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마치 죽기 직전의 사람이 내뱉는 단말마와 같았다.
나는 또 한번 거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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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CO X G-DRAGON
W.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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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아파온다. 골치아픈 녀석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관자놀이를 지긋이 눌렀다. 이놈의 두통은 멎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낙서, 우지호, 그리고 지코. 머리속을 휘도는 말들이 뒤엉키고 또 다시 욱신대는 통증이 올라온다. 녀석이 뭐라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하나.
시작은 대기실에 놈이 찾아 온 거였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며 앨범을 돌리는 것은 여느 후배가수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내가 받은 앨범에 들어있는 포스트잇 한장을 제외하고는.
- 010 XXXX XXXX.
그날로 시작이었다. 녀석과 나의 외줄타기같은 관계는. 무대인사까지 모두 마치고 내려와서 차에 탔다. 눈을 잠깐 붙인 것 같은데, 금새 숙소였다.
한숨을 쉬고는 숙소로 들어갔다. 집에 돌아와 아까 받은 앨범을 대충 쳐박아두려 들어올렸을 때, 싸구려 포스트잇인지 그 사이로 포스트잇이 떨어졌다.
하, 우스워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일곱명이던데, 그 중 누굴까. 하는 생각에 문자를 보냈다. 너 누구냐? 보낸지 10초도 되지 않아 답장이 왔다.
혹시 지디선배님이세요? 읽기도 전에 전화가 왔다. 답장을 하려던 나는 전화를 받았다. 혹시 지디선배님이세요? 다짜고짜 묻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어, 맞는데. 넌 누구냐."
사실 목소리 때문에 놈이 지코라는, 블락비의 리더라는건 알고 있었다. 그리 특이한 보이스는 아니지만 금새 잊을 정도로 흔한 목소리도 아니라서.
그리고 랩 할때의 느낌은 꽤, 내가 예전에 바라던 느낌이고 나와는 달리 또렷한 발음이 돋보였으니까. 선배님 지금 전화 괜찮으세요? 정중하게 묻는 폼이 웃겼다.
처음 봤을 때 부터 그랬지만, 의외로 조심스러운 구석이 있다는게 느껴진다. 어, 괜찮아 나 지금 숙소거든.
"선배님 진짜, 어… 제가 예전부터 생각한건데요."
"말해, 지금 씻고 잘거거든."
"이번 활동기간 끝나시면 저랑 같이 녹음하실래요?"
엄청난 돌직구에 멍청하게 어? 하고 되물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제가 오버온지도 얼마 안되서 좀 별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도 나름, 어… 우물쭈물댄다.
전혀 이럴 인상은 아닌데. 쭉 찢어진 눈매나 인상을 강하게 만드는 큰 코, 원하는게 있으면 단호하게 이거 주세요, 하고 말할 인상이었는데 우물쭈물이라니.
웅얼대지 말고, 정확히 말해봐. 나랑 녹음하자고? 아 네. 하고 대답하는 모습에 전화기를 뗄 생각도 하지 못하고 푸하하, 하고 웃었다.
"선배님? 혹시 제가 못할말을…"
"아니, 하자. 하자."
웃으면서 대답했다. 네가 오버로 올라온 이후 늘 비교당했었다. 물론 네가 데뷔하기 전, 네가 아직 낙서였던 시절 믹스테잎은 꽤 신선했다.
힙플에서 무료배포했던 attention은 꽤 재미났고. 단조로운 비트에도 깔끔하게 랩을 입히는 모습에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
회사의 동의없이 독단으로, 순식간에 결정한 콜라보. 일단 대중성은 확보. 날보고 게이새끼, 고퀄복사기라고 욕하는새끼들도 잠재울 수 있겠지.
사장님에게 전화했더니 혼나면서도 똑바로 하기나 하란 소리를 들었다. 언플은 자제할거니까 알아서 해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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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은 계속 취해왔다. 대부분은 전화로 진행했다. 일단 스튜디오에서 몇번 만났다. 같이 비트를 만들고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고.
힙플에서 나를 까던 놈들이 왜 낙서는 빨았는지, 지코가되고는 안빨았는지 알거같았다. 가사에 겉멋이 들었네. 헤드셋을 벗고 관자놀이를 눌렀다.
