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paopo 전체글ll조회 2384l 4

국민/ 애정의 수평선 11,12 | 인스티즈


 

 

 

 

 

 

 

 

 

 

 

 

1.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손길. 스치는 체온을 느끼며 지민이는 정국이 어깨에 고개를 묻어. 정국이는 ‘왜 이렇게 애처럼 구냐’라고 툭 뱉듯이 말하지만, 팔을 조금 들어 지민이가 편하게 있을 수 있게 만들어 줘. 

 

 

 

 

 

“전정국” 

“응” 

“...미안해” 

“뭐가,” 

“진짜, 미안해.” 

“그만 미안해 해.”  

 

 

 

 

어깨가 젖어오는 걸 느낀 정국이는 바람 빼듯 웃어. 

 

 

 

 

“박지민이 나 때문에 우는 날이 오다니” 

“.....” 

“이거 영광이네” 

 

 

 

 

근데 기분은 별로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정국이는 지민이의 등을 두드려줘. 그 덕분에 들썩거리던 지민이 어깨도 점점 멎어가고. 조금 진정한 지민이는 창피한 지 괜히 헛기침을 해. 

 

눈물이 다 마르지 못한 볼. 지민이는 머쓱함에 자기 눈가를 비벼 닦아. 정국이는 그 모습을 조용히 보고 있고. 

 

 

 

 

“그만 울어. 넌 못생겨서 울면 더 못생겨져” 

“...고맙다 이 자식아” 

“못생긴 놈은 웃어야 그나마 봐줄만 한 거 알지?” 

 

 

 

 

정국이가 자꾸 장난을 걸자 지민이는 인상을 구기며 정국이 손목을 잡아. 그런데 잡힌 정국이 손목이 생각보다 훨씬 뜨거워. 걱정스러운 마음에 지민이는 눈을 굴려 정국이를 봐. 여전히 아파보이는 얼굴. 지민이는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스스로를 자책하고. 그러다 조용히 자기를 바라보는 정국이에게 손을 뻗어 이마에 대. 그러자 정국이 눈이 감겨. 

 

 

 

 

“니 손 차가워” 

“마음이 따뜻해서 그래” 

“방금 그 말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들은 것 중에 제일 재밌었어.” 

 

 

 

 

정국이는 지민이 손이 닿자 뻣뻣하고 불편한 자세를 유지해. 손에 닿는 체온이 정말 많이 뜨거워. 저도 모르게 걱정이 된 지민이는 책상위에 있던 약을 하나 가져와. 

 

 

 

 

“이거 먹어” 

 

 

 

 

정국이는 약을 빤히 바라보기 만해. 그 모습에 답답해진 지민이는 거실로 나가 직접 물을 떠오고, 상자에서 약을 꺼내. 그 동안에도 정국이는 지민이의 모습을 바라만 봐. 지민이 손바닥에 올려진 빨간 캡슐 두 개. 정국이가 느릿한 목소리로 물어. 

 

 

 

 

“니가 산 거야?” 

“보면 모르겠냐. 이거 사는 데 얼마 없는 용돈 다 썼어.” 

“.....왜 샀어?” 

 

 

 

 

그 말에 컵을 건네주던 지민이 손이 잠시 멈칫해. 하지만 다시 태연한 표정으로 돌아온 지민이는 ‘걱정되니까 그러지 멍청아’라고 넉살 좋게 이야기하고. 

 

 

 

 

“걱정 했어?” 

 

 

 

 

담담하지만 어딘가 떨리는 목소리. 지민이는 그 목소리에 자기가 본 공책을 떠올려. 지민아 나 아파, 정말 아파. 지민이는 올려지지 않는 입꼬리를 간신히 올리며 이야기해. 

 

 

 

 

“걱정 안되면 여기 왔겠냐?” 

“.....” 

“하여간 병신. 아파서 사람 걱정하게 만들고. 잘하는 짓이야 아주” 

 

 

 

 

지민이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이의 눈에서 공책에서 본 것처럼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이 비춰졌거든. 지민이가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뒤에서 조금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가지마” 

 

 

 

 

가지마, 이 세 글자가 뭐가 대수로운지 지민이 발목을 붙잡아. 지민이가 뒤돌아서 보게 된 정국이 얼굴은 애처롭기 짝이 없어. 

 

 

 

 

“박지민” 

“.....” 

“가지마. 나랑 있어줘” 

“.....” 

“.....나한테서 등 보이지 마,” 

 

 

 

 

애달프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지민이는 뒤돌아. 그리곤 장난스럽게 미간을 좁히며 말해. 

 

 

 

 

“화장실 가는 거야” 

“...아, 미안” 

“전정국 그렇게 안 봤는데 완전 애네, 애야.” 

 

 

 

 

지민이는 애써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얘기해. 하지만 그와 다르게 조금은 빠른 발걸음으로 화장실에 들어가고. 들어가서 문고리를 걸고는 한참을 생각해. 너는 왜 나를 좋아할까, 나는 왜 너의 가지 말아달라는 말에 집으로 가려는 발걸음을 돌렸을까. 너를 미워해야 옳은 이 상황 속에서 나는 어째서 전정국 네가 안쓰럽기만 한 걸까. 

 

 

 

생각이 생각을 이어 한참이나 고민을 하던 지민이. 그러다 갑자기 헛웃음이 나와. 정국이가 자기랑 연주를 갈라놓으려고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거든. 김연주를 좋아하는 박지민. 그런 박지민을 좋아하는 전정국. 김연주와 사귀는 전정국. 결국 연주를 떼어놓기 위해서였겠지. 지민이는 이걸 따져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다 정국이가 자신이 연습장을 본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 생각나 혼자만 알고 있기로 해. 

 

 

 

복잡한 머리를 털어내려는 듯 지민이는 손을 여러번 씻어. 그리곤 문고리를 돌리는 데, 문득 밖이 조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불연 듯 걱정되는 혼자 있을 정국이. 

 

 

 

지민이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니 정국이는 지민이가 준 약을 먹고 잠이 든 상태였어. 지민이는 자는 얼굴을 한 번보다 책상 앞으로 걸어가. 여전히 펼쳐져있는 연습장. 진심 어린 낙서들 위에 연필을 들어 무어라 적고는 겉표지를 덮어줘. 그러고 나서 뒤돌자, 시야에 들어오는 침대 그리고 조용히 잠든 정국이. 혼자 쓰기엔 조금 넓어보여. 어쩐지 옆이 텅텅 빈 것처럼. 허허벌판 같은 곳에 정국이 혼자 남겨진 것처럼 느껴져 지민이는 한숨을 작게 쉬고는 조심히 옆에 누워. 

 

 

 

너 아프니까 이번만 같이 있어주는 거야, 라고 정국이에게, 또는 자신에게 속삭이면서 

 

 

 

 

 

 

 

 

 

2. 

 

처음엔 정국이 옆에 잠깐 있어주려고 했는 데, 지민이도 같이 잠에 들고 말았어. 자는 동안 지민이는 저도 모르게 정국이에게 가까이 붙고. 사람의 온기를 찾다보니 벌어진 일이야. 잠에서 깨어나고 지민이는 그 사실에 멋쩍어해. 내가 정말 사람 체온을 그리워하긴 했나보네-라고 이야기하면서. 

