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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연애의 정석

 

 

 

 


연애의 정석03

 

 

 

 

 

 

 

 

 

 

 

" 변백! 집에가? "

" 집말고 어디가냐? "

" 에이~ 친구야, 우리 같이 소소한 일탈을 즐기러 가보는건 어때? "

 

 

 

 


자신의 어깨를 쿡쿡 찌르며 일탈을 꿈꾸는 종대에게 정신차리라는 말과 함께 집쪽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는 백현을 종대가 붙잡았다.

 

 

 

 

 

" 야아-! 나심심하단 말이야! "

" 찬열이랑 놀아. "

" 박찬열 걔는 나버리고 중간에 쨌다고!! 변백 진짜 이러기야? "

" 몰라몰라몰라- 나 간다! "

" 변백현!!!! 야이 고등어 조림만도 못한놈아!!!!!!!!!!!!! "

 

 

 

 

 

점점 작아지는 백현의 등을 향해 바락바락 고등어 조림을 외치는 종대와 그런 종대를 무시하는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하하- 모르는 사람입니다. 저랑 상관없어요, 라는 표정으로 빠르게 자리를 피하는 백현이였다.

골목길로 들어선 백현은 쌀쌀한 밤바람을 맞으며 목을 한껏 움츠린체 어둠속을 걷기 시작했다.

야자가 끝난 후 늦은 밤이라서 그런지 집으로 돌아가는길이 은근히 무섭던 백현은 애써 팔을 앞뒤로 휘적거리며 위풍당당히 집으로 걸어가고있었다.

그때,

 

 

 

 


" 야. "

 


백현은 그대로 걸음을 멈추었다. 날 부른건 아니겠지, 백현이 다시 걸을음 뗐다. 등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마음속으로 마중을 나오겠다는 세훈에게 됐다며 만류한 백현은 그때 자신을 후회하며 점차 걸음에 속도를 내었다.


 

타박타박-

백현을 좇는 묵직한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백현은 그대로 걸음을 멈춰선체 주먹을 질끈 쥐고 있는 힘껏 자신을 쫓아오는 뒤를 향해 팔을 휘둘렀다.

나름 세게 휘둘렀다고 생각했는데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백현의 팔이 반동으로 튕겼다.

 

 

 

" 아씨.... 죽을래. "

" ...헐. "

 

 

 

당황한 백현이 고개를 들어올리자 백현의 팔에 맞은 이마를 문지르며 경수가 백현을 어이없다는듯 쳐다보고 있었다.

 

 

 

 

 

 

 

 

 

 

 

 

 

 

 

 

 

*

 

 

 

 

꽤나 아팠는지 한참을 이마만 문지르던 경수가 입을 열었다.

 

 

 

" 아직도 아파. "

" ....진짜..... 진짜 미안...... "

" 나 팔 아퍼, 니가 좀 문질러봐. "

 

 


 

집으로 돌아가던길 치안인줄로 착각하여 실수로 경수의 머리를 때리고, 사과를 하던 중 미안하면 밥을 사달라는 경수의 말에 돈이없던 상황에서 얼떨결에자신의 집으로 경수를 초대하게 된 백현은 경수의 말에 우물쭈물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다. 경수가 뭐하냐는 듯이 미간을 찌푸리자 백현은 목까지 차오른 반대쪽손을 사용하라는 말을 삼킨체 경수의 이마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마를 문지르면서 내내 백현의 불안정한 시선처리를 본 경수가 조용히 웃었다.

 

 

 

 

 

 

 

 

 

 

 

 

 

 

 

 

 * *

 

 

 


" 왜 너네집에 아무도 없어? "

" 아.... 나 원래 동생이랑 같이 사는데 늦게 들어오네. "

" 동생 몇살인데. "

" 나보다 한살 어려. "

" 그러니까 몇살. "

" 17..살... "

 

 

 


열여덟에서 하나 빼는게 그렇게 어렵나,

경수가 들리지않게 백현이 웅얼거렸다. 그런 백현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리저리 집을 돌아다니던 경수가 말했다.

 

 


" 부모님은? "

" ...부모님은 직장때문에 따로살아. "

 

 


아- 백현의 말에 경수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 구경을 끝낸 경수가 백현에게 다가왔다.

