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오세훈! 그런 말 어디서 배워?"
"뭐래, 진심으로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야."
"진짜 이상해졌어."
오글거린다고 뒷말을 덧붙이자, 내 손을 잡더니 그럼 예쁘지를 말던가 란다. 와 진짜, 오세훈 많이 변했다. 한참을 쳐다보자, 자꾸 보면 뽀뽀한다? 하기에 못하는 말이 없어 하고 고개를 돌렸다. 동네에 도착해서, 피곤하다고 말했더니 차에서 내리자 마자 공주님 안기로 나를 들어올리는 세훈이다. 야, 내려놔 하고 말했지만,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으면서 싫은데~ 하고 도어락을 푸는 세훈이다. 그대로 소파에 나를 앉히더니 그 위로 올라타서 한참을 쳐다본다. 얘가 왜 이래 진짜.
"나랑 결혼 할 거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결혼한다고 얘기하신 게 누구더라."
"내 생각 말고, 네 생각은?"
"몰라! 왜 물어!"
웃고 있던 세훈이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보였고, 나는 부끄럽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결혼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럼 다행이고 하면서 내 머리를 헝크리더니, 겉옷을 벗고 가방에서 옷을 꺼내 욕실로 들어간다. 야! 하고 소리치자, 오늘은 내가 먼저 씻을게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 진짜 오세훈. 붉어진 볼을 감싸며 괜히 욕실 문을 째려봤다. 나는 노트북을 꺼내 오랜만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출판사에 연락을 했다. 곧, 마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사실 세훈이를 다시 만나기 전, 6개월 간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고 3 때 수능을 망치는 바람에 하향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는데, 담임 선생님께선 원래 지망했던 대학에도 넣어보자고 하셨고,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 합격을 시점으로 1년 후, 나는 책을 출판했고 꽤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을 안 써서, 주변 사람들을 제외하곤 잘 모르지만. 물론, 세훈이도 모르고 있다.
세훈이는 끝까지 몰라줬으면 한다. 이별을 겪고 힘들었던 나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 내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글이라서 세훈이가 그 글을 쓴 사람이 나인 걸 몰랐으면 한다. 그리고 다시 준비하던 소설은 달달한 연애 소설이였다. 이건 세훈이와 연애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쓰고 있었는데,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글을 쓰고 있는데, 세훈이가 욕실에서 나왔다. 급하게 글을 저장하고 나서, 나도 씻어야겠다 하고 일어서자 세훈이는 살풋 웃더니, 내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아, 뭐야! 하고 소리치자 그냥, 예뻐서 란다.
씻고 나와서 주위를 살피자 세훈이도 꽤나 피곤했는지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 내가 세훈이를 들어 옮기는 건 무리라서 이불을 덮어주고 그 앞에 앉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다. 8시 30분, 나는 드디어 글을 마감할 수 있었다. 파일을 그대로 출판사에 넘긴 다음에 미팅 날짜를 잡았다. 세훈이는 일어나려는지 살짝 뒤척였고, 나는 노트북을 방으로 옮기고 세훈이 옆에 쪼그려 앉았다. 세훈아, 세훈아 하고 살짝 속삭이자 입꼬리가 올라가는 세훈이다.
"왜 불러, 에리야."
"일어나야지."
내 말에 몸을 일으킨 세훈이가 머리를 정리하더니 두 팔을 벌렸다. 조용히 안기자 기분 좋은 웃음을 짓더니 머리를 쓰다듬는다. 세수하고 나와 밥 먹자 하고 일어나려고 하자, 잠깐만 5분만 하면서 투정을 부린다. 진짜, 못말려. 나 5분 정확히 센다? 하고 말하자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더니 터덜터덜 욕실로 걸어간다. 그런 세훈이를 보다가 부엌으로 가 아침을 준비했다. 언제 나왔는지 세훈이가 내 뒤에 서서 내 머리 위에 자기 머리를 올려놓고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이건 뭐야? 뭐 할 거야? 뭐 먹어? 계속 묻는 세훈이에게 대답을 해주다가 세훈이를 잡고 식탁에 앉힌 뒤, 다시 요리를 시작했다. 반찬과 찌개를 식탁에 올려놓자, 세훈이가 밥은 내가 하면서 일어선다.