 

 

 

혹시나 정국이 일어날까 지민이가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는 데, 누군가 정국이의 집 초인종을 눌러. 그 소리에 정국이 눈꺼풀이 들어 올려지고. 당황한 지민이는 어쩔 줄 몰라. 

 

 

 

 

“누구 오기로 했냐?” 

“아니. 없는 데” 

“빨리 가 봐” 

“.....김태형인가?” 

 

 

 

 

정국이는 작게 하품을 하면서 인터폰에 다가가. 작은 화면으로 보이는 사람은 윤기였어. 

 

 

 

 

-정국아, 걱정돼서 가정 방문 좀 왔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정국이는 인터폰을 끊고는 문을 열어줘. 지민이는 윤기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기의 손엔 죽 가게의 봉지가 들려져 있고. 윤기는 정국이 집을 둘러보며 식탁에 죽을 올려놔. 

 

 

 

 

“뭐 이렇게 많이 사오셨어요”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점원이 추천하는 걸로 다 샀거든”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윤기는 장난스럽게 웃어. 정국이는 자기 볼을 긁적거리고. 정국이 머리를 쓰다듬던 윤기는 저 멀리서 멋쩍게 서있던 지민이에게 ‘정말 병문안 왔네. 너희 많이 친해졌구나’ 하고 이야기해. 그 말에 둘은 어색하게 웃고. 

 

 

 

 

 

 

 

셋은 그 자리에서 죽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 학교 생활이나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거, 여름 방학같은 이야기. 엄청나게 비싼 걸 먹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주제로 대화하는 건 아니지만 지민이는 이 상황이 되게 좋다고 느껴. 가족같이 편안한 느낌. 사실 진짜 가족보다 더 친근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지만. 

 

 

정국이랑 지민이가 죽을 먹는 모습을 아빠미소를 장착하곤, 흐뭇한 눈으로 보던 윤기. 갑자기 장난스럽게 이야기해. 

 

 

 

 

“정국이 연주랑 헤어졌다며?” 

 

 

 

 

그 얘기에 정국이는 먹다가 기침을 하고, 지민이는 눈치를 보며 숟가락을 내려놔. 

 

 

 

 

“원래 너희 나이 때는 사귀고 깨지는 거 쉽잖아. 나도 너희 땐 그랬어.” 

 

 

 

 

윤기는 정국이 등을 두드려주면서 물을 내밀어. 윤기는 저도 모르게 정국이와 지민이의 비수를 찔렀지만 본인은 그걸 모르지. 

 

 

 

 

“정국이 너 연주한테 고맙다고 해. 원래 여자애들 헤어지고 나면 뒤에서 욕 엄청 하는 데, 연주가 너 좋게 말해놨는지 여자애들 사이에서 별말 없다고 그러더라” 

 

 

 

 

윤기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대학시절 CC였던 전 여자친구이야기를 해. 걔가 이빨을 아주 멋지게 털고 다녀서, 내가 군대를 일찍 갔다 왔거든-하고 이를 갈면서. 그런 윤기 옆에서 아직까지 잔기침을 하는 정국이. 지민이는 그런 정국이에게 조용히 ‘천천히 먹어’라고 이야기해. 정국이는 멋쩍어 하면서 ‘너나’라고 대답하고. 그 모습을 보던 윤기는 말을 멈추곤 피식 웃어. 딱 그 나이 대에 맞는 모습들이라 저까지 다 풋풋해지는 기분이 들어서야. 정국이랑 지민이가 당황해하는 모습이 귀엽기는 하지만 자기가 좀 짓궂게 군 것 같아 윤기는 대화 주제를 돌려. 

 

 

 

 

“정국이 너 시 대회 또 나가 볼 생각 없어?” 

“나가면 저야 좋긴 한데, 제가 재능이 있는지 모르어요.” 

“너정도면, 재능이야 넘치고 넘친 정도지.” 

 

 

 

 

윤기는 말끝에 ‘특히 짝사랑 시’라고 덧붙이려다 정국이가 정말 난감해 할 것 같아 웃음을 참으며 입을 꾹 다물어. 그렇게 이런 저런 대화속에서 정국이가 죽을 다 먹는 모습을 확인하자, 윤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이 어깨를 두드리면서 ‘내일은 아프지 말고 보자’라고 얘기하고. 정국이를 뚫어져라 보던 지민이. 윤기가 늦었으니 데려다 주겠다고 이야기하자 자기도 윤기와 함께 집에 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윤기가 문을 빠져나가기 전, 정국이는 윤기에게 ‘쌤, 제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이야기해. 그 말에 윤기는 여자아이들이 껌뻑 넘어가는 눈웃음을 선물해주고. 

 

 

 

 

“고맙긴. 내 제자가 아파 죽겠다는 데 한 번은 찾아 와야지” 

 

 

 

 

윤기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지민이를 봐. 신발을 느릿하게 신는 모습. 그러면서 정국이를 힐끗 보는 게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여. 선생님이라 저에게 자리를 피해달라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윤기는 ‘나 먼저 나가 있으마’하며 자리를 피해줘. 

 

윤기가 자리를 피해주고, 정국이와 둘이 남게 되자 지민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이를 마주해. 

 

 

 

 

“잘 가” 

“그래. 잘 있어” 

“가다가 돈 뜯기지 말고” 

“전정국님이 이렇게 쓸 데 없는 걱정도 다해주시고, 황송하네요” 

 

 

 

 

장난스럽게 오가는 말들. 하지만 둘의 시선은 서로 다른 감정을 담고 있어. 올곧은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정국이. 차분한 그 얼굴에 지민이는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달싹 거리다 고개를 떨어뜨리곤 문고리를 잡아. 차가운 금속이 손에 닿고, 조금 힘을 주어 돌려. 그러자 열리는 문. 지민이는 문에서 몸을 반 쯤 빠져나오게 하다가 다시 뒤돌아봐.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는 정국이가 보여. 

 

 

 

 

“너한테 내 번호 있지?” 

“아, 있어” 

 

 

 

 

지민이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곤 이야기해. 

 

 

 

 

“...나 보고 싶으면 전화해. 급한 일 없으면 올 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지민이는 정국이를 보지 않고 밖으로 빠져나와. 밖에선 윤기가 기다리고 있었고. 윤기의 차로 집에 가는 길. 짐니는 생각이 많아져. 윤기는 운전하느라 앞만 보면서 지민이에게 이야기해. 

 

 

 

 

“정국이랑 친하게 지내” 

“저도 그러고 싶어요” 

“지민이 너는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사소한 거 하나로도 인간관계는 손바닥 뒤집듯이 바뀔 수 있어. 먼저 살갑게 말을 걸거나, 만나면 인사하는 거 같이 아주 사소한 거.” 