 

 


" 뭐만들어? "

" 그냥 간단하게 라면, 라면 싫어해? "

" 좋아해. "

" 다행이네. "

 

 


뒤에서 느껴지는 경수의 시선에 백현은 몸둘바를 몰랐다. 빨리 티비를 보던지 집구경을 더 하던지 했으면 좋으련만, 무슨생각인지 백현의 뒤에서 꿈쩍않는 경수였다.

 

 

 

" 나 오늘 자고가도돼? "

" .....뭐? "

" 너네집에서 자고가도 되냐고. "

 

 


라면을 끓이다말고 백현이 놀란 토끼눈으로 경수를 쳐다보았다. 그런 백현에 비해 경수는 ' 물 넘친다 ' 라며 불을 낮게 조절했다.

 

 


" 안돼? "

 

 

 

오늘 처음으로 정말 짧은 대화를 나눈 사이밖에 안되는데 당당히 자신의 집에서 자고가도 되냐는 경수의 발언에 백현이 답했다.

 

 

 

" ...너희 부모님이 걱정하시지 않을까? "

" 나 부모님 없어. "

 

 


이건 또 무슨말이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경수를 백현은 그저 말없이 바라보았다. 당황한 눈빛이 가득한 백현의 눈동자를 보던 경수가 피식 웃었다.

 

 


" 당황한거 티난다. "

" 아-.... "

" 장난이야, 이것만 먹고 갈게 "

 

 


백현의 손에 들려있던 젓가락을 집어든 경수가 라면을 휘저으며 얘기했다.

 

 


" 괜찮은데.. "

" 뭐라고? "

" 자고가도 괜찮다고.... "

 

 

 

괜찮다는 말에 경수가 백현을 돌아보았다. ' 그래? 딴말하기 없기다. ' 라며 얘기하던 경수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 나중에 우리집 와. 맛있는거 해줄게. "

 

 

냄비를 들고 부엌에 자리잡은 경수는 호호- 뜨거운 라면을 불어가며  ' 나 요리 잘하거든. ' 백현을 보고 말했다. 백현은 알겠다며 경수에게 미소를 지었다.

 

 

 


" 근데 너 눈꼬리가 엄청 쳐졌다. "

" ....그,그래? "

 

 


뜬금없는 경수의 말에 손으로 눈꼬리를 만지다 ' 그렇게 쳐졌나.... ' 백현이 중얼거렸다.

 

 

 

" 귀여워. "

" 응? "

" 귀엽다고. "

" ....아 "

" 김종대가 보는 눈은 있어서. "

 

 

 

응? 백현의 질문에 경수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말이냐며 되물으려는 순간 도어락이 풀리고 세훈이 집안으로 들어섰다. 경수를 한번 쳐다본 세훈은 쇼파에 가방을 던져놓으며 말했다.

 

 

 


"  형- 나 배고파. "

" 저녁 안먹고 왔어? "

" 어, 나 밥줘 "

 

 

 


굶었다고 칭얼거리는 세훈의 말에 부리나케 백현이 부엌으로 들어갔다.

세훈이 자연스레 경수의 옆에 앉았다.

 

 

 

" 백현이형 친구에요? "

" 응. "

" 아하- "

 

 

 

무슨 생각을 한건지 고개를 몇번 끄덕이는 세훈에게 경수가 물었다.

 

 


" 백현이 동생이야? "

" 네. "

 

 


그래, 경수가 고개를 돌려 다시 젓가락을 집어들었고 세훈은 마이를 아무렇게나 던져놓고선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세훈.

교복마이에 선명하게 빛나던 세훈의 명찰을 본 경수는 세훈을 위한 라면을 들고오는 백현을 보며 그저 말없이 물을 마셨다.

 

 

 

 

 

 

 

 

 

 


연애의 정석

 

 

 

 

 

 

 

 

 

 

 

 

백현의 집에서 라면을 먹고, 옷이 맞지 않는다고 세훈의 옷을 마다하며 백현의 옷을 입은 경수는 그렇게 세훈의 방에서 곯아떨어졌다.

