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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성 건피증 민윤기  

 

 

 

 

 

 

 

 

 

 

 

 

1-1 

 

 

 

하루종일 비가 오는 날이었다.  

 

 

 

" 여긴 윤기오빠야, 인사해 앞으로 맨날 볼텐데 " 

 

 

 

부모님의 이혼으로 나는, 엄마와 함께 엄마의 친구 집에서 살게됬다. 그 동안 살아온 허름한 집과는 다르게 대리석에 2층에 방까지 있는 호화스러운 집이었다. 

 

 

 

 

 

 

 

 

 

1-2 

 

 

 

 

" 오빠, 윤기오빠 " 

 

 

 

윤기오빠를 만난건 초등학생때였다. 언제쯤인지 가늠한다면 아마. 10살때쯤?. 나보다 2살이나 많은 윤기오빠였지만. 왜인지 나보다도 작고 마른 체구와 하얀 피부에 낯 가림이 심한 내가. 호기심을 가지곤 대꾸조차 하지않는 윤기오빠를 잡곤 몇 일간 매달렸었다. 그러기를 몇 일. 내게 겨우 마음을 열어준 윤기오빠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었다. 의자에 앉아서 떠들어ㅡ 방바닥에 앉아 여전히 말을 시켜대는 날 내려다보며 말했다.  

 

 

 

 

와, 목소리 멋있다. 

 

 

 

 

 

 

 

 

1-3 

 

 

 

 

오빠는 왜 맨날 집에만 있어? 어린 맘에 물어본 말에 묵묵히 피아노를 치던 윤기오빠의 볼이 미세하게 떨렸다. 

 

 

" ..오빠, 오빠 윤기오빠.. " 

 

 

불러도 대답없는 오빠. 피아노를 치는 손등이 떨리는게 10살의 어린 나에게는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치, 윤기오빠 미워.  

 

 

 

 

 

 

 

 

 

1-4 

 

 

 

 

색소성 건피증. 

윤기오빠는 태어났을때부터 색소성 건피증. 이라는 병을 앓고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빛 한번 본 적 없을 법한 새하얀 피부와 마른 몸이 떠올랐다.10살의 나이에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햇빛을 보면 피부가 타는 병이라고 해야하나. 그것마저도 엄청난 역경인데. 색소성 건피증 환자의 대부분이 오래 살지 못하거나. 자살을 택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겁이 났다. 그저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그날 윤기오빠의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새빨개진 눈을 들킬까 겁나서 그 다음날도. 일주일이 지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윤기오빠를 볼 자신이 없었다. 

 

 

 

 

 

 

 

 

1-5 

 

 

 

 

윤기오빠, 오빠 뭐해? 

 

일주일 내내 윤기오빠를 피해다녔다. 아니 윤기오빠는 방 밖으로 나오지 않으니 들어가지 않았다가 맞는 말이겠지. 혹시나 윤기오빠를 마주치면 괜한 죄책감이나 동정심이 들까봐서. 오빠에게 미안해서라도.  

 

 

일주일 내내 방 밖으로 나오지 않은 오빠는 요즘 밥도 잘 안먹는다고 한다. 방 문을 두드려도 대답조차 않는다. 오빠ㅡ나 들어가도되? 오빠! 여전히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방 안은 윤기오빠의 향이 잔뜩 뭍어있다. 오빠? 어딨어. 순간 침대 위의 이불이 움찔거렸다. 확실한건. 평소답지 않다. 이불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는걸로 보이는 윤기오빠.  

 

 

 

 

오빠. 나 왔어. 늦어서 미안. 

 

 

 

 

침대 위의 이불이 또 움찔. 왜 인지 나조차도 파르르 떨리는 손등이다. 오빠ㅡ 미안. 미안해. 오빠의 침대 위에 앉아서 오빠가 뒤집어쓴 이불을 만지작 거렸다. 눈물이 날꺼 같았다. 괜히 천장을 쳐다보곤 정신 차리자. 제발. 주문을 외웠다.  

 

 

 

 

 

한참을 그러곤 있었다.  

 

 

 

 

 

이불 속에서 뭘 하는지 가끔씩 느껴지는 움직임에 나조차도 천장으로 시선을 고정하곤 없는 사람마냥 숨을 죽일뿐이였다.  