 

 

 

 

윤기의 말에 지민이는 자기가 정국이 연습장에 쓴 말을 떠올려. 아프지마. 창문 너머로 보이는 어두워진 밤하늘. 그 위에 그려진 고민이 많은 자신의 얼굴. 왜인지 자꾸만 정국이의 아픈 얼굴, 토닥여주던 손이 머릿속을 헤집어 놔. 지민이가 옅게 숨을 내쉬자 윤기는 하던 말을 멈춰. 그리곤 타이르는 듯한 말투가 아닌 정말 삶을 먼저 겪어본 어른으로써의 충고를 해줘. 

 

 

 

 

“사실 내가 이렇게 얘기해봐야 그냥 참견이야. 너희 관계는 너희가 만드는 거니까.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해.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일거다 아마.” 

 

 

 

 

윤기와 지민이가 탄 차는 나쁘지 않은 침묵으로 가라앉아. 그리고 지민이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 이제 자기는 어떤 얼굴로, 어떤 마음으로 정국이를 대해야 할 지에 대해서. 

 

 

 

 

 

 

 

 

 

 

 

3. 

 

다음날 지민이가 등교를 하니, 비워져있던 자리가 채워져있었어. 잔기침을 한 채 단정한 교복 차림의 전정국. 그 모습을 보자 지민이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려. ‘다행이네’라고 혼자 속삭이고. 

 

 

 

정국이는 영석이랑 대화하고 있어. 군데군데 ‘김태형’이라는 이름이 나와. 김태형, 지민이는 어제 정국이네 집 앞에서 본 소년을 떠올려. 장난처럼 자신을 대하는 모습, 그 속에서 연하게 적대감이 왜 느껴졌나 했더니. 아마 자기가 알기 훨씬 전부터 자신에 대한 정국이의 마음을 알고 있던 것 같아. 

 

 

 

지민이가 자리에 앉고 반 아이들이 시끄럽게 지민이에게 인사해. ‘박지만 하이’,‘지민이오빠 좋은 아침~’ 같이 우스개로 인사하는 모습들. 지민이도 그에 맞춰서 ‘귀염둥이들 좋은 아침이야’하고 인사해. 그러다 눈이 마주친 정국이. 다른 날과 다르게 정국이가 먼저 눈을 피해. 그 모습에 지민이는 조금 서운해지고. 

 

 

 

챙겨줬는 데, 이렇게 쌩까기냐. 입을 삐죽 내민 짐니. 가방을 걸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데, 뭔가 단단한 게 자기 머리를 때려. 

 

 

 

 

 

“어떤 자식이야” 

 

 

 

 

 

지민이가 인상을 쓰면서 숙였던 상체를 들자 바닥에 가운데 부분이 볼록하게 나와 있는 쪽지가 보여. 아픈 뒷통수를 부여잡으면서도, 지민이는 호기심에 그 쪽지를 열어. 그러자 나오는 건 연노랑색 알사탕 하나. 

 

 

 

[나 이제 안 아픔. 그거 윤기쌤이 나 먹으라고 준건데, 커서 불쌍한 독거노인이 될 박지민에게 기부한다. 먹던지 말던지] 

 

 

 

지민이는 쪽지에 피식하고 웃음. 쪽지를 보다 정국이를 보니, 정국이가 자기를 보고 있음. 지민이가 뭐라 대답하려는 데 갑자기 나타난 석진이가 지민이 쪽지를 뺐어. 

 

 

 

 

“뭘 그렇게 좋아해? 이 흉물스러운게 연애편지라도 되는 거?” 

 

 

 

 

연애편지라는 말에 지민이는 당황해. 본인이 왜 당황하는지 모르고. 그래서 석진이에게서 낚아채면서 ‘신경끄삼’하며 눈을 흘겨. 석진이는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보면서 실실 쪼개길래 나는 연애편지라도 되는 줄 알았졍’하며 남준이 쪽으로 가고. 지민이는 눈을 굴려 정국이 쪽을 봐. 

 

 

 

정국인 책상에 엎드려 있어. 귀가 빨갛게 물들어 있는 채로. 지민이는 그걸 보면서 웃는 얼굴과 인상 쓴 얼굴 그 애매한 사이에 있는 표정을 지어. 내가 모르는 동안에도 너는 그렇게 티를 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야. 그리고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 않아 본인도 아리송했고. 

 

 

 

 

 

 

 

♧♧♧ 

 

 

 

 

 

 

 

 

 

 

 

ㅂㅌㅎㅁ12 

 

 

 

 

 

 

 

1. 

 

정국이의 병문안 이후 국민이들은 전과 다르게 미묘한 관계가 되어버렸지. 정국이의 진심을 알게 된 지민이. 새로운 시선으로 보니 그동안 정국이가 자신에게 한 행동들과 말들이 모두 이해가 돼. 

이렇게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지금이지만 안타깝게도 둘 사이는 크게 변한 것이 없어.  

 

 

 

그 일 이후 정국이가 지미니에게 사탕을 준 것 빼곤 ‘연주’라는 연결고리가 빠졌으니 별다른 접점이 없어 둘 사이는 더욱 더 서먹해졌어. 정국이는 평소와 같이 지민이를 보기만 할 뿐 다가가진 않고, 지민이는 정국이가 본인을 좋아하는 걸 알지만 껄끄러워 할 뿐 호감이나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진 않아 정국이를 피할 뿐이야. 

 

 

 

하지만 지민이는 정국이를 피하면서도 나름대로 정국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사실 평범하게 자라온 10대 남자아이가 본인과 동성인 또래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면 누구나 부정하려고 들 꺼야. 그게 아무리 잘생겼든 능력이 있든. 일단 그걸 받아들인다는 자체가 정말 개방적인 사람이 아닌 이상 힘든 일이니까. 지민이도 그래. 정국이가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정국이를 이해하는 걸 힘들어해. 머리랑 가슴이 따로 노는 거지. 

 

 

 

지민이가 정국이를 피해 다닌 지 삼일이 지난 후의 청소 시간, 윤기가 지민이를 조용히 불렀어. 

 

 

 

 

“지민아, 정국이랑 많이 친해졌나?” 

“아뇨..... 오히려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것 같아요” 

“사내자식들끼리 뭘 내외를 하고 그러냐” 

“저 여자에요” 

“하하, 이 자식 봐라” 

 

 

 

 

지민이의 우스개소리에 피식 웃은 윤기는 지민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앞머리가 헝클어질 정도로. 지민이는 힘을 뺀 채로 가만히 있고. 

 

 

 

 

“정국이 그 놈이 너랑 얼마나 친해지고 싶어 하는 지 아냐?” 

“잘 모르겠어요.” 

“봐봐, 지금도 보고 있네.” 

 

 

 

 

감시하는 것도 아이고- 윤기가 웃으며 복도 쪽을 봐. 짐니도 따라서 시선을 복도로 옮기니 청소를 하던 정국이가 눈에 띄어. 정국이는 지민이가 자기를 보니 시선을 돌리고. 자기를 쳐다보고 있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눈에 띄게 피하는 모습에 무언가 서운하기도 한 복잡한 감정 때문에 지민이는 자기 뒷통수를 긁적여. 그 둘을 본 윤기는 눈을 접어가면서 웃고. 