"예쁘네, 우리 세훈이."
"네가 더."
아침을 먹고,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데 세훈이가 연락을 받더니 울상을 짓는다. 정국이 재활 치료 때문에 병원에 가봐야한다며 나를 쳐다보기에 같이 가자 했더니, 아니라고 갔다 오겠다고 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손도 흔들고 조심히 다녀와 라고 말도 했는데, 자꾸 인사를 해달라고 떼를 쓰는 오세훈을 이해 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하자 짧게 입을 맞추더니 손을 흔드는 세훈이다. 웃음이 나와서 웃으면서 손을 흔들자, 갔다올게 하고 현관문을 열고 한참을 인사하는 세훈이였다.
세훈이가 없는 동안 청소도 좀 하고, 빨래도 좀 하고, 집안일을 끝낸 뒤에 소파에 앉아서 생각했다. 남편 출근 시킨 사람 같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웃겨 피식 웃었다.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는지, 눈을 뜨자 내 옆에서 자고 있는 오세훈이 보인다. 시계를 보자, 시침은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와, 언제부터 잔 거야.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자 세훈이가 몸을 당겨 나를 안기에 세훈아 안 자? 하고 물었다. 돌아오는 건 대답 대신 숨소리였다. 자는 건가...... 짧게 생각한 나는 세훈이에게 안긴 채, 다시 잠들었다.
"에리야, 일어나. 나 배고파."
"음......"
"그렇게 오래 잤으면서 잠이 와?"
신기하다는 듯 묻는 세훈이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품을 파고 들었더니 웃는 세훈이다. 5분만 하고 손을 펴보이자 5분 체크한다? 란다. 못난 건 빨리도 배워요 하면서 중얼거리자, 아닌데 하나도 안 못났는데? 누가 너 못났대 란다. 무슨 말을 못 한다니까 진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훈이가 먹을 수 있게 아침을 차리고 거울을 보는데 너무 자서 그런지 얼굴이 띵띵 부었다. 얼굴을 가린 채 방에 들어가서 밥 먹어 하자, 이불을 펴고 나오던 세훈이가 나를 보더니 왜? 하고 묻는다.
"얼굴이 엄청 띵띵 부었어."
"부은 얼굴이야?"
"보면 몰라?"
"예뻐서 몰랐어."
아침부터 못하는 말이 없다. 얼굴이 빨개지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아침 나중에 먹을 거야 하고 말한 뒤 욕실로 들어와 찬물로 세수를 했다. 방에 가서 로션을 바르고 나오는데 밥 먹는데 앞에 앉아있어달라는 말에 걸어가서 얼굴을 가리고 앉았다. 아, 왜 예쁘다니까 하면서 내 손을 치우려는 세훈이다. 놔 둬라, 내가 거울을 방금 보고 나왔는데 어디서 거짓말이야 하자, 그건 네 생각이고 하면서 다시 한 번 손을 치우려고 하기에 하지말라고 했어? 하자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에리야, 에리야, 김에리, 에리야 하고 내 이름을 계속 부른다. 아, 왜!!! 하고 소리를 지르며 얼굴을 가렸던 손을 치우자, 그러고 있으라고 하면서 웃는 세훈이다.
"와 진짜."
"왜? 아, 너 진짜 예쁘다고? 알지."
"미친 거 같아, 너."
"내 생각도 그래, 난 나쁘지 않은데?"
세훈이 말에 수긍했다. 나쁘진 않았다, 싫지도 않았다. 아, 물론 적응이 안 되는 건 사실이다. 아마 늙어서도 적응이 안 될 것이다. 예전에 세훈이였으면 나한테 이런 낯간지러운 말을 매일매일 내뱉진 못했을 것이다. 사실 다정하던 세훈이의 눈빛을 좋아했는데, 그 눈빛과 함께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그런 세훈이를 쳐다보기가 더욱 부끄러웠다. 얼굴을 식히려 꽃받침을 하고 세훈이를 보고 있었는데, 거 봐 자기 예쁜 거 아네 하면서 내 볼을 꼬집는다. 아니라고! 하고 소리를 침과 동시에 내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소파로 가 휴대폰을 집어들자, 오늘로 미팅 날짜를 바꿔주실 수 있냐는 내용의 문자가 들어와있다.