오빠가 이불을 헤집곤 침대 위로 앉았다. 눈이 시렸다. 빨간 두 눈을 마주쳤다. 1시간 이상이나 참아온 눈물이 수도꼭지를 튼것 마냥 줄줄 흘렀다.  

 

 

 

 

 

 

 

 

 

 

나도. 오빠도. 

 

 

 

 

 

 

 

 

 

 

 

 

1-6 

 

 

 

 

오빠는 못하는게 없었다. 여러가지 기계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표현이 서툴뿐, 오빠는 글도 참 잘 썼다.  

 

오빠에게 피아노를 배웠고. 미술도. 글도. 몇 년간 오빠의 옆에 있으면서 오빠의 성격까지도 배워버렸다. 서로가 상처되지 않는 한. 최소한의 표현만이 우리의 의사소통이였다.  

 

 

 

 

 

 

 

1-7 

 

 

 

 

실수로 오빠가 쓴 낙서를 봤다. [ 밝은 색을 보고 싶다. 하지만 어두운 색이 잘 어울린다 ] [ 닮고싶다. ] [ 하늘이 궁굼하다 ] 대충 휘갈겨쓴 오빠의 글씨에 심장 어딘가를 찌르는것 같다. 오빠의 글씨들이 어느새 흐려져 보이지 않는다.  

 

 

 

 

 

 

 

 

 

 

1-8 

 

 

 

 

 

" 잘 다녀와. "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오빠를 만난지 7년이 지났다. 무심한듯 머리를 쓰담는 오빠의 손길에 몰래 마음을 달랜지도 벌써 3년이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겨본다. 응 오빠. 다녀올께.  

 

 

 

 

 

 

" 벌써 이렇게 컸네. " 

 

 

 

 

 

뒤돌아 방을 나가는 내 등 뒤로 오빠의 음성이 들렸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오빠에게 들릴까봐 부끄러웠다. 어쩌면 이런 내 마음을 오빠가 알고 있을까 걱정도 됬다. 응 많이 컸지? 오빠 동생 이제 고등학생이야. 담담한 척. 떨리는 목소리를 진정시켰다. 간지러운 심장이 미워지는 순간이다. 

 

 

 

오빠가 활짝 웃어줬다. 새 하얀 얼굴이 보기 좋게 구겨진다. 

윤기오빠 웃는거 진짜 이쁘다. 떨리는 눈을 도저히 마주칠수없어 고개를 푹 숙인다. 

 

 

 

 

 

 

 

 

 

 

응. 진짜 이쁘다. 내 동생. 

 

 

 

 

 

 

 

 

 

 

1-9 

 

 

 

 

담담한 모습의 오빠였다. 고등학교를 입학한 후. 자의든 타의든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간다. 어쩌면. 어리석지만 윤기오빠를 두고도 처음으로 제대로 가져보는 학교생활이. 들뜬것이다. 처음으로 사겨보는 또래 친구들. 평범한 학창생활에 오빠 생각도 하지않고는 이기적인 나다.  

 

 

 

 

 

 

 

1-10 

 

 

 

 

오빠. 

 

 

집이 온통 난장판이다. 일 년에 한 두번 보는 담당 의사 선생님이 윤기오빠 방에 있다. 심장이 터져버릴것같다. 7년 만에 다시 보게 된 오빠의 눈물이다. 애써 참는듯 꽉 쥔 주먹이 떨려온다. 오빠의 모습을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다. 오빠 울지마.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또. 고개를 푹 숙였다.  

 

염치없는 년. 오빠도 날 쳐다보지 않는다. 

 

 

 

 

 

 

 

 

 

1-11 

 

 

 

 

돌발 행동이였다. 그저 오빠의 의지로 행동한. 믿을수가없었다. 이성적이고 누구보다도 어른스러운 윤기 오빠인데.  

 

오빠 방에는 없는 창문을 찾아 무작정 내 방의 커텐을 걷었다고 한다. 새하얀 피부에 붉게 화상을 입은 윤기오빠의 얼굴은 공허해보였다. 온통 빨갛게 화상입은 모습이. 보는 사람도 아프다고 느낄 정도였다. 오빠가 다른 색소성 건피증 환자들처럼 자살을 해버릴까 싶어서, 하루 하루가 불안했다. 오빠ㅡ 오빠 나 왔어. 기다렸지? 말을 걸어도. 7년 전 첫 만남 마냥. 날 저 멀리 밀어버린 느낌이다. 오빠.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오빠 미안. 