 

 

 

 

“같은 반 친구끼리 이렇게 서먹한 걸 담임이 지켜볼 수만은 없지.” 

“뭘 어떻게 하시게요?” 

“나한테 다 방법이 있다” 

 

 

 

 

윤기는 윗니를 드러내며 웃어. 그리곤 지민이 어깨를 두드리면서 ‘자, 박지민이 청소 해야지, 청소!’하곤 지민이에게 청소하라고 독촉하고. 지민이는 그 때 윤기가 말한 ‘방법’이 그냥 해본 소리인 줄 알았는데, 윤기는 정말 둘을 같이 붙여놓을 방법을 만들어놓았어. 그건 바로 7월 청소 구역을 붙여 놓는 것.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아 이주일 정도만 같이 하면 되는 거지만, 그마저도 지민이에겐 버겁게 다가와. 민윤기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어쩌면 이렇게나 친절하신지-하고 한숨을 내쉬는 데, 청소 구역을 확인하러 다가온 정국이랑 눈이 마주쳐. 검은 눈동자와 눈을 마주하게 되자 지민이는 어색하게 웃어. 

 

 

 

 

“너, 나랑 같이 체육관 동편 청소야” 

 

 

 

 

지민이가 굉장한 용기를 쥐어짜내어 말한 거지만 정국이는 대강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곤 자기 친구들에게 돌아가. 친구들 사이에서 눈까지 접으며 웃는 모습. 자기에게 보인 모습과 대조되는 그 모습에 지민이는 입술을 깨물어. 나 좋다고 사탕주고, 아플 때도 보고 싶다고 공책에 쓴 게 누구인데, 지금 이렇게 모른 척 하는 거야? 괜히 삐죽 올라오는 심술. 밑입술을 내민 지민이는 자리로 돌아가. 

 

 

 

지민이의 모습을 본 남준이는 자기 근처에 있던 석진이에게 ‘박지만 화난 듯’하고 이야기해. 그러자 석진이는 남준이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며 작게 얘기하고. 

 

 

 

 

“몰라서 그러냐” 

“뭐가?” 

“박지만 쟤 정국이랑 같은 청소 돼서 그런거야” 

 

 

 

 

그 말에 입을 한껏 벌리며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같은 표정을 지은 남준이는 헛기침을 해. 

 

 

 

 

“둘이 또 싸우면 어떻게 해?” 

“그러니까," 

"분위기 살벌해지겠네, 또" 

"좋은 생각이 났는데 .....실장 니가 정국이나 지민이 둘 중 하나랑 바꾸는 거야” 

“왜 와타시가 바꿔 줘야하는 지 묻고 싶습니다만?” 

“당신 실장이잖아” 

“부실장인 님이 바꿔 줘도 될 텐데” 

“난 '부'실장이잖아. 세컨드라고. 이런 건 리더! 리더가 해야지” 

 

 

 

 

석진이는 남준이 어깨를 밀면서 빨리 가서 바꿔주라고 이야기해. 남준이는 ‘이거 민쌤이 정한 거라 안 될 텐데’하면서도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기고. 남준이는 일단 기분이 좋지 못해 보이는 지민이를 건너뛰고 정국이에게로 가. 정국이 주위에 있던 아이들은 남준이가 대화에 끼러 온 줄 알고 장난을 걸어대고. 어느 정도 친구들의 장난을 받아준 남준이. 정국이 목에 팔을 두르며 장난처럼 제안을 해. 

 

 

 

 

 

“정국, 체육관 동편 청소 진짜 할 꺼야?” 

 

 

 

 

 

정국이는 남준이를 보며 웃어.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여. 

 

 

 

 

“응” 

“진짜?” 

“진짜” 

“거기 귀찮잖아” 

 

 

 

 

남준이의 말에 정국이는 ‘그렇긴 한데’하고 말을 흐려. 그리곤 어딘가를 봐. 거기엔 지민이가 불퉁한 표정으로 짝궁과 대화하고 있어. 그런 정국이를 힐끔 본 남준이는 정국이만 들을 수 있게 작게 말하고. 

 

 

 

 

 

“지민이랑 같이 하면 너 불편하잖아” 

“.....” 

“바꿔줄게” 

 

 

 

 

정국이는 남준이의 말에 바람 빼듯 웃고는 대답해. 

 

 

 

 

“다 들켜 버렸는데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남준이가 인상을 쓰고 ‘뭐라고~요? 저기 제가 한국어를 잘 못해서 못 알아들었습니다만?’하고 되물었지만 정국인 남준이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며 웃어. 

 

 

 

 

“그냥 한다고. 괜찮아” 

 

 

 

 

정국이가 웃으면서 단호하게 계속 하겠다고 하자 남준이는 할 일이 생겼다는 핑계를 대곤 무리에서 빠져 나와. 그리곤 지민이쪽으로 스리슬쩍 다가가. 짝꿍과 메이플 스토리의 전성기에 대해 열 띈 토론을 하고 있던 지민이. 어깨를 살짝 치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돌아봐. 

 

 

 

 

“아 씹! 깜짝아... 님 매너 모름?” 

“쏘리 맨” 

“됐고, 무슨 일인데” 

“너 청소구역” 

 

 

 

 

청소구역 이야기가 나오자 지민이 표정이 조금 굳어. 남준이는 그 표정을 보곤 어색하게 웃고. 지민이 짝꿍에게 잠깐 할 말이 있다는 얘기를 해 지민이 옆을 차지 한 남준인 정국이에게 했던 말과 동일 한 말을 건네. 

 

 

 

 

“정국이랑 하면 너 불편 하잖아” 

“.....” 

“그래서 바꿔준다고” 

 

 

 

 

남준이는 지민이를 봐. 지민이는 조금 매서운 눈초리로 ‘강제로 바꾸는 거냐?’라고 묻고. 그러자 남준이는 손을 저어. 절대 그런거 아님-하는 말과 함께. 그러자 표정을 조금 푼 지민이는 정국이 자리를 힐끗 본 다음 남준이를 봐. 

 

 

 

 

 

“전정국한테 물어 봤어?” 

“엉” 

“뭐래?” 

“그냥 하겠데.” 

 

 

 

 

그 말에 지민이는 작게 한숨을 쉬어. 남준이는 조금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정국한테 뭐 약점 잡혔냐? 아님 니가 정국이 약점 잡았어?” 

“이게 무슨 소리야. 너 또 약 처먹고 왔구나.” 

“...아니다, 아니야. 아무것도” 

 

 

 

 

남준이는 정국이가 ‘다 들켜 버렸는데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도 없고’라고 이야기한 게 생각나 물어본 건데 지민이가 생전 처음 듣는 사람같이 굴어서 그냥 혼자 삼켜. 

 

 

 

 

“어쨌든 박지민 당신 어떻게 할 껍니까?” 

“...나도 그냥 할래” 

 

 

 

 

말하고 나서 창피한 지 볼에 바람을 넣은 지민이를 보면서 남준이는 어깨를 으쓱거려. 애들 말로는 분명 둘이 서먹서먹하고 사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둘 다 하겠다고 하는 게 뭔가 아리송하게만 다가왔거든. 얘네 둘 다 이상해-라고 생각한 남준이는 지민이를 바라봐. 

