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연애의 정석
연애의 정석08
" 경수야아-!! "
학교의 끝을 알리는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터벅터벅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경수의 뒤로 달랑달랑 파랑색 실내화 가방을 이리저리 휘적거리며 아홉살 백현이 달려왔다.
" 경수야 경수야, 우리 떡볶이 사먹을래? 울 엄마가 가다가 경수랑 떡볶이 사먹으라고 오백원줬다! "
조그만 손바닥안에 자리잡고 있는 동그란 오백원짜리 동전을 보여주는 백현의 웃음은 장난끼가 가득했다.
" 나도 돈있는데. "
주머니에서 천원짜리 지폐 한장을 보이는 경수에 ' 오와~ 너 부자구나? ' 백현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 경수야, 그러면 우리 떡꼬치도 먹을까~? "
" 그래. "
" 예에-!! "
폴짝폴짝 뛰는 백현을 보는 경수의 얼굴은 웃음이 가득 피었다.
*
" 야 오세훈, 밥 먹으러 가자. "
세훈의 어깨를 툭툭 건들던 종인이 심상치않아 보이는 세훈을 향해 물었다.
" 오랫만에 학교온게 그렇게 꼽냐? "
" 아니. "
" 그럼. "
팔짱을 끼고 아무 표정없는 세훈이 풍기는 오로라란 친구인 종인이봐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 너한테 말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아. "
" 말이라도 들어줄게. "
종인의 말에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종인을 바라보는 세훈이었다.
" 요즘 마음에 안들어. "
" 누가, 내가? "
" 백현이형이랑 같이 다니는 놈. "
걔가 누군데. 종인이 물었다.
" 키도 존나 작고, 어깨도 존나 좁아. "
" 근데. "
" 자꾸 백현이형한테 들러붙어. 그게 짜증난다고. "
난 또 뭐라고.. 세훈의 말에 종인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뭐, 세훈이 종인을 노려봤다. 이내 엉덩이를 탁탁 털며 일어난 종인이 말했다.
" 밥이나 먹으러가자. "
연애의 정석
" 야야야야야!! 3번 많이 나왔냐?? "
" 4번은? 4번은 몇개 나왔어? "
기말고사 첫쨋날 수학시험이 끝나자마자 득달같이 백현에게 달려오는 찬열과 종대가 시험지를 펄럭였다.
" 3번..은 한 2개 나왔나? "
" 씨발. 망했다. "
찬열의 손에 들려있던 시험지가 힘없는 몸짓으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옆에서 킥킥거리던 종대를 보며 백현이 말했다.
" 4번은 많이 나온걸로 기억해. "
" 이예에에에에에에에!!!!!!!!!!!! "
교실이 떠나가라 소리치던 종대를 보며 찬열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내가 김종대한테 지다니, 치욕스럽다. 종대가 찬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 찬열아, 그러니까 진즉에 이 형님말을 들었어야지이~ "
" 꺼져 병신아. 난 영어만 잘보면돼. "
" 어련하세요~ "
투닥거리는 종대와 찬열을 뒤로한체 백현이 경수에게 다가갔다. 백현을 보자마자 경수가 손을 내밀어 백현의 시험지를 낚아챘다.
" 좀 볼게. "
진지한 얼굴로 가채점을 하는 경수가 꽤나 낯선 백현이었다. 가채점을 끝냈는지 경수가 백현에게 시험지를 돌려줬다.
" 시험 잘봤어? "
" 너랑 정답이 한개빼고 다 똑같아. "
" 아.. 그래? "
표정이 왜그래. 경수가 물었다.
" 아니, 나 요즘 성적이 많이 떨어져서.. "
" 그래도 괜찮아. "
" 응? "
" 너랑 정답이 다 똑같아서 좋아. "
" 그게 뭐가 좋아 바보야- "
" 그냥. "
경수가 턱을 괴어 백현을 바라보았다.
" 그냥 너가 좋아. "
백현은 얼굴이 달아오르는것을 느꼈다. 무어라 대꾸할 틈도없이 시험준비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 시험 잘봐. "
경수가 자리로 돌아가는 백현의 엉덩이를 툭툭 두드렸다.
*
" 어, 저기 변백현 아니냐? "
하교를 하는 백현과 경수의 등을 바라보던 루한이 물었다.
" 맞는듯? 루한 쟤네 어떻게 암? "
" 박찬열 말투 병신같아. "
"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
킬킬 거리며 웃는 찬열을 루한이 한심하다는듯 바라보았다.
" 그나저나 루한, 너 똥백현을 어떻게 알아? 친구야? "
" 대화해본적은 한번도 없고 그냥 몇번 본정도? "
잠시 어깨를 들썩거리던 루한이 말을 이어갔다.
" 너네 세일러문 알아? "
" 당근알지. "
" 그거 왠만한 애들은 다 알지않냐? "
" 왠만한게 아니라 그냥 우리나이 또래중에 모르면 병신인거지. "
종대가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대답했다.
" 내가 화장실에서 오줌싸고있었는데 경수랑 변백현이 있었어. "
" 근데? "
" 얘기하는거 잠깐 들었는데 변백현이 세일러문을 모르더라고? 막 경수한테 세일러문이 뭐냐고 먹는거냐고 묻는거야. "
" ...헐? "
" 아니 근데 백현이 원래 모르는게 좀 많아. "
백현이가 좀 바보라서. 찬열이 덧붙였다.
" 짱구도 모르던데? 은하철도 999도 몰라. "
" 레알!? "
" 짱구는 심했다! "
" 근데 더 이상한건 경수가 대답할때마다 다 모른다고하거나 알필요 없다그래. "
" 도경수 중딩때 별명이 짱구였는데?? "
" 야 생각해보니까 우리랑 있을때도 맨날 우리가 백현이한테 뭐 물어보면 경수씨 알면서도 모른다그래! "
종대가 막 생각났다는듯 박수를 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중국인인 나도 아는데 그걸 모른다는건 솔직히 말도 안돼. "
" 그렇긴하지. "
" 걔 한국사람 아니지? "
" 에이 한국사람이야. "
" 그럼 그걸 어떻게 모르냐. 이름은 알아야지. "
" 그러게, 나 초딩때 맨날 은하철도 999랑 짱구봤는데 "
루한과 종대의 대화를 듣는 찬열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 나의 말 |
아아아아 늦어서 죄송해요ㅠㅠ 오늘은 분량도 조금 적네용.... 흑흑 다음편 빵빵하게 올릴게요! 그리고 이젠 연재일을 토요일로 바꿀게요!! 학원을 다녀서 금요일엔 못올리게 되었네여ㅠㅠㅠㅠㅠ 재밌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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