 

 

 

 

 

 

 

 

1-12 

 

 

 

 

이쁘다. 

 

 

 

오빠 목소리. 넓은 방을 가득 채워준다.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라 잔뜩 갈라지고 잠긴 소리다.  

 

넓은 방 한켠 외국의 휴향지가 소개된 엽서들을 잔뜩 붙여논 벽을 쳐다보며 말한다. 너무ㅡ이쁘다. 너무 너무 이쁘다. 

 

 

 

 

 

 

 

 

 

한동안 오빠의 갈라진 목소리는 멈추지않았다. 

 

 

 

 

 

 

 

 

 

 

1-13 

 

 

 

 

" 오빠, 윤기 오빠. " 

 

 

 

 

 

눈을 감고. 속삭였다. 오빠. 오빠. 어디 안가고 내 옆에 있을꺼지? 

 

 

공허한 방 안엔 빗소리만이 시끄럽게 방 안을 채웠다. 

 

 

 

 

 

 

번진 물감마냥 잘못 섞인 오빠와 나의 모습은 누구든 흉하고 안타깝다고 여길만 했다. 여기저기 얼룩지고 뜬 모습. 그 꼴이 꼭 물 없는 수영장에 다이빙을 시도하는 덤앤더머 마냥 보였을것이다.  

 

 

 

 

 

 

결국 

 

 

 

 

 

 

 

 

짙은 남색의 새벽 하늘이 방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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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글분위기완전 제취향이예요.... 완전푹빠져서읽었어요ㅠㅠㅠㅠ 노래랑도 완전잘어울려요.... 잘읽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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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취향이라니 흡..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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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오 완전 색다른소재네요...! 분위기가 취저에요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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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신알신 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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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와...분위기가 장난아니네요...심장이 막 아려와요 신알신하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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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신알신 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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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 ....윤기 맴찢 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 윤기양 ㅠㅜㅜㅜ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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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윤기는 왜저렇게 맴찢이 잘어울리는걸까요ㅠㅠ댓 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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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막 심장이 아리고 분위기에 취하는 이 글은 .........이 글을 쓰신 작가님은 제 사랑을 받으셔야 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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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심장이 아린다니ㅠㅠ헝헝 감사합니다..사랑 잘 받았어용..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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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완전 아련아련하네요ㅜㅠㅜㅜㅜㅜ 브금도 분위기랑 진짜 잘 어울리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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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좋은 글이라니 감사합니다 (대성통곡)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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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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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ㅠㅠㅠㅠ댓 감사합니다 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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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91
우와.... 작가님 이런 글 좋아요 분위기가 장난 아니네요 뭔가 되게 슬프네요 윤기가 너무 불쌍하네요ㅜㅜ 이런 글 많이 써주세요 다 읽을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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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이런 분위기의 글 꼭! !많이 자주 올리도록 할께요! 댓 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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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글 분위기 좋다... 잘 읽고 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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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분위기 좋다니 ㅠㅠ으헝 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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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진짜 맴찢이에요ㅠㅠㅠㅠ 윤기야ㅠㅠㅠㅠㅠ 밖에도 못나가고 크면서 자연스레 자신이 우선이 아니게되는 동생을 볼때마다 느끼는 상실감은 이루말할수없었겠죠ㅜㅜㅠ 민윤기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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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ㅠㅠ윤기야ㅠㅠㅠㅠㅠ독자님이 잘 이해해주신거같아서 기쁘네요ㅠㅠㅠ감사합니당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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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와 분위기진짜 좋아하는 분위기에요 ㅜㅜㅜㅜ감사해요 ㅜㅜㅜ이런글 써주셔서 ㅜㅜㅜ덕분에ㅜ잘읽고 갑니다! 수고하세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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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연
이런 분위기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ㅎㅎ..앞으로 많은 소재로 오겠습니다 ㅎㅎ감사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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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윤기는 왜케 찌통한 글이 잘어울릴까여,,, ㅜㅜㅜㅜㅜㅜㅜㅜㅜ쟉가님 진짜 글 잘쓰시는 거같아요 문체가 먼가 몰입..? 돼는 거 같아요ㅜㅜㅜ부러워요 ㅜㅜㅜ
민윤기 진짜 맴찌주ㅜ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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