왜냐고 물으니, 출판사 단체 해외 여행이 잡혀서 부득이하게 날짜가 겹치게 되었다고 설명을 하기에 그러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세훈아, 나 오늘 잠깐 나갔다 올게 하자, 어디를? 하고 묻는다. 나도 일하는 사람이거든? 하고 묶어놨던 머리를 풀자, 한참을 쳐다보더니 아, 방금 거 반칙 이란다. 무슨 소리야 했더니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더 예뻐져서 란다. 어휴, 미친 게 분명하다.
"갔다 올게, 세훈아."
"데려다줄게."
"안 돼, 절대 안 돼."
"무슨 일인지도 안 알려주고."
뾰루퉁한 표정을 짓기에, 나 글 쓰는 거 알잖아 했더니 환하게 웃으며 잘 된 일이지? 하고 묻는다, 뭐가? 하고 묻자. 글 쓰는 거 하고 대답한다. 잘 진행되고 있냐는 소리야? 하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기에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완전 잘 된 일이지 하고 대답한 뒤,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출판사로 향하는 길에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출판사에 도착해서 같이 작업할 삽화가와 잠깐 얘기를 나누고, 어떤 식으로 책 표지를 디자인 했으면 좋겠는지 중간 중간 들어가는 이미지는 어떤 분위기가 좋겠는지에 대한 짧은 얘기를 마치고, 글에 대한 얘기도 잠깐 나눴다. 출판사 관계자 분은 이번엔 로맨스던데 하고 말씀을 꺼내셨다.
"네, 뭐 그렇게 쓰여지더라구요."
"실화 바탕으로 쓰시잖아요."
"그렇죠."
"그럼......"
출판사 관계자 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웃으면서 그리워하던 사람이 돌아왔거든요 하고 대답했다. 관계자 분은 좋으시겠어요 하고 웃으신 뒤, 최종 검토일 때 와달라는 말을 전하셨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출판사를 나와, 수정이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을 했더니 오세훈이 아주 복덩이네, 복덩이야 하면서 웃는다. 놀리지마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니 크게 웃으며 복덩이 세훈이란다. 너 이러면 나 전화 끊어? 하자, 아 왜!!! 하고 소리를 친다.
"부끄럼 타는 건 똑같아, 김에리."
"야, 때린 자리 또 때린다고 안 아프냐? 똑같은 거야."
"웃기시네, 잠깐만 전화 끊어. 내가 카톡할게."
수정이는 바쁜지 전화를 끊었고, 나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한참을 걷다가 보이는 영화관에 옛날 생각이 났다. 데이트하던 것부터 헤어졌던 날까지 짧게 생각을 한 뒤, 세훈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고 나서도 한참을 고민했다,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하면 세훈이가 나올까, 싫다고 하진 않을까 고민을 하다가 세훈이가 전화를 받았다. 세훈이는 여보세요? 하더니 에리야, 왜? 하고 말을 이었다. 나는 세훈이의 이름만 몇번을 부르다가 용기를 내서 질러버렸다.
"영화 볼래?"
"그냥, 지금이면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내 말에 세훈이는 곧 갈테니까 기다리라고 했고, 나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세훈이를 기다렸다. 도착한 세훈이는 내 손을 잡고 영화관으로 들어갔고, 내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표를 살 때도, 팝콘을 살 때도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이러면 불편하잖아 했더니 안 놓을 거야, 손 하면서 손에 힘을 준다. 살짝 웃었더니, 따라 웃으며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세훈이다. 자리에 앉아 광고를 보는데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세훈이도 그랬는지, 나를 쳐다보기에 웃으면서 왜? 하고 묻자, 내 손을 다시 잡는다.
"손 안 놓을게, 약속해."
"응."
"그런 일 다시는 없어. 행복 하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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