하던 건 좀 그랬지만.”

진짜예요?”

저 거짓말 못하는 성격인 거 아시면서. 핸드폰이라도 보여드릴까요?”

정말 아닌가 보네요.”

 

 

 

내심 안도하는 눈빛을 가지고 시선을 교환하는 간호사들을 힐끗 쳐다보던 미르는 피식 웃으며 싸인을 한 차트를 건넸다. 하여튼 여자들이란. 사실 미르는 능숙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원래 성격이 지랄 맞은 건 물론이요, 만났었던 여자를 안 만나봤다 넘기는 것, 오랫동안 솔로로 지냈다는 것 까지.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가볍게 입 꼬리를 올려 웃어 보인 미르는 양손을 주머니에 꽂아 넣으며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부탁 하나 있는데 말해도 될까요?”

? , . 말 하셔도 돼요.”

오늘 저랑 한태선 보신 거 다른데서 말 안 해주셨으면 하는데.”

 

 

 

그런 미르를 올려다보던 간호사들의 눈에 어렴풋한 의심이 비치기 시작하자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는 생각에 가볍게 시선을 떨궜다가 다시 올린 미르는 싱긋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태선이가 자기 이야기 어디서 나오는 걸 워낙에 싫어해서.”

태선이? 많이 친하신가 봐요?”

제 동생이랑 태선이 동생이랑 절친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뭐. , 오늘 잠깐 동생들이랑 만나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과로를 해서 쓰러지는 바람에.”

그러셨구나.”

 

 

 

조금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태선을 바라보는 간호사들을 살펴보던 미르는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며 미소 지어보였고, 그런 미르를 멍하니 바라보던 간호사들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림막 쳐놓고 계시라고 조언까지 해주고는 자리를 떴다. , 이제 끝났네. 너무 웃는 연기를 해 경련이 일어날 것 같은 얼굴을 꾹꾹 누르던 미르는 태선이 누워 있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 가림막을 치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태선의 가녀린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내가 너 때문에 연기까지 하고이게 뭐하는 짓이냐 진짜.”

.”

제 몸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하는 주제에 내기는 무슨.”

 

 

 

안쓰러움이 담긴 표정으로 태선을 살피던 미르는 머뭇거리다 손을 뻗어 태선의 머리칼을 정리했고, 태선의 손을 잡은 손은 쉽게 떨어질 줄을 몰랐다.

 

 

 

 

**

 

 

 

 

장 본 것을 트렁크에 다 싣고 차에 올라탄 성훈은 안전벨트를 매려다 문득 아까 전에 다 끝마치지 못한 이야기가 떠올라, 먼저 차에 올라탄 뒤 열심히 해야 할 요리의 레시피를 정리하고 있는 수하를 바라봤다. ‘착하게만 살진 않았다.’ 라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일까. 성훈은 고민에 빠져있던 수하를 그렇게 계속해서 바라봤고, 그런 성훈의 시선을 느낀 건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시선을 올린 수하는 성훈과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왜 그렇게 보세요?”

 

 

 

아무 말 없는 성훈의 눈 속으로는 아까 전에 하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생각들 중에서 아까 자신이 했던 발언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는 것을 캐치한 수하는 눈을 가늘게 뜨며 핸드폰을 제 무릎 위에 올려뒀고,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린 성훈은 핸들을 잡으며 작게 말했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많이 궁금하신가 보네요.”

.”

.”

 

 

 

제 목소리에 시선을 돌린 성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수하는 말없이 제 셔츠 단추를 모두 풀어 내린 뒤, 옷을 벗으며 한 쪽 어깨를 보였다. 그런 수하의 하얗고 매끈한 어깨에는 3cm 가량의 흉터가 나있었다. 똑바른 일자형. 두께와 길이로 봐서는. 그 흉터를 보자마자 그것이 어떤 흉터인지 대충은 짐작을 한 성훈은 조금은 놀란 듯한 눈빛으로 수하를 바라봤고, 성훈의 눈빛에 작게 미소 지은 수하는 다시 셔츠를 입고 단추를 채우며 말했다.

 

 

 

예전에 아주 나쁜 사람이 있었어요. 10년 동안이나 괴롭힌끔찍한 사람.”

.”

전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려고그 사람을 죽이겠단 마음으로 찾아갔었어요. 진짜 칼까지 들고, 죽여 버리고 감옥 가겠다는 각오까지 하고.”

.”

근데 뭐, 보기 좋게 실패했죠. 그 칼로 날 지키러 온 소중한 사람을 찔러버리고, 그 나쁜 사람에게 역으로 찔리기까지 했으니. 나쁜 생각했던 죄죠 뭐.”

 

 

 

그렇죠? 옅게 미소 지으며 성훈을 올려다 본 수하는 이윽고 길게 숨을 뱉으며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어쩌면 성장의 계기가 된 사건이고어쩌면 끔찍한, 잊고 싶은 기억. 눈을 가늘게 뜬 수하는 묵묵하게 창밖을 바라보다 얼어버린 분위기를 녹이려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착하게만 살진 않았죠?”

.”

.”

그래, 그렇네.”

 

 

 

한숨 섞인 목소리로 고개를 정면으로 돌리는 성훈을 힐끗 쳐다 본 수하는 차를 부드럽게 출발 시키는 성훈의 눈 속에서 어렴풋한 연민과 동정심을 느꼈다. 성훈이 형이 이번에 겪은 일도비슷했던 걸까. 분위기가 차분하게 가라앉은 성훈을 느낀 수하는 가볍게 숨을 뱉으며 눈을 감았고,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온 성훈은 잠시 신호에 걸린 틈에 고개를 돌려, 창문에 고개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수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말없이 다시 시선을 정면으로 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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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기다리고 있었어요!!태선이가 많이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네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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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ㅜㅜㅜㅜ감사합니다 잼게읽었여!!! 해피추석^♥^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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