지호야, 아, 지호라고 불러도 괜찮지? 왜 이렇게 쓴거야? 처음엔 조곤조곤 물어댔다. 눈을 비비면서 왜요, 형? 하며 묻기에 쓰레기같다고 대답했다.
눈매가 순식간에 매섭게 바뀐다. 쓰레기? 하고 반문하는 놈에게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말했다.
"어. 쓰레기. 너 낙서일때, 하모닉스할때, 그리고 니 믹스테잎까지 들었는데 이건 아니다. 내일보자."
손을 휘휘 내저으며 꺼지라는 제스처를 했다. 머리를 푸르르, 털더니 내 앞으로 다가온다. 씨발, 좆같아서. 그 날로 시작이었다.
-
"씨발년이."
머리가 딩딩 울렸다. 그 와중에도 드러나는 부분을 때리지 않은 것이 용하다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를 얻어맞았다. 처음은 어깨가 쥐어잡혔다.
우지호, 아프니까 놔. 하고 말하자마자 옆통수에 주먹이 날아왔다. 뻑, 하는 소리가 머리를 울렸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털컹, 하고 의자도 출렁했다.
누구맘대로, 내일보는데? 하면서 손으로 내 머리를 잡았다. 내가 하자고 했다고, 니 맘대로 해도 괜찮은거같아? 어? 하면서 울림이 가라앉지 않은 머리를 쳤다.
복사기만도 못한년이, 누구보고? 비트도 제대로 못만들어내는게 누구보고 쓰레기? 어? 하면서 쓰러진 나의 배를 걷어찼다. 속이 뒤집혔다.
"너나 똑바로해. 빠순이년들이 오빠 음악 좋아요, 하면 진짜 니 음악이 좋고 니 랩이 괜찮은줄알아?"
쭈그려 앉더니 내 머리를 들어올린다. 씨발, 그냥 넌 음악창년이야. 니 몸보여주고 니 퍼포먼스 보여주고 음악파는년. 넌 모든게 복제품이니까.
니 음악도 니 스타일도 니 랩도 니 라임도 니 플로우도. 죄다. 들어올린 머리를 녹음실 바닥에 내리쳤고, 잠시 시야가 암전됐다.
-
"어, 씨발 못해먹겠다."
[병신아, 그러니까 왜 했냐니까. 너랑 안맞을거라그랬쟈나, 내가 그랬쟈나]
"미친, 대표님이 해보라고하니까 그랬지. 한번에 허락하길래 나 맘에들어하는줄 알았다고."
[아 맞다, 근데 그 새끼 게이라는말 있던데]
"미즈하라키코랑 잤다던데."
[야 씨발, 바이일수도 있쟈나, 따먹어 보쟈나]
"너한테 전화한 내가 병신이지. 끊어."
박경과의 통화는 머리를 더 아프게만 했다.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 머리를 쥐어잡았다. 아오, 우지호 개같은 성격.
쓰레기라는 말을 듣자마자 뚜껑이 뽕, 하고 열려버렸고 결과는 저기 소파에 눕혀놓은 지디. 머리를 싸맸다. 시발 이걸 어떻게해야하나.
깨어나도 뒤지고 나는 그냥 뒤진다. 진짜 한번 해봐? 코에 손을 대니 숨은 쉬고 있었고 덕분에 한 시름 덜었다. 어휴, 죽지는 않아서 다행.
이상하게 머리속에 계속 맴도는 한 마디, '따먹어 보쟈나' 미친, 박경 이 후로게이새끼. 머리를 흔들며 그 생각을 없애보려했지만 계속 맴돈다.
소파에 누워있는 지디는 입술을 살짝 벌리고있다. 일단 아무 말 없이 만들 약점을 잡기는 해야한다. 옷을 훌훌 벗겼다.
거참, 뽀얗고 예쁘네, 하는 생각과 함께 찰칵찰칵 사진부터 찍었다. 일단은 일어나면 존나 빌어야겠다. 어휴.
이느낌이 아니었는데 원래 이런느낌아닌데 짘짘이가 더 무서워야하는데 쓰다가 짘웃긴짤보고와서 도저히 무섭게써지질않음
똥글이니까 구독료는 10원만. 10원 아까우면 댓글주세여 일주일 후 반환해드릴게여
어쩜이리도 병신같은지, 어휴. 뜬금없는글이다 정말....꿀벌에게도 빛들에게도 미안해여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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