자신의 방에서 세상모르고 편하게 잠을 자는 경수를 황당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세훈이 입을 열었다.

 

 


" 쟤는 어쩌다 데려온거야. "

" 그게.... "

 

 


어린아이가 부모님에게 사고를쳐서 변명하듯, 어정쩡한 자세로 조근조근 경수를 집으로 데려오기까지의 일을 얘기하는 백현의 모습에 세훈이 옅게 웃었다.

 

 

 

 

" 오늘 내가 챙겨준거 먹고갔어? "

" 아 응! 잘먹었어. 형 깨워주고 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

" 너무 곤히 자길래 깨우기 미안해서. "

" 앞으로는 형 깨워주고 가, 그런데 너는 언제 일어나서 그런걸 사가지고 오는거야? "

" 그냥... 잠도안오고. 할거없어서 형 아침이나 챙겨주려고. "

 

 

 

 

아유- 기특해라, 세훈의 말에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백현이 말했다.

 

 

 

 

" 그나저나 경수때문에.. 오늘은 형이랑 방에서 잘래? "

" 아니, 나 그냥 거실에서 잘래. "

" 왜? 쇼파는 불편하잖아. "

" 자다가 형 발길질에 맞는것보단 나아. "

" 뭐? "

 

 


내가 언제에-!, 귀가 빨개진 백현에 키득거리는 세훈이었다.

백현과 세훈이 키득거리든 말든, 누가 자신을 없어가도 모를정도로 경수는 그저 아늑한 세훈의 방에서 잠을 청했다.
 

 

 

 

 

 

 

 

 

 

 

 

 

 

 

 

 

 

 


*

 

 

 

커튼틈으로 비치고 들어오는 햇빛에 잠시 눈을 찌푸리던 경수는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 역시 잠은 침대에서 자야해. ' 세훈의 침대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던 경수가 이내 거실로 나왔다.

잠시 거실을 배회하던 경수는 백현이 잠든 방으로 들어갔다. 백현은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있었다. 경수는 그런 백현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어떻게 하나도 안변했냐,

경수가 백현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매만졌다. 삐죽삐죽 솟아오른 백현의 머리를 정돈해주려는 순간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 뭐하세요? "

 

 

 

막 샤워를 끝낸 세훈이 젖은 머리를 마른수건으로 탈탈 털며 물었다.

자게 냅둬요, 세훈의 말에 경수가 조용히 일어났다. 경수는 백현의 방문을 닫으며 나왔다.

 

 


" 오세훈. "

 

 


나지막히 자신의 이름 석자를 부르는 경수에 세훈이 살짝 당황한 눈으로 쳐다봤다. 경수는 그런 세훈의 눈을 피하지 않고 물었다.

 

 

" 너 친동생 아니지. "
 

 

 

 

 

 

 

 

 

 

 

 

 

 

 

 

 

 

 

 

 

 

 

 

 

 

 

 

 

 

 

 

 

 

연애의 정석04

 

 

 

 

 

 

백현은 외동이었다.

백현의 아버지가 말하기론 백현이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는 돌아가셨다고 했다.

자신을 나아준 여자의 얼굴이라도 알고 있으면 좋으련만 백현은 아쉬웠다. 그렇게 백현은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다.

백현의 아버지는 이름있는 건설업계 사장님이셨다. 백현은 종종 아버지가 빈털털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어머니가 없었어도 부족하지않게 자신을 키워온 아버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땐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는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했다.

백현의 아버지에게는 항상 여자들이 꼬였다. 집으로 데려오는 여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었고, 어머니라는 작자는 짧으면 일주일에 3번씩은 바뀌었다.

여자들이 바뀌어 가면서도 항상 자신을 신경써주는 아버지를 백현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바라고 바래왔던 여자를 찾았다며 자신에게 정식으로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학교까지 자신을 데리러왔다.

하루빨리 아버지가 한사람에게 정착하기를 바랬던 백현은 들뜬 마음으로 차에 올랐다.

백현의 아버지가 결혼을 전제로 만난다는 여자는 아버지의 회사 비서였다.

흰머리가 희끗희끗 있는 아버지에 비해 한참 젊어보이는 여자를 본 백현은 여자가 분명 아버지의 돈때문에 만났을거라는 짐작이 왔었다.