 

 

 

 

“나중에 딴 말하기 없기다?” 

“알겠습니다요” 

“...정국이랑 싸우지 말고” 

“내가 초등학생이야 이런 말이나 듣고 있게” 

“형은 널 믿어 지민아” 

“어련 하시겠어요” 

 

 

 

 

대화가 어느정도 끝이 나자 남준이는 근처에 뻘쭘 하게 서있던 지민이 짝꿍을 불러서 자리를 다시 내어주면서 지민이를 바라봐. 남준이에게 등을 보인 지민이는 걱정하는 남주니를 아는 지 ‘전정국이랑 진짜 안 싸울 꺼야. 그러니까 가’하고 얘기하고. 아이들 사이에서 웃고 있는 정국이와 짝꿍과 다시 심도 높은 메이플 대화를 하는 지민이. 그 둘을 번갈아 보다 남준이는 석진에게 돌아가. 어떻게 되었냐고 호들갑을 떨며 묻는 석진이에게 남준이는 그저 ‘둘이 알아서 해결하겠데.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라고 얘기하며 어깨를 툭툭 치고. 

 

 

 

 

 

 

2. 

 

남준이에게 우겨서 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막상 청소시간이 되니 밀려오는 민망함에 짐니는 몸서리 쳐. 나중에 오면 더 뻘쭘 할 것 같아 먼저 동편에 도착한 지민이. 괜히 했어-라는 말은 혼잣말로 열 번도 넘게 했을 쯤, 쓰레기봉투를 든 정국이가 동편으로 걸어와. 지민이는 제 손에 들려 있던 집게 두 개 중 하나를 내밀고. 

집게를 나눠 가진 뒤, 둘은 말없이 청소해. 생각보다 쓰레기도 없어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닐 뿐이야. 괜시리 윤기쌤이 미워지는 순간. 지민이는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해 조금 큰 소리로 이야기해. 

 

 

 

 

“날씨 좋네” 

 

 

 

 

그러자 허리를 숙여 쓰레기를 주운 정국이가 무심한 표정으로 대꾸를 해. 

 

 

 

 

 

“하늘 보니까 먹구름 투성인데” 

“.....” 

“날씨가 좋다고?” 

“.....” 

“박지민 이제 보니 역설법 천재였네. 시인으로 등단 하지 왜 학교 다녀?” 

 

 

 

 

쓰레기를 봉투에 넣은 정국이는 고개를 들어 지민이를 봐. 지민이 얼굴엔 ‘너 존나 짜증나.’라고 써져 있어. 정국이는 올라가려는 입꼬릴 참으며 계속해서 틱틱거리며 시비를 걸어. 

 

 

 

 

“인상 쓰니까 못생김이 레벨업 하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놀라운 못생김이야. 야, 넌 평생 웃고 살아야겠다” 

 

 

 

 

 

못생겼다는 말에 지민이는 울분을 터뜨려. ‘아으으으! 전저엉구욱! 진짜 싫어!’ 그 말에 정국이는 크게 웃음을 터뜨려. 눈을 접고 이빨을 보이면서 웃는 모습에 지민이는 조금 차분해지고. 사실 정국이를 만나기 전까진 지민이는 걱정 많이 했어. 요 근래 동안 말 안하기도 했고 본인도 무의식적으로 피해 다녔는데, 갑자기 청소시간동안 붙어있어야 했으니까. 너무 어색해서 죽고 싶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생각보단 덜 어색해서 놀랐고 상대방인 정국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본인이 예민하게 굴었나 싶기도 하고. 

 

 

 

지민이는 집게를 들고는 그 자리에 서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어색한 이 상황, 나와 전정국의 관계, 앞으로의 일들, 나를 향한 전정국의 감정. 지민이가 한참이나 골똘히 생각할 때, 슬쩍 옆에 선 정국이가 지민이 어깨를 툭툭 쳐. 

 

 

 

 

 

“야, 청소 해. 나만 하잖아” 

“아 죄송” 

“죄송이고 나발이고. 이제부터 너 혼자 해. 니가 그렇게 멍하게 서있을 동안 나 혼자 했다” 

 

 

 

 

정국이가 한쪽 눈썹을 올리며 자기가 주운 쓰레기들을 보여줘. 짐니는 괜히 ‘별로 줍지도 않았네’라고 혼잣말 했고. 그러다 정국이가 인상을 쓰고 째려보니 어깨를 으쓱거리며 쓰레기봉투를 받아 들곤 쓰레기를 주우러가. 

 

 

 

급식으로 나온 주스. 바닥에 흥건한 액체에 흠칫한 지민이는 껍질을 조심스럽게 집게로 집으면서 욕쟁이 할머니로 빙의해. 

 

 

 

 

“.....거 참, 이런 건 급식실에서 처먹지 왜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사람 피곤하게 만들어” 

 

 

 

 

지민이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껍질을 주우면서 정국이를 힐끗 바라봐. 솔직히 지민이는 본인이 정국이에게서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아주 많이 신경 쓰고 있었거든. 그걸 자각하고 있는 본인도 자기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고. 솔직히 정국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얼마나 티내나 궁금하기도 했어. 하지만 정국이는 지민이에게 사탕을 던져주고 난 후부터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그냥 ‘반에 있는 안 친한 남자애’처럼 굴어 왔어. 바라보는 눈빛에선 ‘애정’같은 걸 느낄 수도 없었고. 그래서 쟤 진짜 나 좋아하는 거 맞아? 라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기도 했어. 

 

 

 

껍질을 줍던 지민이. 콧김을 흥-하고 뱉곤 입술을 말아. 편하게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 모습. 지민이 본인에겐 관심이 1g도 없는 것 같아 보여 괜한 심술이났거든. 그런 생각 때문에 지민이는 껍질을 조금 거칠게 봉투에 담아. 하지만 짜증은 짜증나는 일을 불러온다고, 주스 껍질은 남아있던 음료를 지민이의 배에 뿌리곤 봉투 안으로 들어가. 

 

 

 

 

“으아, 이런 시발점 같은...” 

 

 

 

 

지민이는 울상을 지어. 흰 셔츠에 당근주스라니. 하하, 이것 참 금상천화이니라. 지민이는 흰 바탕에 수놓아진 예쁜 주황 방울무늬를 보며 화를 참기위해 숨을 크게 내쉬어. 

그리고 고개를 드니 언제부터 봤는 지, 정국이가 지민이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어. 

 

 

 

 

“혹시 관종?” 

“...신경 꺼” 

“무슨 일인데? 다쳤어?” 

“다친 건 아니고 버려진 주스 교복에 흘렸어” 

 

 

 

 

정국이는 그 말에 혀를 차. 그리곤 다가와서 지민이 손에 들려있던 집게를 가져가고. 

 

 

 

 

“개수대가서 빨리 빨아라.” 