백현의 아버지는 여자도 자신처럼 아들 하나가 있다고 했다.

그녀의 아들은 백현보다 한살 어렸고, 그동안 외동이었던 백현에게 아버지는 동생이 생겼으니 잘된일이라며 이젠 외롭지 않을거라 얘기했다. 

미리 주문해두었던 음식과 함께 여자의 아들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들어왔다.

단정하게 교복을 갖춰입은 백현과는 달리 아이는 헐렁한 와이셔츠에 반쯤 풀린 넥타이와 밝게 빛나는 머리를 가졌고, 그가 바로 오세훈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아버지는 여자와 볼일이 있다며 세훈과 백현에게 먼저 들어가있으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세훈이 백현에게 처음으로 건낸 말은 이름이 뭐냐였다.

백현의 나이를 몰랐던건지 세훈은 계속해서 백현에게 반말을 했고, 속이 좁던 백현은 세훈이 자신보다 한 살 어리단걸 알면서도 말없이 세훈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나중에서야 백현이 자기보다 한살 많다는걸 안 세훈은 백현의 주민등록증이 나올때까지 그말을 믿지않았었다.

 

 


세훈은 세훈이 가진 외관과 달리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

백현이 예상하던것과는 달리 백현의 말을 잘 따랐고,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면서도 어머니가 아닌 백현의 전화 한통이면 바로 집으로 달려왔다.

그런 세훈에게 백현은 친동생처럼 잘 대해줬고 세훈도 백현을 친형처럼 잘 따랐다.

아예 남남이었던 둘의 사이를 잊은듯 대해주는 세훈은 나무랄곳이 없었다.

 

 


 

어느날은 아무리 늦어도 부모님이 아닌 자신에게 꼬박꼬박 연락을 하던 세훈이 이번에는 백현의 연락을 모두 받지 않은체 밤이 깊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걱정을 하는 백현에게 어머니는 때가되면 알아서 올거라고 얘기했다.

백현은 결국 밤을 샜고 새벽 5시쯤 세훈이 돌아왔다. 누군가에게 맞았는지 세훈의 한쪽 볼이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기겁을 하고 달려와 누군가에게 맞은거냐, 왜 전화를 받지 않았느냐, 걱정을 하는것은 어머니가 아닌 백현이었다.

세훈은 되려 백현에게 왜 잠을 자지 않았냐고 걱정을 했다. 세훈을 걱정하는 백현과는 달리 어머니는 세훈을 보고 아무말이 없었다.

티비속 드라마에 나오는 새어머니와 다르게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정도의 관심을 주던 새어머니었지만,

아마 백현의 생각엔 그 날 이후로 지금까지 말을 섞어본적이 없었을 것이다.

이 일이 있은 직후 아버지는 업무상 백현과 따로 살아야겠다며 백현과 세훈에게 작지만 새로운 집을 마련해 주셨고, 백현은 세훈과 단 둘이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경수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왔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결정을 아냐고 물어보는 백현에게 세훈은 항상 미소를 지을뿐 아무말도 없었다.

 

 

 

 

 

 

 

 

 

 

 

 

 

 

 


*

 

 


" 네, 아니에요. "

 

잠깐 멈칫하던 세훈이 머리를 말렸다. 경수 또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담담한 모습이었다.

 

 

 


" 어-... 둘다 여기서 뭐해? "

 

 

 


눈을 비비적거리며 일어난 백현이 자신의 방 문앞에 서있는 세훈과 경수를 보며 물었다.

그에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을 내젓는 세훈에 반해 경수는 말없이 백현을 뜷어져라 바라보았다.

 

 

 

" 뭐... 묻었어? "

 

 

 

경수의 끈덕진 눈빛에 혹여나 침을 흘리고 잤는지 자동적으로 입가를 문지르는 백현을 향해 경수는 ' 귀여워서 ' 라고 대답했다.

경수의 발언에 세훈이 돌아보자, ' 귀여워서 봤어. ' 경수가 다시한번 말했다. 묘한 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백현이 칭얼대듯 얘기했다.