“조금 있다가 빨면 되겠지 뭐” 

“그거 마르면 안 지워져” 

“...겁 주지마 이 자식아” 

“진짠데” 

 

 

 

 

진짜라는 말에 개수대를 향해 천천히 걷던 지민이는 발을 조금 더 빠르게 옮겨. 뒤에선 ‘그렇게 뛰면 넘어져 조심해 새끼야’라는 정국이 목소리가 들렸지만 개수대로 뛰어가다 싶이 걸어간 지민이는 수도꼭지를 돌려 물을 틀어놓곤 미친 듯이 교복을 문질러. 

 

 

 

 

“아 진짜 이거 안 지워지면 안 되는 데” 

 

 

 

 

지민이는 입술을 깨물고는 다급한 손길로 교복을 빨아. 중학교 때 교복을 더럽히고 와 아버지에게 뺨을 맞았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거든. 그 기억 때문인지 강박증 증세처럼 교복을 빨아. 하지만 연하게 남은 얼룩. 지민이 얼굴엔 불안함이 그려져. 물이 가득 묻은 교복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지민이. 

 

 

 

 

“박지민” 

 

 

 

 

그 때, 저 멀리 조회대쪽에서 누군가 큰 소리로 지민이를 불러. 

 

 

 

 

 

 

3. 

 

고개를 드니 언제 저기에 간 건지 정국이야. 정국이는 지민이 쪽으로 빠르게 뛰어와 헉헉 거리며 무언가를 건네. 정국이가 내민 건 남자 화장실에 있는 비누야. 

 

 

 

 

“...이거 가지고 온 거야?” 

“청소시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걸로 빨리 빨아” 

 

 

 

 

지민이는 자기 손에 들려진 하얀색 비누를 보다 시선을 정국이에게로 돌려. 헝클어진 앞머리. 그걸 바라본 지민이는 괜한 미안함 때문에 아무 말 못하고. 정국이는 얼룩이 다 지워지지 않았는데도, 가만히 있는 지민이가 답답한 지 ‘옷 벗어봐’라고 얘기해. 

 

 

 

 

“뭐?” 

“교복 벗어봐” 

 

 

 

 

지민이는 눈치를 보다가 주춤 거리며 교복을 풀어. 지민이가 단추를 한 개씩 풀어내려가자 정국인 여전히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로 시선을 옮기고. 지민이가 벗어서 조금 느릿한 손길로 정국이에게 교복을 내밀자 정국이는 남자애치곤 꽤나 섬세한 손길로 얼룩을 지워줘. 

 

 

 

 

 

“이거 이렇게 비누로 지워야 지워진단 말이야” 

“넌 이런거 어떻게 알았어?” 

“혼자 몇 년을 살았는데. 이런 기본적인 걸 모르겠냐” 

 

 

 

 

정국이가 거품을 내고, 다시 그 거품을 씻어내는 동안 옆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 말끔하게 거품이 지워진 걸 본 정국이는 물기를 짜내고. 교복을 평평하게 피는 팡-거리는 소리. 정국이는 교복을 반듯하게 펴서 지민이쪽으로 내밀어. 정국이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시야에 들어온 지민이는 흰 반팔만 입고 옆에 쪼그리고 앉아 운동장 쪽을 하염없이 보고 있고. 

 

 

 

 

“얼룩 지워졌긴 한데 물 많이 묻었으니까 아직 입지 마” 

 

 

 

 

정국이가 지민이한테 내밀었는데 지민이는 받지 않고 계속해서 운동장만 바라봐. 거기에 조금 짜증이 난 정국이는 ‘빨리 받아. 팔 떨어질 것 같거든?’하고 얘기해. 짜증이 묻어 난 목소리에 지민이는 주춤하면서 교복을 받아. 그리고 난 후엔 자기 무릎에 이마를 대. 

 

 

 

 

 

“전정국” 

“.....” 

“이렇게까지 도와주지마, 챙겨주지도 말고” 

 

 

 

 

문득 크게 느껴지는 정국이의 감정이 지민이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졌거든. 나는 너한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으니까- 지민이는 마지막 말은 애써 목구멍 속에 숨겨. 어딘가 냉정하게 뱉은 말인데도, 정국이는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아. 둘 사이엔 청소시간에 장난치는 아이들의 목소리만 가득 채워져. 정국이의 숨소리와 함께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 

 

 

 

청소시간이 끝나간다는 것을 알리는 예비종이 울리고 지민이는 한숨을 크게 내쉬어.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머리에선 가벼운 무게감이 느껴지고 시야는 흰색으로 채워져. 자기 머리에 얹어진 걸 내려 확인하니 가슴팍에 [전정국]이라고 쓰여 진 하복 셔츠야. 지민이가 고개를 돌려서 보니, 안에 받쳐 있었던 검은 반팔만 입고 있는 정국이가 운동장 쪽을 보며 발장난을 치고 있어. 

 

 

 

 

“내 맘이다. 도와주는 것도, 챙겨주는 것도” 

“.....” 

“...좋아하는 것도 다 내 맘이야. 까대기 치는 것도 아닌데 내 맘대로 하는 것도 너한테 일일이 허락 받아야 되냐?” 

 

 

 

 

지민이는 정국이가 말하는 동안 한군데를 뚫어져라 봐. 빨간 귀 끝. 하지만 정국이는 지민이를 보지 않고 말을 뱉어. 그리곤 복잡한지 자기 얼굴을 마른 세수 해. 

 

 

 

 

“...나 그동안 욕심 안 부렸잖아." 

"그게 아니라 난," 

"너한테 좋아해 달라고 얘기도 안 할게. 친해지자고 하는 거 아냐. 나 진짜 너한테, 너한테 더 바라는 것도 없어. 그러니까,” 

“.....” 

“하지 말라는 소리만 하지마.” 

 

 

 

 

마지막 말을 하고 나서 정국인 고개를 떨어뜨려. 들려오는 한숨소리에 지민이는 무릎을 펴고 일어나. 

 

 

 

 

“정국아,” 

“.....” 

“좋아해주는 건 고마워.” 

 

 

 

 

정국이는 지민이를 봐. 여러 감정이 깃든 눈동자에 잠시 말을 멈춘 지민이는 자기 손에 들려진 정국이 교복을 입어. 정국이 눈동자는 단추를 채우는 손을 따라 올라가고. 지민이 손은 조금 떨려와. 그걸 지민이 본인도 알고 있고. 말을 잇는 건 힘들었지만 지민이는 정국이에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정국인 계속해서 자기를 향한 애정을 보일 껄 알아서야. 받아주지 않는 애정이 얼마나 아픈 건지 지민이 본인이 잘 알고 있거든. 그리고 요새들어 지민이 자기 자신이 정국이 때문에 엄청나게 헷갈려 하기도 하고, 자꾸 시선이 정국이 쪽으로 머물기도 하고. 지민이는 그게 그동안 채워지지 못했던 애정이나 관심을 자기가 좋아하지도 않는 정국이에게서 찾으려는 것 같아 미안했거든. 

 

 

 

 

“솔직하게 말하면 누가 나한테 애정을 보이는 게 오랜만이라 엄청 좋아. 나 사랑 받는 거 좋아하거든 .....그런데, 이러는 거 너나 나나 서로한테 안 좋다는 거야.” 

“....” 