 

 

 

" 어제도 그렇고.. 왜 자꾸 귀엽다고 해? "

" 귀여우니까. "

 

 

 

경수가 웃으며 얘기했다. 백현은 그런 경수의 말에 목을 긁적이며 ' 나 씻을게. ' 라는 말을 남긴체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백현이 들어가자마자 세훈의 시선이 경수를 향했다.

 

 

 


" 백현이형 좋아해요? "

" 쉬-, 백현이 들을라. "

 

 

 

경수가 느긋하게 부엌으로 들어서자 세훈이 경수를 따라오며 물었다.

 

 

 

" 좋아하냐구요. "

" 응. "

 

 


경수가 세훈을 보며 말했다.

 

 

 

" 기겁안하는거 보면. "

" ............ "

" 너도 백현이 좋아하는구나. "

 

 

 

어느새 고개를 숙이고 냉장고를 뒤적이며 얘기하는 경수에 세훈이 얘기했다.

 

 

 

 

 

" 백현이형한테 들러붙지 마세요. "

" 어라, 진짜 좋아하나봐? "

 

 

 

 

경수가 계속해서 냉장고에 시선을 두었다. 경수의 대답에 세훈이 표정을 찡그렸다.

이리저리 냉장고 속을 뒤적이다가 별 소득없이 나온 경수가 손을 탁탁 털며 몸을 세웠다.

 

 

 


" 아침 먹고 돌아가세요. 앞으로 우리집에 오지 마시고요. "

" 안그래도 아침 먹고 가려고했는데... 뭐 먹을게 있어야지, 그냥 지금 가려고. "

 

 

 

 

인심 썼다는듯한 표정의 경수를 세훈이 어이없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 백현이한테 오늘 고마웠다고, 학교에서 보자고 전해줘. "

 


안부를 전해달라는 경수의 말에 세훈은 아무대답도 하지않았다. 경수가 문고리를 잡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 또 보자. "

" 볼일 없어요. "

 

 

 

세훈의 말에 경수가 피식거리며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문이 닫힌 후에도 세훈은 계속해서 경수가 나간 자리를 쳐다보았다.

곧 수건을 뒤집어 쓴 백현이 나왔다. 이리저리 집을 한번 훑어본 백현이 ' 경수는? ' 이라고 묻자 세훈은 언제 그랬냐는듯 활짝 웃으며 ' 방금 갔어. ' 라고 대답했다.

 

 


" 뭐야... 말도 없이 가네. "

" 그러게, 형 머리에서 물 떨어진다. "

 

 


머리 위에 있던 수건을 들어 백현의 머리를 말려주는 세훈의 머릿속은 온통 경수에 대한 생각들로 차있었다.

 

 

 

 

 

 

 

 

 

 

 

 

 

 

 

 

 

 

 

 

 

 

*

 

 

 


" 경수야 밥 먹자. "

 


1교시부터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릴때까지 꿈쩍않고 고개를 책상에 묻은체 죽은듯이 잠만 자던 경수의 등을 백현이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토닥였다.

꿈쩍않는 경수에 백현이 다시한번 ' 점심시간이야. ' 경수의 등을 쓸어내렸다.

백현의 손짓에 몸을 몇번 뒤척이던 경수가 얼굴만 빼꼼히 내밀어 백현을 바라보았다.

 

 

 

" 먼저 가. "

" 밥 안먹게? "

" 응. "

 

 

 

잠이 덜깼는지 잠겨있는 목소리로 얘기하는 경수였다.

 

 

" 왜? "

 


기지개를 켜던 경수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현의 눈이 경수를 쫓았다.

 

 


" 볼 일이 있어서. "

" 어디가? "

" 음... "

 

 


백현의 말에 경수가 잠시 고민을 하자 백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있어 그런게. "

" 야!!!!!!! 똥백현 얼른 안나오냐!!!! "

 

 

 

바락바락 문앞에서 종대가 소리를 질러댔다. 귀를 찌르는 시끄러운 소리에 경수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 나쁜짓하는건 아니지? "

" 나 그런거 안해. "

 

 

 

얼른 가, 씨익 웃으며 백현의 어깨를 두드리는 경수에 백현이 어쩔수 없다는듯이 종대를 따라갔다.

 

 

 

 

 

 

 

 

 

 

 

 

 

 

 

 

 

 

 

 

 

 

 

 

 

연애의 정석

 

 

 

 

 

 


" 어쩐 일이셔? "

 

 


다짜고짜 자신의 가게로 찾아온 경수에 ' 우리경수는 입맛이 은근 초딩이지? ' 민석이 음료수를 건내며 웃었다. 말없이 음료수를 들이키는 경수에게 민석이 물었다.

 

 

 

" 또 뭘 시키려고. "

" 시키는거 아니야, 부탁하는거지 "

 

 


부탁이 너무 많으신거 같은데~?, 민석이 장난스레 웃으며 담배를 꺼냈다.

 

 

 

" 오세훈이라고, 알아? "

" 알지, 당연. "

 

 

 

백현이 동생이잖아, 담배에 불을 붙이는 민석을 보며 경수가 음료수를 또 한번 들이켰다.

 

 

 


" 표정보니까 심히 맘에 안들어하는것 같은데.. "

" 말이라고해? "

" 예상못한 변수지? "

 

 

 

응, 탐탁치않은 표정의 경수였다.

 

 

 

 

" 빨리 얘기해라, 형 장사해야돼. "

" 낮에 이런 음침한 호프집에 오는사람도 있어? "

" 있잖아, 여기. "

 

 

 

키득거리던 민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비어있던 경수의 잔을 채웠다.

 

 

 

 

 

 

 

 

 

 

 

 

 

 

 

*

 

 

 

" 백현이 요즘 학교생활은 어때? "

" 재밌어요- "

 

 

테이블을 닦는 백현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말없이 웃던 민석에게 백현이 테이블을 닦다말고 쪼르르 달려왔다.

 

 

" 형, 포테토칩이 뭐에요? "

 

 

슈렉의 고양이같은 초롱초롱한 눈빛을 달고 물어보는 백현에 민석이 살짝 당황했다.

 

 

 

" 그런건 어디서 들었어? "

"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들었어요! 그게 뭐에요? "

 

 

 

잔을 닦는 민석의 손이 이내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백현은 동그란 눈으로 민석의 대답을 기다렸다.

 

 

 

" 형도 잘 모르겠네. 요즘 유행하는 놀이인가? "

" 그런가..? "

 

 

 

민석의 대답에 백현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테이블로 돌아갔다.

그런 백현의 뒷모습을 민석이 알듯말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백현은 다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나의 말

포테토칩 아는 분 손!! ㅎㅎ

전 다음주 월요일이 시험이에요~ ㅜㅜ 전국의 모든 시험보는 학생분들 화이팅 하세요!!

연애의 정석은 일주일에 한번씩 올라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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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드디어 다음편이 올라왔네여!!ㅠㅠㅠㅠ과거에 경수와 백현이가 어떤 관계였는지 궁금하네요!!!!앞으로 세훈이와의 대립관계도 기대되네욯ㅎㅎㅎ잘읽고갑니다!다음편도 기대할게옇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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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소파
제 글을 기다려주신건가요??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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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기다리고있었어요ㅠㅠㅠㅠㅠ세훈이와의 대립관계도기대가되요ㅠㅠㅠ 잘읽고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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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소파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당!!! ㅠㅠㅠㅠㅠㅠㅠㅠ ㅎㅎㅎㅎㅎㅎㅎ>_<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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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비회원이지만..이거 연재되길 기다렷어여..힝 경수랑 백현이 사이가 먼가 달달해진 느끼뮤ㅠㅠㅠ거기다 오백세라닝..다음편 기대되요!근데 포테토칩이 머죠..'ㅅ'?ㄱ..과자인거밖에 모르게땅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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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소파
포테토칩이라는 놀이가있어요!!! 포테토칩을 외치면서 가위바위보하는 게임이에영ㅎㅎㅎ 기다려주셔서 넘넘 감사해용 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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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우와 진짜 숨겨진 좋은글 찾은 기분이여요ㅠㅠㅠㅠ우리 세훈이가 저는 왜 벌써부터 안쓰럽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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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소파
허걱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ㅜㅜ 세훈은 글이 진행될수록 더 안쓰러워질수도....!!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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