“그리고 요즘 내가 너 때문에 많이 복잡해. 그러니까,” 

 

 

 

 

지민이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면서 정국이랑 마주해. ‘그만해’. 지민이가 얘기한 이 세 글자에 정국이는 숙였던 고개를 들어. 빨개진 눈시울로 지민이와 눈을 맞추고. 

 

 

 

 

“.....” 

“미안해. 확실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니가 더 아플 것 같아서” 

“...그래. 네가 곤란하다면 여기서 그만 두는 게 맞겠지,” 

“.....” 

“뭐해, 들어가자.” 

 

 

 

 

정국이는 먼저 등을 보이면서 반으로 들어가. 검은 반팔만 입은 모습. 젖은 교복이 주는 축축함과 조금 큰 하복 셔츠가 주는 어색함. 자기가 먼저 선을 그어 놓고 어쩐지 밀려난 듯한 기분에 눈가가 뜨거워져 와. 이게 잘 한 일 맞을 텐데, 왜 자꾸 눈물이 날까. 한참을 서있던 지민이는 정국이와 다섯 발자국 정도 멀어지자 그때서야 느릿한 걸음으로 걷기 시작해. 

 

 

 

 

 

 

4. 

 

교실에 들어오고 보충 수업이 시작 되어도 지민이 표정은 밝아질 줄 몰라. 이따금씩 고개를 숙이면 보이는 [전정국]이라는 이름 때문에 목이 따끔거려왔거든. 먼저 밀어낸 건 나인데, 어째서 내가 더 아픈 건지. 정국이를 보니 평소처럼 담담한 표정이야. 

 

 

 

지루하기 짝이 없는 수학. 단조로운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던 지민이는 교장 선생님의 훈화말씀이 적힌 종이에 낙서를 해. 친구 뒷통수나 날아다니는 자전거 같이 쓰잘데기 없는 걸 그려도 보고, 영어 수행평가로 외웠던 팝송을 써보기도 해. 

 

 

 

 

He dosen't see me 

And the closer he gets 

I can't help but hide 

So ashamed of my body and voice 

There are boundaries 

We pass in spite of the war 

But our own 

We can't seem to cross 

 

 

 

 

그러다 지민이는 고개를 들어 정국이를 봐. 여전히 앞만 보는 모습. He dosen't see me, 그는 나를 바라보지 않아. 결국 이렇게 되어야 정상적인 건데 어딘가 가슴이 착잡해져와. 지민이 손에 들린 볼펜, 그 끝에 달린 꺾인 깃털은 여전히 흔들거리고. 깃털을 잠시 바라보던 지민이는 힘없이 웃어.  

 

 

 

정국이가 남자라서 밀어낸 건 아니야. 그래서 밀어낼 거였다면, 그 연습장을 본 순간 바로 밀어냈을 테니까. 단지 본인이 정국이에겐 사춘기 때 앓는 가벼운 마음인 것 같았거든. 잠깐 동안 깊게 앓았지만 아무런 상처도 주지 못하는 그런 감정. 정국이가 연습장에 썼던 ‘외롭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지만 지민이는 고개를 저어. 정국이 주위엔 친구들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거든. 여자애들 만큼이나 남자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으니까. 

 

 

 

사람 사이에 있으면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금방 없어지니까 정국이에게 너무 미안해하지 말자면서 지민이는 스스로를 달래. 하지만 스스로에게, 또 자기를 좋아한 적 없던 것처럼 구는 정국이의 행동에서 받은 본인의 상처는 어떻게 없애야하는 지 지민이는 잘 모르겠다고 생각해. 

 

 

 

보충 1교시의 종이 울리고 아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거리를 내뱉으며 대화를 해. 정국이는 평소처럼 영석이를 포함해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 대화하고 있고. 그걸 바라보던 지민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지민이가 간 곳은 호석이가 있는 8반이야. 

호석이는 자기 반에 놀러 온 지민이를 보자마자 반 친구도 제쳐두고 와. 그 모습에 지민이는 괜시리 코끝이 따가워지고. 지민이와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서 그런지, 지민이 표정이 어둡다는 걸 금방 알아채. 

 

 

 

 

“이 새끼 왜이래, 야 무슨일 있었냐?” 

“....없었어” 

“그런데 왜 질질 짜려고 그래? 누가 뭐라고 했냐? 김연주?” 

“그런 거 아니야” 

 

 

 

 

호석이는 붉어지는 지민이 눈시울을 보더니 화장실로 데려가. 

 

 

 

 

“세수나 해. 너 그러고 나가면 사람들이 내가 너 괴롭힌 줄 알고 오해하니까.” 

 

 

 

 

호석이가 장난스럽게 던진 말 때문에 지민이는 세수하면서 웃어. 그리곤 장난스럽게 대꾸해. ‘얼굴 원래도 험악하게 생겼으면서’. 지민이가 세수를 마치자 호석이는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해. 

 

 

 

 

“5분 밖에 안 남았네. 무슨 일인지 따발총처럼 얘기해라” 

“...그냥, 아. 나 요즘 사춘긴 가봐. 존나 소녀 감성.” 

“하하, 지랄도 염병이네. 그런 건 중학교 때 떼고 왔어야 되는 거 아니냐?” 

“아, 몰라.” 

“하긴 박지민이 발육 상태 보면 지금 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호석이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지민이 어깨 동무를 해. 지민이는 눈까지 접으면서 웃어보이고. 자기 친구가 힘들어하니 신경이 쓰이면서도 이유는 말해주기 곤란해 하는 것 같아 호석이는 그저 어깨를 손으로 툭툭 치면서 ‘박지민 고객님 힘내세요’하고 얘기하고. 

둘은 지민이네 반까지 같이 걸어와. 호석이는 반으로 들어가려던 지민이 가슴팍에 낯선 이름이 있는 걸 보곤 지민이를 부르려고 했지만 지민이는 이미 반으로 들어갔고. 

 

 

 

[전정국]이라고 쓰여진 셔츠. 자기가 잘못 본 건가 싶어 호석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려. 분명 정국이가 청소시간에 자기 반으로 와서 여자아이에게서 섬유탈취제를 빌려 자기 교복에 뿌린 걸 봤거든. 하지만 호석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자기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 

 

 

 

학교가 끝나고도 퇴근하지 못해 우울함이 깔려있는 교무실. 설탕같이 달콤한 웃음을 지닌 민윤기 선생님이 하품을 하는 데, 누군가 그 옆에서. 입을 얼른 닫은 윤기가 누군가 하고 고개를 돌리니 정국이야. 

 

 

 

 

“안녕 정국아, 무슨 일이니?” 

“시 공모전이요” 

“아! 잠시만 기다려라 아가야” 

 

 

 

 

윤기는 정신없이 쌓여진 종이더미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내. 8월 중순까지 출품해야하는 공모전 내용이 적힌 종이야. 그걸 윤기에게서 받아 든 정국이는 무표정하게 종이를 넘겨. 

 

 

 

 

“청소구역 마음에 드냐?” 

“아주 많이요” 

“지민이가 너랑 붙여 달라고 얼마나 떼를 쓰던지, 아주 죽는 줄 알았어” 

 

 

 

 

윤기가 웃으면서 장난스레 말하자 가방에 종이를 넣던 정국이가 이야기 해. 

 

 

 

 

“걔는 저 싫어해요”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어딘가 떨리는 목소리. 그걸 들은 윤기는 웃던 얼굴을 조금씩 굳혀. 

 

 

 

 

“무슨 근거로?” 

 

 

 

 

가방에 종이를 넣은 정국이가 고개를 들어 윤기를 봐. 윤기는 걱정 반, 안타까움 반이 섞인 표정으로 자기를 보고 있어. 

 

 

 

 

“.....제가 잘못한 게 하나 있거든요.” 

 

 

 

 

정국이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웃어. 

 

 

 

 

 

 

 

 

 

크리스마스 선물로 두 편 한 번에 합쳐서 올립니다 

저의 작은 선물 받으시고 

모두 예수님의 생신을 축하해주세요 

불교 신자인 저도 진심으로 예수님의 생ㅇ신을 축하드립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선댓
8년 전
독자2
헉 일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작가님 엄청 길잖아요 진짜 크리스마스 선물인것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ㅜ지민이가 정국이 밀어내는거 너무 가슴 아픈것.....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3
사랑핮니다.... 진짜 둘 사이 감정이 보는내가다 조미저마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다음편도 기대하고 가요 !!!!!
8년 전
독자4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제가 요즘 제일좋아하는 글입니다ㅜ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요ㅜㅠㅠㅠㅠㅠㅠㅠ 짐니가 정국이 밀어내고 서로 힘들어하는게 가슴아프네요ㅠㅠㅠㅠㅠ맴찢ㅠㅠㅠ
8년 전
독자5
와 어쩐지 길어서 행복하게 읽었더니 두편이라니! 와 작가님 디테일이 장난아닌거같아요 그냥 단순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냥 물흐르듯이 지나가는게 아니라 마음 감정을 자세히 쓰고 잘 표현하는거같아서 이것도 정랄 명작이라고 봅니다 8ㅅ8 아흣... 잊지못할 작품이에여 꾸르잼... 지민이가 결국 정국이를 밀어내고는 하는데 하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ㅎㅎ
8년 전
독자6
와 ㅠㅠㅠㅠㅠㅠ 진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오애ㅣ렇게 삐뚤어지는거챠 ㅠㅠㅠㅠㅠㅠㅠㅠ하지만 나중엔 자석처럼 꼭 달라붙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참 잘 읽었습니다 사실 매일매일 이 글 뜨나 기다리고 있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7
지민아왜그랬어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잘이어질거라고생각했는데틀어지다니..슬픕니다ㅜㅜㅜ이렇게두편이나올려주실줄몰랐어요!ㅜ와이건정말사랑입니다감사합니다ㅜㅜㅜ
8년 전
독자8
와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진짜 복받으실꺼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3대가 계타실꺼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제가읽은 국민글중에 제일짱이에여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전정국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9
사랑합니다... 작가님... 사랑해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ㅜㅜㅜㅜ
근데 왜 지민아 ㅜㅜㅜ 정국이를 왜 ㅜㅜㅜㅜ 크엉 ㅜ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10
저 1편부터 정주행 하고왔어요 ㅠㅠ신알신했고 ㅠㅠㅠ 둘다 너무 찌통ㅠㅠㅠ 다음편 얼른 보고싶네요
8년 전
독자11
와 진짜 자까님 글 대박이에여ㅠㅜㅜㅡㅜㅜㅜㅜㅜ
정국이 맴찢 ㅠㅠㅠㅠㅡㅠㅠ

8년 전
독자12
석진이랑 남준이 보면서 귀여워서 엄마미소 지으면서 보고 있었는데 맴찢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3
위후~~~~!!!국민 넘나조ㅅ은것!!! 우리성탄절로 하나되어요! 국민으로 하나되어요!!! 작가님사랑해요!!!
8년 전
독자14
작ㄱㅏ님진짜사랑함ㅂ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고ㅠㅠㅠㅠㅠㅠㅠ 둘의삽질은 언제쯤 끝날까요...? 어서 이어져라!!
8년 전
독자15
으엉ㅠㅠ 정국아ㅠㅠㅠ찌통일어날것같네요ㅠㅠㅠ
8년 전
독자16
아 지민이가 밀어낼때 왜 내가 눈물이 다나는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7
전!!!!!정!!!!국!!!!!박!!!지!!!민!!!!!!
윤기야 빨리 이어줘!!!!! 사랑해!!!민윤기!!!! 이제 정국이가 마음을 숨기지 않는구만ㅠㅠㅠ 내새끼ㅠㅠㅠ 니네들 걍 사귈운명이니까 걍 겨론해라...

8년 전
비회원72.173
회원도 아닌데 댓글 달아봐요. 참.. 너무 예쁘면서도 약해서 깨질까봐가 두려운 마음이 너무 느껴져요 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8
어ㅓㄷㄱ해요 지밈아 ㅠㅠㅠㅠㅠㅠㅠ 밀어내지마ㅠㅜㅠㅠㅠㅠㅠㅠㅠ 국민 행쇼는 언제쯤 성사될 수 있을까요ㅠㅠㅠㅠ 어엉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19
자까님 그리규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 보러 인티 들려요 항상 ㅎㅎ
8년 전
독자20
작가님 이렇게 두편이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사드려요 ㅠㅠㅠㅠㅠㅠㅠ 우리 국민이들 언제쯤이면 행쇼할까요 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21
ㅓ머나 시상에......대박이다ㅜㅜㅜ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ㅠㅠㅜㅜㅠㅜㅜㅠㅜㅡㅜㅜㅜ
8년 전
독자22
ㅠㅜㅠㅠㅜㅠ아 맴찢.....ㅜㅠㅜㅠㅠ작가님 고생하셨어요
8년 전
독자23
아니..ㅅ정구강...............정국아.....!!!!!!!!!!! 지민ㄴㄴ아1!!!11!!!!!!!!!!!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넘나 찌통인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이 둘 왜케 아련하고 이쁜지 알수가 없는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24
세상에 맴찢.....
8년 전
독자25
하하아아ㅏㅠㅠㅠㅠㅠ아ㅏㅠㅠㅠㅠ 이거 너무 재미나여ㅠㅠㅠㅠㅠㅠ 한번에 다읽고 싶지만 아까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천천히 읽겠어ㅠㅠㅠㅠ
8년 전
독자26
제가 다 아프네요 ㅠㅠㅠㅠ 지민이 어서 각성하길ㅠㅠㅠㅠ 거절하는 짐니도 밀려난 정국이도 둘다 아픈게 보여요 ㅠ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1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김남길 [김남길] 아저씨1 나야나 05.20 15:49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1 이바라기 05.20 13:38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8 세라 05.19 11:3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7 세라 05.19 11:35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6 세라 05.19 11:27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5 세라 05.17 15:1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4 세라 05.16 10:19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 05.15 08:52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2 세라 05.14 17:5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세라 05.14 14:46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1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5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전체 인기글 l 안내
6/2 6:06 ~ 6/2 6:0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